약 1주일 정도 플레이한 결과, <KON>의 느낌은 ‘잘 차려진 밥상’ 같은 느낌입니다. 액션을 비롯해 캐릭터, 시스템 등 외형적인 모습, 모험을 비롯한 침략전, 파티 레이드 등 모든 것이 조화롭게 구성된 모습이었습니다. 역시 넷마블게임즈가 <레이븐>, <이데아>의 후속작으로 내세울 만했습니다.
단순 수익을 위한 설계, 천편일률적인 모바일 액션 RPG의 흐름은 분명 아니었습니다. 곳곳에 차별화를 둔 부분도 있었고, 개연성이나 보상 등도 괜찮았습니다. 물론 게임이 특징으로 내세운 ‘스타일리시 액션’, ‘침략전’ 등은 전반적으로 신선하기는 했으나, 일부 유저에 따라 호불호는 나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같은 것을 두고 ‘이 반찬은 내 입맛에는 안 맞아’라고 다르게 대답하는 것처럼요.
하지만 넷마블 블루 문성빈 대표는 <KON>을 통해 새롭기 보다는 모바일 액션 RPG를 더 잘 전달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었으며, 유저 의견을 모두 파악하고 논의하는 등 개발사 위주의 게임은 만들어가지 않겠다고 답했습니다. 적어도 이 반찬이 싫다고 하는 유저에 대해서는 같이 고민하겠다는 얘기죠.
과연 <KON>은 넷마블게임즈의 모바일 RPG 노선을 이으면서 새로운 방향을 제시할 수 있을까요? <KON>을 체험해봤습니다. / 디스이즈게임 정혁진 기자
■ 1+1 = α, KON의 '듀얼 액션', 그리고 캐릭터 성장
<KON>은 보다 멋지게, 화려하게 액션을 구사하기 위해 고민했습니다. 대표적으로 ‘듀얼 액션’. 사실, 게임에서 보조 캐릭터가 함께 나와서 싸운다는 개념은 익숙합니다. 기존 모바일 RPG에서도요. 하지만 그 효과가 미비해 메인 캐릭터의 성능이 높지 않다면 있으나 마나 했던 것이 현실이었습니다.
<KON>은 서브 캐릭터의 활용을 적극적으로 유도하고 있습니다. 먼저 각각의 캐릭터는 공격력, 치명타 확률, 흡혈, 무적 효과 등 참전 시 주어지는 버프가 다릅니다. 또한, 서브 캐릭터의 공격력, 방어력 등 주요 스탯이 메인 캐릭터의 능력치에 반영되죠. 이는 캐릭터 4개를 전략적으로 활용해 전투 시 부족한 부분을 메꿔줄 수 있으며, 동시에 서브 캐릭터의 육성이 매우 필수적이라는 얘기가 됩니다.
스테이지 마지막 보스전에 돌입했을 때는, 체력이 매우 부족한 상황에서 직면했다면 광폭화+광폭화 스킬, 서브 캐릭터의 스킬 난무 정도라면 꽤 많은 순간을 극복할 수 있습니다. 엄청난 폭딜이죠. 다만 자동 스킬을 활성화 시켰더라도 서브 캐릭터의 스킬이나 광폭화까지 대신 써주지는 않으니 어려운 스테이지는 직접 눌러주는 것이 좋습니다. 아무튼, 유저들에게는 플레이적인 부분에서 꽤 많은 도움이 제공된 셈입니다.
‘어떤 서브 캐릭터를 파트너로 활용하는 것이 좋을까?’ 하는 고민에 대해서는 개인의 취향이나 육성 방향에 따라 조금씩 달라질 수 있습니다. 빠르게 클리어하기를 원할 경우에는 리디아(공격력 향상), 안정적인 사냥을 원한다면 카일(무적 효과)도 좋습니다. 다만 <KON>에서 서브 캐릭터는 메인 캐릭터와 동급 성능을 발휘할 정도로(광폭화를 제외하면) 강하므로, 처음부터 두 명의 캐릭터를 키운다고 생각하는 것이 좋겠습니다. 단순 효과 때문에 서브 캐릭터를 선정하는 것보다요.
<KON>은 주, 부 캐릭터의 개념이 없습니다. 4개의 캐릭터 모두 육성이 가능하며 언제든 전략에 맞춰 메인, 서브 캐릭터의 조합을 마음껏 할 수 있어요. 만약 내 캐릭터가 공격력 위주로 성장을 시켰다면, 서브 캐릭터에 방어력을 높여 능력치 버프를 받거나 하는 등을 생각해볼 수 있습니다. 메인 캐릭터 성장도 버거운데, 서브 캐릭터를 언제 성장시키냐고요? 물론 또 다른 캐릭터를 성장시킨다는 것은 어렵습니다. 적어도 모바일 게임에서는요.
다행히, <KON>은 서브 캐릭터로 참여만 해도 메인 캐릭터가 얻는 경험치 일부를 전달받습니다. 또한, 별 3개로 클리어한 스테이지는 재입장 시 서브 캐릭터가 60초 소환 쿨타임 없이 계속 캐릭터를 돕습니다. 자동 사냥으로 진행하더라도 스킬만 눌러주면 되죠. 자동 스킬까지 활성화했다면 더욱 편할거고요. 내 메인 캐릭터의 능력치 버프를 위한 것도 어느 정도 육성에 동기부여가 될 수 있겠네요. 매일 낮 12시, 오후 8시에 시작하는 경험치 1.4 배 획득 이벤트를 노려도 좋습니다.
■ 레벨 당 교체, 종류의 부담 줄인 무기 성장
만약 <KON>에서 무기를 일정 주기마다 갈아줘야 한다면 캐릭터 성장이 매우 힘들었을 겁니다. 그나마 줄여놓은 서브 캐릭터의 육성 스트레스가 다시 생기겠죠. 다행히 <KON>에서는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물론 속성, 능력치가 각각 달라 더 좋은 아이템, 세트 효과 등을 보기 위한 결제는 진행되겠지만 강해지기 위한 의무적인 장비 교체는 없습니다.
아이템 레벨업을 위해서는 강화를, 합성이나 진화 등은 많은 모바일 게임을 통해 학습했다면 충분히 이해할 수 있는 시스템입니다. 교체에 대한 스트레스는 많이 없앴습니다. 무기의 경우 독, 얼음 화염, 매혹 등 속성이나 무기 내용이 다양하지만 방어구는 최대 체력이나 치명타 저항 등은 수치만 다르고 붙는 내용을 같습니다. 적어도 위와 같이 다수 캐릭터 육성을 위해서는 장비 파밍에 꽤 공을 들여야겠죠?
그 이외 스킬(파란색 스킬)만 접두어(어쌔신, 블리츠, 어설트 등)에 따라 다르죠. 다만 세트 효과를 통해 얻는 능력치 상승, 같은 장비라 하더라도 더 좋은 수치를 얻기 위한 뽑기, 옵션 변경은 여전합니다. 상점에서 뽑기를 하면 대부분 영웅 아이템이 드롭되므로 어느 정도는 구색을 갖출 수는 있습니다.
듀얼 스톤은 아이템 성장을 위해 설계한 반복 콘텐츠 아이템입니다. 꽤 많이 들어가죠. 수십 개(전설 아이템의 경우는 120개)를 들여 진화하거나, 30레벨 아이템을 재련해 공격력, 방어력을 높일 수 있습니다.
초반에는 1~5개 수준의 적은 양이지만 4강부터 실패 확률이 높아지므로 진화보다 적다고 안심했다가는 듀얼스톤 부족에 허덕일 수 있습니다. 게다가 무기, 방어구, 장신구마다 각각 필요한 듀얼스톤이 달라서 매일 신경 써서 모아야 한다는 점이 있습니다. 마치 <세븐나이츠>의 '각성 조각'을 모으는 것 같군요.
■ 게임 콘텐츠와 잘 얽혀진 스토리
기존 모바일 게임에서 스토리는 단순 ‘설정 배경’ 정도로 끝나는 것이 기본이었습니다. ‘이 세계가 왜 있고 나는 왜 싸우고 있지’라는 물음을 달은 채 레벨업만 주력했죠.
<KON>의 게임 스토리는 최근 서비스되는 모바일 게임 가운데 꽤 칭찬할 수준이라고 보입니다. 동기 부여나, 플레이 부분 등에서 잘 연관되어 있거든요. 물론 텍스트나 성우가 참여해 수준을 올린 것도 마찬가지입니다. 캐릭터 마다 텍스트 구성도 달라서 나름 보는 재미도 있습니다.
게임의 스토리는 NPC ‘아나이스’와 캐릭터가 함께 대화를 통해 풀어나갑니다. 고대인이 자리한 아스테아 대륙에서 타락한 크로노스가 부활, 아스테아 대륙을 지배한 상황을 극복해야 한다는 목적성이 부여됩니다. 물론 캐릭터의 성장은 크로노스와 싸우기 위한 여정에 초점을 맞추고 있고요.
모험의 기본인 ‘모험지역’은 스토리와 잘 연결돼 있습니다. 스토리는 ‘모험지역’을 진행할수록 자연스럽게 진행되며 레벨과 해당 스테이지를 클리어하면 관련 스토리를 볼 수 있죠. 스토리도 업적 보상과 연결돼 있어서, 스토리 보기를 했을 경우 골드부터 무기, 방어구, 크리스탈 등 다양한 보상도 얻을 수 있습니다. 이따금 스토리를 통한 이벤트 신이 끝난 뒤에는 모험지역과는 별개로 이벤트 보스 전도 벌어지기도 합니다.
업적을 통한 보상이 익숙하다 보니, 넷마블블루에서도 ‘스토리 다시보기’도 나름대로 보상 업적으로 마련을 해놨습니다. ‘모험지역’을 통해 클리어 한 스테이지를 유저가 어떤 과정으로 진행했는지에 대한 배경 설명을 위해서입니다. 골드부터 무기, 방어구, 크리스탈 등 다양한 보상도 얻을 수 있습니다. 적어도 왜 이 일이 일어났는지에 대한 개연성이 잘 나타나 있으니 레벨업 경쟁만 할 것이 아니라 스토리도 알면서 즐기면 좋겠네요.
■ 침략전, 색다른 시도의 PvP. 하지만... 결과는?
단어만 놓고 보면 대규모 PvP 콘텐츠로도 볼 수 있지만, 사실 1 대 1 PvP 콘텐츠입니다. 그렇다고 단순하기만 한 것은 아닙니다. 해보면 나름 파고들 만한 요소가 있습니다.
‘침략전’은 기존 캐릭터 대 캐릭터 대전의 일반 PvP보다 서로 조금 더 ‘갖춰진’ 공격과 방어를 한다는 측면으로 노선을 달리했습니다. 자신의 아지트에 몬스터나 트랩 등 기믹을 설치하면 이를 침입한 유저가 기믹을 뚫고 마지막에 상대방 유저와 붙는다는 개념이죠.
레벨에 따라 해금되는 여러 아지트를 자신의 기호에 맞게 몬스터, 트랩을 설치하는 부분은 어느 정도 연구할 깊이가 있어 보입니다. 몬스터마다 공격 범위가 있기 때문에 배치하는 유저 입장에서는 조금 더 데미지를 주기 위한 고민을 하게 되고, 침략하는 유저는 데미지를 최소화하기 위해 나름의 전략을 고민하게 될 거고요. 물론 유닛을 잡을 때마다 체력이 회복되므로 이 것도 잘 계산하는 것이 좋습니다.
기믹을 위한 몬스터, 트랩은 골드 또는 루비로 구매할 수 있으므로 더 넓은 아지트의 방어력을 갖추려면 어느 정도 투자는 필요합니다. 단순 자동배치만으로 아지트를 방어하는 것은 무리가 있습니다. 여기에 초반에 구매 가능한 미라 파수견부터 노예 일꾼 등은 그야말로 한 방에 사라져 상대방의 체력 회복 먹잇감이 되기 때문에, 차라리 원거리 몬스터나 트랩, 보스 몬스터를 구매하는 것이 나을 수도 있겠습니다. 이것저것 구매했다가는 골드가 부족하게 되니 유의해야 합니다.
이렇게 나름대로 재미가 있는 콘텐츠이기는 하지만, 기존 모바일 PvP와 같이 ‘랭킹’과 ‘경쟁’ 키워드를 붙이다 보니 하루 횟수가 제한이 있습니다. 방어와 공격을 위해 고민했던 시간에 비하면 너무 적죠. 게다가 승리 방식도 마지막에 있는 상대방 캐릭터를 쓰러뜨리면 되는 거라 복잡한 기믹 구성에 대한 보람이 덜한 느낌입니다.
PvP는 기존까지만 해도 호불호가 갈리는 콘텐츠였습니다. 일부 랭커들을 위한 것이거나 혹은 일일 업적을 위해, 부족한 아이템을 보충하기 위해 약간 투자하는 정도였죠. 타 유저와 경쟁을 벌이는 만큼 쉽지는 않기 때문일 수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침략전’도 그런 맥락에서는 일부 유저만 이용할 가능성도 없지는 않습니다. 보상인 ‘루비’도 아지트를 위한 기믹 구입이나 300개를 모아 장비 뽑기 정도가 전부라, 가치가 없다고 생각되는 유저는 신경 쓰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어떻게 보면 ‘침략전’은 <KON>이 내놓은 PvP에 대한 새로운 해답일 수 있습니다. 물론 최종 결론은 아니기에 많은 수정과 추가가 이루어질 수 있겠습니다. 다만 콘텐츠에 대해 즐길 방법을 고민하는 유저에게 조금 더 자유로운 경쟁 콘텐츠를 부여할 수는 없을까요? ‘침략전’에 대한 가치를 생각한다면 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