폭넓은 인지도를 자랑하는 ‘건담’을 소재로하는 게임 <SD건담 캡슐파이터>(이하 SD건담). 소재의 특수성과 더불어 캐주얼한 디자인으로 오픈 초기에 높은 인기를 끌었지만 캐주얼 게임답지 않은 ‘노가다’ 플레이의 요구. 그리고 어긋난 밸런스와 부족한 컨텐츠 등으로 인해 많은 수의 유저를 떠나 보내는 아픔을 겪은 게임입니다.
그런 <SD건담>이 최근 부분 유료화를 시작하고, 각종 대규모 업데이트를 쏟아내면서 굉장히 많이 달라졌습니다. 과연 유료화 이후 <SD건담>은 어떻게, 얼마나 바뀌었을까요? 지금부터 짚어보겠습니다. /디스이즈게임 필진 끼석사마
우리 변했어요! - 오베에서 지금까지의 주요 변경점들 |
<SD건담>은 오픈 이후 지금까지 정말 엄청나게 많은 부분이 바뀌었습니다. 특히 유저들이 불평불만을 토로했던 점들이 지속적으로 수정되어 왔죠.
우선 엄청나게 짜게 주는 바람에 노가다를 반강제로 유도했던 포인트와 유닛 경험치의 양이 대폭 증가했습니다. 여기에 캡슐머신으로 A랭크나 B랭크 기체를 뽑을 확률도 대폭 올라갔으며, 캡슐에서 동일한 기체가 여러 번 나오지 않도록 뽑기 시스템도 조정되었습니다. 이제는 동일한 유닛으로 축구단이나 농구단을 만드는 일이 거의 없어졌습니다.
오픈 초기에는 마니악한 난이도였다면 지금은 딱 라이트한 수준.
이제는 캡슐에서도 고랭크 유닛이 흔하게 나옵니다. 시크릿 유닛도 잘 나오는 편.
또한 유닛의 레벨을 올리는데 필요한 경험치도 굉장히 많이 내려가서, 상위 유닛으로의 조합을 쉽게 시도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그리고 조합의 기반이 되는 에이스 기체는 레벨이 하나 내려갈 뿐 없어지지 않기 때문에 오랜 시간 애착을 가지고 키운 기체를 버리게 되는 일도 사라졌습니다.
오픈 초기에는 상위 기체를 조합하는데 에이스 기체만 3기가 필요했지만, 지금은 재료용 루키 기체 4기와 에이스 기체 1기만 있으면 조합을 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캡슐 뽑기 운이 없는 유저라도 약간의 노력만 기울이면 A랭크와 B랭크 유닛을 손쉽게 가질 수 있습니다.
게임을 그다지 많이 하지 않아도, 조금만 노력하면 당신도 A랭크 유저!
여기에 유닛(MS)의 수도 70여 개로, 오픈 베타 당시와 비교하면 두 배 이상 늘어났습니다. 특색 있는 새로운 맵들도 많이 추가되었죠.
캠퍼나 겔구그 등 새로운 방식의 공격무기와 특수능력을 가진 유닛들도 매달 정기적으로 추가되고 있으니, 이제는 빈 말로라도 ‘컨텐츠가 너무 부족하다’, ‘똑같은 무기를 가진 똑같은 스타일의 유닛에 스킨만 바꿔서 우려먹는다’와 불평은 나오기 힘들어졌습니다.
지금까진 동일한 무기를 가진 비슷한 컨셉의 유닛이 많았지만, 최근 특색 있는 유닛들이 지속적으로 추가되고 있습니다.
■ 업데이트를 말한다 - 7월 31일 대규모 개편 <SD건담>은 지난 7월 31일, 부분 유료화 이후 가장 큰 규모의 개편을 단행했습니다. 이 중에서 주목할 만한 부분을 뽑아보면 다음과 같습니다. 우선 게이머가 사전에 설정한 조건에 맞는 방과 팀을 자동으로 찾아주는 ‘매치메이킹’ 기능이 추가되었습니다.
제이씨엔터테인먼트의 농구게임 <프리스타일>도 이와 비슷한 기능을 제공하는데요, 자신의 수준에 맞는 팀과 방을 쉽고 빠르게 찾아준다는 장점 덕분에 게이머들은 이제 방을 찾아 헤맬 일이 많이 줄어들었습니다. 방을 만들 때 옵션 조정을 통해 계급과 유닛 제한을 걸 수 있습니다. 매치매이킹 기능을 통하면, 현재 자신의 팀과 상대방 팀의 전적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승수 높은 팀은 회피하고 패가 많은 팀은 적극 공략 합시다. (-_-) 그리고 그 동안 장식품 이상의 기능을 하지 못했던 A랭크 기체들의 밸런스가 대폭 조절되었습니다. 1기를 격추했을 때의 점수가 4점으로 내려간 대신, 기체의 방어력과 공격력 등 전반적인 성능이 대폭 조절되어 B랭크보다 ‘약간 강한 수준’으로 조절된 것입니다.
이젠 A랭크를 사용해도 큰 부담을 느끼지 않아도 되기 때문에 현재 많은 게이머들이 A랭크 유닛을 타고 전장에 나서고 있습니다. 이와 함께 채널별로 설정 되어있던 랭크 제한이 풀려, 훈련 서버를 제외하면 어떤 서버의 어떤 채널에서든 A, B, C랭크 모두 게임에 참여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데스매치의 라이프 개수도 A랭크 1.8, B랭크 2.25, C랭크 3으로 밸런스가 조정되어 이제 각 랭크 간의 격차는 거의 없어졌습니다. 이런 일련의 변화 덕분에 A랭크 유닛도 B, C랭크와 어울려 게임을 즐기는데 문제가 없습니다. A랭크가 적극적으로 참전할 수 있게 바뀌었기 대문에, 지금까지와는 완전히 다른 게임을 하는 것 같은 기분을 느낄 수 있습니다. |
결국엔 포인트 끼워팔기 - 부분유료화의 아쉬움
<SD건담>은 지난 5월 부분유료화를 단행하면서 ‘오퍼레이터’, ‘유닛 대여’, ‘유닛보관함 확장’까지 세 가지 종류의 아이템(?)을 판매하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이 중에서 ‘유닛보관함’을 제외하면, 사실상 나머지들은 포인트를 캐시로 팔면서 ‘오퍼레이터’와 ‘유닛 대여’가 부가적으로 따라오는 형태입니다.
유닛이 필요해서 사는 건지, 포인트가 필요해서 사는 건지…
특히 유닛 대여 같은 경우에는 그 발상 자체가 오류입니다. <SD건담>은 결국 더 좋은 유닛을 얻기 위해 계속해서 유닛의 경험치를 올려줘야 하는 게임인데, 하루밖에 쓰지 못하며 성장도 하지 못하는 대여유닛을 위해 캐시를 투자하는 유저가 과연 얼마나 되겠습니까?
물론 대여로만 플레이 해 볼 수 있는 유닛도 있기는 하지만(알렉스, 라이징 건담, 마라사이 등) 유저들이 이 유닛을 대여한다면, 그 이유는 사실상 한 가지. 바로 포인트 때문입니다.
캐시를 투자한 만큼의 보상을 얻을 수 없는 <SD건담>.
이런 ‘끼워 팔기’ 식의 수익모델이 무작정 나쁘다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SD건담>은 ‘포인트의 대부분이 캡슐을 뽑을 때 소모된다’는 특유의 시스템 때문에 이 방식의 수익모델에서 문제가 발생합니다. 바로 ‘캐시를 지른 만큼의 보상을 얻을 수 없다는 것’이 그것입니다.
유저가 캐시를 지르는 이유는 빠른 시간 안에 성장하고 싶거나, 혹은 현금을 사용해서라도 원하는 물건을 얻기 위해서입니다. 하지만 캐시를 통해 포인트를 구매해도, 캡슐뽑기는 무엇이 나올지 모르는 순수한 랜덤 방식이죠.
따라서 유저들은 원하는 유닛을 뽑기 위해 가진 포인트를 다 투자하고도 모자라 캐시까지 질러야 합니다.
비싼 ‘현금’을 투자해봐야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을 수 있는 가능성은 굉장히 낮습니다. 이 것이 과연 제대로 된, 공정한 부분 유료화 모델이라고 할 수 있을까요?
질러도 질러도 원하는 유닛이 나오지 않을 때의 좌절감이란….
여전한 버그와 밸런스 문제
현재 게임을 즐기는 일부 유저들은 <SD건담>을 가리켜 ‘오픈 베타 유료화 게임’이라고 부릅니다. 오픈 베타 초반에 비하면 개선된 것도 많고 버그도 많이 사라져서 재미있게 즐길 수 있지만, 아직까지 고쳐지지 않은 버그가 굉장히 많기 때문입니다.
단순히 고쳐지지 않는 것이라면 그냥 그러려니 하겠는데, 지금 이 순간에도 새로운 버그들이 꾸준히 증식되어 가고 있다는 점에서(-_-) 많은 불만을 사고 있습니다.
몇 가지 예를 들자면 맵의 오브젝트가 파괴될 때, 또는 근접공격 시 발생하는 끊김현상은 오픈 이후 지금까지 여전히 고쳐지지 않는 부분입니다. 필살기 공격이 끝났음에도 멈춤 상태가 지속되는 현상, 필살기 사용 후에도 무적 상태가 지속되는 버그 등도 여전히 건재하죠.
게다가 최근에는 사용하던 무기가 제멋대로 바뀌거나, 특정 방법을 사용하면 부스터를 무한정 사용할 수 있게 되거나, 스나이퍼 모드를 지원하지 않는 기체를 사용하는데도 강제적으로 스나이퍼 모드에 들어가게 되면서 공격이 불가능해지는 등의 버그가 계속 생겨나고 있습니다.
보다시피 스나이핑 기능이 없는 무기만을 가진 유닛인데도 스나이핑 모드가 작동합니다.
필살기를 때리거나 맞을 때 화면이 멈추면서 게임 끝날 때까지, 혹은 누군가 자신의 유닛을 파괴해줄 때까지 움직일 수 없는 버그도 있습니다.
업데이트가 진행될 때마다 유저들의 불만을 사는 밸런스 문제 역시 아쉽습니다.
대표적으로 특정 유닛의 편중(쏠림) 현상이 심하다는 점을 들 수 있는데요. 특히 지난 7월 31일의 대규모 업데이트 이후에는 ‘이지스 건담’, ‘겔구그’ 같은 유닛의 쏠림 현상이 심해지고 있습니다. 이는 이들 유닛의 3번 무기에 달려있는 ‘경직’ 효과가 너무 강력하기 때문입니다.
이지스가 전체의 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아아~ 개성 없어라.
변신하면 필살기도 난무형에서 맵병기형으로 바뀌는 이지스 건담. 혼자만 너무 성능 좋은 거 아니야?
그리고 이번 업데이트에서는 침체되었던 A랭크 유닛들이 활성화된 반면, C랭크 유닛들이 상대적으로 배척 받게 되었습니다. 업데이트 전까진 B-C랭크간의 밸런스가 적당했는데, 업데이트 후에는 A랭크의 활성화에 초점을 맞추어 밸런스를 조절하다 보니 상대적으로 C랭크가 소외된 것입니다.
실제로 지금 게임에서는 C랭크를 고르면 강퇴를 자주 당하게 됩니다. 덕분에 일부 C랭크 유닛을 제외한 나머지는 초급 채널의 C랭크 전용 대전에서나 쓰이고 있습니다.
C랭크는 소외받고 있습니다. OTL…
찾는 이 없는 아이템전과 싱글 모드
한편, 서비스 시작 5개월이 지난 지금까지도 찾는 손님 없어 파리만 날리는 컨텐츠가 있습니다. 바로 아이템전과 싱글 모드입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게임방들의 현황을 살펴보면 아이템전이 많아야 10개 정도로 굉장히 적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습니다. 한 채널에 생성되는 방이 황금시간대의 경우 200~300개 사이인데, 여기서 10개 조차 채우지 못할 정도니 얼마나 소외 받는지 짐작되지 않습니까?
아이템전을 즐기는 방이 이것뿐입니다.
아이템전이 소외받는 이유라면, 아이템전 고유의 특징이 제대로 구현되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공중에 뜬 커다란 전함이 가끔 아이템 몇 개 떨궈주는’ 것이 특징 전부입니다. 그렇다고 해서 이런 아이템이 쓸모 있거나, 게임에 많은 영향을 주냐 하면 전혀 그렇지 않습니다.
명색이 아이템전이지만 아무도 아이템에 신경쓰지 않습니다. 이런 넌센스가!!
탄창 UP이나 SP 회복같은 즉효성 아이템이 늘어나면 좀 나아질지도 모르겠습니다. 아이템이나 방어력 상승, 공격력 상승 아이템이 생겨도 좋을 듯 합니다.
싱글 모드 역시 파리만 날리기는 마찬가지입니다. 있는 내용이라곤 왕초보나 할만한 기본 튜토리얼과 건담을 조종하는 기지 방어 미션, 건캐논을 사용한 스나이핑 연습 미션 세 가지 뿐인데다 미션 클리어에 따른 보상마저도 지극히 낮기 때문입니다.
건담이라는 게임의 세계관을 이해시킬 수 있는 도구가 될 수도 있고, 각 작품의 스토리를 배경으로 한 미션으로 게임의 볼륨을 높이는 등 그 활용법이 무궁무진함에도 불구하고(실제로도 그렇게 할 것이라고 발표했었죠), 5개월이라는 시간 동안 변한 부분은 전혀 없습니다.
이런 만화 원작의 명장면들을 미션으로 만들어 달라니까요~
지금까지와 다른 변화가 필요한 시점
오픈 베타 이후 지금까지 <SD건담>은 많이 바뀌었고, 또 개선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확실히 예전에 비해서는 할만한 게임으로 변모했고, 풍부한 재미 또한 주는 것이 사실입니다. 아마도 오픈 베타 초기에만 즐겼다가 게임을 떠났던 사람이라면, 다시 복귀해도 만족을 느낄 수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SD건담>은 여전히 많은 문제들이 보이며, 업데이트 하나가 진행되면 언제나 밸런스로 인한 잡음이 끊이질 않습니다. (이번 달은 이지스였으니, 다음 달에는 조합으로 추가되는 것이 거의 확정적인 ‘싸이코건담’이 분란을 일으키겠군요)
새로운 기체와 신규 맵을 계속 추가한다고 해서 컨텐츠의 양이 늘어나는 것은 아닙니다. 대전(일반대전이나 데스매치) 이외에도 위에서 언급했던 아이템전이나 싱글모드를 개선하고, 좀 더 내실 있는 준비로 업데이트의 후폭풍을 최소화해야 할 것입니다.
또한 부분유료화에 대한 개선도 필요할 것입니다. 예전부터 업데이트 한다고 했던 ‘강화 파츠’ 같은 컨텐츠들은 대체 지금 어디에 있나요?
상용화와 함께 새롭게 거듭난 <SD건담>. 부디 지금의 문제점들을 고쳐나가고, 계속해서 발전되기를 한 사람의 유저로서 기대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