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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리뷰

거칠고 격한 전쟁영화! '배틀필드 1' 해봤더니

게임스컴에서 체험한 <배틀필드1> 사이나이 사막 전장

김승현(다미롱) 2016-08-20 06:50:44

사막 위에서 기병과 보병, 총과 칼, 전차와 비행기와 열차포가 맞붙습니다. 얼핏 보기엔 도저히 상대가 될 것 같지 않은 그림. 하지만 <배틀필드 1>은 이것을 기가 막히게 이어 붙였습니다. 

 

게임스컴에서 체험한 <배틀필드 1>은 여러모로 충격적인 작품이었습니다. 참호전 일색이었던 1차 대전의 이미지를 (요즘 보기엔) 기상천외한 장비로 깨트렸습니다, 그리고 실시간으로 바뀌는 기후와 지형, 그리고 총과 칼이 함께 존재하는 난전을 통해 박진감을 끌어 올렸죠. <배틀필드 1> '사이나이 사막' 전장을 체험하고 느낀 점을 정리했습니다. 


 

 

 

# 사막, 기병, 열차포, 그리고 야전삽!

 

<배틀필드> 시리즈는 수십 명의 유저가 '전장'에서 한데 뒤엉켜 싸우는 FPS 게임입니다. 시리즈는 이런 대규모 전장에 탱크, 비행기 등 다양한 탈 것을 적극적으로 배치해 다채로운 전투양상을 그려냈죠. 이런 <배틀필드> 시리즈가 독가스와 참호, 총검 돌격이 있는 '1차 세계대전' 속으로 파고들었습니다. 

 

전장에 입장하면 돌격·지원·치유·정찰이라는 익숙한 병과와, 복엽기·전차·무장열차·​전투마와 같은 기상천외한 탈 것이 한 데 뒤섞여 싸우는 것을 목격할 수 있습니다.(철갑병, 화염방사병, 대물저격병 같은 독특한 특수병도 존재합니다) <배틀필드 1>의 주요 유닛은 일반적인 현대·근대전 이미지로는 상상하기 힘든 조합을 보여줍니다. 때로는 이것이 사실이 아니라, 스팀펑크 같은 가상의 세계가 아닌지 하는 착각이 들 정도로요. 

 


 

하지만 이런 생소함과 별개로, <배틀필드 1>이 그리는 전장은 '그럴싸해' 보입니다. 체험 중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아군 거점이 적의 대군에 의해 점령당할 상황입니다. 사방에서 폭탄이 떨어져 엄폐물을 부숩니다. 다행히 아군 복엽기가 폭탄으로 탱크를 날려버렸지만, 다른 차량의 대공 사격에 의해 금새 떨어지고 맙니다. 사방에 적군만 보입니다.

 

그 때, 적 후방에서 소란이 벌어졌습니다. 아군 기병대가 기병도를 빼 들고 적 후방을 기습, 상대의 지원병과 의무병들을 학살하기 시작했습니다. 적군 일부가 뒤돌아 대응사격을 하기 시작합니다. 아군 기병대는 힘을 잃기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적의 시선을 뒤로 돌렸죠.

 


 

아군 하나가 거점에서 일어나 착검 돌격을 시작합니다! 어차피 모, 아니면 도. 아군 대부분이 총검, 야전삽, 메이스 등 각양각색의 근접무기를 들고 적에게 돌격합니다. 아군 기병대를 몰아내고 재장전 중이었던 적들이 순식간에 밀리기 시작합니다. 

 

이런 합(合)이 게임 내내 수시로, 자연스럽게 연출됩니다.  화력이 막강하지만 (아직 초기라) 방어력까지 막강하진 않은 전차, 기동력은 뛰어나지만 두부 맷집인 기병, 연사 가능한 총을 얻었지만 사거리와 재장전 때문에 온전친 못한 보병 등 서로의 장/단점이 뚜렷하기 때문이죠. 그리고 이런 장/단점은 각 유닛(혹은 장비)의 이미지와 잘 맞아, 생소한 1차 대전의 전장을 자연스럽게 만듭니다.

 


 

 

# 핸드헬드 카메라로 찍은 '거친' 전쟁 영화

 

물론 이런 '합' 자체는 기존 <배틀필드> 시리즈에서도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것입니다. 하지만 이것이 1차 세계대전의 '거친' 전장과 만나니 묘한 시너지를 만들었습니다. 

 

1차 세계대전은 전차나 자동소총, 전투기 등 현대 무기의 초기 모델들이 본격적으로 쓰이기 시작한 시기입니다. 

 

같은(?) 기관단총이라고 하더라도, <배틀필드 1>의 총기는 반동이 더 크고 장전 시간이 더 깁니다. 차량을 운전해도 코너웍은 거칠고 사수를 보호할 무언가는 존재하지도 않습니다. '바람을 느끼며' 조종했던 복엽기나 말은 말할 것도 없죠. 

 


 

때문에 <배틀필드 1>의 인상은 다른 FPS에 비해 거칠고 강렬한 편입니다. 똑같이 총을 쏴도 더 가까이에서, 더 들썩이는 총을 쏴야 합니다. 차량이나 복엽기, 말을 탔을 때는 실제 내 몸이 가속력에 휩쓸릴 것만 같은 거친 연출을 보여주죠. 그리고 이렇게 강렬한 연출은 그대로 몰입감으로 이어집니다.

 

이번에 강화된 '파괴 효과'는 이런 거침을 더더욱 강조합니다. 적군의 야포가 내가 숨어 있던 건물을 박살냅니다. 적 전차가 벽을 뚫고 나타나고, 포탄이 떨어져 눈 앞에 큼지막한 구덩이가 생깁니다. 그리고 이런 일이 일어날 때마다 지형이 바뀌고, 또 수시로 엄폐물이 생기고 사라집니다. 전장에 영원히 안전한 곳은 없습니다. 

 

그리고 이런 환경이 가뜩이나 거친 <배틀필드 1>의 플레이 감각에 더해졌습니다. 말을 타고 돌격하는 와중에 눈 앞에 폭탄이 떨어져 큼직한 구덩이가 생깁니다. 전속력으로 달리던 말은 구덩이 속으로 뛰어들고, 돌진 때문에(그리고 폭발 때문에) 격하게 흔들리던 카메라는 급격히 바뀌는 시야를 가감 없이 그대로 보여줍니다.

 


 

<배틀필드 1>는 '핸드헬드 카메라'로 찍은 전쟁영화와 같은 느낌을 줍니다. 어떻게 플레이 하느냐에 따라 이 전쟁영화의 분위기가 달라지겠지만, 적어도 박진감과 현실감만은 최고 수준입니다. 큰 틀에선 이전 흐름을 완전히 거스르진 않더라고, 그걸 그려낸 화풍은 전혀 다른 느낌이었죠. 

 

그리고 이 거친 화풍이 1차 세계대전이라는 거칠고 다듬어지지 않았던 전쟁과 잘 어울렸고요.

 

 

# 미성숙한 무기, 변화무쌍한 전장이 만드는 '난전'

 

거친 화풍(?)에 걸맞게, 실제 게임 플레이도 다른 작품보다 격렬한 편입니다. 수시로 벌어지는 '근접 접전' 덕분이죠.

 

앞서 얘기했듯이, <배틀필드 1>은 무기가 충분히 성숙되지 않았던 '1차 세계대전'을 배경으로 합니다. 당연히 무기의 사거리도, 반동도, 재장전 속도도 요즘(?) 무기에 비할 수 없죠.

 

 

그러다보니 FPS 게임임에도 생각보다 근접전(?)이 자주 일어납니다. 사거리가 짧고 무기 반동이 크니 한 탄창을 비워도 적을 제압하기 힘듭니다. 거기다 재장전 시간이 기니 그걸 기다리는 것보다 근접 무기나 권총을 빼 들고 달려드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배틀필드 1>의 배경은 '착검 돌격'이 현역인 시대죠.

 

덕분에 전투의 긴장이 끊이질 않습니다. 일단 무기가 좋지 않은 덕에 전투 시간이 타 FPS보다 긴 데다가, 근접전 때문에 변수는 더욱 늘었습니다. 총기가 약해 원거리에서 제압하기도 힘든데, 근접 무기는 총기에 비해 대미지 효율이 좋습니다. 

 

적을 먼저 발견한 이는 어떻게든 상대를 사격전으로 마무리 해 변수를 없애려 합니다 .반면 공격받은 이는 어떻게든 달라붙어 제 2의 기회를 노립니다. 단순 조우전만 하더라도 고민도, 긴장도 크게 늘었죠. 강점과 약점이 뚜렷한 탈 것을 상대할 때도 크게 다르지 않고요. 고민할 것이 많아 체감 전투시간은 더 깁니다. 

 


 

그리고 이런 긴장감 넘치는 전투에 <배틀필드 1> 특유의 핸드헬드 카메라같은 거친 연출이 더해졌습니다. 

 

폭탄이 벽을 박살내자 생각지도 못했던 적과 만납니다. 상대를 발견해 기관단총을 갈기자 조준점이 야생마처럼 날뜁니다. 상대는 총을 마주 쏘며 달려오기 시작합니다. 빗발치는 총탄을 뚫고 오는 적을 보며 머릿속에서는 어떻게 이 상황을 타개할 지 오만 가지 생각이 다 듭니다.

 

전장이 어떻게 바뀔 지 모르니, 전투가 어떻게 흐를 지 모르니 긴장이 끊이질 않습니다.  전투는 물론, 이동과 경계, 점령 등 거의 모든 흐름이 유저를 바짝 조입니다. 그리고 게임 특유의 거친 화풍이 이 긴장을 더 자극적으로 덧칠합니다. 긴장의 밀도가 곧 박진감의 밀도가 되는 셈이죠. 

 

이 박진감 덕에 멀티플레이 모드임에도 내가 1/N이 아니라, 전쟁영화의 주인공처럼 느껴질 정도였습니다. 

 

게임스컴에서 체험한 <배틀필드 1>은 시리즈 전통의 전투를 1차 세계대전이라는 거칠고 자극적인 카메라를 써 멋지게 재연출한 작품이었습니다. 당시 쓰인 각양각색의 병기를 개성있게 구현한 것도, 시대상을 살려 게임을 거칠게 연출한 것 모두 좋은 평을 받았죠. 아직 공개되지 않은 시나리오 모드에서도 멀티플레이의 박진감을 그대로, 아니 더 발전시켰길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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