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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리뷰

김형태가 만들면 다르더라! 눈과 마음이 호강했던 '데스티니 차일드' 체험기

시프트업과 넥스트플로어의 합작 모바일게임 데스티니 차일드 CBT 체험기

이승운(리스키) 2016-08-30 18:09:08

 

지난 8월 22일부터 <데스티니 차일드>의 CBT가 시작됐습니다. 본래 일주일간 테스트가 진행될 예정이었지만, 도중에 기간을 늘려 31일 수요일까지 CBT가 진행되죠.

 

<데스티니 차일드>는 김형태 대표가 차린 시프트업의 첫 게임이라는 점에서 처음 공개됐을 때부터 많은 관심을 받았습니다. <창세기전3>와 <블레이드 & 소울>로 알려진 김형태 대표가 직접 일러스트와 제작을 맡은 카드 수집형 모바일게임이었으니까요.

 

단, 장르에 대해서는 걱정 반 기대 반이었던 것도 사실입니다. 최근의 카드 수집 장르의 성적은 그리 좋지 못하거든요. RPG나 캐주얼 장르가 인기를 끌면서 카드 수집 장르는 매출 순위 50위권 안쪽에서 찾아보기 어려운 실정입니다.

 

그렇다면 과연 <데스티니 차일드>는 어땠을까요? 결론부터 말하면, 카드 수집 게임이 거기서 거기일 거라는 선입견은 플레이 5분 만에 깨졌습니다. 다만 뽑기와 육성 등 카드 수집 게임에 대한 근본적인 고민은 여전히 남았죠. 모바일게임 테스트치고는 긴 일주일이라는 시간 동안 <데스니티 차일드>를 즐겨본 소감을 글로 옮겼습니다. /디스이즈게임 이승운 기자


 

 

# 손이 바쁘고 전략도 생각해야 하는 전투

 

카드 수집 게임을 구성하는 요소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크게 3가지로 분류할 수 있을 겁니다. 전투, 육성, 비주얼이죠. 그중 전투 부분을 먼저 살펴볼까요?

 

<데스티니 차일드>의 전투는 일반적인 카드 게임의 전투(자동 평타+스킬 터치)에 조작을 넣었습니다.  한 파티에 5명의 '차일드'(캐릭터)를 넣어 던전에 데려가는데, 이 차일드들은 평타 외에도 각각 3개씩의 스킬을 사용할 수 있습니다. 5명의 캐릭터가 가진 3개의 스킬. 총 15개의 스킬을 상황에 따라 발동하는 방식입니다.

 

예를 들면, 각 차일드는 평타 공격을 할 때마다 아이콘에 게이지가 차오릅니다. 게이지가 꽉 찬 차일드는 아이콘을 터치해 '노멀 스킬'을 발동시키거나, 아이콘을 꾸욱 누르고 화면 위로 슬라이드 해 '슬라이드 스킬'을 발동시킬 수 있습니다. 슬라이드 스킬은 더 강력하거나 특수 효과가 있는 대신, 몇 초의 추가 쿨타임이 붙죠.

 

아이콘을 터치하면 노멀 스킬이, 아이콘을 누른 상태로 위로 잡아끌면 슬라이드 스킬이 나갑니다.

 

그리고 각 차일드의 노멀 스킬이나 슬라이드 스킬을 쓰다 보면 파티 전체의 스킬 게이지가 쌓입니다. 이 게이지가 일정 이상 차면 아군 차일드들의 '드라이브 스킬'이 활성화되는데요. 파티가 게이지를 공유하는 일종의 필살기입니다.

 

드라이브 스킬 버튼을 누르면 화면에 빠르게 차오르는 게이지가 뜨고, 리듬 게임을 하듯이 타이밍에 맞춰 다시 한 번 화면을 누르면 퍼펙트(150% 대미지)/그레이트(120% 대미지)/굿(100% 대미지)/배드(80% 대미지) 판정과 함께 필살기가 나갑니다. 

 

드라이브 스킬을 맞추면 이번엔 또 다른 게이지가 누적됩니다. 뭔가 복잡하게 많네요. 이건 드라이브 스킬을 어떤 판정으로 맞췄느냐에 따라 %가 다르게 올라가는데, 게이지가 100%가 되면 '피버 타임'이 발동됩니다. 그러면 몇 초간 아군 차일드 아이콘을 연타하는 식으로 적에게 쿨타임 없이 연타 공격을 할 수 있습니다. 웬만한 보스도 단숨에 녹여버릴 정도로 위력적이지만, 이걸 채우는 게 힘들기 때문에 일종의 보너스 필살기 요소로 볼 수 있습니다.

 

화면 하단의 스킬 게이지(녹색 얇은 줄)가 일정 이상 차면 아이콘 밑에 드라이브 스킬 버튼이 뜹니다.

그걸 누르면 오른쪽처럼 게이지가 뜨는데, 게이지 중앙의 원 표시에 다다랐을 때 버튼을 눌러야 합니다.

 

이런 식으로 매 순간마다 어떤 캐릭터의 어떤 스킬을 쓸 것인가를 생각해야 하고, 화면을 슬라이드 하거나 타이밍에 맞춰 누르는 등의 조작 요소도 들어가다 보니 수동 전투를 진행하면 생각보다 손이 바빠집니다. 실시간 전투라서 긴박감이 넘치는 건 좋았는데, 아군 차일드들이 어떤 스킬을 가졌는지 잘 모르는 초반에는 약간 헷갈리더군요. 수동으로 다 하려니 조작 피로감도 쉽게 느끼고요.

 

물론 이 조작 피로감 부분은 '오토 스킬' 버튼을 활성화시키면 대부분 해소됩니다. 터치 스킬이나 슬라이드 스킬은 상황에 따라 AI가 알아서 선택해서 쓰고, 유저는 드라이브 스킬만 써주면 되거든요. 만약 던전에 입장할 때 약간의 골드를 쓰면 드라이브 스킬도 자동으로 쓰게 할 수 있습니다. 전투 도중에도 언제든지 스킬 버튼을 눌러 조작에 개입할 수 있고요.

 

개인적인 느낌으로는 일반 던전은 오토 스킬에 드라이브만 수동으로 쓰고, 보스 던전 등 지금 파티로는 약간 난도가 있어 보일 땐 완전 수동으로 진행하는 게 편했습니다. 이걸 다르게 보면 전투 시스템은 카드 수집 게임보다는 <도탑전기> 종류의 모바일 RPG에 더 가깝다고 할 수 있겠네요.

 

드라이브 스킬을 쓰면 피버 게이지가 차는데, 이게 다 차면 잠시 동안 아군 아이콘을 피아노 치듯이 연타해서 강력한 연타 공격을 쏟아낼 수 있습니다. 마치 하늘에서 정의가 빗발치는 것처럼요.

 

 

# 낮은 등급 캐릭터도 육성할 동기부여를 준다

 

일반적인 카드 수집 게임에서 육성 요소는 사실 '주력 파티에 쓰는 최고급 캐릭터만' 키우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육성에 드는 시간과 재화도 그렇고, 낮은 등급 캐릭터를 키워봤자 어디 써먹을 곳이 없거든요.

 

그런데 <데스티니 차일드>에선 이걸 약간 색다르게 풀어냈습니다. 기본적으로 차일드의 레벨을 올리고 ★을 올리거나 스킬 레벨을 성장시키는 건 다른 카드 게임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여기에 추가적으로 '어펙션'과 '한계돌파'를 넣어 차일드 육성에 대한 동기부여를 살렸습니다.

 

어펙션은 간단히 말해 차일드의 등급을 올리는 기능입니다. 진화로 올리는 ★1, ★2와는 별개로, A등급, B등급 등으로 부가적인 등급을 올리는 것이죠. 일반적인 모바일 RPG에서 재료 아이템 6개 맞추면 캐릭터 등급이 D에서 C로 올라가면서 스탯이 살짝 상승하는 것과 비슷합니다.

 

'어펙션'을 통해 캐릭터의 등급을 E등급에서 S등급까지 올릴 수 있습니다.

  

● 어펙션 : 스토리와 대사, 스킨, 뽑기권 등 다양한 보상으로 동기부여

 

그럼 어펙션은 능력치 때문에만 하는 걸까요? <데스티니 차일드>가 어펙션에 핵심 요소로 집어넣은 건 '스토리'와 '음성'입니다. 처음 E등급 상태인 차일드를 D등급으로 올리면 해당 캐릭터만의 서브 스토리가 하나 열리고, 전투 도중 상황에 따라 나오는 대사가 하나씩 추가됩니다. 등급을 S까지 올리면 차일드의 외형도 추가되고, 장비 슬롯이 열림과 함께 차일드 뽑기권도 하나 줍니다.

 

이 스토리는 ★3 이상의 차일드라면 모두 가지고 있습니다. 만약 다른 게임에서 던전이나 뽑기를 통해 '외형은 예쁜데 등급이 낮은' 캐릭터가 나오면 보통은 창고에 보관만 하거나 다른 성장 재료로 써버리는 반면, 여기서는 스토리를 보고 싶어서 성장 대상으로 점찍어놓게 되더군요. '덕력'이 충만한 유저를 잘 노린 부분입니다. 수집욕을 자극하기도 하죠.

 

전투 대사는 아무래도 주력 파티에서 쓰는 차일드에게나 의미가 있겠지만, 이것도 나름대로 좋은 보너스 요소라고 느꼈습니다. 위에서 설명했듯이 전투가 실시간으로 진행되는데, 각 캐릭터는 기본적으로 드라이브 스킬을 쓸 때에만 대사를 외치거든요. 그런데 어펙션을 통해 대사를 해금하고 나면 전투 시작, 피격, 터치 스킬, 슬라이드 스킬 등 다양한 상황마다 대사를 합니다. 음성이 추가되는 것만으로도 전투의 느낌이 크게 달라지더군요.

 

어펙션을 해야 하는 이유. 개별 스토리, 전투 음성, 스킨. 추가로 장비 슬롯도 하나 열립니다.

 

단 하나 아쉬웠던 점은, 등급을 S까지 올려도 어찌 보면 가장 중요한(?) '스탯'은 생각만큼 크게 오르지 않는다는 점이었습니다. 정확히 말하면 어펙션 외에도 레벨업을 통한 능력치 상승폭 자체가 짠 편입니다. 이건 <데스티니 차일드>의 차일드 성장 방식과 맞물려서 나온 결과로도 보입니다. 

 

이 게임에서 차일드의 능력치를 올리는 방법은 레벨업, 진화(★), 어펙션, 한계돌파, 장비 착용, 스킬 레벨 등 종류가 다양하거든요. 모든 부분을 다 성장시키면 확실히 비교가 안 될 정도로 강력한 반면, 종류가 많다 보니 각각의 상승폭이 좁은 편입니다. 그래서 게임 초반에는 다소 답답함을 느낄 수도 있겠더군요. 

 

어펙션도 레벨업도 능력치 자체는 정말 쥐꼬리만큼 올라갑니다.(눈물)

 

● 한계돌파 : 초중반 부스트 용도로는 합격점. 하지만 후반에는 새로운 장벽?

 

어펙션 외에 또 하나 차일드 육성의 동기부여가 되는 건 바로 위에서 이름만 언급한 '한계돌파'입니다. 차일드에게 동일한 차일드를 먹여 +1, +2 식으로 티어를 올리는 기능이죠. 사실 기능만 놓고 보면 그렇게 참신한 건 아닙니다.

 

이 한계돌파를 통해 올라가는 스탯 상승폭은 상당히 높습니다. 간단하게 예를 들어보죠. ★3 차일드는 아무리 레벨을 올리고 S등급을 찍어도 ★4의 1레벨 차일드와 비슷하거나 약합니다. 반면에, +2까지 한계돌파를 한 ★3 차일드는 1레벨 상태로도 ★4의 1레벨 차일드보다 강력해질 정도입니다.

 

<데스티니 차일드>도 그렇고 카드 수집 장르는 뽑기 의존도가 제법 높은 편인데요. 독자 여러분도 모두 알다시피 뽑기에서 높은 등급의 캐릭터가 나올 확률은 슈퍼에서 파는 주택복권의 만 원 이상 당첨 확률보다 낮습니다.(물론 로또보다는 높습니다.)

 

그렇다면 보통은 대량으로 중복돼서 쌓이는 낮은 등급 캐릭터 때문에 골머리를 썩이는 경우가 대부분이죠. 키우자니 쓸데가 없고, 버리자니 뽑기 비용이 아깝고요. 그런데 <데스티니 차일드>에선 한계돌파를 통해 능력치가 크게 오르다 보니, "★5가 없으면 ★4로, ★4가 없으면 ★3으로 대체한다"는 식의 플레이가 가능합니다. 오히려 ★이 낮으면 육성 비용도 싸고요.

 

초중반 기준에서 이는 큰 메리트입니다. 뽑기에 실패해도 중복만 있으면 당장 비슷한 스펙의 캐릭터를 얻는 셈이거든요. 등급은 낮지만 스킬이 매력적인 차일드도 많기 때문에, 오히려 높은 등급 차일드를 제치고 +2 이상 강화된 낮은 등급 차일드를 파티에 기용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2 상태의 ★3 차일드 1레벨 스탯(왼쪽)과 +0 상태의 ★4 차일드 1레벨 스탯 비교.

 

하지만, 반대로 우려되는 부분도 있었습니다. 하이엔드 스펙을 노리기 시작한다면 이 한계돌파가 새로운 장벽이 되거든요.

 

<데스티니 차일드>에서 차일드의 등급(★)은 ★1~★5(진화 시 ★6)까지 외에도, 여기에 추가로 레어도가 붙는 경우가 있습니다. ★4R, ★5S처럼 레어도가 붙은 차일드는 같은 등급 내에서도 기본 능력치가 매우 높죠. 최대까지 성장시켰을 때의 능력치 차이는 '넘사벽'이라고 표현해도 좋습니다.

 

문제는 이런 높은 등급의 레어 차일드를 얻었을 때, 똑같은 차일드를 다시 뽑는 것 외에는 한계돌파를 할 방법이 없다는 점입니다. 바로 위에서 언급했듯이 뽑기에서 ★5 차일드를 얻기도 힘든데, ★5S 차일드로 대상을 한정시키면 정말로 답이 안 보이거든요.

 

때문에 게임 후반부에 사람들이 상위 스펙을 노리기 시작하면 오로지 뽑기에만 의존하게 되는 구조로 빠지기 쉬워 보였습니다. 최상위 유저와의 격차를 줄이기 위해선 매우 낮은 확률로 ★5S 캐릭터를 '중복'으로 여러 장 뽑아야 하는데, 그게 결코 쉬운 게 아니죠.

 

실제로 CBT 기간인 29일에는 게임 내 캐시 재화인 '크리스탈'을 10만 개씩 뿌려가며 유저가 뽑기를 해볼 수 있도록 했는데, 여기에서 ★5 이상 차일드가 나올 확률이 여과 없이 드러나며 이슈가 되기도 했습니다. 이건 주로 초창기의 카드 수집 게임에서 볼 수 있던 구조인데, 지나친 뽑기 의존으로 유저가 이탈했던 과거 사례를 들며 우려를 표한 유저도 적지 않았죠.

 

이렇게 초중반에는 '득'이 되지만 후반에는 '독'이 될 수도 있다는 점에서 다소의 조정이 필요해 보였습니다. 차일드의 등급을 좀 더 일원화시키거나, 같은 차일드 외에도 한계돌파를 할 수 있는 대체재 마련 등 다양한 각도로 고민하게 되더군요.

 

★5S 차일드와 ★5 차일드의 기본 능력치 비교. 태생부터 격이 다릅니다. 물론 뽑을 확률도...

  

● 육성 난이도 : 각종 이벤트 지원이 없다면 다소 빠듯할 것

 

하이엔드 단계의 한계돌파 이슈와는 별개로, 일반적인 육성 난이도에 대해선 CBT 단계에서 섣불리 판단을 내리기 어려워 보입니다. 결국 얼마나 성장/진화 재료를 쉽게 모을 수 있는가, 얼마나 진화 재료용 차일드를 쉽게 모을 수 있는가가 육성 난이도를 결정짓는 부분인데요. CBT에선 각종 재료와 뽑기권, 던전 스태미나 등을 어마어마하게 지원해 줘서 아무 거리낌 없이 차일드를 순식간에 최고 단계까지 성장시킬 수 있었습니다.

 

이 부분이 정식 서비스에서 어느 정도의 템포로 조절될지 여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부분이라고 생각됩니다. 게임 론칭 이후엔 주기적으로 다양한 이벤트가 진행될 텐데, 이 과정에서 성장 재료를 어느 정도로 제공할 것인지는 아직 예상할 수 없는 부분이거든요.

 

단순히 모든 이벤트를 제외하고 순수하게 인게임 콘텐츠만 놓고 봤을 때는 재료 수급이 다소 빠듯해 보이긴 했습니다. 어펙션에 필요한 재료 '오닉스'는 차일드를 분해해서 얻을 수 있고, 진화나 레벨업 재료는 입장 횟수가 제한된 요일 던전에서 나오거든요. 일반 던전 역시 중후반 이후로 넘어가기 전까지는 낮은 등급 몬스터밖에 주지 않아 어느 정도 ★4 이상 파티를 구성하려면 좋든 싫든 뽑기를 진행해야 했습니다.

 

차일드 육성 요소 외에 '계정 레벨' 육성 부분은 약간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는 부분이었습니다. 일반 던전에서 다음 지역을 뚫는 조건 중 하나가 계정 레벨인데, 일반 던전을 모두 깨고 매일같이 요일던전 등을 플레이해도 레벨이 많이 부족했거든요.

 

남은 계정 레벨은 일반 던전에서 '자동 반복' 기능을 켜두고 게임을 몇 시간 방치하는 것 외엔 딱히 올릴 만한 방법이 없었다는 게 아쉬웠습니다. 손을 안 대니 편하긴 한데, 과연 이 반복이 의미 있는 플레이인가 싶기도 했고요. 정식 서비스가 시작되면 스태미나도 지금처럼 넉넉하지 않을 텐데, 과금을 통해 스태미나를 무한정 회복하지 않는 이상 계정 레벨업에 적지 않은 시간을 투자해야 할 것으로 보입니다.

 

CBT 기간에는 성장 재료를 엄청나게 퍼주다 보니 육성 난이도를 체감하기는 어려웠습니다.

대신 이벤트 보상을 모두 빼고 순수 플레이만 놓고 보면 다소 빠듯하게 느껴졌습니다.

 

26레벨에 4지역이 열리고, 모두 클리어하니 27레벨이 됐습니다. 그런데 다음 지역 렙제가...

 

 

# 눈이 호강하는 연출, 마음이 호강하는 디자인

 

<데스티니 차일드>에 대한 이야기를 하면서 빼놓을 수 없는 건 바로 디자인 요소입니다. <창세기전3>와 <블레이드 & 소울> 등으로 알려진 김형태 대표가 직접 그린 캐릭터들이 라이브 2D 기능으로 움직인다는 점 때문에 그동안 관심을 받아오기도 했고요.

 

사실 CBT가 시작되기 전까진 게임 프레임 부분에 대해 걱정을 많이 했습니다. 필자의 핸드폰은 사양이 낮아 어지간한 3D 액션 RPG는 돌리지도 못하는 수준인데, 이 게임은 3D 배경 위에서 라이브 2D로 만들어진 고화질 일러스트가 동시에 여러 개씩 움직이는 방식이었거든요.

 

하지만 걱정과 달리 실제 게임에서 프레임 드롭은 거의 일어나지 않았습니다. 일부러 저사양 모드가 아닌 고사양 모드로 게임을 플레이했는데도 끊김 없이 쾌적하게 실시간 전투를 즐길 수 있었죠. 최적화 부분은 딱히 흠잡을 부분이 없어 보였습니다. 아, 딱 하나. 게임 중간에 메모리가 부족해서 튕기는 거 빼고요(...)

 

사양이 낮은 핸드폰에서도 전투 중 끊김은 전혀 발생하지 않았습니다.

 

어찌 됐든, 라이브 2D로 캐릭터가 움직이는 부분은 확실히 호불호가 갈릴 부분이었습니다. 캐릭터가 역동적으로 움직이는 건 좋은데, 대부분의 모션이 무중력 상태로 둥실둥실 떠다니는 식이라서 일부 캐릭터는 어색해 보이기도 했거든요.

 

게임 내 옵션에서 캐릭터가 움직이는 정도를 조절하거나 아예 라이브 2D off 설정을 할 수 있기 때문에 이런 움직임이 불편하게 느껴지는 유저도 나름대로 타협점을 찾을 수 있다는 점이 인상 깊었습니다. 물론 그 둥실둥실(...)이 <데스티니 차일드>의 아이덴티티 중 하나긴 하지만요.

 

움직이는 요소 외에 캐릭터 일러스트 자체에 대해선 사실 무슨 설명이 더 필요할까 싶습니다. 김형태 대표나 채지윤(꾸엠) 일러스트레이터의 스타일이 최대한 담긴, 어떤 의미에선 '검증된' 그림이기도 하고요. 일러스트에 대해선 사람마다 취향이 나뉘는 부분이기 때문에 좋다 나쁘다를 논하기는 어렵습니다.

 

굳이 필자의 지극히 개인적인 감상을 적는다면, 바디 라인이 강조된 캐릭터가 게임 내내 둥실둥실 떠다녀서 눈이 매우 즐거웠습니다. 어디까지나 '개인적인' 감상입니다.

 

참고로 게임 내에는 남성 캐릭터와 몬스터도 다수 등장합니다. 남성 캐릭터의 경우 여심을 저격할 만한 디자인이 많이 보이더군요. 몬스터 역시 김형태 대표의 작품 세계관을 느낄 만한 디자인이어서, '재료로 써버리기 아깝다'고 느낄 정도였습니다. 객관적으로 봐도 멋있거든요.

 

전투 연출이나 배경 역시 높은 점수를 주고 싶습니다. 타격 시 속성별로 나가는 이펙트, 스킬 사용 시 나오는 컷인, 스테이지 진행 시 바닥의 톱니바퀴가 뒤집히는 연출 등은 흠잡을 곳이 없었습니다. 김형태 대표 특유의 사이버 펑크적인 분위기와 잘 어울리는 연출이라고밖에 표현할 단어를 찾지 못하겠네요.

 

캐릭터 디자인은 취향을 타는 부분이지만, 필자는 매력적으로 느꼈습니다.

 

화려한 이펙트로 가득 찬 전투 화면 역시 빼놓을 수 없는 매력 요소입니다.

 

 

# 총평 : '약간' 불안하지만 결과물은 기대 이상

 

이번 리뷰에서 필자는 전투, 육성, 디자인을 중점적으로 체크했습니다. 세세하게 개선해야 할 점은 보였지만, 큰 그림으로 봤을 때는 세 가지 요소 모두 합격점이었습니다. 오히려 기대했던 것 이상으로 나온 부분도 있었고요.

 

전투 부분은 실시간 전투를 하면서 빠르게 결정을 내리고 터치, 슬라이드 등으로 조작해야 하는 부분이 마음에 들었습니다. 화려한 전투 연출과 적/아군의 음성 지원도 전투 분위기를 한껏 살려줬고요. 필요에 따라 오토 기능을 부분적으로 활용할 수 있어 편의성 부분도 괜찮았습니다.

 

육성 요소는 위에 길게 적어놓긴 했지만, 짧게 줄여서 높은 등급 캐릭터의 한계돌파 이슈를 제외하면 긍정적으로 평가했습니다. 물론 이 부분은 짧은 CBT 기간에 플레이할 수 있었던 콘텐츠가 초중반에 치우쳐져 있다는 점이 영향을 주긴 했지만, 장기적으로 보면 다양한 캐릭터를 육성할 동기부여를 했다는 점이 인상 깊었습니다. 물론 뽑기 의존도 부분은 좀 더 고민할 필요가 있어 보이지만 말이죠.

 

디자인은 <데스티니 차일드>가 카드 수집을 기반으로 한 게임임에도 불구하고 많은 관심을 받게 한 주역입니다. 그만큼 유저들은 '김형태'라는 네임밸류에 기대를 걸었고, <데스티니 차일드>는 세부적인 디자인과 퀄리티, 게임 분위기 등 많은 부분에서 기대치를 만족시키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일부 유저는 "순전히 일러스트 하나 보려고 하는 게임 아니냐"고 물을 수도 있습니다. 카드 수집 장르는 피해갈 수 없는 질문이기도 한데요. 결론부터 말하면 디자인 요소를 빼더라도 충분히 할 만한 게임이었습니다.

 

마치 식당에 가서 평범한 라면을 주문했는데, 수제 면발과 사골 국물에 돼지고기 고명을 얹은 비싼 일본식 라멘이 나온 느낌이랄까요? 여기에 디자인과 어펙션이라는 명란젓까지 넣어 독자적인 맛을 갖추고 셰프의 이름을 붙인 게 <데스티니 차일드>라고 평가합니다. 카테고리는 라면이지만 엄연히 다른 맛을 지닌 것처럼요.

 

물론 아직 CBT 단계인 게임이고, 다듬거나 개선해야 할 부분도 있습니다. 레벨 디자인이나 밸런스 등은 개발팀에 남겨진 숙제겠죠. 하지만 만약 카드 수집 장르의 게임을 재미있게 즐겨본 적이 있거나 관심이 있다면, 혹은 이전부터 김형태 대표의 팬이었다면 <데스티니 차일드>는 충분히 권할 만한 게임이라고 평가합니다. 필자는 정식 서비스가 기다려집니다. 

 

그냥 끝내기 아쉬우니 이 게임 최고의 명장면(?)을 투척하면서 마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