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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리뷰

3D 액션 일대혁명! 드래곤 네스트 체험기

태무 2007-08-31 10:52:44


디스이즈게임은 최근 신생 개발사 아이덴티티 게임즈를 방문해 <드래곤 네스트>를 직접 시연해 보고, 게임의 세밀한 기획을 들어볼 수 있는 기회를 가졌습니다.

 

<드래곤 네스트>는 9마리의 드래곤이 폭정을 휘두르는 판타지 세계를 배경으로 드래곤을 물리치기 위해, 혹은 또 다른 전설의 드래곤이 되기 위한 장대한 모험의 서사시를 담고 있습니다.

 

특히 플레이어의 쉽고 화려한 콤보 공격과 그에 따른 몬스터의 다양한 리액션, 그리고 전혀 생각지 못한 방향에서 허를 찌르며 공격해 오는 몬스터의 인공지능이 일품입니다.

 

<드래곤 네스트>는 아직 개발 초기입니다. 클로즈 베타테스트 목표 시점이 아직 6개월이나 남아 있죠. 지금은 배경 구현과 간단한 전투 등 기본기만 갖춘 상태지만, 액션 게임에서 가장 중요한 기본 전투가 더 할 나위 없이 탄탄했습니다.

 

직접 접해 본 개발 단계의 <드래곤 네스트>를 체험기로 옮겨봅니다. /디스이즈게임



※ <드래곤 네스트> 관련기사 보는 순서

 

체험기-> ②기획 인터뷰 -> ③개발사 인터뷰 -> ④플레이 영상 -> ⑤원화 감상

  


 

▲ 몽환적이면서도 편안한 그래픽

 

앞서 말했듯이 현재 구현된 것은 아주 기본적인 요소들입니다. 2개의 필드와 2개의 마을, 그리고 멀티플레이용 맵이 하나 구현되어 있고, 캐릭터는 전사와 아처 두 종류가 있으며 앞으로 마법사와 성직자가 추가될 예정입니다.

 

게임 인터페이스. 지금은 아주 간단하죠. 개발중인 버전입니다.

 

 

처음에는 전사를 선택해서 <드래곤 네스트>에 접속했습니다. 우와~ 눈앞에 펼쳐지는 그래픽이 예상보다 화사하고 판타지의 느낌이 잘 묻어나네요. 

 

<드래곤 네스트>의 원화와 아트 디렉터를 맡고 있는 박정식 이사는 “손이 가는대로 그렸다. 최신 고급 그래픽 기술이나 제작 과정에 부하가 걸리지 않도록 쉽게 그렸다”고 말했지만, 그래픽 퀄리티가 수준 이상입니다.

 

마치 <젤다의 전설>이나 <드래곤 퀘스트>를 보는 듯한 색감과 디자인이 눈을 즐겁게 해주네요. 특히 녹색과 노란색 중심의 편안한 색감은 화면이 빠르게 돌아가는 액션 게임에서 눈을 편하게 해주고, 몬스터도 알아보기 편하게 해줍니다. 마음에 쏙 드는 착한(?) 그래픽이었어요.

 

동화적이면서도 판타지적인 느낌이 잘 살아있는 배경이 인상적입니다. 

 

 

전사 캐릭터를 움직여봤습니다. 전사는 커다란 대검을 양손으로 쥐고 이리저리 휘두르는 스타일인데요, 기본 조작은 [W] [A] [S] [D]와 마우스의 두 버튼을 사용합니다. 마우스의 왼쪽 버튼은 기본 공격, 오른쪽 버튼은 발차기가 나가는 식이네요.

 

<드래곤 네스트>는 캐릭터의 등 뒤에 카메라를 놓는, 3인칭 슈팅게임(TPS) 방식의 시점을 사용합니다.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오는 특징은 플레이어 캐릭터(전사)가 화면의 정중앙에서 약간 왼쪽으로 빗겨나 있는 부분이에요.

 

즉, 화면의 정중앙에는 캐릭터가 아니라 캐릭터가 들고 있는 칼(무기)이 보이는 거죠. 시점을 이렇게 잡을 경우 캐릭터가 어떤 동작을 펼쳐 적을 어떻게 때리고 있는지 한 눈에 알아 볼 수 있고, 좀더 화려한 화면 연출이 가능하며, 플레이의 몰입도가 강화된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세심한 배려가 돋보였습니다.

 

화면의 중앙에 캐릭터가 잡히는 것이 아니라, 약간 왼쪽으로 빗겨나있습니다. 직접 해 보면 액션 게임에 잘 어울리는 배치라는 것을 느낄 수 있습니다.

 

 

▲ 전사의 기본 돌격!

 

앞으로 조금 나가자 동그란 공 같은 것이 굴러 오더군요. 자세히 살펴보니 ‘하운드’라는 몬스터였습니다. 하운드는 작고 동그란 몸통에 아주 커다란 입과 날카로운 이빨을 자랑하는 ‘개’ 형태의 몬스터입니다.

 

보통 개발팀은 하운드 대신 ‘똥개’라고 부르더군요. (^^;) 이 녀석들, 굉장히 귀찮습니다. 콤보를 넣을 틈도 없이 한 대만 때리면 저 멀리까지 날아가버리는 데다가, 몸집이 작아서 다른 몬스터를 공격하다가 보지 못하고 공격을 당하는 경우도 많거든요.

 

고블린입니다. 플레이어 캐릭터와 가장 비슷한 패턴을 가지고 있죠. 똑똑합니다.

 

일단 하운드들을 멀리~ 날려보내고 더 전진하니 고블린과 오크가 멀리 보이네요. 본격적으로 마우스 왼쪽 버튼을 눌러서 칼을 정신없이 휘두르기 시작했습니다.

 

슉슉! 전사는 기본적으로 좌우로 칼을 휘둘러 4번까지 콤보를 먹일 수 있습니다. 여러 몬스터를 동시에 공격할 수 있으며, 마지막 콤보는 마무리타 개념으로 몬스터가 넉다운, 드러눕게 됩니다. 마우스 오른쪽 버튼을 누르면 발을 쭉! 뻗으면서 전방의 몬스터를 멀리까지 날려버립니다.

 

몬스터를 마구 때리다 보니 가끔 몬스터의 몸이 파랗게 빛 나거나, 몬스터가 목을 푹 숙이고 기절하는 듯한 모션을 보이더군요. 개발팀의 설명을 들어보니 크리티컬과 스턴 효과라고 합니다.

 

확률에 의해 발동되는 크리티컬은 적에게 더 많은 대미지를 입힐 수 있고, 스턴이 들어가 몬스터가 기절해 있는 상태에서 마우스 오른쪽 버튼을 누르면 일반 발차기가 아니라 섬머솔트킥(공중 차기)이 나갑니다. 몬스터를 공중으로 띄우는 거죠.

 

 

▲ 몬스터가 뭐 이리 똑똑해?

 

몬스터가 공중에 뜬 상태에서는 다양한 방법으로 공중 콤보가 들어갑니다. 타이밍을 맞춰 다시 발차기 버튼을 눌러 차버릴 수도 있고, 검을 휘둘러서 콤보를 먹일 수도 있죠. 

 

만약 몬스터를 차낸 방향이 벽쪽이라면 부딪혀서 튕겨 나오는 적에게 다시 콤보를 넣을 수도 있습니다. 기본 공격만 구현된 상태지만 다양한 콤보가 가능해서 조작을 하는 재미가 쏠쏠했습니다.

 

한숨 돌리나 싶었는데 이번에는 하운드와 고블린, 그리고 방패를 든 우락부락한 몸집의 오크가 떼를 지어 몰려옵니다. 아직 프로토타입이라서 몹의 배치나 맵의 구성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상태로, 그냥 맵에 몬스터를 적당히 풀어놓은 것 같았습니다.

 

오크란 녀석이 또 걸작입니다. 평상시에는 방패를 들고 플레이어의 콤보를 하나하나 막아냅니다. 그러다가 기회를 봐서 방패로 공격을 막아서 플레이어에게 경직이 생겼을 때는 무지막지한 몽둥이로 꽝! 플레이어를 날려버리죠.

 

특히 오크의 공격을 맞으면 하늘로 떠오르는 경우가 많은데, 이 때 주변의 몬스터들이 모두 달려들어서 엄청난 합동공격(집단구타)을 하기도 합니다. 아주 맵습니다.

 

저 방패를 먼저 깨야 시원스럽게 대미지를 줄 수 있습니다.

 

그래서 오크를 공격할 때는 일단 기본 콤보와 발차기를 최대한 조합해서 방패부터 깨야 합니다. 한 10번 정도 콤보를 먹이니 방패가 깨지는데요, 일단 방패만 깨지면 오크는 완전히 ‘덩치 큰 겁쟁이’로 돌변합니다. 변변한 공격 한번 못 해보고 콤보의 재물로 샌드백이 됩니다.

 

신나게 오크를 두들기고 있는 중에 어디선가 날아온 공격을 맞고 체력(HP)이 다 닳아버렸습니다. 어느 새인가 고블린이 캐릭터의 뒤쪽으로 돌아와서 공격을 하더군요. 이건 우연이 아니라 인공지능에 의한, 정상적인 상황이라고 합니다.

 

고블린은 원래 플레이어 캐릭터와 비슷한 역할로, 주변을 빙빙 돌면서 기회를 보다가 공격하고 빠지는 몬스터입니다. 그런데 약간의 인공지능이 적용되어서, 플레이어가 한 장소에서 계속 전투를 벌이고 있으면 뒤로 돌아가서 시점 밖으로 벗어나 공격을 해오는 거죠. 소름이 돋더군요. 중간 보스급에도 못 끼는 일반 몬스터가 이렇게 똑똑하다니!

 

더 기분 나쁜 것은 캐릭터가 죽어서 화면이 멈추자. 하운드 녀석이 몇 마리 다가와 제 캐릭터의 시체(?)에 오줌을 싸는 겁니다. 그것도 얼굴쪽으로 정조준해서요! 두 다리 중에 한쪽 다리를 들고 쫄쫄쫄~ 그 포즈 아시죠? 으악~!

 

 왼쪽 중앙의 몬스터는 트롤, 오른쪽의 몬스터는 하운드. 하운드가 제일 싫었어요!

 

 

▲ 아처와 멀티 플레이

 

전사가 쓰러진 다음에는 활을 사용하는 아처로 바꿔서 플레이에 들어갔습니다. 그래도 조금 게임에 익숙해졌으니, 개발팀 중 한 분과 함께 멀티플레이 맵에 도전해 보기로 했습니다.

 

아처는 마치 FPS게임를 플레이하는 듯한 느낌이었어요. 화면에 조준점(크로스헤어)이 표시되는데, 평상시에는 하얀색이다가 적이 조준되면 빨간색으로 변합니다. 이동 버튼과 발차기 버튼은 전사와 같고, 왼쪽 버튼을 누르면 화살이 발사됩니다.

 

그런데 아무리 화살을 맞춰도 몬스터가 죽지를 않더군요. 원거리 공격이라서 일부러 대미지를 낮게 잡았나 하고 물어봤더니, 그보다는 플레이 스타일의 문제랍니다.

 

즉, 활을 든 아처라고 해도 몬스터와 멀리 떨어져서 싸우는 것이 아니라, 전사보다 약간 뒤에서 싸우는 정도로 거리를 설정했다고 합니다. 그래서 활은 몬스터를 견제하거나, 파티원의 공격 타이밍을 벌어주는 용도로 사용되고, 주공격은 발차기와 공중콤보(활을 이용한)가 되더군요.

 

사실 파티를 맺은 개발자에게 신경 쓸 여유가 없었습니다. 멀티플레이용 맵이라 그런지 엄청나게 적들이 몰려와요. 하운드와 고블린, 오크, 트롤을 합쳐 대략 주위에 30마리는 깔려있는 것 같았습니다. 정신 없이 조준을 바꿔가면서 화살을 쏘다 보니 손가락이 아플 지경이더군요.

 

정신 없이 몰려오는 몬스터들에게 화살을 날리느라 다른 건 신경 쓸 여유가 없네요. 

 

그런데 흥미로운 것은, 아처로 오크를 잡는 것은 전사보다 몇 배나 힘들다는 겁니다. 화살쯤은 방패로 다 막아내요. 어떻게든 다가가서 발차기를 넣어야 하는데, 발차기도 방패에 막히거나 타이밍이 맞지 않으면 반격을 당하게 되거든요. 

 

개발팀에 물어보니 아처와 오크는 원래 상극이라고 하네요. 플레이어의 직업이나 무기의 종류에 따라서 상극인 몬스터가 있다는 거죠.

 

특히 게임의 중반부를 넘어서 스킬과 속성이 본격적으로 나오기 시작하면, 상극인 몬스터를 잡기는 굉장히 어렵답니다. 그래서 파티 플레이가 중요한 거죠. 다른 직업끼리 서로를 보완해주는 플레이가 필요합니다.

 

설명도 듣고 했으니, 머리 속에서 지워졌던(?) 파티원에게 다가갔습니다. 여기서 <드래곤 네스트>의 특징을 또 하나 발견했죠. 파티플레이가 무지무지 재미있어요! 아처가 화살로 주변의 몬스터를 견제하는 동안 전사는 재빨리 거리를 줄이고 접근해서 콤보를 먹입니다.

 

기회를 봐서 전사가 하늘로 몬스터를 띄우면 아처는 공중에 떠있는 몬스터에게 화살을 왕창 먹이고, 떨어지는 몬스터를 다시 전사가 벽으로 차내서 ‘벽 콤보’를 먹이고….

 

겨우 두 명이 모였을 뿐이지만 굉장히 다양한 콤보가 만들어집니다. 쾌감이 장난이 아니에요. 처음 플레이해서 아무래도 실력이 떨어지지만, 익숙한 플레이어라면 무한콤보도 가능하겠더군요.

 

공중에 떠 있는 적에게 화살로 공중콤보를 날리기 직전의 모습. 

 

 

▲ 기본기에 충실한 게임 <드래곤 네스트>

 

<드래곤 네스트>는 개발 초기입니다. 지금은 개발팀이 8명으로 늘어났지만, 지난 4개월 동안 겨우 4명이 지금의 버전을 만들어냈습니다. 그래서 아직은 구현된 컨텐츠가 적습니다. 시연해볼 수 있는 것은 여기까지였죠.

 

하지만 전투를 위주로 하는 액션 RPG에서 기본 액션이 이만큼 훌륭하게 구현됐다는 것은 매우 고무적이었습니다. 기본적인 공방의 느낌이 살아있고, 인공지능을 활용해 플레이어의 시점 뒤로 돌아와 공격해오는 몬스터들, 오크의 방패가 깨지는 모습, 공중콤보의 쾌감 등 벌써부터 액션 게임의 맛을 제대로 살려내고 있었습니다.

 

많은 것을 볼 수는 없었던 시연버전이었지만 벌써부터 <드래곤 네스트>에 큰 기대를 갖게 됐습니다. 내년 2월로 잡혀있는 1차 클로즈 베타테스트가 기다려지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