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려한 액션과 콤보를 이용한 전투를 무기로 삼고, 귀여운 캐릭터들과 횡스크롤 시스템을 방패로 삼은 <오즈 크로니클>(이하 오즈)의 첫 클로즈 베타가 9월 5일부터 실시되었다.
테스트 기간인 5일 동안 플레이 해 본 <오즈>는 클베답지 않은 완성도와 화려한 액션과 전투 방식을 통해 몰입도와 재미를 전해주었다. 캐릭터와 쌍방향 감정표현 동작들도 풍부해 폭 넓은 연령층의 확보에 주력했다는 인상도 주었다.
하지만 부가 시스템을 제외한 전투 방식은 기존의 횡스크롤 RPG인 <던전앤파이터>와 <메이플 스토리>가 합쳐진 느낌이 강하게 묻어났다. 독창성이라는 부분에서는 조금 아쉬운 게임. 왜 그렇게 느껴졌는지 하나하나 설명해 보겠다. /디스이즈게임 필진 youm
※ 디스이즈게임 필진에 새롭게 합류한 youm 님은 온라인게임을 즐겨하는 여대생입니다. 앞으로 여성 게이머의 시각으로 다양한 체험기와 리뷰를 작성할 예정이니 많은 성원 부탁드립니다. /편집부
■ 꼼꼼한 손길이 느껴지는 그래픽과 사운드
<오즈>는 횡스크롤로 움직이는 캐릭터에 원근감이 들어간 3D 배경을 사용하고 있다. 신나게 콤보를 터트릴 수 있는 액션과 광역 공격에 유리한 횡스크롤 방식은 매우 적절한 선택이었다. 그러면서도 3D가 가져다주는 부드러운 동작과 멋스러운 그래픽도 포함하고 있다.
기본은 횡스크롤이지만 3D 배경의 특성을 살린 이동도 가능하다.
캐릭터의 착용 아이템에 따라 외모가 천차만별로 달라지며, 섬세한 표정 변화는 물론이고 캐릭터의 움직임이 꼭 애니메이션를 보는 것처럼 부드러웠다. 캐릭터나 직업에 따라 시작 지점과 사운드, 배경, 퀘스트 등이 모두 달라지는 점에서 정말 신경을 써서 만들었다는 생각을 들게 만들었다.
캐릭터의 모습과 배경에 있어서 <오즈>는 정말 귀여운 게임의 최종진화형(?)이라는 생각이 들 정도로 깜찍하고 아기자기하게 만들어 놓았다. 특히 이런 외모는 뒤에서 설명한 ‘소셜 액션’과 결합되면서 상승 효과를 발휘해 캐릭터의 볼이라도 꼬집어주고 싶은 충동을 느끼게 된다.
■ 누구나 쉽게 적응할 수 있다. 튜토리얼 모드
<오즈>의 전투 방식은 매우 다양하지만, 친절한 튜토리얼 모드로 누구나 간단하게 전투 방식과 게임 시스템을 파악할 수 있게 되어 있다.
특히 콤보 시스템은 처음 하는 유저라면 쉽게 적응하기 힘들 수도 있지만, 튜토리얼 모드에서 충분히 구조를 파악하도록 유도하고 게임 곳곳에 도구 도움말(툴 팁)을 자세하게 배치해서 적응을 도와준다.
<오즈>의 튜토리얼 모드. 굉장히 친절하게 구성되어 있다.
■ 쉽고 간단하지만 신선도가 아쉬운 시스템
<오즈>의 시스템은 기존의 게임들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빠르게 적응할 수 있다는 점은 강점이라고 볼 수 있지만, 그 신선도가 조금 떨어진다는 점에서 안타깝다.
스킬 시스템은 <디아블로2>를 연상하면 이해하기 편할 것이다. 레벨이 올라갈 때마다 받는 스킬 포인트로 원하는 스킬을 배우거나, 이미 배운 스킬을 강화시키는 방식이다.
스킬은 D랭크부터 시작해서 C, CC, CCC, B… S 랭크까지 있다. 제한 없이 스킬의 랭크를 계속 올릴 수 있으며, 어떤 스킬은 일정 랭크 이상의 선행 스킬을 필요로 하는 경우도 있었다.
캐릭터 상태 창. 캐시 장비가 있는 것으로 보아 부분유료화가 예상된다.
<오즈>의 각 캐릭터에는 공통 계열과 특정 계열이 존재한다. 특정 계열의 경우에 마법사는 화염, 전격 등이 있고, 총잡이는 권총, 장총 등이 있는 식이다.
계열별로 스타일 선택에 어울리는 스킬들이 포진해 있어서 취향에 맞게 캐릭터를 육성할 수 있고, 직업마다 따로 존재하는 공통 계열 스킬은 빠르게 이동하기나 반격 등 계열에 상관 없이 전투에 도움을 주는 것들이 많다.
화염계열 마법의 경우 매우 강력한 광역 대미지를 자랑한다.
아이템 시스템은 강화와 합성, 마기 세 가지 방식이 있다. 강화의 경우 주로 상점이나 몬스터를 사냥하면서 얻은 강화 주문서를 이용해 능력치를 올리는 시스템이다. 아이템마다 강화 횟수에는 제약이 있으며, 강화가 성공할 때마다 다음 강화 확률은 떨어지게 된다. 다만, 강화에 실패할 경우 아이템은 파괴되지 않고, 대신 강화 횟수만 줄어든다.
필자는 성공률이 70%만 되어도 실패하는 강력한 운(?)을 갖고 있다. ㅜ_ㅡ
합성 시스템은 비슷한 아이템 두 개를 합성해서 상위 단계의 아이템을 획득하도록 하는 시스템이다. 합성에도 확률이 존재하며, 실패했을 경우 아이템은 파괴된다.
끝으로 빼먹을 수 없는 것이 마기 시스템인데, '고급' 이상의 무기 아이템을 파괴하고 그것의 마기를 다른 무기 아이템에 충전하는 방법이다. 마기에는 사용 횟수에 제한이 따르고, 마기를 사용했을 경우 이펙트와 함께 공격력이 크게 상승하게 된다.
■ 소셜 시스템과 콤보 시스템
<오즈>의 특징 중 하나인 소셜 시스템음 무척이나 귀엽다. 다른 게임에서 나오는 감정표현 기능을 극대화시킨 느낌이랄까? 귀여운 캐릭터들과 정말 잘 어울리는 시스템이다.
다른 유저에게 감정표현이나 뽀뽀, 악수 같은 쌍방향 행동을 하게 되면 그 즉시 거기에 맞는 모션이 나오고 상대방이 신청한 뽀뽀나 악수 액션을 거절하거나 수락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뽀뽀나 악수 같은 수락과 거부가 가능한 행동들은 서로 마음이 맞아 성사되었을 경우 양측 유저에게 버프가 걸리게 되는데, 적중률 1% 증가나 치명타 1% 증가 같은 도움이 되는 것들이어서 유저들의 자발적인 참여를 유도했다.
다른 유저가 필자에게 뽀뽀를 신청한 장면. 우측 상단에 보이는 것은 악수 버프다.
또 하나 재미있는 기능으로 ‘업기’가 있는데, 플레이어가 죽었을 경우 업기를 사용해서 다른 플레이어가 부활 지역까지 데려다 주는 것이 가능하고, 업기를 통해 저레벨 유저도 고레벨 지역을 구경할 수 있다.
업힌 플레이어는 일단 컨트롤을 할 수가 없게 되고 채팅이나 구경만 가능하며, 업고 있는 플레이어는 평소처럼 컨트롤에 아무런 제약 없이 플레이가 가능하다.
전투 시스템의 경우 <메이플 스토리>의 필드 전투와 <던전앤파이터>의 던전 전투방식을 적절하게 섞어 놓은 느낌이다. 기본적인 전투는 필드에서 이루어지며, 던전의 경우는 퀘스트나 파티원들을 모아서 갈 수 있도록 해놓았다.
■ 받아라~ 나의 필살기를!
일단 전투는 지루하지 않았으며, 콤보 시스템의 필수 요소인 타격감 또한 제대로 구현해 냈다는 생각이다. 다양한 스킬들을 이용해 나만의 콤보를 만들거나, 한 방이 강력한 공격을 이용해 전투를 빠르게 끝내는 것도 가능하게 만들 수도 있어 전투의 다양성도 놓치지 않았다. 한편으로는 기존 게임들의 장점을 극대화 시켰다는 생각도 들었다.
전투는 <오즈>에서 강점으로 내세운 콤보 방식을 이용하는데 <던전앤파이터>는 콤보를 성공시켜도 던전 클리어 랭크만 높아진다는 단조로움이 있었다.
하지만 <오즈>는 필살기 게이지(일명 TSS)가 높아지다가 다 찼을 경우 이로운 버프가 걸리기도 한다. 조금 더 발전된 형태라고 볼 수 있는데, 저 레벨 필살기의 경우 그 위력이 다른 거대 일반 스킬보다 미약했던 점에서 밸런스는 조절은 필요해 보였다.
TSS 게이지를 모으면 필살기를 쓸 수 있다. (하지만 1단계는 너무 큰 기대를 하지말자)
■ 1차 클베에서 드러난 아쉬움들
첫 클로즈 베타였음을 감안할 때 <오즈>는 수준 높은 완성도를 보여주었다. 하지만 사람이 만든 게임인 만큼 곳곳에서 아수운 점도 눈에 띄였다.
먼저 플레이어가 때리기 전에 목표 몬스터를 선택할 수 없다는 점이 불편했다. 퀘스트를 하다 보면 특정 몬스터를 잡아야 하는 경우가 생기는데, 이때 몬스터의 이름을 알 수가 없었다. 필자의 경우 몬스터 이름을 알기 위해 일일이 한대씩 치고 다녀야 하는 아픔을 겪기도 했다.
또한 퀘스트가 대부분 몬스터를 잡는 방식으로 이루어져 있고, 퀘스트 숫자도 아직은 적었다.
그리고 필드 곳곳에 존재하는 보스형 몬스터의 경우, 퀘스트를 위해 꼭 잡아야 하는 몬스터인 동시에 고급 아이템을 높은 확률로 떨어트리기 때문에 자리경쟁이나 고레벨 유저의 독점 등 여기저기서 분쟁이 빚어지기도 했다.
아이템을 노리는 사람들 때문에 퀘스트도 못하는 상황이 생긴다. ㅠ.ㅠ
게다가 필자의 집에서만 그런지는 몰라도, <오즈>의 배경음악이 무척이나 재미있고 분위기를 잘 살리는데 중간 중간 멈추면 다시 재생되기까지 너무 시간이 오래 걸린다. 이 부분은 최우선적으로 개선해야 할 버그라고 생각한다. 음악이 듣고 싶어요~!
■ 완성도는 높지만 독창성은 아쉽다
밸런스, 버그, 미구현 등등 완성도를 갖추지 못한 신작들이 오픈 베타, 정식 서비스를 시작하는 요즘 <오즈>는 1차 클로즈 베타임에도 불구하고 수준급의 완성도를 보여주었다.
직업간 밸런스 부분에서 조금 아쉽기는 했지만 이어질 테스트를 통해 수정하고, 스킬들의 구현을 빠르게 적용한다면 지금 쏟아진 관심을 계속 이어나갈 수 있을 것이다.
일단 게임 자체가 무척 재미있고, 귀여운 캐릭터들 또한 그 역할과 특징이 살아 있었다. <오즈>만의 메인 시스템이 신선하지 않았다는 점은 여전히 아쉽지만, 목표와 보상만 확실히 준다면 플레이를 이어나가는데 장벽은 없을 것이다.
결국 <오즈>가 단순한 흥행을 넘어서 장르에 이름을 남기는 히트작이 되기 위해서는 <던전앤파이터>나 <메이플 스토리>이 뒤섞여 있다는 시선을 어떻게 떼어내는가 하는 부분이 중요하다. 설령 <오즈>가 지금만으로도 충분히 재미있다고 하더라도 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