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레이딩 카드 게임’(Trading Card Game, 이하 TCG). <매직 더 개더링>이나 <유희왕> 등에 관심이 많은 사람이라면 한번쯤 들어봤을 법한 이 단어는 말 그대로 ‘카드’를 사용해서 즐기는 게임을 말합니다. 원래 오프라인 카드 게임으로 더 잘 알려져 있지만, 요즘은 TCG를 소재로 하는 게임들이 속속 선보이고 있어서 온라인게임 유저들에게도 친숙해지고 있죠.
‘시드시(SeedC) 코리아’에서 서비스하는 <알테일> 역시 TCG를 소재로 만들어진 온라인게임입니다. <버추어파이터> 시리즈의 캐릭터 디자이너 ‘테라다 카츠야’가 작업한 카드 일러스트로도 유명한 이 게임은 현재 오픈 베타테스트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과연 어떤 게임일까요? 게임에 직접 접속해봤습니다. /디스이즈게임 필진 칼리토
■ 클라이언트가 필요 없는 게임 |
<알테일>에 처음 접속했을 때 놀란 점은 바로 클라이언트가 필요 없는 게임이라는 사실이었습니다.
네, <알테일>은 클라이언트를 다운받지 않아도 웹에서 바로 즐길 수 있는 ‘웹 게임’ 입니다. 덕분에 유저들은 클라이언트를 따로 내려받을 필요가 없습니다. 그 만큼 게임을 빠르게 즐길 수 있습니다. 사양에 대해서는 굳이 언급할 필요가 없겠죠.
웹 기반이기 때문에 게임의 ‘외적인 화려함’은 많이 부족합니다. 좋은 컴퓨터를 갖고 있으면서 뭔가 화려한 그래픽을 원하는 게이머들에게 이 점은 아쉬움으로 다가올 것입니다. 하지만 가볍고 빠르게 즐기는 게임을 원하는 유저들에게는 장점으로 다가올 수도 있는 부분이죠.
모든 게임 진행은 웹 안에서 이루어집니다.
뭔가 2% 부족한 그래픽은 웹 기반의 게임이 갖는 공통적인 문제점.
■ 정통 TCG의 규칙에 충실한 게임
그렇다면 <알테일>은 어떤 식으로 게임이 진행될까요? 결론부터 말하자면 <매직 더 개더링>과 같은 정통 TCG 규칙을 그대로 따르고 있습니다.
기본적으로 2명의 플레이어가 1:1 카드배틀을 벌이는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플레이어는 게임 속에서 ‘액서’라는 명칭으로 불리는데, 한 명의 액서가 방을 만들고 다른 한 명이 참가하면 바로 대전이 시작됩니다.
두 명의 액서에게는 처음에 소울 포인트와 라이프 포인트가 주어지는데, 상대방의 라이프 포인트를 먼저 0으로 만드는 쪽이 승리하게 됩니다.
플레이어가 중요하게 생각해야 하는 수치는 소울 포인트와 아바타 상단의 라이프 포인트입니다.
액서는 자신이 갖고 있는 소울 포인트를 사용해서 몬스터 카드를 소환합니다. 하지만 카드소환을 위해 소모되는 ‘영향력’과 같은 포인트는 한정되어 있으며, 카드레벨에 따라 소모되는 양도 다르기 때문에 사전에 전략을 철저하게 세워두는 것이 좋습니다.
아무 생각 없이 이것저것 소환하면 정작 나중에 필요한 카드를 소환할 수 없는 경우도 발생하기 때문이죠. 작전상 실패는 수습이 거의 안됩니다.
카드의 레벨과 특성을 잘 판단하여 소환해야 합니다.
소환된 몬스터는 한 턴에 한 장만 필드에 공개되며, 다음 턴에 ‘위치’를 결정해주면 본격적으로 상대 액서를 공격할 수 있습니다. <알테일>이 다른 TCG와 구별되는 독특한 특징 중에 하나는 바로 이 ‘위치’ 인데요.
<알테일>에는 몬스터를 배치할 수 있는 위치가 총 9곳이 있습니다. 그리고 각각의 몬스터들은 ‘공격 사정거리’ 라는 개념이 정해져 있습니다.
전략 게임을 많이 해본 유저라면 이것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 금방 눈치챘을 것입니다. 네. <알테일>이 추구하는 전투의 핵심 재미 중 하나는 바로 몬스터의 공격 사정거리와 배치에 따라 달라지는 ‘사정거리 공방’입니다.
몬스터의 사거리에 따라 배치할 위치를 정하고, 이를 이용해 전·후방을 공격하거나 전방을 보호하는 등의 전략적인 전술을 이용할 수 있다는 거죠. 단순하게 1:1로 상대 몬스터를 공격하는 게 아니라, 위치의 개념을 둬서 변수를 늘렸다는 점은 평범한 카드배틀도 보다 전략적인 면에서 뛰어나다고 할 수 있습니다.
필드의 거리를 계산하지 않으면 전투가 어려워집니다.
또 다른 특징 중 하나는 바로 ‘소울카드’입니다. <알테일>에서는 처음 카드 덱을 구성할 때 5장의 카드를 따로 빼서 별도의 ‘소울카드’로 지정해야만 합니다.
소울카드는 독특하게도 자신의 몬스터가 죽어서 묘지로 가게 되면 순서대로 효과가 발동되는데요, 파생되는 효과에는 자신에게 피해를 입히는 것부터 시작해서 다양한 것들이 많기 때문에 처음에 덱을 전략적으로 구성하는 것이 무척 중요합니다.
소울 효과를 고려해서 덱을 잘 구성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TCG의 기본적인 재미는 확실. 하지만…
<알테일>에도 몇 가지 아쉬움은 존재하고 있습니다.
특히 온라인 TCG가 가진 태생적인 한계, 즉 ‘마니악함’을 깨지 못했다는 점은 꽤나 아프게 다가옵니다. 테라다 카츠야의 미려한 일러스트들은 그 자체만으로도 유저를 끌어들이는 힘이 있지만, 정작 게임 플레이 자체는 (거의 모든 TCG가 다 그렇지만) 어렵고 마니악해서 초보자 입장에서는 오래 버티기가 힘듭니다.
그나마 <알테일>은 튜토리얼을 제공해서 유저들의 적응을 돕고 있지만, 단순한 설명형식의 튜토리얼 하나만으로는 게임에 완벽하게 적응할 수 없습니다. 결국 유저들은 대전을 통해 몇 번 ‘깨져가면서’ 견뎌야만 게임에 적응할 수 있습니다. 향후 이 부분은 보완될 필요가 있습니다.
튜토리얼이 있었지만 기본적인 이해를 돕는 데는 약간 부족했습니다.
결론적으로 <알테일>은 기본적인 TCG의 규칙과 재미에 충실하며, 여기에 ‘거리’의 개념을 두어 보다 전략적인 전투를 구현한, '잘 만든' 온라인 TCG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그렇다보니 TCG의 한계까지 그대로 계승하고 있으며, 외형적으로 보이는 부분이 카드 일러스트를 빼면 특별한 것이 없어서 신규 유저들에게 어필하기 힘들다는 점도 아쉽습니다.
향후 이런 문제들을 잘 해결해나가고, 부족한 부분은 보완해서 보다 많은 유저들에게 TCG의 참 재미를 선사해주기를 기대해보겠습니다.
개인적으로 아쉬웠던 것 중 하나는 유저들의 수가 굉장히 적었다는 사실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