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우스 온라인>이 최근 1차 클로즈 베타테스트(CBT)를 무사히 마쳤습니다. CJIG에서 개발한 이 게임은 지난 7월 디스이즈게임을 통해 <아니마 온라인>이라는 이름으로 첫 선을 보여, 좋은 반응을 얻은 바 있습니다. 철저한 준비 끝에 선보인 <프리우스 온라인>, 어땠을까요? 직접 체험해 봤습니다. /디스이즈게임 현남일 기자
그래픽 하나는 정말 ‘명품’
처음 접속했을 때 가장 먼저 눈에 들어온 것은 역시 그래픽이었습니다. 동영상과 스크린샷을 통해 공개되었던 퀄리티 그대로, 1차 CBT에서 뛰어난 그래픽을 선보이고 있었습니다.
일명 ‘뽀샤시 효과’(glowlight Effect)를 많이 사용한, 화려하고 몽환적인 그래픽은 ‘대작’ 타이틀을 달고 나오는 웬만한 MMORPG에 뒤지지 않는, 바라보는 관점에 따라서는 오히려 훨씬 뛰어난 모습이었습니다. 캐릭터와 몬스터의 움직임 역시 부드러웠고, 딱히 크게 문제가 될 만한 부분을 발견할 수 없었습니다.
화려한 그래픽 하나는 정말 일품!
다만, 문제는 역시나 PC 사양이었습니다. 펜티엄4에 지포스 6000대, 한 때는 <리니지II>도 풀옵션으로 돌렸던 PC에서 <프리우스>는 ‘최소’ 옵션으로도 끊기는 모습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리고 <C&C3>를 와이드 해상도에 풀 옵션으로 돌리는 ‘최상급 PC’에서 조차, 와이드 해상도(1680x1050)에 풀 옵션으로 다소 깨지고 끊기는 현상이 보였습니다. 오픈 베타까지 전반적인 그래픽 최적화 작업은 계속 진행되어야 할 것으로 보였습니다.
캐릭터의 선택화면. 각 종족과 성별 별로 직업이 고정되어 있습니다.
‘흄’ 여자 캐릭터는 무조건 총을 사용하는 ‘사수’ 클래스로 고정되어 있는 식입니다.
감성 RPG의 키워드 ‘아니마’
<프리우스 온라인>은 ‘감성 판타지 RPG’를 슬로건으로 내걸고 있을 정도로 ‘감성’이라는 부분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대체 어떤 부분에서 감성을 표현하고 있을까요? 그 해답은 바로 ‘아니마’(Anima)에서 찾을 수 있습니다.
아니마란 게이머가 레벨 10이 되었을 때 특정 퀘스트를 클리어 하면 동료가 되어주는 보조 캐릭터를 말합니다. 펫이라는 개념으로 볼 수도 있지만, 그보다는 동반자의 개념이 강합니다. 시스템적으로도 게임이 진행될수록 아니마가 보조 캐릭터 이상의 의미를 갖도록 되어 있습니다.
처음에 캐릭터를 생성할 때, 자신의 아니마의 속성을 결정할 수 있습니다.
캐릭터 옆의 작은 친구가 바로 아니마입니다.
아니마가 감정을 표출하면 게이머들은 ‘호응하기’와 ‘달래기’ 두 가지 행동 중 하나를 고를 수 있습니다. 만약 여기서 제대로 행동을 취하면 아니마와 캐릭터 사이의 친밀도가 상승하게 되는데요. 가령 아니마가 화를 낼 때 ‘달래기’ 행동을 하면 친밀도가 올라간다는 식입니다.
이런 식으로 친밀도가 상승하면, 아니마는 가만히 놔둬도 사냥을 할 때 게이머들을 도와준다는 식으로 그 존재감을 서서히 드러내게 됩니다.
아니마가 감정을 드러내면 화면 하단의 응답 버튼으로 이에 응답해줘야만 합니다.
이는 ‘감성 RPG’를 말이 아닌 실제로 보여줄 수 있다는 점에서 기대가 되는 시스템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단, ‘제대로 구현됐을 때’의 이야기라는 것이 문제라면 문제랄까요?
아쉽게도 이번 1차 CBT에서 만난 아니마는 아무리 친밀도를 올려도 게이머에게 거의 도움이 되지 않았습니다. 그저 졸졸 따라다니기만 하고, 어떨 때는 귀찮게 굴기도 합니다. (제가 너무 감성이 메말랐을까요? -_-;;)
아무래도 2차 CBT가 되어야 아니마가 좀더 다양한 모습을 보여주지 않을까 생각됩니다. 1차 CBT의 아니마는 귀여운 인형같은 존재, 옷을 갈아입힐 수 있는 귀여운 딸(?)같은 존재에 그치고 있었습니다.
아니마가 얼마나 존재감을 갖는가에 따라, 그리고 게이머들이 오랫동안 함께 하고 싶다는 감정이입을 할 수 있는가에 따라 <프리우스>의 최종 평가는 달라질 것입니다. 아무리 사랑스럽고 깜찍해도 속만 태우게 만드는 애물단지가 된다면 소용이 없을테니까요.
1차 CBT에서는 "아니마를 얻었다!"라는 성취감과 함께 다니는 정도에 만족해야 했습니다.
참고로 게이머들은 아니마의 시점에서 주변을 돌아다닐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이를 통해 특별하게 얻는 이득은 없습니다.
익숙한 플레이, ‘아직은 단조로운 컨텐츠’
<프리우스 온라인>은 ‘퀘스트 진행 → 사냥 → 레벨업’의 반복이라는 전형적인 MMORPG의 틀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 플레이 방식을 선보이고 있습니다. 덕분에 누구나 손쉽게 익숙해질 수 있었습니다.
전투 시스템도 마우스 클릭과 키보드의 단축키들을 이용하는 일반적인 MMORPG의 규칙에서 크게 벗어나고 있지 않았습니다.
조작방식과 게임의 전개는 매우 익숙한 방식으로 진행됩니다. 거대병기 가이거즈가 등장하면 어떨지 궁금하네요.
1차 CBT에서는 마을과 사냥터 사이의 거리가 너무 멀어서 이동하다 지친다는 지적이 있었습니다.
그래도 레벨 10까지 진행되는 퀘스트들을 살펴보면 게임의 스토리를 비교적 흥미 있게 풀어나가고 있었습니다. 즉, 단순한 심부름이나 의미 없는 반복형 퀘스트는 많지 않았다는 뜻입니다.
1차 CBT에서는 일부러 컨텐츠를 제한적으로 선보였다는 느낌이 강했습니다. 게이머가 ‘아니마’를 얻는 레벨 10까지만 제공되었으니까요. 그 이상은 단순한 사냥이나 던전을 향한 도전 정도였는데요, 레벨 10 이후는 상당히 뻑뻑하게 느껴질 정도로 '무엇인가' 빠진 상태였습니다.
때문에 아니마의 진면목을 볼 수도, 가이거즈를 체험할 수도 없었습니다. <프리우스>의 핵심이 될 두 시스템에 대한 느낌과 첫 평가는 다음 2차 CBT로 미뤄야 할 것 같네요.
아니마와 함께 게임의 또 다른 중요한 축이라고 할 수 있는 ‘가이거즈’ 또한 운영자가 이벤트를 통해 선보인 것이 전부였습니다.
명품 RPG의 가능성은 보였다
<프리우스 온라인>은 이번이 첫 CBT였고 테스트의 목적이 ‘서버의 안정성 테스트’라는 사실을 분명히 밝혔습니다. 그런 만큼 이번 CBT는 결과적으로 부제목에 ‘서버다운과 버그의 아름다운 하모니’라고 붙여도 어색하지 않을 정도로 굉장히 많은 문제점들을 보여주었습니다.
특히 테스트 마지막 날 같은 경우에는 거의 20분에 한번씩 서버다운 현상이 일어나고, 진행중인 퀘스트가 모두 리셋 되는 버그가 발생해 테스터들로부터 “퀘스트 진행할 생각 말고, 아무 생각 없이 그냥 사냥 노가다나 하는 게 낫겠다” 라는 소리를 들어야만 했습니다.
아니마 퀘스트나 게임 오프닝에서는 동영상 이벤트가 나옵니다.
결론적으로 <프리우스>의 이번 1차 CBT는 단순한 ‘맛보기’에 불과했습니다. 컨텐츠도 적었고, 시스템 또한 구현되지 않은 요소들이 굉장히 많았죠. 최적화(요구 PC사양)이나 서버상태 또한 정상이라고 말하기 힘들었습니다. 특히 안정성 확보는 중요한 숙제로 보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대작 RPG’로서의 가능성은 충분히 보여줬다고 평가할 수 있습니다.
제대로 구현된다면 ‘감성 RPG’의 가능성을 충분히 보여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는 아니마. 그리고 화려한 그래픽과 기타 ‘가이거즈’ 같은 흥미로운 시스템들은 앞으로의 <프리우스 온라인>을 충분히 기대하게 할만한 요소라고 할 수 있습니다.
부디 다음 테스트 때는 한결 나아진 모습으로 만나볼 수 있기를 기대해보겠습니다.
매일 매일 한 가지 테마를 정해놓고 진행하는 CBT 이벤트도 즐기기에는 재미있었습니다. 서버다운만 없었다면…의 단서가 붙지만 말이죠. (-_-;)