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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리뷰

워3의 그래픽+스타의 속도감=스타2

스타크래프트2 저그 발표회 특별 체험기

공명 2008-03-10 18:57:48

3월10일은 세계 최초로 한국에서 <스타크래프트2>(이하 <스타2>) 저그 발표회가 있는 날이었습니다. 한때 길드까지 만들어 운영했을 정도로 <스타크래프트>(이하 스타)에 관심이 많았기에 아침부터 무척이나 설레었습니다.

 

어떤 새로운 유닛들이 추가 되었는지, 그래픽 수준은 어느 정도인지, 게임 진행은 빠른지 등 알고 싶은 것이 너무나 많았습니다. 그리고 다행히 한 시간의 게임 플레이를 통해 어느 정도 의문점은 해결이 된 상태입니다.

 

그럼 이제부터 <스타2>를 플레이하고 난 후 느낀 점들을 언급해볼까 합니다. 새로운 유닛 정보를 알려드리는 것이 아닌, 한 명의 게이머로서 <스타2>를 얘기해 보겠습니다. 이 글을 통해 많은 분들이 간접적으로나마 <스타2>를 느껴볼 수 있기를 바랍니다. /디스이즈게임 이상학 인턴기자


 

☞ 2D같은 3D 그래픽

 

사실 이전에 공개된 <스타2>의 스크린샷을 보면서 걱정이 앞섰습니다. 1인칭슈팅(FPS) 게임에 울렁증이 있는 저인지라 <스타2>도 그런 현상이 일어나지 않을까 하는 우려를 한 것이죠. 그리고 많은 분들 또한, 지나친 3D는 이스포츠의 활성화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말했습니다. 시청자들이 보기에 '어지럽고 복잡'하기 때문이죠.

 

그러나 직접 플레이 하고 난 후 느낌은 전혀 그렇지 않다 입니다. 개인적으로 한때 <워크래프트3>(이하 워3)를 오랫동안 플레이 했기에 화면이 전혀 낯설지 않았습니다. 한마디로 2D같은 3D였습니다. <3>를 보며 울렁증을 느낀 분은 없기 때문이죠.

 

<스타2>도 마찬가지 입니다. 오히려 '이게 3D?'라고 느낄 정도였습니다. 입체감은 분명 있지만 두드러지지는 않았습니다. 화면 확대(줌인, 정해진 시점)를 하지 않는 이상, 빠른 진행 속도 탓에 그래픽적으로 부담감을 느끼지는 못했습니다. 전작과 크게 다르지 않은 그래픽 덕분에 적응이 힘들지 않았습니다. 비록 신선도는 떨어지겠지만 말이죠.

 

그러나 사소한 부분에선 '역시 3D'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유닛의 모습을 확대해보면 '멋있거나 징그럽거나' 둘 중 하나를 확실히 느낄 수 있었습니다. 럴커가 마린 다수를 공격하여 학살(?)할 때는 마린의 몸이 사방팔방으로 찢겨나가는 모습을 보며 전율(?)을 느끼기도 하였습니다. 조금 더 사실적인 그래픽 탓에 게임에 더욱 집중할 수 있어 좋았습니다.

 

럴커의 모습. 3D로 구현됐지만 2D의 느낌도 있다.

 

이처럼 부담스럽지는 않지만 게임에 집중하게 만드는 그래픽. 2D같은 3D가 바로 <스타2>의 그래픽이었습니다.

 

 

☞ 전작과 비교해 전혀 떨어지지 않는 속도감

 

혹자는 이렇게 얘기합니다. <스타2>는 전작에 비해 게임의 속도감이 떨어지지 않겠느냐고 말이죠. 저의 대답은, 단연코 No입니다. 이는 저 뿐만 아니라 현장에 계셨던 많은 분들이 가졌던 생각이기도 합니다.(주위에서 말씀하시는 것들을 본의 아니게 듣게 되었죠. ^^;)

 

여전히 저글링 러쉬는 무서웠고 빨랐습니다. 뮤탈은 적 일꾼 테러에 적합했고 가디언은 여전히 느렸습니다. 마린과 저글링이 맞붙었을 때, 마린의 코앞에 오기전에 저글링이 전멸당하는 것은 전작과 같았습니다. 오히려 건물을 짓는 속도는 더 빨라진 듯한 느낌이었습니다. 3D라서 그런지 유닛들이 뛰어가고 싸우는 모습은 더욱 빠르게 느껴졌습니다.

 

 저그Vs테란. 여전히 저글링 무리는 무섭다.

 

속도감이 게임의 흥행에 얼마나 영향을 끼치는지는 잘 모르겠습니다. 그러나 <3>와 비교해 봤을 때, 느리고 섬세한 게임보다는 빠르고 화끈한 게임을 사람들이 더 선호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습니다. 그런 면에서 <스타2>는 걱정할 필요가 없을 것 같습니다. 게임을 플레이 하거나 관람하며, 적어도 '지루하다'는 느낌은 들지 않았으니까요.

 

 

☞ 안심 반, 걱정 반의 종족 밸런스

 

많은 이들이 걱정하던 부분 중 하나가 종족 밸런스입니다. 기존 유닛을 삭제하고 신규 유닛을 추가하며, 어떻게 밸런스를 맞추느냐가 사람들의 관심거리였죠. 비록 모든 유닛을 조정해 본 것은 아니지만, 특별히 밸런스를 해칠만한 유닛은 없었다는 것이 저의 의견입니다.

 

여전히 디텍팅이 안 된 럴커에 의해 수많은 마린과 탱크가 속절없이 죽음을 당합니다. 역으로 마린과 탱크 조합에 저그 유닛들이 학살당하기도 합니다. 새로운 유닛을 뽑아봤지만, 그 유닛 때문에 게임의 승패가 갈리진 않았습니다. 제가 컨트롤을 잘 못해서 그런 것일지도 모르지만 말이죠. ^^;

 

하나 걱정되는 유닛이 있기도 했습니다. 바로 프로토스의 모선(MotherShip)이 그것이죠. 이미 영상을 통해서도 공개되었지만, 그 유닛의 파괴력은 어마어마했습니다. 모선을 뽑기까지 걸리는 시간도 그리 길지 않았습니다. 캐리어 두어 대 뽑는 시간과 비슷했으니까요.

 

 프로토스의 최강 유닛 모선. 그 존재만으로도 매우 든든하다.

 

이미 게임의 승기를 어느 정도 잡고 있을 때 모선을 뽑아 봤습니다. 과연 어떤 유닛인지 제가 직접 써보고 싶었기 때문이죠. 생각보다 맷집은 강하지 않았습니다. 승기를 잡고 밀어붙이고 있었음에도, 10여초 만에 부서지는 것을 목격했기 때문이죠.

 

그러나 공격력은 대단했습니다. 블랙홀로 지상 유닛을 빨아들일 때는 키보드에서 손을 놓고 멍하니 바라만 보고 있었으니까요. 이 유닛이 앞으로 어떻게 바뀔 지 귀추가 주목됩니다. 생성시간도 길지 않은 유닛이 공격력까지 강하다면 분명 밸런스에 문제가 생길 것 이라 생각되기 때문이죠. 타종족에 이에 대항할 유닛이 생기지 않는다면, 분명 골칫거리가 될 거라고 생각합니다.

 

 

☞ 더욱 저그답게 변모한 저그

 

이번에는 오늘 공개된 저그에 대해 얘기를 해볼까 합니다. 한마디로 저그는 한결 저그스럽게 변모했습니다. 많은 유닛들이 독 종류의 공격을 사용하며, 땅속으로 침투를 합니다. 특히 거대한 덩치의 울트라리스크가 땅속으로 숨을 수 있다는 사실에는 경악을 금치 못했습니다. 이는 마치 <WoW>에서 타우렌 도적이 생겨 큰 덩치로 은신을 하는 것과 같은 충격이라고 할까요?

 

숨어 있던 울트라리스크에 의해 학살당하는 마린들.

 

어쨌든 저그는 그 외형이나 내형적인 모습에서 훨씬 저그다워 졌습니다. 전작보다 더욱 징그러워 졌고, 더욱 간사(?)해 졌습니다. 그리고 공격도 더러워(?)졌습니다. 상대 유닛을 오염시키고, 땅을 파서 상대 진영으로 침투합니다. 저그를 플레이 하는 유저들은 더욱 자신의 플레이 색깔을 확고히 할 수 있습니다. 반대로 저그를 혐오하고 싫어하는 이들도 많이 생겨날 거라 생각합니다. 가디언만 보더라도 애벌레 한 마리가 하늘에서 꾸물꾸물 기어 다니는 것 같은 느낌을 받았으니까요.

 

 저그의 새로운 자폭형 유닛 베인링. 솔직히 그리 이쁘지는 않다.

 

잠시 다른 종족을 플레이한 느낌을 말씀 드리겠습니다. 프로토스는 한 마디로 '공상과학'같은 모습이었습니다. 건물을 소환하는 모습이나 유닛들의 모습에서 '과학적이고 첨단화 된' 느낌을 지울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모선이라는 유닛 때문에, 더욱 강력해 졌다고 볼 수 있습니다. 많은 이들이 프로토스라는 종족을 사랑하고 선택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을 잠시 해봅니다.

 

저그Vs프로토스. 프로토스의 유닛들은 '세련미'를 풍긴다.

 

테란을 플레이 해본 소감은 '잘 모르겠다'입니다. 전작과 비교해 크게 다른 점을 못 느꼈습니다. 여전히 마린은 벙커 속에 있어야 더욱 용감해 졌고, 시즈탱크는 시즈 모드를 하기 전에 저글링에게 공격을 받아 파괴되었습니다. 사실 테란으로는 한 게임밖에 해보지 못해 뭐라고 말씀 드리기가 힘들 것 같습니다. 그러나 하나 확실한 건, 여전히 조합을 갖추고 싸움을 벌일 때 가장 강한 종족은 테란이라는 것입니다. 

 

  

☞ <스타2>=<3>의 그래픽+<스타>의 속도감

 

오늘 <스타2>를 플레이하고 난 후의 저의 소감은 이렇습니다. "<스타2><3>의 그래픽에 <스타>의 속도감을 합친 게임이다!"라고 말이죠. 부담 없는 그래픽과 지루하지 않은 게임 진행. <스타2>는 이 두 개가 적절히 조합되었다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이러한 부분들이 게임의 성공과 곧바로 연결된다고는 생각지 않습니다. 오늘 공개된 정보도 언제든지 바뀔 수 있는 것이고, 저도 이제 겨우 체험판만 플레이 해본 것이기 때문이죠. 앞으로 얼마든지 예상치 못한 변수가 작용할 수 있기에, 게임의 성공을 판단하기에는 아직 이른 것 같습니다.

 

오늘 하루는 개인적으로 행복하고 즐거웠습니다. 평소 가지고 있던 의문점들을 많은 부분 해결할 수 있었고, 또 이렇게 TIG를 찾아주시는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이 느낌을 전달해 드릴 수 있었기 때문이죠. 어떻게, 제 글을 보시면서 <스타2>에 대한 그림이 조금이나마 그려졌나 모르겠습니다. 스크린샷이나 영상만으로는 채울 수 없었던 '느낌'들을 조금이나마 같이 공유했었기를 진심으로 바랍니다.

 

오늘 인터뷰에서 프랭크 피어스 부사장과 밥 콜레이코 홍보 담당부장은 "차후에 일반인을 상대로 한 시연 행사를 열 계획이 있다"고 하였습니다. 그들 말대로 하루빨리 많은 이들이 <스타2>를 직접 체험할 수 있는 날이 오길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스타2>를 기대하고 기다리시는 분들에게, "충분히 기대할 만한 가치가 있는 게임이다"라는 말을 남기며 이만 체험기를 마치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