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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리뷰

가볍게 읽히는 테트리스 개발·유통 비화, '테트리스 이펙트' 서평

한빛미디어의 '테트리스 이펙트' 서평

에 유통된 기사입니다.
김승현(다미롱) 2018-01-29 18:21:21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게임. 가장 많은 플랫폼에 이식된 게임. 모두 <테트리스>를 일컫는 말이다. 그렇다면 <테트리스>를 개발한 개발자는 어떤 사람이었고, 얼마나 많은 돈을 벌었을까?

 

<테트리스>의 탄생 비화와 역사를 그리는 책이 지난 11일 발간됐다. 댄 애커먼이 썼고 국내에선 한빛미디어가 발간한 <테트리스 이펙트>가 그 주인공이다. <테트리스 이펙트>는 컴퓨터에 카세트 테이프를 꽂아 넣던 1980년대부터 세계화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1900년대까지, 컴퓨터 기술이 격변하던 시기 <테트리스>를 둘러싸고 일어난 일들을 그린 '팩션'이다.

 


 

 

# 공산주의의 중심에서 태어나, 자본주의 시장에서 대박 터트린 테트리스

 

많은 사람들의 생각과 달리, <테트리스>의 원작자가 성공의 대가를 손에 얻을 수 있었던 것은 게임이 흥행한 지 십여년이 지난 후였다. 

 

<테트리스>는 구소련의 프로그래머 '알렉세이 파지트노프'의 손에 의해 탄생됐다. 소련은 공산주의 국가였고 알렉세이는 과학 아카데미라는 국가 기관에서 일하고 있었다. 그는 자신이 만든 작품의 권리 대부분을 소련무역협회 같은 국가 기관에 내줘야 했다.

 

알렉세이가 <테트리스>에 대한 자신의 몫을 찾게된 '계기'는 소련 말기, <테트리스>가 전세계적으로 인기를 얻어 자본주의 사회에서 게임의 '저작권'이 이슈가 되면서부터였다. (정확히 말하면 이건 단초였고, 이 때 인연으로 수년 후 자기 몫을 찾게 된다) 공산주의 사회에서 저작권을 거의 행사하지 못하던 이에게, 자본주의 사회의 저작권 이슈가 기회를 준 셈이다. 

 

아, 오해할까봐 덧붙이지만, 여기서 자본주의 사회의 저작권 이슈는 긍정적인 건이 아니었다. 사건에 얽힌 업체 중 태반이 저작권 개념이 약한 소련에서 헐값에 권리를 사, 이후 대가도 잘 치루지 않은 채 권한을 남발해 생긴 이슈니까.

 


 

 

# 테트리스 등 세계 게임 업계의 격변기를 가볍게 풀어내다

 

책 <테트리스 이펙트>는 <테트리스>를 둘러싼 이런 일련의 흐름을 소설과 같은 문체로 어렵지 않게 풀어낸다. 사건의 흐름을 원작자인 알렉세이, 훗날 알렉세이가 자신의 권리를 되찾도록 도와준 헨크 로저스 등의 인물에 중심을 둬 소설처럼 꾸며낸 것.

예를 들어 <테트리스 이펙트>의 도입부는 헨크 로저스가 냉전이 끝나지 않은 시기, <테트스리>의 휴대용 게임기용 2차 저작권을 얻기 위해 모스크바에 와 두려움에 떨며 소련무역협회를 찾는 과정을 추리 소설처럼 그려낸다. 

책은 이외에도 게임을 불과 5년 일찍 만든 탓에 게임의 권리를 국가에 양보해야 했던 알렉세이의 이야기, 공산 진영과 자본 진영 간의 관계 때문에 초기 <테트리스> 버전의 한 그래픽이 바뀐 사건 등 당시 <테트리스>를 둘러싸고 일어난 일들을 소설처럼 보여준다.

<테트리스 이펙트>는 여기에 추가로 천공카드를 컴퓨터에 넣어 프로그래밍을 하던 1960년대부터 RPG라는 장르 자체가 희소했던 컴퓨터 게임 시장 초창기, 게임보이 등 휴대용 게임기가 본격적으로 등장하기 시작한 1980~90년대의 풍경을 실감나게 그려낸다. 

중간중간 짧막하게 나오는 <테트리스>에 대한 잘 알려지지 않은 깜짝 정보들도 인상적인 부분이다. <테트리스>가 우주에서 최초로 플레이 된 비디오 게임이라는 절로 고개가 끄덕여지는 비화부터, 초창기 <테트리스>에는 상사가 오면 게임을 숨길 수 있는 버튼이 있었다거나 <테트리스> 2차 창작 중 '테트리스의 50가지 그림자'(…)라는 성인물이 있다는 믿지 못할 사실까지.

아쉬운 점이 있다면 실화를 바탕으로 했기 때문인지 이야기의 흐름이나 인물 간의 비중 배분이 매끄럽지 않은 것 정도다.

<테트리스>, 혹은 극초창기 세계 게임계의 흐름을 쉽게 알고 싶은 사람들에게 권한다.​

 

 

이 책이 잘 맞는 사람:

<테트리스>의 탄생과 역사가 궁금한 사람

극초창기 전세계 게임 시장의 흐름을 알고 싶은 사람

IT 역사를 소설과 같이 가벼운 글로 알고 싶은 사람


이 책이 잘 맞지 않을 사람:

정보의 진입 장벽보다, 정보의 양과 질에 더 가치를 두는 사람

이야기 자체의 완성도를 중요하게 여기는 사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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