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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리뷰

전쟁에서 이기는 법? 아이온 RvR 이야기

안정빈(한낮) 2008-04-27 00:54:45

테스트 종료를 하루 앞둔 토요일 오후. 아이온 내에서는 각 종족별 싸움이 한창 진행됐습니다. 새벽이 가까워진 지금은 다소 소강상태이지만 아침이 지나면 마지막 날을 기념하는(?) 대규모 전쟁이 곳곳에서 벌어지겠지요.

 

하지만 대부분의 유저들이 대규모 전쟁을 단순한 머릿수 싸움으로만 알고 계시더군요. 그래서 지금부터 아이온에서 벌어진 작지만 무시할 수 없는 한 사건에 대해 전해드리는 시간을 가질까 합니다. 약 두 시간 여의 시간 동안 레이드에서 영토침략, 전쟁으로 진행된 이 짧은 사건은 아이온의 전쟁이 어떤 이유로 벌어지는가아이온의 대규모 전쟁에서 중요한 것들’, 그리고 앞으로 아이온이 개선해 나가야 할 대규모 전쟁의 문제점들을 모두 보여주고 있답니다.

 

다만 마족인 필자의 입장에서 경험한 이야기이고 결과적인 승리자 역시 마족이었던만큼 대부분의 초점이 마족을 위주로 맞춰져 있습니다. 천족 유저분들은 이점에 양해하며 글을 읽어주세요. :) /(매번 이런 글만 올리니 천족 유저들에게 학살을 당하는) 디스이즈게임 한낮


 

■ 사건개요

 

지난 주 일요일, 천족의 카이둔 주둔지에서 작은 사건이 하나 벌어졌다. 바로 마족의 거대 레기온 '제국'이 천족의 영토 한복판까지 들어와 레이드를 진행한 것이다. 그대로라면 천족 유저들은 영문도 모른 채 자신들의 레이드 몬스터를 내주게된 상황. 하지만 극비리에 진행됐던 이 레이드는 레이드 중간의 서버점검 도중 한 유저가 자유게시판에 글을 올리면서 천족 유저들의 훼방을 받게 되고 이윽고 레이드가 아닌 천족 vs 마족의 전쟁으로 변해 버렸다.

 

 

양측의 인원은 각각 마족 1포스와 천족 2포스. 숫자상으로는 천족의 압도적인 승리가 예상되는 상황이었지만 결과는 달랐다. 마족 1포스가 단 세 명의 사상자만을 낸 채 천족을 모두 쫓아내는데 성공해버린 것이다.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했을까?

 

 

전쟁의 승리 요건은 전략 > 구성 > 레벨

 

이유는 간단했다. 당시 마족은 원활한 레이드를 위해 각 파티에 힐러와 딜러, 탱커를 골고루 분배한 상태였으며 레벨도 고루 분포돼있었다. 반면 천족은 서버점검 이후 급하게 포스를 꾸리다 보니 직업은 물론 레벨도 제각각 이었다. 인원은 두 배 이상 많았지만 구성 면에서 뒤쳐진 것이다.

 

 [[#aion/aion_.wmv#]]

※당시 전투 영상. 마족 제국 레기온 한 포스 vs 천족의 2포스가 맞붙었다.

 

게다가 마족은 레이드와 마찬가지로 각 파티의 수호성이 적진 한 가운데로 들어가 적을 교란하고 나머지 직업이 화력을 지원하는 전술을 펼쳤다. 특히 각 포스원이 포스장의 말에 따라 개인적인 욕심을 내지 않고 행동한 것후퇴하는 적을 따라가지 않고 바로 정비에 들어간 점역시 눈 여겨 볼만하다.

 

참고로 각 탱커의 머리 위에는 숫자가 붙어있다. 영상에서 특히 탱커의 움직임을 잘 관찰해보자.

 

마지막으로 포스를 구성할 때부터 각 파티에 힐러와 탱커를 배치한 것 역시 매우 적절한 행동이었다.

 

반면 마족의 압도적 강점이라 생각됐던 레벨은 예상만큼 큰 효과를 보지 못했다. 필자 역시 레벨이 4이상 낮은 마도성과 궁성에게 공격을 당했는데도 들어오는 데미지는 같은 레벨의 마도성, 궁성과 싸울 때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이는 아이온의 PvE에 적용된 레벨 별 공격력/방어력 보정이 PvP에서는 다소 느슨하게 작용하기 때문.

 

결국 전쟁에서 중요한 것은 레벨과 단순한 머릿수보다는 잘 짜인 파티구성포스의 지휘라는 것을 일깨워준 셈이다.

 

 

문제는 지나친 랙과 초보학살

 

반대로 이번 사건 인해 드러난 문제점도 있었다. 첫 번째는 극심한 랙이다. 당시 전장에 있었던 인원은 양종족 모두를 합쳐서 약 3포스, 72명 가량이다.

 

그런데 이 정도의 인원만으로도 비교적 고사양에 속하는 필자의 컴퓨터마저 평균 10프레임 이하의 움직임을 보여줬다. 실제 대규모 전쟁에 임하는 대다수의 유저가 이와 비슷한 현상을 겪는 만큼 전쟁 전에 미리 옵션을 조절하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단 한 번의 전투로 얻은 킬 수가 무려 46. 필자가 중간에 사망했던 시간까지 포함하면 킬 수는 더욱 올라간다. 

 

두 번째는 일반유저의 지나친 피해다. 아이온에서는 레이드 장소가 워낙 한정돼있다 보니 대부분 상대편 진영까지 침범해서 레이드를 벌이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이는 대부분 종족간의 전쟁으로 이어진다. 여기까지라면 좋은데 문제는 이후 전쟁에 끼고 싶지 않은 유저들까지 피해를 봐야 한다는 점이다.

 

특히 대부분의 포탈이 낮은 레벨의 거점 부근에 집중돼있고, 아이온의 경우 레벨 별 사냥터가 지나치게 한정 되어 있는 만큼 다른 지역으로 전쟁을 피해가는 것조차 불가능하다. 결국 전쟁은 레이드를 다니는 고레벨 유저들이 벌여놓고, 당장 레벨업이 시급한 저레벨 유저들만 피해를 보는 셈이다.

 

 

실제로 위의 전투가 끝난 후에도 천족과 마족의 전쟁은 계속해서 이어졌으며, 이후 모르헤임 바로 앞까지 밀린 마족 유저들은 그날의 레벨 업을 포기할 수밖에 없었다. 전쟁을 원하는 유저들은 이점을 간과하지 말아야 할 것이다.

 

 

전쟁을 원하는가? 언제든 포스를 구성하라!

 

설명이 길어졌는데, 결국 이번 사건이 가르쳐준 내용을 정리해보면 아래와 같다. 이를 참고해 아이온의 마지막 날을 화끈하게 불살라 보도록 하자.

 

1.     아이온의 전쟁은 대부분 타 종족 지역에서의 사냥 → 작은 전투 → 큰 전쟁으로 이어진다.

2.     전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전략과 파티의 구성, 레벨과 인원 순이다.

3.     전략은 자유! 다만 파티를 구성할 때에는 각 파티의 구성에 신경을 쓰자.

4.     옵션 조절은 필수! 전쟁 전에 미리미리 해두자.

5.     초보자 필드에서만 싸우지 말자. 그대는 재미난 싸움을 원해 온 것이지 학살을 원해 온 것이 아니잖은가?

 

이제 마지막 하루의 테스트가 남았다. 아마도 상당수의 레기온들이 오늘 하루를 불사를 수 있는(?) 비장의 무기로 대규모전쟁을 기획하고 있을 것이다. 그런 모든 레기온이 원하는 즐거움을 찾아내기를 바라며 이만 졸고를 마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