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거대로봇을 국산 온라인게임에서도 만나 볼 수 있습니다. 신생 개발사인 리젠소프트에서 만들고 있는 <RC 배틀러>(RC Battler)가 그 주인공. 제목에서도 알 수 있지만 거대한 로봇을 <철인 28호>처럼 컨트롤러로 조종하는 방식의 화끈한 로봇 게임입니다.
그렇다면 게임의 실제 모습을 어떨까요? 디스이즈게임은 리젠소프트를 찾아가 <RC 배틀러>의 알파 버전을 체험해 볼 수 있었습니다. /디스이즈게임 현남일 기자
※ 이번 체험기는 <RC 배틀러>의 개발 중인 버전을 체험하고 쓴 것입니다. 게임의 내용 및 스크린샷 등은 향후 변경될 수 있습니다.
슈퍼로봇, 괴수, 그리고 사이보그 |
<RC 배틀러>는 로봇을 조종해서 상대방(다른 게이머)을 격파하는 전형적인 ‘대전 게임’의 규칙으로 진행되는, 풀 3D 그래픽의 3인칭 슈팅(TPS) 게임입니다. 시점은 로봇의 등 뒤로 고정이 되어 있으며, 유저들은 격투 무기부터 총이나 미사일 같은 각종 장비들을 활용해 정해진 시간 내에 상대팀을 최대한 많이 격파해야 합니다.
게이머들은 맨 처음 제트팩을 등에 짊어진 ‘아바타’로 발을 들여놓게 됩니다.
이후 미리 주차되어 있는(?) 로봇에 ‘탑승’하면 본격적으로 전투가 시작됩니다.
<RC 배틀러>에는 세 종류의 로봇이 등장합니다. <다간> <가오가이가> 같은 우리에게 가장 친숙한 형태의 ‘슈퍼로봇’과 <울트라맨> 같은 전대물 용사의 외형을 따르는 ‘사이보그’, 각종 거대 로봇물에서 악역으로 등장하는 (거대 고릴라나 공룡 같은) ‘거대 괴수’가 주인공들입니다.
로봇들은 각자 특성이 다르기 때문에 사전에 자신의 취향에 맞는 로봇을 미리 선택할 필요가 있습니다. 가령 ‘거대 괴수’들은 튼튼한 맷집과 강한 근접 공격능력을 가지고 있지만 느리다는 약점이 있고, ‘사이보그’는 빠른 이동속도가 장점이지만 맷집이 약하며, ‘슈퍼로봇’은 모든 능력이 균형 잡혀 있기 때문에 각기 운용 방식이 판이하게 차이가 납니다.
게임에 등장하는 로봇들. 왼쪽부터 슈퍼로봇, 거대괴수, 사이보그 순서입니다.
로봇은 총 6개의 파츠로 구성되어 있으며, 게이머들은 이들을 조립해서 자신만의 멋진 로봇을 만들 수 있습니다. 흡사 조립 로봇 완구를 만드는 것 같은 느낌이라고 하면 이해하기 쉬울까요?
이번에 체험한 <RC 배틀러>는 알파 버전이었음에도 불구하고 ‘헤드’, ‘바디’, ‘왼팔’, ‘오른팔’, ‘다리’, ‘백팩’까지 총 6개의 파츠가 굉장히 많이 준비되어 있었기 때문에 자신의 취향이 한껏 반영된 다양한 로봇을 만들어 볼 수 있었습니다.
처음에는 이렇게 허접(?) 했던 슈퍼로봇도 파츠를 바꿔주면…
멋진 ‘용자’로 거듭납니다.
거대로봇의 묵직함이 살아있는 액션 |
단순하게 스크린샷만 보자면 <RC 배틀러>는 소프트맥스가 개발한 TPS 게임 <SD 건담 캡슐 파이터>와 굉장히 비슷해 보일 수도 있습니다. 실제로 두 게임은 같은 ‘로봇’을 소재로 삼고 있으며, TPS 라는 장르에 게임 규칙까지. 비슷한 점들이 굉장히 많습니다.
하지만 <RC 배틀러>는 ‘작은 로봇’인 <SD 건담 캡슐 파이터>와는 다르게 ‘거대한 로봇’을 택한 만큼 실제 게임을 즐길 때의 느낌은 확실하게 차별화 되었습니다.
뭐라고 할까요? 어떻게 보면 거대로봇 특유의 ‘묵직함’이 살아있다고나 할까요? 실제로 로봇들의 움직임은 다른 TPS 게임에 비해 다소 느리다는 느낌을 받지만, 대신 동작 하나하나가 굉장히 묵직했습니다. 타격에 성공했을 때의 이펙트 역시 굉장히 호쾌했습니다.
또한 ‘거대 로봇’ 이기에 가능한 공격 방식. 일례로 건물을 뽑아서 상대방에게 집어 던진다는 식의 공격을 사용할 수 있는 점이 굉장히 이채로웠습니다.
거대한 건물 옆에서 키를 연타하면…
이렇게 건물을 뽑아서 상대방에게 집어 던질 수도 있습니다.
<RC 배틀러>는 TPS 게임이지만 마우스를 사용하지 않고, 오직 키보드만을 사용하는 조작 체계를 사용합니다. 그래서 초반에는 게임에 적응하기가 힘들었는데요, 대신 어느 정도 익숙해지면 흡사 콘솔 게임을 즐기는 것 같은 느낌을 받을 수 있었습니다.
만약 조이패드를 통해서 게임을 즐긴다면 실제로 <아머드 코어> 같은 콘솔 게임을 즐기는 것과 같은 느낌을 받지 않을까 생각되었습니다.
화면을 가득 채우는 거대한 로봇들이 싸우는 만큼 전투 장면은 굉장히 호쾌합니다.
상대방을 한꺼번에 쓸어버리는 ‘런처’나 각종 ‘필살기’도 등장!
참고로 필살기의 경우, 필살기 버튼을 누르고 화면에 표시되는 화살표를 순서대로 눌러주면 발동하게 됩니다.
전체적으로 이번에 체험한 <RC 배틀러>는 저연령층에서부터 성인층에 이르기까지. 거대로봇물을 좋아하는 게이머들이라면 한번쯤 주목해 볼만한 게임이었습니다.
물론 아직은 ‘컨텐츠’라고 부를 만한 것이 대전(그것도 단순한 지상 전투) 외에는 전무했고. 조작감도 다듬을 부분이 많이 보이긴 했지만, ‘알파 버전’ 이라는 것을 생각하면 충분히 감안할 수 있는 수준이었습니다.
<RC 배틀러>는 오는 여름 이전에 퍼블리셔를 결정한 후 하반기에 본격적으로 클로즈 베타테스트를 진행할 예정입니다. 차분히 컨텐츠를 만들고 다듬어서 좋은 게임으로 만날 수 있기를 기대하겠습니다.
■ 미니 인터뷰 - 리젠소프트 이규섭 기획팀장
TIG> <RC 배틀러>에서 특별하게 신경을 쓴 부분이 있다면? 이규섭 팀장: 무엇보다 ‘나만의 로봇을 만드는 재미’에 많은 신경을 썼다. 어린 시절 누구나 한번쯤 경험했을 조립식 로봇 완구를 만드는 재미. 부품을 모아 완성된 하나의 로봇을 만들어가는 재미. 그런 ‘로봇을 만드는 재미’를 게임 속에 완벽하게 재현하기 위해 많은 공을 들였다. 그리고 <RC 배틀러>는 TPS 게임이기 때문에 타격감이나 액션에도 많은 신경을 썼다. 실제 거대 로봇을 타고 싸우는듯한 묵직한 감각을 게임 속에 재현할 예정이다.
TIG> TPS 게임이지만 마우스가 아닌 키보드만을 사용하는 조작을 선보이고 있다. 콘솔 게임과 같은 느낌을 살리려면 역시 조작 체계부터 키보드나 마우스가 아닌, 조이패드에 최적화 되어야 한다고 생각했다. 이를 위해서 조작 시스템을 설계했는데, 만약 마우스 조작을 넣는다면 패드 사용이 힘들어진다는 문제가 발생한다. 그래서 키보드만 사용하는 조작 체계를 선택한 것이다. 키보드만 사용하기 때문에 처음 게임을 접하는 유저들은 다소 조작감이 느리고 둔하다는 느낌을 받을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계속 개선 작업을 진행하고 있으니 본격적으로 유저들에게 선을 보일 때면 한층 쾌적해질 것이다. TIG> 혹시 지상 외에 우주전을 추가할 계획은 있는가? 단순한 지상전뿐만 아니라 수중전, 우주전 같은 특색 있는 스테이지를 구현할 예정이다. 아직 기획 단계이기 때문에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반다이의 <건담 대 지온 DX> 같은 콘솔 게임에서 볼 수 있는 ‘무중력 스테이지’ 같은 개성이 강한 스테이지를 구현해보고 싶다. TIG> 지금의 게임은 ‘다소 묵직한 느낌의 <아머드 코어>’를 즐기는 것 같다. 앞으로도 게임성은 이런 방향을 유지할 생각인가? 아직 알파 단계이다 보니 속도감 등 여러 부분에서 조절이 덜 끝난 부분이 많다. 지금은 <아머드 코어> 같다는 느낌을 많이 받을 수 있지만, 나중에는 <건담무쌍>을 즐기는 것 같은 호쾌하고 빠른 액션을 강조할 것이다. 그러면서도 ‘거대로봇’의 묵직함은 살리는 방향으로 갈 것이다. <RC 배틀러>는 로봇을 좋아하는 저연령층부터 거대로봇의 로망을 간직하고 있는 성인층 모두를 위한 게임이다.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으니 많은 기대를 부탁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