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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리뷰

독창적이고 신선한 재미, 고스트X

‘고스트X’ 2차 클로즈 베타테스트 체험기

안정빈(한낮) 2008-05-11 22:49:58

제이씨엔터테인먼트의 신작 액션 RPG <고스트X>가 지난 51 2차 클로즈 베타테스트를 시작했다. <고스트X>는 이미 1차 테스트에서 카툰렌더링을 활용한 독특한 그래픽과 요괴병기라는 참신한 시스템 등으로 호평은 받은 게임이다.

 

하지만 지나치게 개성에만 치우친 탓일까? 정작 게임의 세밀한 부분들을 너무 많이 놓치다 보니 전체적인 완성도가 낮아 보이는 점이 아쉽다. /디스이즈게임 한낮


 

▶ 절묘한 조화, 하지만 2%의 정성이 아쉬운 그래픽

 

잘 만든그래픽에는 크게 두 종류가 있다. 첫 번째는 현실과 착각을 불러일으킬 정도로 사실적이고 화려한 그래픽이다. ‘거대한 스케일을 내세우는 온라인게임들이 주로 사용하는 방식으로 유저에게 마치 그 장소에 와 있는 듯한 현실감을 부여한다.

 

두 번째는 화려하지도, 웅장하지도 않지만 대신 게임의 특징을 한 눈에 보여주는 그래픽이다. 이는 비록 현실감은 떨어질 지라도 그래픽만으로 게임의 세계관을 이해하고 더욱 빠져들 수 있게 역할을 한다. 바로 지금 이야기 하는 <고스트X>처럼 말이다.

 

화려하지는 않더라도 게임의 분위기와 100% 맞아떨어진다.

 

<고스트X>의 각 캐릭터는 신체 비례에 전혀 맞지 않는 커다란 손과 발을 갖고 있으며 몬스터나 요괴병기 역시 특정 부분이 지나칠 정도로 강조되어 있다. 플레이어의 동작도 몬스터 한 마리를 잡기 위해 사방팔방으로 난도질을 할 만큼오버 액션의 연속이다. 그래픽의 어디에서도 사실성은 찾아 볼 수 없다.

 

하지만 되려 이 과장과 강조가 카툰랜더링과 어우러지면서 <고스트X> 특유의 밝고 쾌활한 요괴들의 세상을 잘 그려내고 있다. 스케일이 크고 화려한 것만이 그래픽의 전부가 아니라는 사실을 잘 보여준 셈이다.

 

요괴가 나오면서도 밝고 명랑하다. <고스트X>의 특징을 한 눈에 보여주는 그래픽!

 

다만 배경이 너무나 단조로웠고, 지나치게 크고 투박한 인터페이스 탓에 시야확보가 어려웠다. 게다가 전체적인 그래픽 퀄리티가 다소 낮다 보니 아무리 게임의 특징을 살리더라도 유저들의 눈길을 끌기 어려운 것 역시 사실이다.

 

특히 각 동작 별로 애니메이션의 연결이 매끄럽지 못한 탓에 동작과 동작 사이에 캐릭터가 미끄러지거나 튕겨나가는 현상도 자주 벌어졌다액션 온라인게임을 지향하는 <고스트X>에서 캐릭터의 애니메이션이나 위치 판정 등은 매우 민감한 문제다. 캐릭터의 애니메이션 부분만큼은 확실한 보강이 필요할 것이다.

 

평소의 움직임이 지나치게 엉성한 것도 문제.

 

 

만들고, 섞고, 연성하라? 독특한 요괴생성 시스템

 

지난 테스트에서 호평을 받았던 요괴병기 시스템은 한층 강화됐다. <고스트X>는 '요괴병기 = 직업'이라고 해도 될 정도로 요괴병기에 따라 캐릭터의 전투방식이 천차만별로 달라진다. 재료를 구해서만 만들 수 있었던 요괴병기를 보다 쉽게 얻기 위해 이번 테스트에서는 연성과 합성시스템이 도입되었다.

 

연성이란 사냥을 통해 얻은 큐브에 혼을 주입한 후 슬롯머신(?)을 돌려서 랜덤하게 나오는 요괴병기를 얻는 시스템이다. 합성은 요괴병기 둘을 합쳐서 전혀 새로운 요괴병기를 얻는 것을 뜻한다. 둘 다 생성에 비해 쉽고 빠르게 고레벨 요괴병기를 얻을 수 있고, 연성과 합성 과정에서 랜덤으로 새로운 요괴병기가 나오는 행운(?)도 누릴 수 있다.

 

모든 것은 이 슬롯머신(…)에 달려있다. 연성하는 모습.

 

요괴병기를 얻기가 상대적으로 쉬워진 탓에 유저들은 보다 다양한 전투방식을 즐길 수 있게 됐으며, 미션에 따라 요괴병기 리스트를 구성하는 일종의 전략’도 짤 수 있게 됐다. 실제로 2차 테스트 중에 어떤 파티는 미션 보스를 잡기 위해 모두 장거리 요괴병기를 준비해가는 모습을 보여주기도 했다.

 

아직까지는 공격력과 생성조건 등의 밸런스 차이가 심한 탓에 특정 요괴병기만 사용되는 일이 많았지만, 밸런스 부분만 잘 조절한다면 요괴병기야 말로 <고스트X>의 핵심 컨텐츠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다.

 

 

▶ 결코 지루하지 않은 미션

 

<고스트X>의 레벨 업은 주로 미션을 통해 이뤄진다. 필드 사낭터도 마련되어 있지만 대부분의 퀘스트가 미션에 몰려있는 탓에 필드는 어디까지나 미션에 활용된 지역에서 단순한 재료수집 및 레벨업을 하는 장소의 역할에 불과했다.

 

<고스트X>의 미션은 약 10여 개의 퀘스트를 연이어 진행하는 일종의 던전으로, 마지막 맵에 마련된 보스를 처치하는 것이 목적이다. 2차 테스트에서 미션을 총 6개가 제공되었으며, 테스트 도중 2개의 숨겨진 미션이 추가됐다. 재미 있는 점은 각 미션마다 진행과정에 점수를 매기고 이에 따른 보상을 따로 지급한다는 것이다.

 

보스에게 단 두 방에 사망. 그나마도 패턴을 모르면 가까이 접근하기 것도 어렵다.

 

미션의 난이도는 상당히높은 편이다. 몬스터의 공격력이 상상을 초월하게 강한데다가 보스의 경우 패턴을 모른다면 아예 손도 댈 수 없는 경우가 태반이기 때문이다. 참고로 <고스트X>에서는 일반 몬스터에게 3~4, 보스 몬스터에게 2~3방만 맞으면 요단강을 건너는 자신의 캐릭터를 구경할 수 있다.

 

이렇게 무지막지한(?) 난이도와 몬스터의 패턴, 그리고 점수에 따른 보상 덕분에 <고스트X>에서는 미션 진행도중 한시도 긴장을 늦출 수 없었다. 레벨만 믿고 덤비는 MMORPG가 아니라 순간순간의 반사신경에 모든 것을 걸어야 하는 액션 게임의 면모는 잘 보여준 셈이다.

 

거듭되는 액션! 지루할 틈은 없다.

 

 

말만 다른 피로도 시스템 '슈퍼 싱크로'

 

다만 현재의 애매한 슈퍼 싱크로시스템은 조금 수정할 필요가 있다. 슈퍼 싱크로는 일종의 피로도 시스템으로 하루에 일정량의 제한 경험치가 주어지고, 정해진 경험치까지 올리면 그때부터 경험치와 아이템 드랍률이 20%로 줄어드는 시스템이다.

  

홈페이지의 설명으로는 오히려 슈퍼 싱크로 기간 동안 경험치와 아이템 드랍률이 5배 오르는 것이라고 하지만, 사실상 싱크로 상태가 아닌 상황에서는 게임 진행이 불가능에 가깝다. <고스트X>의 특성상 쉬지 않고 체력 회복제와 요력 회복제를 먹어야 하는데, 싱크로가 풀린 상태에서는 회복제에 들어가는 투자한 물약 가격의 절반도 건지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런데 문제는 이 싱크로가 보통 한 시간 정도면 풀린다는 점이다. 게다가 퀘스트로 받는 경험치도 제한 경험치에 포함되기 때문에 대부분의 유저가 한 시간 정도는 그냥 사냥만한 다음 그 후에 퀘스트 보상을 받거나 요괴를 키우는 식으로 게임을 진행하고 있다.

 

그나마 다행히 퀘스트 보상 경험치나 요괴의 레벨 업은 싱크로와 상관없이 이뤄진다.

 

피로도 시스템을 이용해서 컨텐츠 소진을 막겠다는 의도는 십분 이해한다고 치자(결코 좋은 방식이라는 말은 아니다). 하지만 지금처럼 한 시간 정도의 플레이로 모든 피로도가 소진되고 이후에는 아이템조차 제대로 얻을 수 없다는 건 지나치다.

 

게다가 <고스트X>에서는 한 캐릭터만으로 대부분의 요괴병기를 사용해 볼 수 있기 때문에 피로도에 막혀 따로 서브 캐릭터를 키우는 의미조차 반감된다. 컨텐츠 소진이 걱정된다면 차라리 경험치 부분을 손보면 될 것이고 무분별한 아이템 획득이 걱정된다면 드랍률 자체를 변경시키면 될 것이다.

 

굳이 지금처럼 지나칠 정도로 유저들의 플레이를 제한할 필요는 없다는 것이다. 다음 테스트에서는 현실적인 보완이 이루어지기를 기대해 본다. 

 

이미 요괴 하나 맞추기에도 빠듯한 돈벌이를 자랑한다.

 

 

▶ 보다 세심한 정성이 필요하다

 

2차 테스트의 결론부터 말하자면 <고스트X>는 독창적이고 신선한 게임이었다. 타격감은 일품이었고, 스킬과 연속기 역시 호쾌했다. 미션을 통한 진행과 요괴병기의 조합도 매력적이었다.

 

하지만 대표적인 시스템에만 매달리다 보니 정작 기본적인 부분들에서 자잘한 단점을 드러내버렸다. 개성적인 캐릭터와 달리 게임의 배경은 지나칠 정도로 밋밋했으며, 인터페이스 역시 차마 좋다고는 말할 수 없는 수준이었다. 게다가 경제시스템은 캐주얼게임답지 않게 지독할 만큼 '짰고' 슈퍼 싱크로로 인해 되려 지독할 만큼의 '노가다'를 해야만 했다.

 

겉보기에는 별것 아닌 걸로 보일지 몰라도 이런 작은 단점들은 게임의 완성도를 돋보이게 하는 중요한 요소다. 단순히 게임의 큰 틀을 잡는 데만 만족하지 말고, 이런 세심한 부분까지 좀 더 신경 써서 완성도를 높인다면 이후 <고스트X>는 개성과 완성도 두 마리의 토끼를 모두 잡은 게임이 될 수 있을 것이다. 다음 테스트에서 한층 발전된 모습으로 만날 수 있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