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 <카트라이더>가 올해로 서비스 14년째를 맞이했다. <바람의나라>, <어둠의전설> 등 장수한클래식 RPG가 즐비한 넥슨의 라인업 가운데 캐주얼 게임으로 최근까지 꾸준한 인기를 얻고 있는 게임은 아마 <카트라이더>가 유일할 듯하다.
게임은 요즘 다양한 변화를 시도 중이다. 지난 5일에는 ‘무협’을 콘셉트로 하는 신규 테마 ‘도검’을 업데이트했다. 분위기에 걸맞은 신규 캐릭터도 등장하며, 도와 검에 탑승해 어검비행을 하거나 경공술을 통해 레이싱에 참가하는 모습을 선보였다.
인터뷰에 참석한 넥슨 조재윤 리더, 조윤희 파트장은 <카트라이더>가 꾸준히 발전하고, 또 캐주얼 레이싱 분야에서 확고한 위치를 이어가려면 참신함과 새로움을 계속 추구해야 한다고 밝혔다. 물론, <카트라이더>의 정체성과 레이싱 본연의 재미는 유지하면서.
향후 <카트라이더>는 새로운 시도와 함께 기존 콘텐츠의 개선, 발전을 병행한다. 게임과 뗄 수 없는 e스포츠 파트도 마찬가지. 넥슨은 앞으로 많은 시간을 유저와 함께 만들어 나가기를 바라고 있다. / 디스이즈게임 정혁진 기자
디스이즈게임: 신규 테마가 꽤 독특하다. 간단하게 소개를 한다면.
조재윤 리더: 발표된 내용과 같이, 무협 풍의 스토리가 펼쳐지는 이야기를 담고 있다. 기존에는 랜드마크 형태의 테마를 추가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는데, 이번에는 조금 색다른 시도를 해봤다. 도과 검을 타거나 경공술을 써서 레이싱을 벌일 수도 있다.
답변한 대로, 기존 업데이트 성격과는 확실히 다르다. 그것도 ‘무협’을. 조금 의아함이 드는 부분도 있다. 왜 다른 성격의 업데이트를 결정했는지, 또 ‘무협’을 택한 이유도 궁금하다.
조재윤 리더: 신규 테마를 위해 많은 회의를 거쳤다. 테마 아이템을 놓고 여러 얘기가 오고 갔는데, 과정에서 “카트라이더가 10년 넘게 서비스하며 수많은 테마를 업데이트했는데, 그와 유사한 흐름의 테마를 업데이트했다고 해서 유저들이 새로움으로 받아들일까?”하는 생각이 들었다. 레이싱과 연관성이 없을 수 있지만, <카트라이더>가 캐주얼 레이싱 게임인 만큼 장르, IP에 대한 정체성만 잘 가져가면 의외의 요소도 재미있는 시도가 될 수도 있겠다고 봤다.
조윤희 파트장: 그러다 보니 다양한 아이템이 나왔다. 레이싱 게임이라고 해서 꼭 바퀴 달린 탑승물만 있어야 하는가 하는 의견도 나왔고. 다양한 세계관, 아이디어를 모으고 있었고 논의 결과 무협을 시도해보기로 했다. 어떤 의도가 있는 것이 아니라 자연스럽게 나왔다.
조재윤 리더: ‘무협’ 테마 도입에 의아하게 생각할 수 있다. 서비스 국가 중 중화권도 맞물려 있어서 그에 따른 계획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다. 내부에서도 ‘무협’에 대해 얘기했을 때 같은 추측을 했으니까. 하지만, 그런 의도에 의한 결정은 절대 하지 않았다. 아이디어 회의를 할 때도 서비스 국가 등 외부적인 요인에 대해서 아예 제외하고 진행했다. 오로지, ‘이 아이디어를 <카트라이더>에 잘 녹일 수 있느냐’만 생각했다.
만약, 중화권 서비스를 염두에 둔 테마를 생각했다면 보다 확실한 아이템을 선택했을 거다. 한 번쯤 색다른 느낌을 시도해 볼 때도 됐다고 생각해 추가하게 됐다. 앞으로 테마를 만들 때도 이와 같은 새로운 시도를 계속해보고 싶다.
테마를 접한 유저들 반응은 전반적으로 어땠나?
조재윤 리더: 최근 1년 8개월 가량 제대로 된 콘텐츠 업데이트가 없었다. 그러다 보니 꽤 많은 유저가 관심을 가져 주신 것 같다. 대체로 긍정적인 반응이 많다. 새로운 테마도 나오고, 즐길 요소도 많아지니까. 이로 인해 <카트라이더>가 본격적으로 뭔가 보여주겠구나 하는 기대감도 가지고 있더라.
‘도검’ 테마를 통해 선보이는 콘텐츠에 대해 설명해달라.
조재윤 리더: 트랙은 무술을 연마하는 장소로, 산속에서 수련을 하는 모습을 최대한 게임에 맞게 제작했다. 기존 트랙들과 다르게 보다 다양하게 레이싱을 즐길 수 있도록 만들었다. 다양한 난이도의 트랙을 경험할 수 있을 것이다.
조금 더 설명하면, 여러 유저가 한 길을 같이 주행하다가 양 갈래로 갈라져서 서로 길을 가다가 다시 만나서 주행하는 형태도 있다. 유저는 상황에 맞는 길을 선택해야 한다. 단순 지름길을 위한 길이라면 레이싱 장르이기 때문에 특정 길만 선택될 것이다.
하지만, 이번에 추가된 트랙은 양 갈래 모두 주행 시간이 같다. 따라서 앞서서 갈 때 어디로 가는 것이 빠른지, 몸싸움을 벌일 때 어느 길로 가는 것이 좋은지 등 상황에 맞는 길을 선택하는 것 또한 전략이 될 수 있게끔 했다. 기존 갈래길과 다르게 서로의 모습도 볼 수 있다. 리그 때문에 이런 콘셉트의 맵을 선보이게 된 것도 있다.
조윤희 파트장: 새로운 카트 바디로 ‘도’와 ‘검’이 등장한다. 탑승해서 레이싱을 즐길 수 있으며, 뛰라이더처럼 경공을 사용하는 카트바디도 선보였다. 도, 검, 경공 등은 신규, 기존 캐릭터 모두 이용할 수 있다. 신규 캐릭터의 기존 카트 바디 탑승도 물론이고.
신규 캐릭터 일영과 월희는 문파 계승을 위한 경합에서 실패한 이들로, 새로운 성장을 위해 도시로 나와 다오, 배찌의 도움으로 삼국지 장수들에게 도움을 청해 수련, 성장해 문파에 돌아간다는 스토리를 담고 있다. 삼국지 장수와 스토리가 연결된 만큼 기존 출시된 관우 캐릭터와도 스토리가 연계된다.
새로운 시도는 환영받을만 하다. 하지만, 기존 세계관과 섞이는 부분이나 과거 <카트라이더>의 개성이 흐려지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조재윤 리더: <크레이지 아케이드>의 세계관은 각 게임에 맞게 잘 자리 잡았다고 생각한다. <카트라이더> 역시 그렇다고 본다. 새로운 테마가 추가됐지만, 게임의 기본 흐름은 다오, 배찌 같은 기존 캐릭터가 중심이 될 것이다. 이번 테마도 다오, 배찌를 통해 사건이 연결, 전개된다. 앞으로도 새로운 테마가 추가될 때마다 외형적인 변화는 있겠지만, 스토리 중심은 변화가 없다.
새로운 시도의 콘텐츠는 어느 정도의 비중을 둘 예정인가?
조재윤 리더: 새로운 시도를 해 보는 업데이트도 있겠지만, 기존 방식을 계승한 형태의 업데이트도 꾸준히 진행될 것이다. 다오, 배찌를 둘러싼 메인 스토리 업데이트도 고려 중이고. 두 개의 비중은 대략 50 대 50이 되지 않을까 한다.
‘도검’ 테마를 통해 기대하는 점이 있다면? 업데이트 일정에 대해서도 알려달라.
조윤희 파트장: 탑승방식에 대한 변화를 주면서 레이싱을 즐기는 또 하나의 재미 요소가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테마 등 많은 부분에서 변화를 주려고 노력했다. 기존 패턴에 얽매여 새로운 시도를 하지 못하면 그냥 거기서 머무를 뿐이다. 이번 ‘도검’ 테마 업데이트가 시작점이 되기를 바란다. 유저들에게도 많은 의견을 들어보고 싶다.
조재윤 리더: 1차로 지난 5일 업데이트됐다. 캐릭터, 카트 바디, 트랙 등을 선보였다. 오는 19일 2차 업데이트에서는 테마와 관련된 시나리오가 공개돼 도검 테마에 대한 자세한 내용을 파악할 수 있을 것이다.
‘도검’ 테마 이후 예정된 하반기 업데이트에 대해서도 얘기해보자. 어떤 것을 만날 수 있나?
조윤희 파트장: 다양한 콘텐츠를 쉼 없이 추가할 것이다. 바쁜 한 해가 될 것 같다(웃음). 기존 <카트라이더> 업데이트와 다른 형태로 진행될 것이다.
먼저, 10단계 엔진이 도입된다. 엔진 체계가 변경돼 빠르고 새로운 기능을 추가한 카트도 선보일 것이다. 유저가 많이 요구했던 길드도 커뮤니케이션을 보다 원활하게 할 수 있도록 새로운 모습으로 선보일 예정이다. 가입부터 생성, 길드원과 대결 등 많은 것을 선보일 것이다.
길드와 관련해 하우징 시스템도 등장한다. 길드원이 생활하는 공간을 만들 수 있으며, 게임 머니로 점점 발전시킬 수 있다. 내부에서는 ‘길드 하우스’로 이름을 지었다.
겨울쯤 에는 신규 테마 업데이트도 준비되어 있다. 새로운 트랙을 시도해보려 한다. 레이싱 자체에 초점을 맞춘 모드로, 레이싱에 대한 재미를 또 한 번 색다르게 경험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그에 맞는 스토리도 선보일 것이다.
e스포츠 리그를 꾸준히 운영해왔다. 리그에 대해 어떤 계획을 가지고 있나?
조재윤 리더: <카트라이더>와 e스포츠는 뗄 수 없는 관계다. 서로 얻는 것도 많다. 밸런스도 e스포츠 선수가 플레이 한 데이터를 축적해 내부 데이터와 합쳐 수정하기도 한다. 앞으로도 꾸준히 e스포츠 경기를 진행할 것이다.
올 여름에도 리그 공백기 동안 여러 이벤트 리그를 기획, 진행하도록 준비하고 있다. 리그와 리그 사이까지 포함해 1년 내내 리그를 끌어가는 것이 목표다. e스포츠로 <카트라이더>를 알리면서 최장르 캐주얼 레이싱 리그에 걸맞은 지원도 계속할 예정이다. 선수들과도 함께 성장하도록 꾸준한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다.
내부에 e스포츠 전담 부서가 있어서 여러 계획을 준비 중이다. 현재 <카트라이더> e스포츠는 상위권 선수는 자리를 잘 잡았는데, 하위권 선수는 약하다. 지금은 이를 끌어 올리도록 여러 가지 방법을 고민하고 있다.
<카트라이더>가 어느덧 14년 차를 맞이했다. 캐주얼, 레이싱 장르를 가진 온라인게임으로서 긴 경력을 가지고 있다. 소회를 밝힌다면.
조재윤 리더: 14년 동안 서비스를 하면서 우여곡절이 많았지만, 레이싱이라는 장르 특성을 캐주얼로 녹여낸 기념비적인 게임이다. <카트라이더>를 접하고 게임을 개발해야 하겠다는 꿈을 꾼 이후, 시간이 흘러 그 꿈이 현실이 됐다. 10년 정도 개발한 것 같다. 해 보고 싶은 것도 많았고 유저와 접점을 늘리기 위해 꾸준히 노력했지만 그러지 못한 것 같다. 이제 보다 많은 것을 시도할 수 있는 환경이 된 만큼 앞으로 10~20년 더 서비스해 유저와 성장하는 게임이 되도록 노력하겠다.
14년 됐으니, 사람으로 치면 중학생이다. 사춘기를 겪을 나이다. 사람도 이 때면 가능성도 많아 많은 것을 시도해 볼 나이인 만큼, <카트라이더>도 어떻게 성장할 수 있을 지는 더 시간이 흘러봐야 알 것 같다. 성장 가능성은 무궁무진하다고 생각한다.
추억도 많다. 14년을 지켜준 유저들을 보면서 우리가 의도하지 않았던 문화, 기술이 많았던 것 같다. 한 때 유행했던 ‘연타 드리프트’도 그렇고. 우리는 달리는 환경만 만들어 놓을 뿐, 그 속에서 만들어 나가는 것은 유저의 몫이다. 탑 랭커가 만들던 게임 트렌드는 이제 선수들이 그 문화를 이어가고 있다.
오랜 시간 서비스를 해 온 만큼 전반적으로 개선할 필요가 있겠다.
조윤희 파트장: 그렇다. 14년 동안 서비스하다 보니 노후된 부분도 있을 것이다. 내부에서도 인지하고 있으며, 유저 불편사항부터 시작해 전반적으로 손을 대려고 생각 중이다. 내부에 개선사항을 정리하도록 별도의 팀도 구성했다.
단기간 큰 변화를 주기 보다는 순차적으로 조금씩 달라지려고 준비하고 있다. 기존 <카트라이더>의 특징을 좋아하는 유저도 있기 때문에 어느 정도 변화시켜야 할 지 밸런스를 맞추는 작업도 해야 한다. 올해부터 내년까지 꾸준히 업데이트될 것 같다.
마지막으로 유저들에게 한 마디.
조재윤 리더, 조윤희 파트장: 오랜만에 업데이트를 준비했다. 많이 기대한 만큼 부응하기 위해 노력했다. 이후 많은 업데이트가 예정되어 있으며, 게임 개선도 이루어질 예정이다. 앞으로도 유저와 많은 소통을 하는 게임이 되도록 노력하겠다. 올해 많이 만날 기회를 가지도록 하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