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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리뷰

데스티니 가디언즈, 이런 유저에게 권합니다. 추천·비추천 포인트 정리

에 유통된 기사입니다.
김승현(다미롱) 2018-09-11 14:22:24

MMOFPS <데스티니 가디언즈>(원제: 데스티니 2)의 국내 초반 성적이 심상치 않습니다. 게임은 정식 출시 전 PC방 사전 서비스를 할 때 PC방 점유율 10위를 기록했고, 정식 서비스가 시작된 지난 주말에는 순위가 8위까지 올라갔죠. 실제 점유율은 2배 넘게 성장했고요. 새 확장팩 '포세이큰'도 해외에서 오픈크리틱 평점 83점을 기록 중입니다. 덕분에 구매를 고민하는 유저도 많이 늘었죠.

 

사실 <데스티니 가디언즈>는 (게임 퀄리티와 별개로) 국내에선 흔치 않은 장르와 게임 방식 때문에 호불호가 나뉠 수 있는 작품입니다. 더군다나 게임은 플레이 하려면 (PC방에 가지 않는 한) 일단 돈을 지불해야 하는 패키지 방식 게임이고요. 그동안 게임을 해본 경험으로 <데스티니 가디언즈>를 재미있게 즐길 만한 유저, 그렇지 않을 유저를 나눠 봤습니다. 만약 구매를 고민하시는 분이라면 참고해 주세요.

 

 

<데스티니 가디언즈>는 '헤일로' 시리즈로 유명한 해외 개발사 '번지'가 만든 SF MMOFPS 게임입니다. SF라기 보단 스페이스 오페라라는 표현이 더 적합하겠네요. 게임은 먼 미래, 가상의 지구가 배경입니다. 유저는 빼앗긴 불사의 힘을 되찾고 지구를 침략한 외계 제국을 무찔러야 하죠.

 

게임을 간단히 요약하면 전투는 1인칭 슈팅 게임, 게임 진행이나 캐릭터의 성장은 MMORPG 방식입니다. '헤일로' 같은 SF 1인칭 슈팅 게임을 MMORPG의 필드, 인스턴스 공간에서 즐긴다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다른 유저와 협력할 수 있는 던전(?)과 필드 이벤트, FPS 게임을 연상시키는 PvP 모드도 존재합니다. 좋은 장비를 얻거나, 캐릭터를 성장시켜 스킬을 찍는 것 같은 성장 요소도 존재하고요.

 

패키지 게임을 주로 만들던 개발사 게임답게(?) 플레이 중 라디오 음성이나 컷인 등이 수시로 재생됩니다. '콘솔 FPS 게임을 만드는 개발사가 MMORPG를 만들면 이렇습니다!'라는 느낌입니다. 자, 여기까진 <데스티니 가디언즈>에 대한 간단한 소개입니다. 그렇다면 이 게임은 어떤 유저들에게 어울릴까요?

 

 

 

# 1인칭 슈팅 게임, 좋아하세요?

<데스티니 가디언즈>의 전투는 1인칭 슈팅게임처럼 진행됩니다. 그것도 '헤일로' 시리즈처럼 속도감 있는 슈팅게임이요. 호불호가 나뉠 수 있는 첫 번째 지점입니다.

 

'헤일로' 시리즈를 만들던 개발사라 그런지 슈팅 전투 자체의 퀄리티는 굉장히 높습니다. 무기 종류 별로 특징도 확실하고, 총성이나 총기 반동, 재장전 모션 등도 굉장히 섬세하게 구현돼 있습니다. 적들 또한 타입마다 약점이 다르고, 맞은 부위에 따라 리액션이 조금씩 다른 등 쏘는 맛 있게 만들어졌죠. 여기에 더해 MMORPG 요소가 있는 게임임에도 조작 반응 속도에서 별 이질감이 없고요. 

 

또한 슈팅게임 전투라곤 해도 NPC 적들이 쏘는 투사체 대부분이 바로 유저에게 꽂히는 것이 아니라, 눈으로 보고 반응할 수 있을 정도의 속도로 날아옵니다. 슈팅 게임 고수가 아니라도 (적 수십 명을 상대하는 경우가 아니라면) 충분히 대응할 수 있는 난이도죠. 마치 '1인칭 슈팅 게임이 MMORPG처럼 구현되면 이렇다'라고 외치는 듯 합니다. 슈팅 게임을 좋아하는 유저라면 강추입니다.

 

 

다만 FPS 색이 너무(?) 강한 전투는 호불호가 갈릴 지도 모르겠네요. RPG에서 볼 수 있는 각종 스킬을 전투에서 보긴 힘듭니다. 물론 캐릭터 별 전용 스킬이 있긴 합니다만, 재사용 대기 시간이 길어 플레이 타임의 대부분은 슈팅 게임의 전투로 채워지거든요. 패시브 스킬이 여럿 있긴 하지만 슈팅 게임 방식 전투를 크게 바꿀 정돈 아닙니다. 비슷한 부류인 <디비전>보다도 슈팅게임 느낌이 더 강합니다.

 

물론 2단 점프나 슬라이딩, 근접공격 등 슈팅 전투의 베리에이션은 풍부한 편입니다만, RPG의 화려한 전투를 기대한 유저라면 조금 아쉬울 수도 있죠. 또한 2단 점프, 슬라이딩 등의 요소 덕에 게임이 굉장히 속도감 있게 진행돼 이런 게임에 익숙하지 않은 멀미(?)가 있을 수도 있겠네요. 또 게임의 템포가 빠른 만큼 협동 플레이에서 '마이크'가 필수가 될 것 같고요.

 

0. 슈팅 전투를 좋아하는 유저에겐 강추! 슈팅 + RPG를 이정도로 구현한 게임 별로 없다.

0. 슈팅 게임에 익숙치 않은 유저, RPG의 화려한 전투를 원하는 유저라면 글쎄….

0. 템포가 빠른 만큼 협동 콘텐츠를 할 때 마이크는 필수가 될겁니다. 사기 전에 참고하세요.

 

 

 

# 여러 의미에서 정말 간결한 아이템 옵션

<데스티니 가디언즈>는 슈팅 게임의 전투와 함께, 캐릭터 성장 요소가 함께 있는 게임입니다. 캐릭터의 레벨도 있고, 좋은 장비와과 독특한 아이템 옵션도 존재하죠.

 

인상적인 건 게임의 간결한 장비 능력치입니다. <데스티니 가디언즈>의 방어구는 기동•생존•회복 3개 옵션으로 이뤄져 있습니다. 무기도 사거리, 장탄수, 재장전 속도 등 다른 슈팅게임에서 흔히 볼 수 있는 능력치로 구성돼 있고요. 치명타 확률, 치명타 피해량, 저항 등 복잡한 능력치는 없습니다. 능력치라고 해봐야 속도, 장탄수, 방어력 등 바로 체감할 수 있는 것이 다죠.

 

이 중 어떤 것이 효율이 좋냐 고민할 필요도 별로 없습니다. 장비 능력은 '파워'라고 불리는 전투력 수치로 환산돼 적용되거든요. 캐릭터의 파워가 높으면 적을 더 아프게 때리고, 반대로 나는 덜 아프게 맞습니다. 파워가 공격력이자 방어력이기 때문에 유저는 장비 고를 때 자신이 선호하는 스타일 정도만 신경 쓰면 됩니다.

 

방어구 옵션이 저게 전부입니다. 물론 소소한 커스터마이징 요소가 있기도 하고 액조틱 장비의 경우 독특한 옵션이 붙긴 하지만, 메인 능력치가 달라지진 않죠.

 

물론 파밍이 메인인 게임인 만큼 독특한 옵션을 가진 장비도 존재합니다. 최상위 등급인 '액조틱' 장비는 ▲ 죽은 적이 폭발해 주변에 피해 ▲ 특정 무기 계열 자동 장전 ▲ 근접 공격하면 보호막 생성 등 독특한 옵션을 가지고 있습니다.

 

다만 액조틱 장비는 무기·방어구 각각 하나씩만 착용할 수 있습니다. 이런 제약 때문에 유저는 좋든 나쁘든 간에 효율을 위해 고민할 필요가 별로 없죠. 옵션(액조틱 장비)은 많지만, 조합할 때 쓸 수 있는 것은 극소수니까요. 이런 시스템은 장단점이 극명합니다.

 

0. 아이템 파밍에 스트레스 받는 것이 싫은 사람, 복잡한 것 싫은 사람에겐 정말 좋은 게임입니다.

0. 슈팅게임을 즐기며 캐릭터가 성장하는 느낌도 가볍게 얻고 싶은 사람에게도 추천.

0. ‘디아블로’ 시리즈 같이 다양한 아이템 옵션으로 극한의 시너지를 추구한 걸 기대했다면 조금 아쉬울 거에요. (파밍 콘텐츠의 수명을 염려하시는 분도 있을텐데, 이 부분은 다음 기사에서….)

 

액조틱 장비 중 하나인 태양탄. 일반 장비와 달리 '태양연소'라는 고유 옵션이 붙어 있습니다. 

 

 

# 화려하고 화끈한데 왠지 아쉬워. 스토리와 연출

사람들이 흔히 스토리를 평가할 때 쓰는 기준이 2개 있습니다. 하나는 이야기가 얼마나 짜임새 있느냐, 다른 하나는 그 이야기를 얼마나 잘 전달하느냐. 전자가 순수하게 이야기 자체를 평가한다면, 후자는 연출이나 대사 전달 방법 등에 대한 이야기죠.

 

하나 확실한 건, 국내에서 서비스되는 온라인게임 중 <데스티니 가디언즈>처럼 이야기를 화끈하게 전달하는 게임은 거의 없을 겁니다. <데스티니 가디언즈>는 시종일관 빵빵한 컷인과 라디오 메시지로 유저에게 이야기를 전달합니다. 메인 스토리 하나가 끝날 때마다 꼬박꼬박 동영상을 보여주고, 별 것 아닌 임무도 풀 더빙입니다. 설치 용량 70GB의 대부분이 영상이 아닐까 의심될 정도입니다.

 

이야기의 배경도 작열하는 태양 옆부터 비좁은 환풍기 통로, 탱크들이 잔뜩 도열한 우주기지 등 다양합니다. 태양열을 피해 다녀야 하는 우주 기지부터 탱크(!)를 몰고 적을 쓸어버리는 임무 등 미션의 연출도 화끈하고요. 보는 맛 하나는 최고입니다.

 


 

다만 이야기 면에서는 호불호가 갈릴 듯 합니다. <데스티니 가디언즈>의 원래 제목은 <데스티니2>입니다. 전작이 있다는 얘기죠. 게임의 스토리도 전작의 기반 위에 쌓여 있고요. 

 

그런데 <데스티니 가디언즈>는 전작의 등장 인물이나 이야기 등에 대해선 그렇게 신경쓰는 게임이 아닙니다. 물론 케이드-6나 자발라 같이 유저가 자주 보는 캐릭터들이야 금방 어떤 캐릭터인지 알게 되지만, 가울에게 잡힌 대변자처럼 중요한 인물 같은데 왜 중요한지 모르는 친구도 있죠. 이러니 저 친구가 붙잡혀 있어도 '구하라니까 구하는데 뭐가 그리 심각한진 모르겠다'라는 생각이 들죠.

 

물론 <데스티니 가디언즈>가 캐릭터 설정을 다 알아야 이야기를 즐길 수 있는 게임은 아닙니다. 간단한 이야기입니다. 나쁜 놈들이 쳐들어왔으니, 힘을 되찾고 무찌르자. 딱 이 정도 스토리고 이 정도만 기대하는 분에게는 큰 흠이 아닙니다. 다만 스토리에 신경을 많이 쓰시는 분들에겐 얘기가 다르겠죠.

 

0. 이야기 신경 안쓰는 사람, 많은 볼거리가 좋은 사람에겐 추천. 헐리우드 블록버스터 오락 영화처럼 그냥 보이는 것만 즐기면 된다!

0. 세계 하나하나를 파헤치고 인물 간의 섬세한 관계에 신경쓰는 스토리 마니아에겐 비추.

 

스토리 소개 분야의 사기 캐릭터 개그맨 '김경식'을 사용해 스토리를 알려주긴 했지만….

 

 

# 어디로 가야 하오…? 이질적인 시스템과 UI

지금까지 말한 것이 호불호가 나뉠 수 있는 강점이었다면, 호불호라기 보단 참을 수 있느냐 없느냐에 대한 얘기입니다. 심각한 문제는 아닌데, 초보 입장에선 거슬릴 수 있는 문제거든요. 바로 이질적인 게임성과 UI, 그리고 이를 더 돋보이게(…) 하는 안내입니다. 

 

<데스티니 가디언즈>는 (적어도 한국에서 서비스된 게임을 주로 즐긴 유저가 보기엔) 이질적인 시스템을 가진 작품입니다. 목적지를 안내하는 방식도 한국에서 서비스 중인 다른 게임과 다르고, 인벤토리 방식이나 장비 개조 등도 다른 게임에 비해 생소하죠.

 

예를 들어 인벤토리가 통합된 대부분의 게임과 달리, <데스티니 가디언즈>는 장비 부위마다 인벤토리가 9개 배정된 방식입니다. 이외에도 선택 퀘스트 방식의 전직 미션, 홈페이지에서만 만들 수 있는 클랜, 아이템처럼 사용해야만 완료되는 일일 퀘스트 등 여럿이죠. PC 온라인게임을 즐기는 유저들에겐 익숙치 않은 시스템입니다.

 

인벤토리 같은 경우, 장비는 장착 부위마다 따로, 소모품이나 재료 등은 통합 인벤토리를 지급하는 방식이다.

 

문제는 이런 생소한 시스템에 대한 안내가 없거나 부실하다는 점. 예를 들어 저는 플레이 타임 10시간이 넘도록 제작이 가능하다는 것, 일일 퀘스트를 깨려면 조건 완료 후 인벤토리에서 증서(?)를 ‘사용’해야 한다는 것을 몰랐습니다. 이외에도 인벤토리 제한, 히든 퍼블릭 퀘스트의 존재 등도 그 때 그 때 헤딩하며, 인터넷 찾으며 알아냈고요. 

 

물론 이게 심각한 손해로 이어지는 것은 아닙니다. 예를 들어 인벤토리가 부위 당 9개 밖에 없다는 것을 몰라도 퀘스트 끝나고 나면 가방 공간 없어 줍지 못한 장비가 우편으로 배달됩니다. 실수로 장비를 분해해도 제작 창에서 다시 만들 수 있죠. 일 (물론 이런 보완책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느냐는 별개 문제입니다만 -_-;) 한 번 알아내기가 힘들어 그렇지, 일단 알고 나면 큰 불편 없이 게임을 할 수 있고요.

 

하지만 하나 확실한 건 이런 불친절한 안내 때문에 게임 중 수시로 웹서핑을 하거나 사람들에게 물어봐야 한다는 점이죠. 안내가 잘 된(혹은 안내가 필요 없는) 다른 게임을 하다가 온 사람으로선 짜증날 수도 있는 부분입니다. 게임 흐름이 끊기는 것도 문제고요.

 

0. 기존과 다른 시스템의 게임을 즐기고 싶은 유저, 게임하다 막히면 자연스럽게 검색을 하는 유저라면 한 번 해보세요.

0. 게임 흐름이 끊기는 것을 싫어하는 유저, 게임 밖에서 해결책을 찾아야 하는 상황이 싫은 유저라면 비추천.

 

 

 

# 총정리

 

이런 유저에게 권합니다.


0. 속도감 있는 1인칭 슈팅 게임식 전투가 좋은 사람

0. 아이템 파밍에 스트레스 받고 싶지 않은 사람. (없진 않겠지만, 덜하다)

0. 화려한·다양한 볼거리를 좋아하는 사람.

0. 게임 중 모르는 부분이 있다면 기분 상하지 않고 해결책을 찾는 사람

 

 

다시 한 번 생각해 보세요.

 

0. FPS 멀미 있는 사람, RPG식 전투를 원하는 사람.

0. 다양한 아이템 옵션을 조합해 극한의 효율을 추구하고 싶은 사람

0. 이야기의 깊이, 한국어화 퀄리티 등에 신경쓰는 사람

0. 불친절한 게임을 싫어하는 사람

 

 

사기 전에 참고하세요.

 

0. 뒤로 갈수록 마이크 없이는 힘들 겁니다.

0. PC판 기준 4만 5천 원 패키지는 원본 + 확장팩 3개, 8만 5천 원 패키지는 원본 + 확장팩 3개 + 19년 여름까지 나올 확장팩 3개를 포함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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