PC 온라인 게임 중에서도 ‘대작’ 이라는 소리를 들었고, 실제로도 많은 인기를 얻었던 <블레이드 & 소울>을 모바일 게임으로 옮긴다면 어떤 모습일까? 넷마블이 서비스하는 <블레이드 & 소울 레볼루션>(이하 블소 레볼루션)은 그러한 질문에 대해 답변하는 첫 번째 모바일 MMORPG다.
<블소 레볼루션>은 ‘PC용 MMORPG’ 였던 원작의 주요 특징들을 “훼손하지 않고 거의 그대로” 모바일에서 재현하고 있다. 당장 엔진부터 언리얼 엔진을 채택했으며, 시나리오 흐름 또한 원작을 거의 훼손하지 않고 따라가고 있다. ‘무공’을 기반으로 하는 <블레이드 & 소울> 특유의 호쾌한 액션도 모바일에서 최대한 살리고 있다.
하지만 또 한 편으로 <블소 레볼루션>은 ‘넷마블 모바일 RPG’ 방식으로 원작을 재해석한 콘텐츠들을 다수 선보이고 있어서 눈에 띈다.
# 원작의 이야기를 그대로 따라가는 시나리오 전개
<블소 레볼루션>은 기본적으로 “정해진 시나리오”에 따라 여러 마을과 필드를 하나하나 거쳐가면서 캐릭터의 레벨을 올리고, 장비를 파밍하고, 더 난이도 높은 지역으로 넘어가서 새로운 시나리오를 감상하고, 다시 캐릭터의 레벨을 올리고…를 반복하는 형태의 모바일 RPG다. 즉 어떻게 보면 ‘시나리오’가 게임의 가장 큰 줄기이자, 메인 콘텐츠라고 볼 수 있는 것,
그리고 <블소 레볼루션>의 시나리오는 PC용 원작 <블레이드 & 소울>과 사실상 차이가 없다. 물론 실제 원작과 1:1로 비교해보면 중간에 생략된 부분도 더러 있으며, 일부는 각색(주로 길었던 내용을 압축하는 형태)한 부분도 있기는 하다. 하지만 ‘진서연에 의해 멸문의 위기에 몰린 홍문파 막내(주인공)의 복수극’ 이라는 원작 시나리오의 가장 큰 줄기는 그대로 유지하고 있으며, 주요 반전이나 시나리오 전개 또한 동일하다.
게임의 모든 이야기가 첫 시작되는 무일봉. 원작을 해본 유저라면 여기서 무슨 일이 벌어질지 정도는 모두 다 알고 있을 것이다.
그렇기에 이 부분은 게이머들에 따라서 일장일단으로 다가올 수 있다. 일단 원작을 해보고 모든 반전과 내용을 잘 알고 있는 유저 입장에서는 자연스럽게 “다를게 없네? 벌써부터 지겹다!” 소리가 절로 나올 수 있다.
하지만 만약 ‘PC 온라인’ 이라는 플랫폼이 부담스럽거나, 기타 여러 이유로 원작을 해보지 못했던 유저라면 모바일 환경에서, <블레이드 & 소울>의 시나리오를 비교적 편안하게 감상할 수 있다. 또한 만약 원작을 하다가 중간에 접었던 유저라면 굳이 다시 온라인 게임을 하지 않더라도 <블소 레볼루션>을 통해 모바일에서 못 다 본 스토리를 감상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전체적으로 게임의 비주얼은 모바일 게임 중에서는 단연 최고급이라고 해도 좋을 정도로 퀄리티가 좋다.
시네마컷 방식의 이벤트 연출을 보면 원작의 센스(?) 또한 그대로 계승하고 있다.
<블소 레볼루션>은 시나리오 뿐만 아니라 게임의 여러 요소들에서 최대한 원작을 ‘훼손하지 않고’ 옮기려는 노력을 많이 한 작품이다. 특히 게임의 핵심 중 하나인 전투는 ‘상황에 따라서 스킬의 연계와 합격을 적절히 사용해 손맛을 느낀다’ 라는 원작 특유의 전투 시스템을, 무조건 배제하는 것이 아니라 모바일에 맞춰서 옮기려고 노력한 흔적이 보인다.
실제로 <블소 레볼루션>은 전투 시스템이 모바일 게임 치고는 꽤나 ‘조작할 것이 많은’ 형태를 하고 있다. 가령 스킬 시스템은 모든 스킬과 스킬이 서로 ‘연계’ 되는 형태를 하고 있으며, 몬스터의 현재 상태에 따라 사용할 수 있는 스킬이나 효과도 실시간으로 달라지기 때문에 ‘수동’으로 전투할 때 그 효율이 극대화된다.
기본적으로 수동 조작은 화면 왼쪽의 버추얼 패드로 캐릭터를 조작하고 오른쪽의 스킬 버튼 등을 누르는 형태로 진행된다.
또한 일부 시나리오상 중요 몬스터들(네임드)의 경우, 주변에 강력한 대미지를 꽂아 넣는 ‘주변 범위 공격’이나, 전방에 강력한 공격을 꽂아 넣는 ‘전방 범위 공격’을 번갈아 가며 사용한다.
이들은 만약 유저의 레벨이나 전투력이 해당 몬스터 사냥의 ‘권장 레벨/전투력’ 이라고 가정할 시 그냥 자동 사냥에 맡기고 맞으면서 전투하는 것으로는 돌파가 불가능하게 밸런싱 되어있다. 그렇기에 유저들은 화면을 보면서 실시간으로 ‘백대시’, ‘횡 이동’ 같은 액션을 타이밍에 맞춰서 사용해야 무난하게 네임드를 잡을 수 있다.
'합격' 시스템. 화면에 표시되는 '다운', '기절' 중 하나를 잘 선택하면 적의 상태이상을 유도할 수 있다. 원작에도 있었지만 모바일에서는 훨씬 간편하게 개편되었다.
이밖에도 몬스터의 공격을 받아서 강한 대미지로 되돌려주는 ‘반격’, 화면에 뜨는 2지 선다 선택 중 하나를 잘 골라서 몬스터의 상태 이상을 유도하는 ‘합격’ 등. <블소 레볼루션>은 다양한 전투 시스템들이 즐비하다. 만약 고레벨 던전이나 네임드 몬스터의 수월한 사냥을 원한다면 이런 여러 시스템을 적절하게 사용해야만 한다.
다행인 것은 이런 수동 조작에서 오는 전투의 손 맛은 모바일 게임 중에서도 단연 최상급이라는 것이다. 실시간으로 '공방'이 진행되는 데다가 상태 이상을 발생시키는 스킬은 그 즉시 반응을 확인할 수 있다. 휴대폰 화면에 몰입하고 수동으로 조작하는 것 자체에 큰 거부감을 느끼는 유저가 아니라면, 누구나 재미있게 전투를 즐길 수 있는 수준이다.
몬스터가 다운 등의 상태 이상에 걸리면, 즉시 추가 공격을 넣을 수 있는 스킬 버튼이 활성화된다. 자동에 맡겨도 상관없긴 하지만 수동으로 하면 그 조작하는 재미가 꽤나 쏠쏠하다.
전투 외에도 원작의 여러 요소들을 많이 가지고 온 것이 눈에 띈다. 일례로 보패 시스템은 아예 원작의 것을 거의 그대로 모바일로 옮겨왔다.
아마 이렇게 정리하면, 모든 전투를 자동에 맡기고 편하게(?) 모바일 게임을 하고 싶은 유저 입장에서는다소 취향에 안 맞는다고 느낄 수도 있을 것이다. 천만다행인 것은 <블소 레볼루션>은 자동전투를 지원하고, 기본적으로 자동만으로도 모든 콘텐츠를 즐길 수는 있다는 것이다.
또한 네임드가 아닌 일반 몬스터는 범위 공격 같은 강력한 공격을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굳이 유저가 화면에 집중하지 않더라도 안심하고 자동에 모든 것을 맡길 수 있다. 그렇기에 ‘레벨업이나 아이템 파밍’ 같은 단순 몬스터 사냥은 자동에 맡기고, 시나리오 클리어를 위한 네임드 몬스터 사냥이나 주요 파티 던전 사냥의 경우에만 ‘수동/반자동’ 전투를 선택하는 것이 <블소 레볼루션>을 즐기는 가장 일반적인 패턴이라고 보면 된다.
필드에서 진행하는 일반적인 사냥이나 파밍은 대부분 자동 전투로 가만히 놔둬도 클리어할 수 있다.
또한 <블소 레볼루션>은 '모바일 RPG' 답게 전투 외에 퀘스트와 같은 게임 진행에 필요한 모든 행동 역시 버튼 하나만 클릭하면 손쉽게 할 수 있다. 그만큼 편의 시스템을 잘 갖추고 있다는 뜻.
게임은 굉장히 방대한 월드를 구현하고 있으며, 실제 등장하는 필드나 마을의 숫자만 봐도 "모바일 게임 맞나?" 싶을정도로 수가 많다. 마을의 구조나 NPC 위치 역시 제법 복잡하다. 하지만 화면 오른쪽에 표시되는 가이드 버튼만 누르면 현재 필요한 거의 모든 행동을 자동으로 할 수 있기 때문에, 실제로 게임을 해보면 "어렵다"라는 생각은 하지 않아도 된다.
유저가 다음에 무슨 행동을 하면 좋은지, 가이드 화면에서 모두 리스트로 보여주며, 이를 클릭하기만 하면 대부분의 행동을 자동으로 진행할 수 있다.
그리고 주목해볼만한 것은 <블소 레볼루션>은 메인 콘텐츠인 시나리오 외에, 유저들이 즐길 수 있는 콘텐츠가 풍부하게 제공된다는 것이다.
<리니지 2 레볼루션>과 유사한 '부가 임무', '업적', '공헌도' 같은 시스템은 물론이고, 실시간 팀 단위 PVP인 '비무', 대규모 PVP나 필드쟁 개념인 '세력전', 순수한 아이템 파밍을 목적으로 한 필드 보스 사냥에 이르기까지 즐길 수 있는 콘텐츠가 많이 준비되어 있다.
어느 정도 게임을 진행하면 유저들은 반 강제적으로 무림맹/혼천교. 2대 양대 세력 중 하나에 들어가야 하며, 이를 통해 다양한 대규모 PVP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무림맹과 혼천교 플레이어가 50:50으로 팀단위 대결을 펼치는 대규모 PvP 콘텐츠인 '송림분지'. 하지만 현재 베타 테스트 중이기 때문에 하루에 딱 1번만 (그것도 10분) 개최되는 데다, 참여 인원수도 제한되어 있어서 실제로 즐기긴 어렵다는 것이 문제다.
참고로 <블소 레볼루션>은 단순히 시나리오만 보면서 진행하면 결국 시나리오 진행에 필요한 '권장 레벨/권장 전투력'을 맞출 수 없다. 그렇기에 게임은 시나리오 진행 중간 중간에 아이템이나 재료를 모으고, 레벨을 올리고, 아이템 강화를 시도할 수 있는 구간. 즉 자동 사냥을 이용한 ‘파밍 구간’을 잔뜩 마련해두고 있다.
기본적으로 <블소 레볼루션>은 모든 콘텐츠가 ‘권장 전투력’ 기준으로 밸런스가 짜여 있다. 만약 유저가 단순히 시나리오만 보면서 게임을 진행한다면 1장 후반부나 2장 초반부터 이 ‘권장 전투력’의 벽을 넘지 못해서 더 이상 진행이 어려워지게 된다. 이렇게 벽에 막히면 결국 '시간이나 돈'을 투자해서 파밍구간에서 전투력을 맞춘 다음, 이후의 시나리오를 진행하도록 되어 있다. 그렇기에 유저들은 자신의 라이프 스타일이나 성향에 맞춰서 게임을 즐기면 된다.
자동 전투를 켜놓고 일정 시간이 지나면 이렇게 게임이 알아서 배터리 세이버 모드(???)에 들어간다. 이 상태에서도 자동 사냥은 진행중이며, 주요 정보들 또한 화면에 보여주기 때문에, 다른 일하면서 파밍하기에는 정말 편하다.
<블소 레볼루션>은 현존하는 모바일 게임 중에서도 단연 최상급 퀄리티의 비주얼과 풍부한 콘텐츠를 자랑하는 RPG다. 하지만 정작 이 게임은 일단 출시 1달 정도가 지난 현재 시점에서 평가하자면 ‘최적화’ 부분에서 많은 점수를 깎아먹고 있다.
물론 여기서 말하는 최적화란 단순히 권장 사양이 높다는 뜻이 아니라, 저 권장사양을 충족하는 휴대폰에서조차 프레임 드랍(끊김)과 튕김이 잦아서 유저들의 스트레스를 유발한다는 의미다. 실제로 이 게임은 ‘갤럭시 노트 9’ 같은 프리미엄 폰에서도 수시로 튕기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으며, 이는 4인 던전 파티 플레이부터 '세력전' 같은 대규모 PvP에서 유저들에게 굉장히 큰 부담으로 다가온다.
다행히 넷마블에서는 오픈 이후 꾸준하게 최적화 작업을 진행하고 있기는 하다. 하지만, 현재 공식 커뮤니티 등에서 드러나는 유저들의 불만 중 절반 이상이 최적화에 대한 이야기인 것을 보면, 아무래도 빠른 개선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아마도 이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에게 있어서 가장 무서운(?) 적이라면 이 메시지가 아닐까...
# '블레이드 & 소울'을 해보고 싶었던 유저들을 위한 게임
결론적으로 <블소 레볼루션>은 굉장히 높은 퀄리티를 가지고 있는, 그리고 콘텐츠 동선이 잘 짜여져 있고 그 양도 풍부한 '프리미엄 모바일 RPG' 임에는 틀림이 없다고 평할 수 있다.
하지만 PC 온라인 게임인 원작 <블레이드 & 소울>의 핵심 콘텐츠인 '시나리오'와 여러 요소들을 그대로 모바일로 옮긴 것은 호불호가 갈릴 수 있다. 특히 원작을 많이 플레이하고, 애정도 가지고 있는 골수 '마니아'들 입장에서는 다소 성에 안 찰 수 있다. 아무리 <블소 레볼루션>이 최상급 퀄리티를 보여준다고 해도 '모바일 게임'이라는 체급 자체가 온라인 게임과는 비교가 되지 않기 때문이다.
이 정도 그래픽이면 모바일 게임 중에서는 최상급 퀄리티다. 하지만 냉정하게 원작 온라인 게임과 비교하면...
캐릭터 커스터마이징만 봐도 원작의 그 '입 떡 벌어지는' 커스터마이징을 생각하면, <블소 레볼루션>은 다소 부족해보이는 게 사실이다. 원작과 비교하면 종족과 직업의 개수도 턱 없이 부족하다.
그렇기에 어떻게 보면 <블소 레볼루션>은 '원작을 해보고 싶었지만, 여러 사정으로 해보지 못했던' 유저들을 위한 게임이라고 볼 수 있다.
실제로 원작과 비교하면 게임의 난이도나 접근성 모두 '모바일 게임' 답게 나쁘지 않으며, 플랫폼의 특징을 최대한 활용한 콘텐츠 동선 및 배치는 원작에 없는 장점이라고 볼 수 있다.
그러면서도 수동 전투나 비무, 세력전 같은 '도전해 볼만한' 콘텐츠도 많이 배치되어 있고, 즐길 거리나 콘텐츠의 양 또한 풍부하게 준비되어 있다. 무엇보다 모바일 환경에서 '블소'를 즐길 수 있다는 것은 그 어떤 게임에서도 경험할 수 없었던 <블소 레볼루션>만의 장점이다.
넷마블은 서비스 이후 꾸준한 콘텐츠 업데이트를 통해 원작과 차별화되는 <블소 레볼루션> 만의 재미와 콘텐츠를 계속해서 선보이겠다고 밝혔다. 그런 만큼 이후 이 게임이 어떻게 발전할 것인지 지켜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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