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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리뷰

개성 넘치는 판타지 슈팅, 워크라이

워크라이 1차 클로즈 베타테스트 체험기

Nephlite 2008-11-20 19:27:34

티쓰리엔터테인먼트에서 개발하고, 한빛소프트가 서비스하는 3인칭 슈팅(TPS) 게임 <워크라이>(War Cry) 11 13일부터 16일까지, 지스타 2008 기간에 맞춰 1차 테스트를 진행했다.

 

<워크라이>의 최대 특징이라면 판타지와 FPS를 결합시킨 독특한 설정과 시스템을 채용했다는 것이다. (물론 FPS 게임이 아니라 TPS 지만, 실상 게임성은 FPS에 가깝다) 이제부터 본격 판타지 슈팅 게임 <워크라이>의 장단점과 가능성을 살펴보자. /디스이즈게임 필진 Nephlite 


 
평이한 첫 인상

 

새로움을 강조하고 있는 <워크라이>. 하지만 게임을 실행한 다음 느낀 점은 참신함에 대한 감탄보다는 친숙함이 섞인 미묘한 감정이었다. 초기 화면부터 상점 화면에 이르기까지, 모든 인터페이스가 <아바>나 <워록> 등 국산 온라인 FPS와 거의 비슷했기 때문이다.

 

게임 시작 인터페이스. 기존의 FPS 게임들과는 다른 구도다.

 

이러한 구조 자체는 사용자 편의를 배려한 결과라고 생각하면 긍정적으로 평가 받을 여지가 있다. 하지만 사소한 부분까지 <워크라이>의 모토인 ‘색다른 느낌’을 녹여냈다면 처음 접속하는 사용자들에게 더욱 좋은 인상을 남길 수 있지 않았을까?

 

한 가지 더 지적할 부분은 로비 화면의 비주얼이 그다지 좋지 않다는 것이었다. 칙칙한 색감은 사용자들간의 취향 차이가 있을 수도 있으니 그렇다 쳐도, 800x600의 저해상도만 지원하는 것은 사용자들의 컴퓨터와 모니터의 성능을 너무 무시하는 처사가 아닌가 싶다. 별 것 아닌 것 같아도 눈이 예민한 사용자들로부터 마이너스 점수를 받을 만한 요인이 될 수 있는 만큼 차후에는 필히 개선되어야 할 사항이라고 본다.

 

 
뚜렷한 개성의 판타지 클래스

 

다음으로 <워크라이>에 등장하는 독특한 캐릭터 시스템을 살펴보자. 시각적인 완성도가 떨어지는 로비 화면과는 달리, 캐릭터 시스템 부분은 이미 정식으로 서비스되는 게임이라고 해도 믿을 수 있을 정도로 짜임새 있게 구성되어 있었다.

 

<워크라이>는 제국과 호드, 두 진영의 전투를 그리고 있다. 제국과 호드 진영에는 각각 여섯 클래스의 영웅들이 존재한다. 다른 FPS 게임들에서 채용하고 있는 저격병, 돌격병, 의무병과 같은 의미이기는 하지만, 이 게임은 팔라딘, 헌터, 알케미스트 같은 판타지 세계관의 직업이 클래스로 등장한다. 이들은 판타지 RPG에서 봤을 법한 각종 스킬을 사용하기 때문에 충분히 특색 있는 모습을 보여준다.

 

게다가 제국과 호드는 서로 같은 역할의 클래스라도 사용하는 스킬이 조금씩 다르다. 예를 들어 제국의 방어형 영웅 팔라딘은 아군을 잠시 무적 상태로 만들어주는 마법을 사용하지만, 호드의 동급 영웅 버서커는 방어형 마법이 없는 대신 팔라딘보다 체력이 훨씬 높고 주위의 적들을 상태이상으로 만들 수 있다.

 

클래스의 뚜렷한 특징 덕분에 제국과 호드가 사용하는 주요 전략은 달라질 수밖에 없다. 진영간 차이가 거의 없다시피 하던 기존의 FPS TPS에 비하면 확연한 독창성이 엿보이는 부분이다.

 

여섯 가지 기본 영웅 외에도 랜덤으로만 골라지는 히든 영웅이 하나 더 있다.

 

이러한 차별화는 자칫하면 특정 진영이 지나치게 유리해지는 등의 밸런스 악화를 초래할 수 있다. 다행히 아직 클로즈 베타테스트 단계라서 큰 문제는 없었지만, 앞으로는 유저들의 의견이나 통계 자료 등을 바탕으로 꾸준하게 밸런스 조절이 필요할 것으로 보여진다.

 

여성 캐릭터가 넘쳐나고, 남자는 매우 귀하다.

 

여담이지만 <워크라이>는 클래스에 따라 성별이 고정되어 있는데, 여성 캐릭터가 절반에 가깝다. 그게 어때서?라고 할지 모르지만, 이 게임은 판타지 배경이라는 사실을 기억하자!

 

여성 캐릭터들의 디자인이 다른 FPS TPS 게임에 비해 매우 관능적인 모습을 자랑했다는 것이다. 이는 호불호가 엇갈릴 내용이겠지만, 필자 개인적으로는 살벌하고 진지한 FPS 게임에서 이런 디자인의 여성 캐릭터를 만날 수 있다는 것이 마음에 들었다.

 

특히 제국의 은신술을 사용하는 영웅 ‘헌터’의 경우, 그 아름다운 뒷태에 현혹된 유저들이 많아 클로즈 베타테스트 기간 내내 최고의 인기를 끌었다는 후문이 전해진다….

 

많은 테스터들의 사랑을 받았던 헌터의 모습.

 

 
여러 요소들이 어우러진, 비빔밥 같은 게임성

 

그럼 게임 내적인 특징을 살펴보도록 하자. <워크라이>의 전투는 조작하는 캐릭터의 뒷모습을 바라보는 3인칭 시점으로 진행된다. 이런 방식은 다른 FPS 게임에 비해 조작성이 떨어지거나, 자신의 캐릭터에 의해 일부 시야가 가려진다는 등의 이유로 비판을 받고 있기도 하지만, 단점 못지 않게 장점도 많다.

 

일단 자신의 캐릭터가 움직이는 모습을 뒤에서 지켜보는 형식이기 때문에 시각적인 만족도가 높고, 일부 사람들이 겪는 이른바 3D 멀미 현상’이 줄어든다. 1인칭 시점보다 화면에 표시되는 시야각이 넓기 때문에 밑에서 설명할 근접전에 적합하다는 장점도 있다. 전체적으로 3인칭은 <워크라이>라는 게임성에 어울리는 시점이라고 생각한다.

 

 3인칭 시점으로 얻는 장점도 무척 많다.

 

<워크라이>는 기본적으로 다양한 총기류를 사용해 적을 해치우는, 지극히 FPS스러운 전투 형태를 취하고 있다. 총기들은 영웅의 특성과 맞물려 돌격 소총, 유탄 발사기, 기관총, 저격총, 권총, 석궁 등으로 나누어져 있으며, 각각의 타입은 다시 미묘하게 성능이 다른 여러 종류의 총기들로 세분화된다.

 

일단 종류별로 가장 균형 잡힌 성능의 무기가 기본적으로 주어진다. 그외에 공격력에 중점을 두거나 연사력에 중점을 두는 등 특징이 잡힌 총기는 게임머니로 구입해야 한다.

 

FPS의 꽃 저격총도 건재.

 

총기를 이용한 전투는 전형적인 FPS 게임의 감각으로 진행된다. 다른 FPS에서 했던 것처럼 적이 보이면 몸통이나 머리에 쏴서 제압하면 된다. 당연한 말이지만 갑주를 입고 있는 몸통보다 무방비인 머리를 맞춰야 더 많은 피해를 입힐 수 있다. 총기 외에 수류탄을 이용해 지역 제압을 노리는 것도 기존 FPS와 다를 바 없다.

 

하지만 <워크라이>의 영웅들은 총알 한두 방에 쓰러지는 특수부대원들과는 다르다. 재빠른 몸놀림으로 총알을 피하거나, 투명 상태로 시야에서 사라지거나, 심지어 강인한 체력으로 공격을 버티면서 압박해 오기도 한다. 떄문에 오로지 총만 가지고 적들을 상대하는 것은 쉽지 않다. 결국 적들이 지척까지 접근해오면 총을 버리고 칼을 들어야 한다.

 

총알 피하면서 달려오면 의외로 대책 없다.

 

<워크라이>는 기존 FPS에서 보조 역할에 머물렀던 근접 무기들이 강력한 전투 수단으로 이용된다. 칼을 이용한 전투는 흡사 <진삼국무쌍> 스타일의 전투를 연상케 한다영웅들은 칼이나 손톱, 혹은 특수한 근접 무기로 상대에게 치명적인 타격을 가할 수 있다.

 

만일 근거리에서 총과 칼을 들고 있는 영웅들이 맞붙으면 칼을 들고 있는 쪽이 절대적으로 유리하다. 심지어 총기보다 근접 무기를 훨씬 더 공격적으로 활용하는 영웅 클래스도 있을 정도. 대표적으로 ‘헌터’를 비롯한 은신형 영웅들을 꼽을 수 있다. 길목에 숨어 있다가 적이 무방비일 때 재빨리 뛰어나가서 칼을 휘두르면 상대는 버텨낼 재간이 없다.

 

악명 높은 은신형(클로킹) 영웅들.

 

그렇다고 칼이 무작정 좋은 것만은 아니다가늠자에 적을 조준하고 방아쇠를 누르기만 하면 되는 총기와 달리 근접 무기의 판정은 상당히 애매해서 능수능란하게 사용하려면 연습이 필수적이다. 결정적으로 영웅마다 보유한 근접 무기의 특성이 달라서 제대로 사용하려면 정말 오랜 연습이 필요하다.

 

어쨌든 근접 무기의 비중이 높다는 것은 기존의 FPS에서 느끼기 힘들었던, 흡사 정통 액션 게임과 같은 독특한 재미를 준다는 점에서 주목할 요소다.

 

근접전에서 어정쩡하게 총을 쓰다가는 이렇게 당한다.

 

근접무기 못지 않게 중요한 개념이 또 있다. 바로 레벨과 마법이다. 여기서 일반적인 캐릭터 육성의 레벨’을 떠올리면 오산. 오히려 정통 레벨업과 육성 개념보다는 <워크래프트3>의 영웅 시스템과 유사하다고 보면 된다.

 

<워크라이>에서 캐릭터들은 처음 게임을 시작하면 0 레벨부터 시작하지만 적에게 유효타를 먹이거나 킬수를 올리면서 차츰 경험치를 쌓아나간다. 레벨이 오른 영웅 캐릭터들은 공격력과 방어력에 보너스를 받게 되며, 레벨당 한 가지씩의 마법 스킬을 배울 수 있다. 이 때문에 후반부로 갈수록 초반과는 다른 양상으로 게임이 전개된다. (캐릭터의 레벨은 게임이 한 판 끝나면 초기화 된다)

 

레벨이 오를 때마다 스킬에 포인트를 배분하는 것이 가능하다.

 

또 하나 눈에 띄는 것이 마법 스킬이다. <워크라이>에서 영웅 한 명이 배울 수 있는 마법 스킬은 총 4종이며, 버튼을 눌러야 발동되는 액티브 스킬과 찍기만 하면 자동으로 적용되는 패시브 스킬이 두 종류씩 있다. 마법들은 공격용이나 방어용, 지원용으로 다방면에서 쓸모가 많다.

 

특히 액티브 스킬 중 하나는 전투의 향방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궁극기’다. 영웅 레벨을 6까지 올려야만 배울 수 있기 때문에 자주 사용되지는 않지만아직 <워크라이> 1 테스트이기 때문에 밸런스가 꽉 잡혀있지는 않지만, 향후 테스트에서는 스킬이 재미 요소로 자리잡을 것이다.

 

적에게 마법 사용을 허용하면 치명적인 타격을 입게 된다.

 

 
앞으로의 발전이 더욱 기대되는 게임

 

이제 1차 클로즈 베타테스트가 끝났다, 게임을 예단하기에는 다소 이른 감도 있지만 <워크라이>는 충분히 재미있는 게임이었다. 조작감이나 게임의 틀은 이미 완성 단계로 생각될 정도였다. 판타지와 FPS/TPS의 특징을 잘 조합해서 빚어낸 게임성은 전반적으로 참신하고 재미있었다. 물론 최종 완성도는 계속 지켜봐야 알 겠지만 말이다.

 

1차 테스트여서 단점도 제법 많이 보였다. 대표적으로 최적화 문제를 들 수 있다. <워크라이>의 프레임은 시스템 운영체제에 따라 기복이 굉장히 심한 모습을 보여줬다. 일례로 윈도우 XP 환경에 그래픽카드 지포스 9600GT를 사용하는 시스템에서는 모든 그래픽 옵션을 최고로 설정해도 60프레임 이상의 쾌적한 게임을 즐길 수 있었지만, 윈도우 비스타로 넘어가면 지포스 GTX 280이라는 괴물 그래픽 카드를 달아도 고작 15프레임을 넘기지 못했다.

 

영웅들의 상성 관계나 특성이 다양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 캐릭터 특성에 익숙해진 고수와, 그렇지 않은 초보자간의 간극이 비교적 크다는 점, 밸런스 역시 아직은 그렇게 썩 좋은 모습을 보여주지 못했다는 점은 차후의 테스트에서 개선되어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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