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켓몬 트레이너. 포켓몬스터 IP 기반 콘텐츠를 접한 유저라면 누구나 자신이 좋아하는 포켓몬과 함께 최고의 트레이너가 되는 로망을 꿈꾼다. 그리고 지금까지 출시된 많은 포켓몬 게임은 유저가 스스로 트레이너가 되는 시스템으로 구성됐다.
포켓몬스터 시리즈의 시작인 <포켓몬스터 적·녹>는 물론, 몇 년 전 선풍적인 인기를 끌었던 <포켓몬 GO> 역시 마찬가지다. 하지만 유저들이 아무리 노력해도 스스로 애니메이션의 주인공인 '지우'나 포켓몬 원조 주인공으로 꼽히는 '레드'가 될 수는 없어 아쉬움을 남겼다.
<포켓몬 마스터즈>는 바로 이 지점을 공략했다. 포켓몬 게임 최초로 포켓몬보다 '트레이너'를 전면으로 내세운 <포켓몬 마스터즈>에서는 새로운 방향으로 포켓몬 세계관을 즐길 수 있다. 또 인공섬에 모인 트레이너가 최강자가 되기 위해 싸운다는 설정덕분에 <포켓몬 마스터즈> 스토리는 군더더기 없이 포켓몬 배틀을 통해 진행된다.
여기에 전통적인 게임 속 포켓몬 배틀을 <포켓몬 마스터즈> 스타일로 재해석해 독자적인 전략과 전투를 추구했고, 이 배틀을 모바일 환경에서 즐길 수 있다는 점은 팬들에겐 큰 매력으로 다가온다.
하지만 아쉬운 지점도 분명하다. <포켓몬 마스터즈> 속 '트레이너 뽑기 시스템'은 과금에 익숙하지 않은 포켓몬 게임 유저들은 물론, 반가운 마음에 모바일 포켓몬 게임을 시작한 라이트 유저들에게도 큰 반발을 샀다.
기대가 컸던 만큼 아쉬움을 남긴, 하지만 아쉬웠던 만큼 게임만의 매력을 더 살린 업데이트가 더 기대되는 게임, <포켓몬 마스터즈>를 살펴봤다.
# '오, 트레이너!'와 '어, 트레이너?' 사이에서 갈린 평가
이미 출시 일주일 차를 맞이한 <포켓몬 마스터즈>에 대한 유저 평가는 크게 갈렸다. 긍정 · 부정 평가 모두 '트레이너'를 뿌리에 두고 있다. 다른 포켓몬 게임에서 볼 수 없었던 트레이너 중심의 진행은 포켓몬이 아닌 트레이너의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매력 포인트로 꼽힌다. 여기에 자신과 버디(동료)가 된 트레이너에 따라 진행되는 사이드 에피소드인 '버디즈 에피소드'는 해당 트레이너와 가까워지는 기분까지 든다.
게임 시스템 자체도 도전적이다. 자신의 버디 트레이너라면 어떠한 제약 없이 세 명의 트레이너로 구성된 팀을 이룰 수 있다. 유저가 생각하는 드림팀을 꾸릴 수 있는 것이다. 또 대부분의 포켓몬 게임에서 1 대 1로 진행되는 포켓몬 배틀을 3 대 3으로 진행되는 <포켓몬 마스터즈> 배틀을 위해 재해석했다. 트레이너와 함께 싸우는 점을 강조하기 위해, 회복 등 트레이너 스킬이나 트레이너와 포켓몬이 함께 사용하는 필살기인 '버디즈기술' 역시 눈에 띈다.
각 유저가 접한 포켓몬 콘텐츠에 따라 다르게 느껴질 특정 트레이너의 버디즈 포켓몬도 '코스프레'라는 개념으로 해결한 것도 유저에게 큰 만족감을 제공한다. 아직은 '웅'만 다른 옷을 입은 버전이 존재하지만, 이후 진행될 업데이트를 통해 다양한 옷을 입은 트레이너들이 각기 다른 포켓몬과 함께 나올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 트레이너들의 매력이 자연스럽게 녹아든 자연스러운 애니메이션도 <포켓몬 마스터즈>만의 매력이다. 다양한 감정 표현과 함께 그려진 트레이너의 모습들은 다른 곳에서는 보기 힘든 모습이다.
게임이 출시 이후 크게 지적받은 부분은 '과금 논란'이다. <포켓몬 마스터즈> 내 과금 요소는 단 하나 '트레이너 뽑기'다. 스토리상 일부 트레이너를 영입 할 수 있지만, 신규 트레이너를 영입 욕심이 생긴다면 과금은 필수다. 과금 요소가 없다시피 한 기본 포켓몬 게임 헤비 유저들은 물론, 단순히 포켓몬이 좋아서 시작한 라이트 유저까지 반발은 컸다.
하지만 <포켓몬 마스터즈>의 뽑기는 확실한 '선'을 지키고 있다. 먼저 포켓몬을 직접적인 뽑기의 대상으로 하지 않았다. 또 중복으로 나온 트레이너는 일정 수가 누적되면 꽝 없는 트레이너 강화에 쓰인다. 무엇보다 과금 없이도 스토리 진행은 큰 문제가 없다.
# <포켓몬 마스터즈>만의 실시간 포켓몬 배틀은 일단 합격점!
<포켓몬 마스터즈>의 주요 콘텐츠는 '3 대 3 포켓몬 배틀'이다. 기존 턴제로 진행된 포켓몬 배틀과 다르게, 턴이 아닌 실시간으로 진행된다. 여기에 포켓몬 약점 타입 등이 하나로만 구성되면서, 지금까지 공개된 포켓몬 배틀과는 전혀 다른 배틀이 탄생했다. 턴제 익숙한 유저들은 적응에 어려움을 겪기도 하지만, <포켓몬 마스터즈> 속 포켓몬 배틀에는 <포켓몬 마스터즈>만의 색이 확실하게 드러난다.
시간이 흐르며 차오르는 기술 게이지는 3명의 버디즈(트레이너&포켓몬)가 함께 사용한다. 제한된 게이지를 3명이 공유하기 때문에, 효율적인 선택이 강조된다. 대부분의 기술은 기술 게이지가 한 칸 필요하지만, 특정 기술에는 많은 기술 게이지가 필요하고 강하다. 하지만 문제는 버디즈기술이다. <포켓몬 마스터즈>의 필살기 개념인 버디즈기술을 사용하기 위해서는 일반 기술을 특정 수만큼 사용해야한다.
하지만 제한된 기술 게이지 속에서 많은 게이지가 필요한 기술 위주로 사용하면 버디즈기술 사용 타이밍이 늦어질 수 밖에 없다. 다시말해, 배틀에 참여한 유저는 초반 강한 기술로 상대 트레이너 중 하나를 제거하거나, 약한 기술을 여러 번 사용해 빠르게 강력한 버디즈기술로 강하게 후반을 가져가는 선택지 중 골라야 한다.
기존의 포켓몬 배틀에서 순간적인 판단까지 더 요구하는 셈이다. 이런 <포켓몬 마스터즈> 배틀만의 특성은 멀티플레이에서 더 강조된다. 기본적으로 싱글 플레이처럼 3 대 3으로 진행되지만, 3명의 유저가 참여하고 각 트레이너를 한 명의 유저가 담당한다. 그리고 배틀에 참여한 유저는 전투 상황에 따라 자유롭게 자신이 고른 3명의 트레이너 중에서 교체할 수 있다. 인공지능 상대도 트레이너 교체에 따라 반응하기에 전투 전략은 더 복잡해진다.
<포켓몬 마스터즈>만의 깊이가 있고 특이한 시스템을 가진 포켓몬 배틀이지만, 문제는 튜토리얼이 부족하다. 특히 많은 포켓몬 팬들이 기존의 턴제 방식에 익숙해져 있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게임 초반 불친절한 전투 설명은 큰 아쉬움으로 남는다.
# 기대가 커서 아쉬웠지만, 아쉬운 만큼 기대가 생기는 <포켓몬 마스터즈>
<포켓몬 마스터즈>는 시리즈 최초로 트레이너를 앞세웠고, 포켓몬 배틀을 모바일 환경에서 즐길 수 있어 출시 전부터 기대하게 만들었다. 하지만 기대가 너무 컸던 걸까? <포켓몬 마스터즈>의 첫인상이 좋지만은 않다. 오히려 일부 유저가 지적하는 과금 요소에 대한 우려는 '뽑기'라는 단어가 가지고 있는 반발에 가깝다.
진짜 문제는 선형적인 게임 스토리, 불친절한 초반 튜토리얼, 그리고 무엇보다 최적화 문제다. 게임 진행 도중 큰 의미가 없어 보이는 로딩이 반복되며 게임 집중도를 떨어뜨리고, 발열이 심한 최적화 문제가 최우선 수정 사항으로 느껴진다.
하지만 오랜 기간 수많은 포켓몬 게임이 출시됐음에도, <포켓몬 마스터즈>는 성공적으로 자신들만의 독창적인 포켓몬 게임을 선보였다. <포켓몬 마스터즈>는 이제 출시 일주일 된 게임이다. 개발사가 정기적인 스토리 업데이트와 적극적인 수정 사항을 약속도 했다. 무엇보다 지금 당장 기대를 저버리기엔 트레이너들이 매력적이다.
앞으로가 더 기대가 되는 <포켓몬 마스터즈>, 이번 추석 연휴는 트레이너와 함께 배틀의 세계로 빠지는 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