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금까지 라이엇게임즈(Riot Games)는 회사 영문 이름과 다르게 단 하나의 게임 <리그 오브 레전드>만 서비스하고 있'었'다. 그리고 오늘(16일) <리그 오브 레전드> 서비스 10주년과 함께 드디어 새로운 게임을 공개했다. 바로 소문만 무성했던 카드 게임 <레전드 오브 룬테라>다.
<레전드 오브 룬테라>는 <리그 오브 레전드>의 세계관을 바탕으로 만들어졌고, 더 나아가 게임의 특징을 계승하고자 하는 부분이 여럿 보인다. <레전드 오브 룬테라>는 단순히 IP만 따온 게임이 아닌 '확장'한 게임이다.
라이엇게임즈의 신규 게임이자 신규 CCG(Collectible Card Game, 수집용 카드게임) , <레전드 오브 룬테라>의 특징을 크게 3가지로 나누어 살펴봤다.
# 룬테라가 있다
<레전드 오브 룬테라>, 직역하면 '룬테라의 전설'이다. 게임은 게임 명칭처럼 룬테라를 충실하게 카드 게임에 담았다. <리그 오브 레전드> 유니버스에 있던 국가 중 여섯 지역과 챔피언이 등장한다. 그리고 지금까지 보지 못했던 유니버스를 담은 카드도 포함되어 있다.
(1) 지역
덱의 특성을 결정하는 것은 <리그 오브 레전드> 속 여섯 지역이다. 이 지역들은 ▲ 데마시아 ▲ 녹서스 ▲ 그림자 군도 ▲ 아이오니아 ▲ 자운과 필트오버 ▲ 프렐요드다. 모든 카드는 이 여섯 지역 중 하나에 속하며, 해당 지역에 속한 카드는 각 지역 컨셉에 맞게 꾸며졌다. 또 하나의 덱에는 최대 두 가지 지역으로만 꾸릴 수 있다. 데마시아, 녹서스, 그림자 군도가 좋다고 해서 한 번에 다 사용할 수는 없다.
대표적으로 '정의의 국가' 데마시아로 구성된 덱은 소환사의 협곡 속 가렌처럼 묵직한 운영을 선보인다. 하나하나 단단한 카드를 중심으로 필드를 차분하게 지배할 수 있다. 하지만 역전에 능하진 않다. 한 번 정리되면 복구하기 어렵지만, 정리가 잘 되지 않는 단단한 덱이 바로 데미시아다. 여기에 라이엇게임즈는 다른 다섯 지역 역시 각 지역만의 뚜렷한 특징을 가지고 있고, 조합에 따라 예상하지 못한 특징이 생긴다고 설명했다.
▲ 벌써 다음 확장팩이 보인다. '공허의 습격'이라던가..
(2) 유닛 카드
소환사의 협곡에서 룬테라로 전장의 크기가 커진 만큼, 챔피언과 함께 <리그 오브 레전드> 유니버스에 맞는 다양한 유닛들이 카드로 등장한다. 이번에 공개된 카드는 마법에 해당하는 기술 카드를 포함하여 300종이 넘는다. 소환사의 협곡은 챔피언과 미니언이 주인공이라면, <레전드 오브 룬테라>의 필드는 데마시아의 전사와 아이오니아의 수도사 등 각 지역의 콘셉으로 꾸며진 멋진 일반 유닛 카드가 챔피언과 함께 필드를 채운다.
▲ 귀족 시너지.. 아니 데마시아는 아트부터 정의로워 보인다.
(3) 챔피언
<리그 오브 레전드>의 챔피언도 전투에 참여한다. <레전드 오브 룬테라>의 챔피언 역시 독특한 능력을 갖추고 있다. 일반 유닛 카드와 큰 차이가 없는 능력치를 가진 챔피언도 많지만, 챔피언에게는 '가능성' 있다. 특정 조건을 만족하면 '레벨 업'을 할 수 있다. 해당 조건은 챔피언마다 크게 다르다. '루시안'은 아군 넷 이상 또는 세나가 사망해야, '징크스'는 패에 어떠한 카드도 없어야 레벨 업 할 수 있다. AOS 장르였던 <리그 오브 레전드>에 있는 레벨 개념을 카드 게임이라는 장르에 맞게 잘 해석한 것이다.
▲ 현재 지역별로 4종의 영웅이 있다. 총 24종의 챔피언이 등장한 것이다.
▲ 레벨 업 애니메이션의 완성도는 매우 뛰어나다. 레벨 업만 하고 싶다.
# 독특한 필드가 있다
하지만 카드 게임을 조금이라도 해봤다면, 자연스럽게 드는 생각이 있을 것이다.
"필드 위에서 조건을 만족할 때까지 특정 카드가 살아있을 수 있다고?"
이를 위해 라이엇게임즈는 독특한 필드를 만들었다.
<레전드 오브 룬테라>에는 독특하게 '패'와 '필드' 사이에 중립공간 '뒷줄'이 존재한다. 이 뒷줄에는 유닛 카드만 놓일 수 있다. 플레이어는 유닛을 '소환한 상태'로 만들기 위해서는 일단 뒷줄로 카드를 보내야 한다.
(1) 뒷줄
뒷줄은 일종의 '전투 대기석'이다.
뒷줄에 있는 유닛은 기본적으로 대기 상태다. 뒷줄에 있으면 상대 공격을 막거나, 상대에게 공격을 가할 수도 없다. 전투에 참여하기 위해서는 뒷줄을 벗어나야 한다. 전투를 마친 유닛들도 차례가 끝나면 뒷줄로 돌아온다. 뒷줄에는 최대 6개의 유닛이 소환될 수 있다. 다시 말해 한 번의 차례에 최대 6개의 유닛이 공격할 수 있다.
▲ 제일 아래가 '패', 아래 쪽에서 푸른 빛이 감도는 곳이 '뒷줄'이다. 그리고 그 앞이 '필드'다.
현재 상대 뒷줄에는 유닛 카드가 2개 존재한다.
뒷줄은 전투만큼은 자유로운 공간이기 때문에 자신이 캐리 챔피언으로 점찍은 챔피언 또는 일부 일반 유닛을 지킬 수 있다. 뒷줄에 존재하는 유닛은 '소환된 상태'이지만, 공격에는 자유로운 것이다.
예를 들어, 레벨 업을 위해서는 서로 다른 거미가 셋 이상 필요한 엘리스는 전략적으로 거미를 뒷열에 두고 지키며 빠르게 레벨 업을 노릴 수도 있다. 하지만 그사이 상대방의 직접 공격으로 인한 피해는 어느 정도 감수해야 한다.
(2) '도전자' 그리고 키워드
그렇다고 해서 뒷줄이 '완벽하게' 안전할까? 아니다. 쓰레쉬, 피오라 등이 가지고 있는 '도전자'라는 '키워드'는 방어할 상대방 유닛을 선택할 수 있다. 다시 말해 뒷열에 숨어있는 상대방 유닛을 강제로 전투에 참여하게 만드는 효과를 가진 것이다. (그리고 뒷줄에 있어도 다양한 기술 카드의 영향도 받는다.)
방금 언급된 키워드는 카드가 가지고 있는 특성이다. 각각의 카드의 고유한 능력과 다르게, 키워드는 몇몇 카드가 공유하는 능력이다. 예를 들어, 키워드는 공격력 3 이하 유닛에는 공격받지 않는 '공포', 공격 시 방어 유닛보다 먼저 공격하는 '선제공격' 등 챔피언의 스킬과 플레이를 고려한 특성들도 구성되어 있다.
▲ 무시무시한 능력을 가진 '피오라 2레벨'. 피오라의 키워드는 쓰레쉬와 같은 '도전자'다.
▲ 수집품 탭에서 모든 카드를 확인 할 수 있다. 검색 기능도 뛰어난 편. 키워드나 능력으로 검색해도 원하는 카드가 나온다.
# 딴지가 있다
카드가 아무리 능력이 독특하고, 특성이 기발하고, IP를 잘 살려도 아무것도 못 하고 당한 경험은 누구에게나 있다. <레전드 오브 룬테라>에서는 다르다.
언제나 상대방에게 딴지를 걸 수 있다. 상대방의 계획대로 흘러가게 놔두지 않아도 된다.
(1) '계속 카운터쳐라!', 쉬지 않는 전투
<레전드 오브 룬테라>의 가장 큰 특징 중 하나는 언제나 '카운터가 가능'하다는 점이다. 상대가 나를 강하게 공격한다면, 나도 상대에게 강하게 카운터칠 수 있다. <레전드 오브 룬테라>에서는 서로의 모든 선택에 대해 상대 선수도 다양한 선택을 할 수 있다.
예를 들어 상대가 기술 카드를 사용한다면, 나도 사용할 수 있다. 그리고 또 상대가 사용할 수 있고, 나 역시 카드만 있다면 계속 반격하며, 꼬리에 꼬리를 물 수 있다. 공격과 수비도 마찬가지다.
'선공권'에 차이가 있을 뿐, 상대방의 차례와 내 차례는 데칼코마니다. <레전드 오브 룬테라>에서 상대방 차례에 가만히 있는 것은 '한 턴의 기회'를 날려버리는 것과 같다.
▲ <레전드 오브 룬테라> 로비 화면
(2) 빠르고 정밀한 경기 장려하는 마나와 전투 시스템
<레전드 오브 룬테라>만의 마나 시스템과 전투 시스템는 빠른 템포의 경기와 정교한 전략을 유도한다. 특히 공격하는 유저보다는 상대방의 선택을 보고 행동을 결정하는 수비 역할에게 더 정밀한 딴지를 요구한다.
<레전드 오브 룬테라>의 마나는 매 차례 다시 차오른다. 상대 차례에서 내 차례로 돌아왔을 때뿐만 아니라, 내 차례에서 상대 차례로 넘어가도 마나가 찬다. 심지어 카드도 뽑는다. 상대방 차례에 더 가만히 있을 수 없는 이유다.
또 사용하지 않은 마나는 최대 3개까지 기술 마나로 저장된다. 기술 카드를 사용할 때만 소모되는 기술 마나는 초반에는 빠르게 강한 기술 카드를 사용하게 하고, 후반에는 강한 기술 카드를 난사하도록 유도한다.
초반부터 많은 카드를 사용할 수 있어서, 다른 카드 게임보다 더 패 관리가 중요하다. 여기에 <레전드 오브 룬테라>만의 전투는 필드 위 몬스터 수도 중요하게 한다.
▲ 빨간 원 안은 일반 '마나'다. 파란 원 안은 '기술 마나'로, 사진에서는 방금 전 마나를 하나 사용하지 않아 저장된 것이다.
<레전드 오브 룬테라>의 전투는 바로 앞에 있는 유닛 카드와 치러진다. 만약 공격하는 카드 앞에 어떤 유닛 카드도 수비하지 않는다면, 상대에게 직접 공격을 하게 된다. 반대로 자신의 수비 유닛 카드가 단 하나고 상대 공격 유닛 카드가 넷이라면, 막을 수 있는 공격의 수는 최대 하나다. 카드를 아끼기 위해 수비 대신 뒷줄에 대기하게 한다면 4번의 공격을 받아야 한다.
뒷줄의 유닛 카드 수 자체가 공격 기회이자, 수비 기회이기 때문에 패만큼 관리를 잘해야 한다. 제 2의 패인 셈이다.
라이엇 게임즈의 두 번째 게임 <레전드 오브 룬테라>는 눈에 띄는 차별과 특징으로 포화 상태에 가까운 카드 게임에 도전장을 던졌다. <리그 오브 레전드>에 이어 전 세계에 또 한 번 뜨거운 열풍을 불러 일으킬 수 있을까?
▲ 공격력이 높진 않지만, 유닛 수로 이득을 볼 수 있다. 상대는 왼쪽에서 첫 번째와 두 번째 공격만 막을 수 있다.
<레전드 오브 룬테라>만의 전투 시스템 중 하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