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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리뷰

경쾌하고 쉬운 메카닉 슈팅, 메탈레이지

‘메탈레이지’ 클로즈 베타테스트 체험기

안정빈(한낮) 2009-01-05 16:21:40

3인칭 슈팅(TPS) <메탈레이지>는 가볍고 부드러운 움직임을 통해 FPS를 하던 유저들도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메카닉 액션을 만들어냈다. 동시에 과장된 오버액션을 통해 기체 특유의 호쾌한 느낌도 놓치지 않았다. 실제로 접해 본 <메탈레이지>는 <서든어택>을 만든 게임하이 특유의 쉽고 빠른 슈팅의 장점을 메카닉으로 적절히 풀어낸 느낌이었다. /디스이즈게임 안정빈 기자


<메탈레이지>의 최대 장점은 평범한 FPS 게임만 즐기던 유저들도 쉽게 다가갈 수 있는, 높은 접근성이다.

 

우선 기존의 메카닉 게임과 달리 기체 움직임이 경쾌하고 가볍다. 메카닉 게임에서 기체의 무거움을 살리기 위해 주로 사용하던 반 박자 느린 움직임도 없고 무기의 반응 속도와 기체의 코너링도 매우 자연스럽다과장을 조금 보태 사람 겉에 장갑을 씌웠다고 해도 믿을 수준FPS 게임을 주로 즐기던 유저도 큰 위화감 없이 접근할 수 있다.

 

움직임이 가볍다. 정말 경쾌한 느낌.

 

메카닉 게임이라면 꼭 있어야 할 것 같던 파츠별 부품 조립도 생략됐다. <메탈레이지>에서는 초반부터 모든 기체가 주어지는데다가 기체마다 직업과 무기가 정해져 있다.

 

유저는 오직 전투에 끌고 나갈 4종의 기체를 고르고 주무기와 보조무기, 부스터만 챙겨주면 된다. 초반에 장착된 무기로도 기체의 특성을 더욱 잘 나타내주는 탓에 오히려 손을 대지 않는 편이 나을 때도 있을 정도다.

 

기존의 메카닉 게임들처럼 구석구석 손때가 묻은 나만의 기체를 갖는 만족감을 포기한 대신 복잡한 준비 과정이 생략된, 부담없는 메카닉 게임을 만들어낸 것이다.

 

다수의 라이트 유저를 노렸다는 표현이 어울릴지도 모르겠다.

 

<메탈레이지>는 경쾌함을 추구하면서 메카닉 특유의 느낌을 살리는 것도 잊지 않았다. 한 자리에 몸을 고정시킨 후 발사하는 곡사포나 대형 발칸을 쏠 때의 진동, 저격과 범위공격을 동시에 할 수 있는 장거리 저격포(?), 실드를 설치하거나 아군을 수리하는 기체 등은 메카닉 게임에서만 느낄 수 있는 호쾌함이다.

 

게다가 곡사포를 쏠 때 주변이 울리고 연기로 화면이 흐려지거나 저격포의 발사반동으로 밀려나는 기체, 부스터 사용 중 느낄 수 있는 관성처럼 메카닉 특유의 과장된 액션역시 충실하게 구현돼 있다.

 

일반 FPS 게임의 움직임에 메카닉의 액션을 섞어놓은 느낌.

 

 

기체별 특성을 이용한 전략과 상성도 뚜렷하다. 총알 한두 방에 쓰러지고 대부분 총기류만 사용하는 FPS 게임과 달리 메카닉 게임은 상대적으로 기체의 맷집이 좋고 무기도 다양하다그만큼 전략의 폭도 넓어진다.

 

<메탈레이지>는 메카닉 게임 특유의 장점을 십분 활용, 게임 내에서 다양한 전략을 경험해 볼 수 있다. 예를 들어 좁은 골목에서 화력형 기체인 램파트가 시즈 모드(…)를 취하고 그 뒤를 수리가 가능한 정비형 기체가 받쳐준다거나, 저격형 기체인 블리츠가 임펄스가 만든 엄폐물을 오가며 공격을 하는 식이다.

 

각 기체의 특성이 워낙 뚜렷하기 때문에 단 몇 판만 즐겨도 바로 전략을 구상할 수 있다는 것 또한 <메탈레이지>만의 장점. 실제로 지난 테스트 기간에는 채 하루가 지나지 않아 서로 팀플레이로 호흡을 맞추는 유저들이 생겨났을 정도다.

 

스카우트를 이용한 정찰 역시 팀플레이의 승패를 좌우하는 변수!

 

결정적으로 승패가 킬/데스가 아니라 기여도를 통한 포인트 방식으로 운영되기 때문에 전방에 나서지 않는 역할이라도 기여도만 쌓는다면 얼마든 좋은 점수(및 경험치)를 얻을 수 있다. 개인적인 킬/데스에 지나치게 연연하지 않아도 되므로 더욱 활발한 팀플레이가 가능한 셈이다.

 

기여도는 적을 공격하거나 아군을 수리할 때는 물론 실드로 적의 공격을 막거나 스카우터로 적의 위치를 잡아냈을 때에도 쌓인다. 사실상 <메탈레이지>에서 아군에 도움이 되는 모든 행동에서 기여도를 얻는다고 봐도 무방하다.

 

 

이번 클로즈 베타테스트에서 드러난 아쉬움은 산만한 인터페이스(UI)와 난해한 피아 식별이다.

 

<메탈레이지>에서는 게임 대기실에서 파일럿들의 얼굴을 보여준다. 한 방에 최대 32명까지 접속할 수 있는데다가 뒤에 조종석의 배경까지 보여주다 보니 화면이 매우 산만하다. 거기에 계급과 현재 상태까지 포함하면 정작 같은 편 유저들의 아이디는 제대로 눈에 들어오지 않는다.

 

얼굴이라고는 해도 다 거기서 거기인 조종사 헬멧을 쓰고 있는 모습을 굳이 이렇게까지 보여줘야 했는지 의문이다. 아이디와 현재 상태만을 깔끔하게 보여주는 편이 더 나았을 듯하다.

 

대기실 풍경. 내 자신이 어디 있는지 알아보기도 어렵다. -_-;

 

실전 플레이에서의 피아식별도 문제다. <메탈레이지>는 연기나 파편 등이 심하게 튀는 메카닉물이고, 게임의 진행도 매우 빠르다. 그런데도 적과 아군을 구분할 수 있는 표식이라고는 머리 위에 뜨는 작은 아이디와 열심히 살펴보지 않으면 눈치채기 어려운 미묘한 기체 색상의 차이 정도가 전부다.

 

조준점(크로스헤어)를 갖다대면 적인지 알 수 있지만, 그나마도 근접전이라도 벌어지면 기체의 폭이 넓은 메카닉의 특성상 머리 위의 아이디가 누구 것인지조차 알아보기 힘들다.

 

적에게 조준선을 갖다 대서 알아볼 수도 있지만 그때는 이미 늦은 경우가 많다.

 

전략성을 위해 일부러 피아식별을 어렵게 한 것이라면 이해가 가지만 일단 가벼운 메카닉을 지향하고 나온 게임인 만큼 조금은 서로를 알아보기 편하게 해줬으면 어땠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메탈레이지>는 확실히 가볍게 접할 수 있는메카닉 액션게임이다. 조준선의 부드러운 이동과 록온이 되는 무기가 거의 없다는 점, 빠른 반응 속도 등은 <메탈레이지>를 즐겨 본 필자에게 메카닉보다는 FPS 게임이라는 느낌을 더욱 강하게 줄 정도였다.

 

게다가 킬/데스가 아닌 기여도 방식으로 포인트를 체크하고 근접무기의 경우에도 탄약을 소비토록 하면서 한 유저가 지나치게 활약하는 일도 가급적 방지했다.

 

다만 지나치게 가볍게 만들다 보니 어쩔 수 없이 놓친 부분도 많았다. 앞에서도 설명한 것처럼 자기만의 아기자기한 기체를 만드는 즐거움이 없고, 최소 사양에 지나치게 신경을 쓴 탓인지 그래픽도 다소 투박했다.

 

물론 투박한 그래픽 덕분에 오히려 처절한 전장의 느낌이 더 살아나기도 했다.

 

마니아 장르라는 선입견이 있는 메카닉을 대중화하는 것은 생각보다 어려운 시도다. 자칫 잘못하면 마니아들에게는 경박하고, 일반 유저들이 보기에는 여전히 마니악한, 이도 저도 아닌 게임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메탈레이지>는 마니아성과 대중성 사이의 경계를 잘 오가고 있다. 대중적인 접근이 가능한 메카닉 게임을 만들면서 오버액션과 다양한 무기, 전략 등 메카닉 특유의 장점을 놓치지 않은 개발팀의 노력이 빛을 보는 느낌이다.

 

앞으로 더욱 다양한 컨텐츠가 추가될 1월13일 오픈 베타를 기다려 본다.

 

여담이지만 강습형 기체로 부스터를 사용할 때의 효과는 10점 만점에 10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