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까지 베타 테스트를 진행한 엔씨소프트의 새 MMORPG <쓰론앤리버티>(TL). 일주일 가까이 체험한 <TL>의 인터페이스에는 다양한 유저를 위한 세심한 배려가 엿보였다. 전 세계 시장과 콘솔 출시를 목표로 준비 중인 게임이니만큼, 엔씨소프트 MMORPG가 보여준 인터페이스의 큰 틀을 유지하면서, 여러 편의 기능을 추가해 활용성을 끌어올린 모양새다.
먼저, 클라이언트 설치 이후 게임을 실행하면 콘솔 AAA급 게임에서 자주 볼 수 있던 광 과민성 반응 주의 경고 메시지와 특정 오브젝트가 인식될 때까지 정도를 올려달라는 내용의 초기 밝기 설정이 제공된 다. 글로벌 시장을 목표로 하고 게임을 그 기준에 맞춘 것을 알 수 있다.
이후 게임에 접속해 보면 엔씨소프트 MMORPG에서 만날 수 있는 익숙한 인터페이스를 접하게 된다. 좌측 하단에 '아인하사드의 축복' 아이콘은 없었지만, 좌상단의 체/마 게이지와 레벨 정보와 받고 있는 버프/디버프를 표시한 모습은 동일하다. PC/콘솔 MMORPG를 지향하는 만큼, 화면 하단에는 F1, F2, 1, 2, 3 등의 단축키를 체크할 수 있는 지점이 있다.
게임 안에서 광 과민성, 색약에 대해서 설정할 수 있었다. HUD의 작은 부분까지 미세하게 조정하는 옵션까지 마련됐다. 창 모드로 바꿔서 게임을 할 수 있었다. 그러나 출력되는 글자의 크기까지는 조절할 수 없기 때문에 창 모드에서는 글자가 작게 보이는 일이 종종 있었다. 노출되는 글자의 크기까지 바꿀 수 있었다면 조금 더 편한 게임 테스트가 되었을 듯하다.
F키를 눌러서는 ▲ NPC와의 대화 ▲ 걸쇠 등반 ▲ 퍼즐 풀거나 책 읽기 등 상호작용을 할 수 있다. 시프트(Shift)키를 입력하면 동물로 변신해서 빠르게 목적지까지 이동할 수 있다. 자동이동을 하는 경우, 자동으로 늑대로 이동해서 평지를 달리는 모습을 볼 수 있다.
그런데 게임에 기본적으로 유저간 충돌방지가 걸려있기 때문에 많은 사람들이 모이는 공간에서 자동이동을 할 경우 모두가 같은 경로로 이동하는 바람에 답답한 정체가 발생했다.
테스트에서의 <TL>은 클래스 고정 게임이 아닌 프리 클래스 게임이었다. 또 뭔가를 뽑아서 새로운 클래스로 변신할 수도 없었다.
대신, 2종의 무기를 번갈아 사용할 수 있는데, 단축키는 억음 부호(`)로 설정되어있다. 억음 부호가 익숙하지 않은 유저들은 설정을 통해서 다른 단축키를 지정할 수 있다. 게임 내 설정된 대부분의 단축키를 마음대로 교체 가능하다. 확인 결과, <TL>은 PC에서도 게임패드 연동을 지원하고 있었다.
한편, 월드맵에서는 보스 몬스터의 등장 시간, 게임의 버프/디버프에 관여되는 날씨 등이 요연하게 정리되어 있어 참고할 수 있었다. 먼 곳은 독수리나 늑대 등으로 변신해서 날아서 가거나 뛰어갈 수 있었는데, 이때 자동으로 이동을 걸어놓을 수 있다. 솔란트(엔씨소프트 이전 게임들의 골드에 대응됨.)를 내고 특정 지점에 가면 다른 거점으로 순간 이동하는 방법도 있었다.
전투 중에 B를 누르면 귀환석을 사용해 가까운 마을로 귀환할 수 있다. (당연하게도?) 인벤토리는 I다. 참고로 가방이 수용 가능한 용량의 65%가 차면 체력/마나 회복에 디버프가 걸리기 때문에 성장 초반에는 창고를 자주 이용해 쓰지 않는 물건을 옮겨두는 것이 추천될 것으로 보인다. 귀환과 인벤토리 두 기능은 UI 우하단에 고정되어 있다.
그 밖에 누가 나를 죽였는지에 대한 기록을 비롯한 타 유저와의 경쟁 이력도 준비되어있었다. 향후 게임이 정식 출시되고, 시간이 누적됨에 따라서 중요한 기능으로 부각될 것으로 보인다. 기자는 길드에서 별다른 활동을 않고, 어떤 기능들이 있나 대략 살펴보았다. 확인 결과, 길드 화면에서는 길드를 위한 아이템 기부와 코인 용처, 길드원 명단 등등 기본적인 기능들이 모두 모여있었다.
테스트 단계였기 때문에 요즘 MMORPG에서 종종 나오는, 혈맹 오픈 카톡방 연결 같은 기능은 마련되지 않았다.
T를 누르면 <TL>의 자동사냥 모드인 '스텔라포스'가 작동한다. 기본적으로는 일반 공격만 사용하도록 설정하지만, 세부적으로 설정을 할 수 있다. 앞선 설명과 같이 하나의 캐릭터는 2개의 무기를 번갈아 사용할 수 있다. 여기에는 쿨타임이 적용되지 않기 때문에 사실상 무한적으로 무기를 바꿀 수 있다. 세부적인 설정 변경을 통해서 무기를 바꿔서 단검으로 맹독을 주입한 다음, 저주를 폭발시키는 중첩 효과를 볼 수 있었다.
그렇지만 스텔라포스가 PC 환경에서 완전한 자동사냥을 지원했냐면, 그렇게 보기 어렵다. 스텔라포스의 세부 설정 기능인 '스텔라비전'에서는 잡을 몬스터의 우선 순위와 PvP 대응 방법 등에 대해서 설정할 수는 있었지만 사실상 패링에 해당하는 반격기에서는 취약한 모습을 보여주었다. 보라색 특수효과로 나타나는 반격기 타이밍은 모든 몬스터들이 똑같이 제시되었기 때문에 '기출 변형'의 재미는 부족했지만, '반자동사냥'이라는 독특한 감각을 주었다.
현재까지의 <TL>의 구조상 플레이어는 적정 레벨의 사냥터에서 완전히 자동사냥을 돌릴 수 없다. 중간 중간에 패링을 해주지 않으면, 캐릭터는 금세 죽어있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물약을 먹고 반격을 누르는 반자동 플레이를 해야 한다. 스텔라비전에서도 잡으려는 대상 몬스터를 효율적으로 지정할 수는 있지만, 보스, 선공 등으로만 분류되어 있어 직접 공격 대상을 하나하나 '타겟팅'해주는 편이 낫다.
접속 중이지 않아도 퍼플을 연동해 모바일에서 게임이 스트리밍되어 간단한 확인이 가능했다. 최대 8시간의 비접속 플레이를 할 수 있는데, 여기서 프리미엄 시즌패스의 가치가 드러난다.
이를테면 유료 상품인 프리미엄 시즌 패스의 구성 품목으로는 '럭키 콜렉터' 기능 활성이 존재하는데, 거래 가능한 비귀속 아이템을 사냥과 채집으로 얻도록 한다. 필드 파밍이 중요한 MMORPG에서 비접속 플레이로 아이템 없이 경험치만 먹는다면, 그 가치는 떨어질 것이므로 '달리려는' 이들은 거의 필수적으로 구매해야 할 것으로 보인다.
앞으로 <TL>의 사냥이 과연 기존의 엔씨소프트 게임 플레이어와, 글로벌 게이머들을 '타겟팅'할 수 있을지 두고 볼 만하다.
엔씨소프트는 전반적으로 높은 퀄리티의 그래픽을 적용했다. 테스트 내내 <TL>의 세계를 탐험하다 보면 그 결과를 부족함 없이 만끽할 수 있었다. 그러나 최적화가 덜 되어 '폴리싱이 더 필요하다'라는 인상을 대단히 많이 받았다.
기자는 Geforce 2080에 램 16GB, Geforce 3080에 램 32GB 2가지 조건에서 <TL>을 테스트했다. 모두 게이밍 PC로 세팅된 컴퓨터들로 현세대 AAA급 게임의 고~최고 옵션을 문제 없이 구동할 수 있는 수준으로 보인다. 엔씨소프트에서 제시한 권장사양까지 넘기는 스펙이었지만, 불만족스러운 경험을 여러 차례 했다.
인스턴스 던전에 입장하다가 게임이 튕기거나, 튕긴 다음에 다시 접속이 되지 않아 로그인 인증부터 새로 해야 하는 일이 대단히 자주 발생했다. 퍼플을 다시 실행하다가 '오토바이를 클릭하라'는 리캡챠까지 요구받으면 스트레스는 2배가 됐다. 퀘스트를 완료했을 때 화면이 멈추었고, 초기에 심리스 월드를 생성할 때 버벅거림이 심했다. 보스를 잡으려고 날아가다가 게임이 끊겨서 잡지 못한 적도 있다.
가장 많이 본 오류 문구는 '응용 프로그램을 제대로 시작하지 못했습니다'라는 문구였고, 언리얼엔진 쪽 버그라는 오류 팝업도 몇 번 봤다. 모쪼록 정식 출시 때는 더 많은 유저들이 쾌적하게 게임을 즐길 수 있도록 신경써주기를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