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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DC

‘인생은 소셜게임이다’ 심즈 소셜의 성공 노하우

GDC 2012: 페이스북용 심즈에서 배운 교훈들

정우철(음마교주) 2012-03-10 17:51:57

IP(지적재산권)를 활용한 소셜게임 중에서 가장 성공한, 그리고 가장 ‘소셜한’ 게임이 바로 <심즈 소셜>이다. 페이스북의 인기 게임들 중에서도 <심즈 소셜>은 독보적인 성과를 내고 있다.

 

징가의 소셜게임들이 최고의 인기를 누린다고 하는 것은 맞는 말이다. <캐슬빌> 등 ‘빌 시리즈’와 <앰파이어스 & 앨라이스> 등 징가의 게임을 즐기는 유저를 모두 합하면 <심즈 소셜>을 능가한다.

 

하지만 게임별로 놓고 보면 <심즈 소셜>은 징가의 게임보다 높은 인기를 누리고 있다. GDC 2012에서도 소셜게임의 완성형으로 <심즈 소셜>을 꼽을 정도로 하나의 기준이 되어 가고 있다.

 

대체 무슨 이유에서 <심즈 소셜>은 인기를 모으고 또 상업적으로 성공한 ‘소셜게임의 완성형’이라고 평가받는 걸까? EA에서 9년 동안 <심즈> 시리즈를 개발해 온 레이 마짜(Ray Mazza) 디렉터의 이야기를 들어 보자. /샌프란시스코(미국)=디스이즈게임 정우철 기자


 

EA의 자회사 플레이피쉬(PlayFish)의 레이 마짜(Ray Mazza)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 5초 안에 집중력을 유지시켜라, 어떻게?

 

소셜게임을 개발할 때는 5초 안에 유저의 주의를 끌 수 있는 요소를 만들어야 한다. 10년 전 12분이었던 ‘유저의 집중력을 모을 수 있는 시간’은 소셜게임의 캐주얼한 특징에 맞춰 플레이하는 순간 재미있는가, 재미없는가를 따지는 상황이 되었다.

 

5초는 찰나의 시간일 수도 있지만 의외로 활용하는 방법에 따라서는 긴 시간이기도 하다. 이 시간을 어떻게 사용하고 있을까? 혹시 소셜게임에서 의외로 긴 로딩 시간을 갖고 있지는 않은가? 로딩하는 5초의 순간, 유저가 캐릭터를 통해 무엇을 할 수 있지 않을까 고민해 봐야 한다.

 

 

다시 말해서 불필요한 시간을 줄이고 5초 안에 캐릭터가 어떠한 행동을 할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 캐릭터로 무언가를 하게 만들면 유저들은 그 시간 동안 새로운 행동을 하고, 그 자체가 플레이를 즐기는 시간이기 때문이다.

 

이를 위해서는 다양한 요소를 하나로 압축하고 단순화해야 한다. 그래야 유의미한 행동으로 게임 안에서 플레이한다는 느낌을 줄 수 있다. 다만 단순화하는 데 있어 깊이는 유지해야 한다. 고동의 표면은 아주 매끈하지만 그 안은 복잡한 구조로 되어 있는 것처럼.

 

 

<심즈 소셜>은 깊이 있는 단순함을 추구했다. <심즈 3>에서는 캐릭터를 움직이고 행동하게 만드는 데 수없이 많은 명령어를 패턴화해서 보여준다. 하지만 <심즈 소셜>에는 단 6개의 메뉴만 존재한다.

 

그렇다고 모든 명령을 없앤 것은 아니다간단한 명령어 속에서 기존의 복잡한 행동 패턴을 모두 구현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소셜게임의 단순함을 인터페이스로 구현했지만, 그 안의 내용물까지 단순화한 것은 아니라는 이야기다.

 

 

 

■ 유저가 지불하는 것만큼의 가치를 부여하라

 

<심즈 소셜>은 큰 돈을 벌고 있다. 유저 수가 많아서 그렇다고 주장할 수도 있지만, EA에서는 결코 그렇지만은 않다고 말한다.

 

작년 12월 크리스마스 시즌에 <심즈 소셜>에서는 이벤트를 진행했고, 많은 유저들이 이를 즐겼다. 그리고 모두 즐거워했다. 재미도 제공했고 그만큼 많은 유저들이 몰렸음에도 불구하고 벌어들인 돈은 더 적었다.


 

재미와 돈을 지불하는 욕구에는 큰 상관관계가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심즈 소셜>에서 유저들은 자신의 집을 꾸미는 데 가장 많은 돈을 지불한다. 편의를 제공하는 에너지, 퀘스트 스킵, 건설시간 단축이 아닌, 옷과 장식품, 가구 등에 더 흥미를 갖는다는 이야기다.

 

물론 <심즈 소셜>만의 특성일 수는 있다. 하지만 통계적으로 보면 이런 치장 아이템의 경우 높은 만족도를 보이면서 또 구매하지만, 편의성 아이템은 구매율이 낮으면서 수익성은 가장 높다. 수익 구조를 좋게 가져가기 위해서는 편의성 아이템의 개선이 필요했다.

 

 

개발진은 편의성 아이템 구매가 지속적으로 이뤄질 수 있도록 가치를 부여해야 했다. 이를 위해 편의성 아이템을 사면 독점 아이템을 보상으로 주는 등 ‘소모성 아이템에 영구적인 가치를 부여하는 방법’을 이용했다.


 

 

■ 소셜게임의 사회성은 상호작용에서 나온다

 

소셜게임은 인맥, 즉 사람과 사람의 관계에서 플레이의 지속성이 생긴다. 게임 속 캐릭터와의 관계지만 어떤 행동을 했을 때 누군가 그것을 받아준다면 유저들은 민감하게 반응한다. 이는 사회성을 갖게 만들어 주는 일종의 동기부여라고 할 수 있다.

 

 

동기가 부여되면 자연스럽게 경제활동도 일어난다. 다른 사람에게 더 멋있게 보이고 싶고, 자신이 구민 집을 자랑하고 싶어진다. 이를 위해 집이나 자신을 꾸미는 치장 아이템 구입을 위해 지갑을 열게 되는 것이다.

 

<심즈 소셜>에는 상호작용의 정점이라고 할 수 있는 ‘로맨스(연애)’가 들어가 있다. 상호작용에 따라서 악수하는 정도로 로맨스를 즐기고 서로 동의해 결별할 수 있을 정도로 접근이 쉽다. ‘WooHoo’라 불리는 이 로맨스의 개념은 그, 혹은 그녀의 (게임 내) 집에서 특별한 관계를 맺는 것도 가능하다.

 

 

여기서 <심즈 소셜>의 강점이 생겼다. 기존 <심즈> 시리즈가 섬세한 게임성으로 여성에게 많은 인기를 끌었던 만큼 <심즈 소셜>의 이용자 성비는 여성이 70%다. 게임의 특성상 강력한 커뮤니티가 만들어지는 원동력이 됐다.

 

이른바 ‘여왕벌’ 시스템이라고 불리는 이유도 있지만 여성들 특유의 커뮤니티성이 게임에서도 효과를 보이는 셈이다. 즉 게임을 즐기고 있지 않을 때도 게임에서 일어났던 일 등을 이야기하면서 자연스럽게 최고의 입소문 효과가 생겼다.

 

 

 

■ 소셜게임이여 <WoW>의 자리를 빼앗자!

 

소셜게임은 많은 사람들이 즐긴다. 현재 가장 많은 사람들이 즐기고 가장 많은 수익을 올리는 것은 온라인게임, 즉 MMORPG 장르다. 미국, 아니 전 세계에서 가장 성공했던 게임은 1990년대는 <에버퀘스트>였고, 2004년 이후에는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WoW)였다.

 

당시 <에버퀘스트>는 5,000만 명의 가입자를 유치했고, <WoW>1억2,000만 명이 즐겨 봤다. 그런데 소셜게임은 이제 막 시작하는 단계다. <시티빌> 1억 명의 유저가 즐기고 있고, 페이스북은 8억 명의 유저를 기반으로 계속 성장하고 있다.

 

 

2004년을 기준으로 본다면 현재 6,000만 명의 유저를 기록한 <심즈 소셜>처럼 소셜게임들은 앞으로도 더 성장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갖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최근 성장세가 멈춘 이유는 쇠퇴기에 접어들었다기보다 임계점에 도달했다고 보는 편이 맞다.

 

최근 소셜게임은 고비용·대규모 개발팀, 개발기간 증가에 따라 진화를 필요로 하고 있다.
 

임계점을 돌파해서 진화해야 하는, 잠시 고통스러운 과도기라는 것이다. 소셜게임은 앞으로 더 많이 발전하면서 AAA급 퀄리티, 부분유료화의 장점, 캐주얼게임의 지위에 사실적인 사회성이라는 큰 무기를 들게 된다.

 

레이 마짜 디렉터는 아직 소셜(게임)<WoW>의 영역에 들어서지는 못했다. 하지만 곧 이루어질 일이 될 것이다며 강연을 마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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