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게임 개발자 컨퍼런스 'GDC(Game Developer Conference) 08'이 미국 샌 프란시스코 모스콘 센터에서 18일 개막했다.
18일과 19일은 개발실무에 특화된 '튜토리얼'과 특정 주제를 집중적으로 탐구하는 '서밋'이 진행되었고, 20일부터 22일까지 3일간 본 행사인 컨퍼런스가 진행된다.
GDC 08이 열리는 미국 샌 프란시스코는 한국에 비해 17시간 늦기 때문에 20일 첫 강연은 한국시간으로 21일 새벽 2시부터 시작된다.
20년 전, 약 25명의 주요 게임 개발자들이 거실에서 모여 정보를 교환하면서 시작된 GDC는 이제 매년 1만 6천명이 넘는 개발자, 업계 관계자들이 참석하는 대형 행사가 되었다. GDC는 초기에 PC 플랫폼에 집중된 'CGDC'(컴퓨터 게임 개발자 컨퍼런스)였다. 그후 게임산업이 발전하면서 지금은 PC, 콘솔, 모바일을 가리지 않고 모든 게임분야를 다루고 있다.
■ 히트작과 스타 개발자들의 매력적인 강연들
GDC 08의 강연은 총 435개. 모든 강연과 모바일, 튜토리얼을 듣는 '올 액세스(All Access)'의 1인당 패스 가격이 1,995달러에 달한다(현장등록 기준). 메인 강연만 들어도 100만원 이상, 강연을 포기하고 전시(Expo)만 본다고 해도 195달러를 내야 한다. '헉' 소리 나는 패스가격에도 불구하고 GDC를 찾는 이유는 역시 강연자와 강연의 내용이 확실하기 때문이다.
올해는 키노트(기조연설)에서 소니, MS, 닌텐도 등 콘솔 메이커들이 빠져서 아쉽지만, 2007년 최고의 해를 보냈던 히트작의 강연이 줄줄이 예고되어 있다. <바이오쇼크>의 스토텔링 기법, 혁명을 가져온 <위 핏>의 개발과정과 전략, Xbox Live를 점령한 <헤일로3>의 매치메이킹 시스템, Wii 최고의 킬러 타이틀 <슈퍼 스매쉬 브라더스>의 개발과정에 대한 강연 등 게임명만으로도 눈길을 끄는 강연들이 즐비하다.
스타급 개발자들의 강연도 흥미롭다. 블리자드의 게임 디자인 부문 부사장 '롭 팔도'는 블리자드의 멀티플레이어 게임 기획 철학과 전략에 대해 밝힌다. 라이온헤드의 피터 몰리뉴는 차기작 <페이블2>에 적용된 3가지 핵심 시스템을 공개하고, 웨스트우드의 창업자인 EA LA의 루이스 캐슬 부사장은 영화감독 스티븐 스필버그와 EA와 함께 만든 신작 <붐 블록스>(Boom Blox)에 얽힌 이야기를 밝힌다.
예로 든 강연들은 그야말로 '예'일 뿐. 20일부터 22일까지 3일간 진행되는 강연들은 같은 시간대에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기 때문에 무엇을 들어야 할지 끊임 없이 고민을 안겨준다. 올해는 온라인 게임과 관련된 MMO 세션들도 다수가 진행된다.
■ 컨퍼런스를 넘어선 GDC의 수직팽창
최근 GDC는 단순한 개발자 컨퍼런스를 넘어서 거침 없이 영역을 확장하고 있다. 축소된 E3의 쇼 플로어 기능부터 주요 시상식, 구인구직 특별관, 게임 콘서트 등 GDC 08의 이벤트는 '풍성하다'는 표현이 어색하지 않다.
방문객과 게이머, 매체 입장에서 가장 반가운 GDC 엑스포 전시공간은 더 넓어졌다. 올해는 단순한 전시장도 있고, 구인구직을 위한 '커리어 특별관'도 생겼다. 모스콘 센터 구석구석을 활용하는 자투리 전시공간을 활용하는 게임업체들도 늘어나고 있다.
E3의 단순한 '상품 전시'에서 개발에 초점을 맞춘 다양한 전시 사업은 GDC가 상업적인 성장을 추구하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한국에서도 올해는 모스콘 센터 노스 빌딩 전시장에 '공동관'을 마련하고 처음으로 GDC 전시장에 참가한다.
업체간의 비즈니스를 연결시켜주는 B2B 전용관 '게임 커넥션'도 GDC의 새로운 시도 중에 하나다. 올해도 게임 커넥션에서는 다양한 동서양의 개발사, 퍼블리셔 등이 참가해 목요일까지 다양한 비즈니스를 시도할 예정이다. 때문에 GDC 08에는 개발자가 아닌, 사업 관계자들의 참석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GDC 08 기간 중에는 제8회 '게임 디벨로퍼 초이스 어워드' 시상식과 제10회 '인디펜던트 게임 페스티벌' 시상이 함께 열린다. 이밖에도 22일 저녁에 있을 '비디오 게임 라이브' 특별 공연에서는 <스타크래프트2> <매스 이펙트> <헤일로3> <바이오쇼크> 등 최신 화제작의 음악이 연주된다.
세계 게임의 흐름과 노하우를 동시에 만날 수 있는 열린 공간 GDC 08. 디스이즈게임은 GDC 08 기간 동안 주요 강연과 전시장, 다양한 이벤트를 현지에서 직접 취재해서 전달할 예정이다.
/샌 프란시스코(미국)=이재진 기자
주요 강연들이 진행될 모스콘 센터 웨스트 빌딩의 전경.
현재 샌 프란시스코에는 비가 내리고 있다.
블리자드 월드와이드 인비테이셔널에서 만났던 VGL이 GDC 08에서도 개최된다.
강연이 본격적으로 시작되기 전인 19일에도 많은 관계자들이 현장을 찾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