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태자’ 문성원(슬레이어스)이 역사적인 GSL 우승자로 거듭났다.
문성원은 21일(미국 시간 기준) 미국 애너하임 컨벤션센터에서 블리즈컨 2011과 함께 열린 소니에릭슨 GSL 시즌6 코드S 결승전에서 정종현(IM)을 4:1로 격파하고 생애 첫 우승을 차지했다. 기념비적인 블리즈컨 코드S 결승전에서 우승을 차지한 문성원은 5,000만원의 상금을 차지하며 GSL 투어의 여섯 번째 우승자로 거듭났다.
일단 처음으로 GSL 투어의 우승을 차지한 기분이 어떤가?
정말 정말 기쁘다. 미국 블리즈컨에서 우승을 했다는 것이 정말 의미가 있는 것 같다. 저렇게 많은 관중들 앞에서 우승을 할 것으로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 우승을 해서 기쁘다.
블리즈컨이라는 무대가 주는 상징성이 있다. 오늘 우승의 의미는?
먼저 우리 팀 전체의 우승이라고 생각하고 싶다. 우승자도 없었고 김가연 게임단주께서 우승자가 탄생하길 바라셨다. 게다가 아무에게나 오지 않는 블리즈컨 무대에서의 우승이라니, 정말 기쁘다. 다시는 이런 기분을 느끼지 못할 것 같다. 계속 느낄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웃음).
스코어로는 일방적인 스코어였다. 예상 스코어는 4:2나 4:3이지 않았나?
나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 4:2나 4:3으로 이길 것으로 생각했다. 4:1은 생각은 하지 못했다. 아무래도 1세트에서 이긴 것이 가장 컸던 것 같다. 방음 문제로 인해 시작이 지연됐고, 필살기를 준비한 입장에서 다소 걱정이 되는 순간이기도 했다. 그런데 류원 코치님께서 연습한 것을 믿고 쓰라고 하셨다. 그래서 자신 있게 사용했다.
처음에 입장할 때부터 엄청난 환호를 받았다.
어렸을 때 봤던 프로레슬링 같은 느낌이 들었다. 하이파이브를 하면서 들어오고 팬들이 이름을 불러주는데 귀가 멍했다. 짜릿했다(웃음).
승부가 갈렸다고 생각하는 세트는 언제였나?
오히려 패배한 탈다림제단이다. 자신이 있는 맵이었는데 정찰을 너무 늦게 했다. 공성전차를 보고 건설로봇이 죽었음에도 불구하고 대처를 잘하지 못했다. 패배하고 나서 다음 세트가 들어가기 전에 류원 코치님이 조언을 많이 해줬다. 거기에서 졌기 때문에 오히려 마음을 다잡을 수 있었던 것 같다.
우승이 결정된 종착역에서는 정종현의 저항이 거셌다.
처음에 시작할 때부터 유리하게 시작했던 경기다. 보다 여유롭고 단단하게 운영을 했으면 그렇게까지는 되지 않았을 텐데, 내가 너무 유리한 것은 싫어하는 것 같다(웃음). 다소 방심을 하는 바람에 끝까지 어떻게 될지 모르는 경기가 됐다. 덕분에 더욱 짜릿했다.
우승이 확정된 순간 가장 먼저 어떤 생각이 들었는지?
부모님과 친형 생각이 들었고, 한국에 있는 (김)가연 누나와 (임)요환이 형의 생각도 났다. 고마운 사람들에 대한 생각이 나더라.
슬레이어스 팀에서도 본인의 우승을 많이 바랐을 것 같다.
(김)가연 누나가 우승을 못하면 돌아오지 말라고 하셨다(웃음). 비행기표를 끊어버린다고 하시더라. 그래서 무조건 우승하겠다는 마음으로 경기에 임했다.
스타1 때 1년 안에 우승을 못하면 은퇴하겠다고 말했던 적도 있다. 옛날 생각 날 것 같다.
옛날 생각도 많이 난다. 스타1 때 그렇게 은퇴를 했기 때문에 이렇게 우승을 할 수 있지 않았나 싶다. 나를 처음으로 뽑아주신 최연성 코치님에 대한 기억도 난다. 요즘 스타2를 보시기도 하는데 아마 나의 경기를 보셨을 것 같다. 이 자리를 빌려 감사 드린다는 말을 하고 싶다.
팬들이 MMA를 연호해줄 때 어떤 기분이 들었나?
가슴이 그렇게 뛰어본 적이 없었는데 심장 박동수가 엄청나게 뛰었다. 가슴이 벅차 올랐다. 눈물이 날 뻔하기도 했다. 프로게이머 하길 잘했다는 생각이 또 들었다(웃음).
MLG 우승 했을 때랑 오늘의 우승을 비교하자면 다른 점이 많이 있나?
우승이라는 것은 똑같은데 규모가 다르다(웃음). 그래도 우승의 기쁨은 비슷한 것 같다. 오늘 이후로 해외 팬들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 그 팬들에게 잊혀지지 않았으면 좋겠다. 그렇게 하려면 성적을 내야 한다. 앞으로 더 열심히 하겠다.
MLG 프로비던스도 출전하는데 우승을 노릴 것인가? 정종현과 또 맞붙을 수도 있다.
워낙 쟁쟁한 선수들이 많이 출전한다. 어떻게 될지는 모르겠지만 내가 준비를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하다. 죽기 살기로 준비하겠다.
다음 시즌 1번 지명권이 생겼다. 누구를 지명할 생각인가?
아직 생각해보지는 않았다. 돌아가서 생각을 해보려고 한다. 선호하는 종족은 따로 없고 나와 재미있는 경기를 할 수 있는 선수면 좋겠다.
그러고 보니 오늘 우승으로 조만간 1억 상금을 돌파할 수 있을 것 같다.
당연히 욕심이 난다(웃음). 예전에 슈퍼토너먼트에서 1억을 차지할 수 있었지만 오히려 그 때 진 것이 더 많이 도움이 된 것 같다. 이 나이에 1억 벌기가 쉽지 않은데 어서 열심히 저금을 해서 1억을 모아 부모님 집 사는데 보태드리고 싶다.
마지막으로 더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김)가연 누나 (임)요환이 형, 홍 감독님, 류원 코치님, 희철이 형, 슬레이어스 식구들에게 정말 고맙다. 잠 못 자면서 연습 도와준 참치 (김)동원이에게 고맙다. 정종현 선수의 전략을 그대로 사용해줘서 우승에 큰 힘이 됐다. 그리고 후원사 인텔, 동아오츠카, 호산 ENG 정병일 대표님, EXR, 항상 해외 대회에 갈 때마다 많이 도와주시는 레이저에게 고맙다. 레이저 민 사장님이 현지에 오셨다고 하는데 꼭 한 번 뵙고 싶다. 만나서 고맙다는 말을 직접 전하고 싶다. 이 인터뷰를 보시면 연락을 해주시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