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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LIZZCON

‘불곰? 문제없다’ 스타2 밸런스 이렇게 맞춘다

블리즈컨에서 스타크래프트2 밸런스 맞추는 과정 소개

현남일(깨쓰통) 2010-10-24 15:25:05

블리즈컨 2010 이틀째를 맞은 24<스타크래프트 2> 스테이지 이벤트에서는 어떤 과정을 통해 멀티플레이 밸런스를 맞추는지 공개됐다.

 

블리자드 개발진은 전 세계 게이머들의 경기 결과를 종합적으로 분석해 종족별 밸런스를 맞추고 있으며, 특히 한국 게이머들은 다른 나라 게이머들의 전략을 선도해 나가기 때문에 유심히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디스이즈게임 현남일 기자


 

밸런스는 어떤 과정을 거쳐 맞추나?

 

블리자드는 사내는 물론이고 전 세계 커뮤니티와 프로게이머 등 가능한 모든 채널을 통해 <스타크래프트 2> 밸런스에 대한 피드백을 듣는다. 그리고 어떤 상황에서 어떤 진영에 어떤 식으로 문제가 발생하는지 찾고 패치에 반영하게 된다. 만들어진 패치는 이후 사내와 커뮤니티 등에서 테스트를 거친 다음 정식으로 <스타크래프트 2>에 적용된다.

 

특히 블리자드가 많은 도움을 받는 것은 전 세계 커뮤니티와 프로게이머들이다. 커뮤니티는 워낙 많은 유저들이 활동하기에 블리자드가 발견하지 못하는 여러 문제점을 알려준다. 또한 프로게이머들은 게임을 잘 알기 때문에 유용하고 핵심적인 의견을 자주 제시해 준다.

 

물론 프로게이머들의 의견이 100% 모두 옳은 것은 아니다. 그들은 일반 유저들보다 뛰어난 기술을 가진 사람들이기 때문에 모든 게이머들을 대표하지는 못한다.

 

블리자드는 밸런스를 맞추는 데 있어 프로게이머 수준의 상위 리그 경기에 많은 중심을 두고 있다.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항상 프로게이머 수준에서 밸런스를 맞출 수는 없다. 가령 얼마 전 열린 GSL 오픈 시즌1의 우승자는 저그인 김원기였지만, 개발팀은 저그의 상향이 필요하다고 여겼기에 최근 저그를 상향 조정했다.

 

 

 

수치로 보는 <스타크래프트 2> 밸런스

 

블리자드는 배틀넷에서 벌어지는 경기들을 스프레드시트화(숫자+문자화)해서 게이머들의 빌드타임 등을 포함한 각종 정보를 얻고 정리한다. 이는 폭넓은 밸런스 데이터를 수치로 살펴볼 수 있어 밸런스 작업에 매우 유용하다.

 

하지만 아무래도 이 방식은 게임 내에서 벌어지는 전략과 상황 등을 반영하지 못한다는 문제가 있다. 그래서 앞으로는 여러 가지 상황을 반영할 수 있는 다양한 툴을 함께 사용해 <스타크래프트 2>의 밸런스를 조절할 예정이다.

 

밸런스를 맞추는 공식은 매우 복잡하다(진짜로 사용하는 공식이라고 한다).

 

이렇게 종족별로 약 50%의 승률이 나오는 게 블리자드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밸런스다.

 

블리자드는 종족별로 50%에 가까운 승률이 나오는 것을 가장 이상적인 밸런스로 보고 있다.

 

만약 어느 한쪽의 승률이 40%에 근접해 가면 개발팀에서는 해당 종족을 유심히 살펴보기 시작한다. 특히 다른 종족에 비해 10% 이상 격차가 벌어지면 그 원인을 집중적으로 분석한다.

 

 

위의 표는 현재 북미를 기준으로 한 종족별 승률이다. 다른 종족은 문제가 되지 않지만 프로토스가 테란을 거의 6:4의 비율로 이기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하지만 북미 다이아몬드 리그’ 참가자를 기준으로 보면 테란과 프로토스의 승률은 비교적 잘 맞는 편이다. 그래서 블리자드는 당장 밸런스에 손대지 않고 일단 지켜보는 중이다.

 

프로토스와 저그 역시 55% 45%로 나타나고 있어 지켜보고 있지만, 이 역시 당장 수정하는 것보다는 원인을 분석하면서 상황을 보고 있다.

 

 

한국 게이머는 다른 지역을 선도한다

 

한국 게이머들은 전략에 있어 다른 지역을 선도하는 경향이 있다. 한국에서 개발된 전략은 몇주 뒤에 미국과 유럽으로 퍼져 결국 세계적인 전략이 되기도 한다.

 

일각에서는 한국 게이머의 APM(분당 평균 클릭 수)이 다른 지역에 비해 10% 이상 앞선다고 하지만, 이는 과학적으로 증명되지 않았다.

 

한 가지 예를 들면, 과거 <스타크래프트 2> 베타 초기에 한국의 저그는 프로토스와 테란을 압도했으나, 다른 지역에서는 프로토스가 다른 종족을 압도했다.

 

알고 보니 한국 저그 유저들은 다른 지역에서는 거의 사용되지 않았던 가시촉수+뮤탈리스크의 매스 뮤탈리스크 전략을 사용하고 있었다. 결국 몇 주 뒤에 이 전략은 다른 지역으로 퍼져 미국과 유럽 역시 한국과 비슷한 수치가 나오게 되었다.

 

 

프로토스와 테란의 밸런스

 

앞에서도 말했지만, 현재 북미에서는 테란과 프로토스의 대결에서 프로토스가 최대 10% 이상 승률 면에서 앞서고 있다. 이는 한국 역시 마찬가지로, 한국 게이머들의 전체 승률을 보면 테란 대 프로토스 대결에서 프로토스의 승률이 약 6% 앞선다.

 

한국 게이머들의 종족별 승률.

 

프로토스 대 테란 전의 승률.

 

하지만 전 세계에서 유일하게 한국 다이아몬드 리그’에서는 테란이 프로토스를 앞서는 것으로 조사됐다. 블리자드 개발진은 한국 다이아몬드 리그 참가자들이 ‘매크로’와 의료선 동시 드랍’ 같이 아주 세밀한 멀티태스킹에 뛰어나기 때문에 이런 수치가 나온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그런 만큼 향후 한국 게이머들의 이런 전략과 플레이가 다른 지역으로 퍼지면 어느 정도 밸런스가 맞지 않을까 기대하고 있다.

 

그래도 일단 블리자드는 전 세계 커뮤니티와 프로게이머들로부터 다양한 피드백을 받아 봤다.

 

먼저 커뮤니티 의견을 취합해 본 결과 프로토스에 비해 테란이 너무 강력하다고 이야기했다. 특히 불곰이 너무 강력하고, 불곰의 전투자극제(스팀팩)와 해병의 공격력이 너무 세다는 것이다.

 

그런데 블리자드는 불곰의 전투자극제를 면밀히 테스트한 결과, 큰 문제가 없다는 판단을 내렸다. 해병의 공격력도 크게 문제가 없다. 이에 따라 두 유닛의 밸런스는 현재 바꿀 생각이 없다는 결론이 나왔다.

 

한편, 이와 별개로 5명의 프로게이머에게 물어본 결과, 2명은 테란이 너무 강하다고 했고, 2명은 프로토스가 너무 강력하다고 말했으며, 1명만 공평하다고 대답했다. 이렇게 의견이 완전히 엇갈리는 것은 매우 이례적인 일이다.

 

좀 더 자세히 살펴본 결과 불곰이나 해병과 같은 유닛 1~2개의 문제가 아니라고 판단됐다. 무언가 종합적으로 문제가 있는 것으로 해석되고 있기에 지금도 블리자드 개발진은 어떻게 밸런스를 맞춰야 할지 연구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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