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이 테크니컬 알파 테스트를 시작한지 8개월 만에 베타 테스트 소식을 밝혔다. 2015년 1월 13일 베타테스트 전환이 목표다. 블리자드는 블리즈컨 2014를 통해 베타 테스트에 추가될 신규 영웅과 전장 등을 공개하며 팬들의 기대감을 높였다.
하지만 블리자드 팬이 아닌 사람들 사이에서는 게임의 성공에 대해 우려 섞인 시선을 보이는 이들도 많다. 다른 AOS에서는 볼 수 없는 다양한 전장과 상호작용 요소가 진입장벽이 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이다. 한국에서 압도적인 인기를 자랑하는 <리그 오브 레전드>의 존재도 고민이다.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은 어떤 기획, 어떤 계획으로 대규모 테스트를 준비하고 있을까? 블리자드의 수석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알랜 다비리의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애너하임(미국)=디스이즈게임 김승현 기자
수석 소프트웨어 엔지니어 알랜 다비리
1월 베타 테스트, 새로 추가되는 랭크 모드를 기대해 달라
이번 블리즈컨에서 드디어 랭크 모드가 공개되었다. 자세한 설명 부탁한다.
알랜 다비리: 랭킹이 적용되는 방식은 <하스스톤: 워크래프트의 영웅들>에 많은 영향을 받았다. 50랭크에서 시작해 1랭크까지 올라가는 방식이다.
우리는 2가지 리그를 준비하고 있다. 하나는 ‘히어로 리그’다. 지금처럼 ‘대전 상대 찾기’로 들어갈 수 있는 리그로 혼자 해도 되고 2 ~ 5명이 팀을 짜도 된다. 다만 이 모드의 포인트는 유저 개개인에게 쌓이는 쌓인다. 다른 하나는 팀 리그다. 단순히 5명이 즐기는 것이 아니라 팀을 게임 안에서 결성해 그 팀에게 포인트가 쌓이는 방식이다.
랭크 플레이는 팀 리그든 히어로 리그든 간에 ‘영웅 선발’ 방식이 적용된다. 게임에 앞서 어떤 전장이 무대일지 미리 알 수 있고 상대와 번갈아 가며 영웅을 선택하는 방식이다. 이 과정에서 그동안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에서 경험할 수 없었던 재미를 얻을 수 있으리라 믿는다.
랭크 모드에서 영웅 선발 방식이 적용된 모습.
새로 공개된 하늘신전을 보니 정글 몬스터와 미니언들의 디자인이 바뀌었다. 바뀐 이유, 그리고 기존 전장과 새로 등장할 전장에 어떻게 적용될 지 궁금하다.
알랜 다비리: 우리는 전장이 모두 다른 느낌을 제공하길 바란다. 때문에 의도적으로 용병과 정글 몬스터 디자인을 바꿨다. 기존에 바위를 던졌던 오우거가 오벨리스크를 던지는 골렘이 된 것이 대표적이다. 이런 식의 변형은 신규 전장은 물론 기존 전장에도 두루 적용될 것이다.
새 전장은 기존 전장보다 점령 개념이 강화되었다. 기존은 전장 요소 점령 후 수비 필요가 적었는데 새 전장에서는 수비까지 해줘야만 온전히 위력을 발휘할 수 있게 디자인 되었다. 혹시 특별한 의도가 있는가?
알랜 다비리: 우리는 모든 지도에서 다른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방어 개념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용의 둥지’에서 용기사 변신 전 제단을 유지하는 것도 방어의 일종이다. 물론 하늘신전이 가장 방어 개념이 강한 전장인 것은 맞다. 적뿐만 아니라 사원에서 생성되는 수호자의 습격도 막아야 하니까. (웃음) 우리는 이런 시도를 굉장히 즐거워한다. 재미만 있다면 앞으로도 다양한 콘셉트의 전장이 등장할 것이다.
하늘신전의 플레이 이미지. 제단을 점령해도 계속 지키지 않으면 수호자에 의해 제단의 기능이 정지된다.
길 잃은 바이킹 등장! 3대 IP 뿐만 아니라 다양한 캐릭터 선보이겠다
‘길 잃은 바이킹’이 신규 영웅으로 등장했다. 아무래도 초창기 게임인데다 게임 자체도 <워크래프트>나 <스타크래프트> 등 다른 시리즈와 달리 기술이라는 개념이 없어 디자인하는데 어려움이 많았을 것 같다.
알랜 다비리: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은 모든 블리자드 게임을 총망라하는 잔치와 같다. 지난 블리즈컨 때 많은 유저들이 최근 시리즈뿐만 아니라 우리의 고전 게임까지 나왔으면 좋겠다고 건의했다. 그 첫 캐릭터로 ‘길 잃은 바이킹’을 선택한 것은 그 자체가 우리에게 좋은 도전이 될 것 같았다. 영웅은 하나지만 실제 게임 속에서 조종할 수 있는 유닛은 3마리이기 때문이다.
물론 세 유닛을 조종하긴 하지만 그렇다면 너무 조종 난이도가 올라가기 때문에 각 유닛에게 액티브 스킬을 추가하지는 않았다. 대신 특성을 선택해 각 유닛을 강화시켜 가는 식이다.
제이나와 쓰랄도 공개됐다. 쓰랄은 초기 복장을 하고 있고 제이나는 후기 복장을 하고 있는데 캐릭터의 디자인 철학이 궁금하다.
알랜 다비리: 제이나 복장도 초기 모습이라고 볼 수 있다., <워크래프트 3>의 복장에는 지금처럼 흰 바지를 입고 있었으니까. 캐릭터 디자인 기준은 해당 캐릭터의 어떤 모습이 유저에게 가장 잘 각인되었는가다. 그래서 쓰랄은 흑철갑옷을 입고 있는 모습으로 결정했고, 실바나스는 <월드 오브 워크래프트> 시절의 복장으로 구현했다.
물론 우리는 스킨 개념이 있기 때문에 캐릭터의 다양한 시절의 모습, 그리고 다양한 콘셉트의 모습을 구현할 수 있다. 좋아하는 모습이 있다면 건의해 달라.
이번에 발표한 영웅과 전장이 베타 테스트 콘텐츠의 끝인가? 정확한 볼륨을 알고 싶다.
알랜 다비리: 이 부분은 아직 팀에서도 논의 중이다. 사전에 공개된 세 영웅이 다 나올지도 알 수 없다. 하지만 이외에도 준비된 캐릭터는 충분하다. 어제 발표를 봤으면 알겠지만 특히 <디아블로> 시리즈의 영웅이 많다. 어떤 캐릭터가 언제 어떻게 나올지는 확답할 수 없지만, 많은 영웅을 준비하고 있다는 것만 알아달라.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이 다음해 1월 13일 베타 테스트에 들어간다. 그렇다면 정식 테스트는 언제쯤 시작될까?
알랜 다비리: 지금까지 한 테크니컬 알파 테스트는 굉장히 중요한 의미를 가졌다. 그동안 우리가 만든 것을 검증하고 빨리 적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래서 최대한 긴 시간 동안 테스트를 실시했다.
하지만 베타 테스트가 시작된다는 것은 그동안 검증한 것을 가다듬는다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베타 테스트는 알파 테스트만큼 긴 시간 진행되지 않을 것이다. (웃음)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 블리자드 팬이 아니어도 즐길 수 있는 작품이 목표
한국은 독특한 시장이다. 아직도 <스타크래프트 2>보다 전작을 즐기는 이가 더 많고, 세계시장에 비해 <리그 오브 레전드>가 압도적인 인기를 자랑하기도 한다. 이런 만큼 특별한 공략 무기를 준비했을 것 같다.
알랜 다비리: 우리 게임 디자인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재미’다. 한국 유저들도 재미있게 즐겨줬으면 좋겠지만 딱히 한국 유저만의 재미를 고려하진 않았다. 다만 팀 게임의 특성 상, 그리고 PC방이라는 독특한 공간이 있는 한국의 특성 상 이를 잘 지원하려 노력하고 있다.
한국뿐만 아니라 이미 많은 이들이 <리그 오브 레전드>를 즐기고 있다. 블리자드 팬들이 아닌 이들에게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이 ‘블리자드 올스타즈’라는 것 이외에 어떤 의미를 가질 수 있을까?
알랜 다비리: 우리가 하는 것은 새로운 장르를 만드는 것이 아니라 많은 이들이 그동안 즐긴 장르를 우리 식으로 구현하는 것이다. 팀 레벨이나 각종 전장 요소들이 대표적이다. 이 때문에 우리는 특별한 지원형 영웅이나 전문가 영웅을 만들 수 있었다.
이들을 플레이 한 이들 또한 게임 특성 상 템포가 빠르기 때문에 어디서나 전투가 벌어지고 가볍게 즐길 수 있다. 파밍이라는 절차가 있는 다른 게임과 다른 점이다.
마지막으로 게임에 더하고 싶은 것은 깊이다. 블리자드의 철학이 바로 배우긴 쉽지만 전문가가 되긴 어렵다다.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도 예외는 아니다. 많은 이들이 쉽게 우리 게임에 적응했고, 최근에는 게임에 익숙해진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점점 새로운 전략들이 나오고 있다.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에 대해 잘 모르는 이들에게는 다양한 전장이 부담으로 다가오기도 한다.
알랜 다비리: 우리는 테크니컬 알파에서 굉장히 많은 데이터를 모았다. 어떤 영웅이 가장 많이 골라졌고 어떤 전장 요소가 가장 선호되는지 등등. 이에 대한 유저들의 데이터는 그대로 게임에 반영되었다. 실제로 전장 요소를 알기 힘들다는 의견이 있어 이에 대한 튜토리얼을 준비하고 있고.
처음 접하는 전장이라면 더빙을 통해 간단한 가이드를 제공할 계획이다, 이외에도 다양한 콘셉트의 모드를 제공해 단계적으로 실력을 높일 수 있게 도울 예정이고. 이 정도면 진입장벽이 더 낮아질 수 있지 않을까?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 e 스포츠, 시즌제로 전장 선별하겠다
일부에서 원거리 캐릭터가 유리하다는 의견이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밸런스는 어떻게 조정해 나갈 계획인가?
알랜 다비리: 우리는 현재 밸런스가 굉장히 좋다고 생각한다. 테크니컬 알파를 통해 계속 데이터를 수집하고 있는데 특정 영웅이나 특정 역할이 강하다던가 하는 것 없이 모두 비슷하게 게임에 기여하고 있다. 물론 <스타크래프트>때 그랬듯이 밸런스는 지속적으로 조정할 게획이다.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을 직접 즐기거나 플레이하는 모습을 보면 재미있는데, 이상하게 관전자 모드에서는 재미가 덜하다. e스포츠에서는 심각한 문제라고 할 수 있는데 이를 어떻게 극복할 계획인가?
알랜 다비리: 나는 e스포츠로서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이 보는 재미가 충분하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어제 시범경기를 보며 많은 이들이 환호해줬다. 물론 이 게임은 아직 개발 중이기 때문에 앞으로 팬들과 커뮤니티의 의견을 지속적으로 수용하도록 하겠다.
프로게이머 사이에서는 전장이 많고 영웅은 적어 e스포츠에는 어려움이 있을 것 이라는 의견이 있다. 게임의 e스포츠에 어느 정도의 전장과 영웅이 적당하다고 생각하는가?
알랜 다비리: 지금 전장 수가 e스포츠에 장애가 될 정도로 많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스타크래프트2>도 여러 지도가 있지만 e스포츠에 어려움을 주지 않았다. 물론 전장이 많으면 모두 익숙해지긴 힘들지만 그만큼 다양한 변수가 생긴다. 물론 말한 것처럼 이 수가 너무 많아지면 선수나 시청자들이 어려워하기 때문에 시즌을 정해 경기에 쓰이는 전장을 제한할 계획은 가지고 있다.
영웅 같은 경우 목표한 수는 없다. 다만 꾸준히 영웅을 만들고 이를 통해 충분히 다양한 느낌이나 플레이 스타일을 제공하는 것이 목표다. 이는 e스포츠에서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리그 오브 레전드>의 경우 5가지 포지션 별로 게임이 진행되고 이에 따라 챔피언이 개발된다.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은 어떤가?
알랜 다비리: 역할별로 영웅을 고정하지 않는 것이 우리 강점이라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로 그런 식의 역할은 게임 중 자연히 익히는 것이 아니라 다른 유저가 혼나면서 ‘공부’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히어로즈 오브 더 스톰>이 자유로운 게임이 되길 바란다.
물론 어떤 영웅을 개발하며 자연스럽게 ‘이런 콘셉트를 가지고 있으니 이렇게 만들겠어’라는 경우는 있다. 하지만 이 캐릭터는 ‘무조건 이런 역할이야’라고 만들지는 않는다.
혹시 공식 채널을 통해 어떤 영웅이 어떤 전장이나 역할에 효과적이고, 어떤 영웅들의 조합이 어떤 전장에서 좋은 성과를 거뒀는지 등의 데이터를 제공할 생각 없는가?
알랜 다비리: 우리도 이에 대해 굉장히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 현재 이를 위해 배틀넷 팀과 협의 중에 있다. 다만 이것이 어떤 식으로 적용될지에 대해서는 아직 확답하긴 힘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