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소니가 차세대 콘솔 플레이스테이션5(PS5)의 공식 페이지를 열었다. 그런데 페이지에는 특별한 내용이 없고 뉴스레터 신청만 받고 있어 소니의 PS5 홍보 전략이 이전과는 사뭇 다르다는 분석이 나온다.
PS5의 출시는 2020년 홀리데이 시즌으로 잡혀있는데, 소니는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E3에 참가하지 않는다. 전세계 미디어들의 이목이 집중되는 E3인데, 이곳에서 정보를 공개하지 않기로 한 것이다. 전통적으로 소니는 E3, 게임스컴, TGS 등 주요 게임쇼에서 미디어 컨퍼런스를 열고 기기의 모습, 사양, 컨트롤러, 가격, 그리고 출시 일정 등을 구체화해나가면서 홀리데이 시즌에 판매를 시작하는 전략을 사용했다.
2019년, 소니의 E3 불참은 '한 박자 쉬어가기'로 읽혔지만 이번에는 명백한 '작전 변경'으로 보인다. 소니는 예전 방식대로 차세대 기기 정보를 알리지 않고, 오히려 이용자들에게 우리가 직접 정보를 전달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를 위해서인지 소니는 "알고 싶다면 우리 뉴스레터를 받으라"고 이야기한다.
위의 사진에서 볼 수 있듯 실제로 PS5 공식 홈페이지에 가도 별다른 정보가 없다. 8K 출력, PS4 타이틀 호환, AMD 커스텀 칩 사용 등 기존에 알려진 사양 정보도 홈페이지엔 빠져있다. 오히려 "차세대 PS에 대해 완전히 공개할 준비가 되지 않았다"라는 메시지까지 볼 수 있다.
대신 소니는 사이트에 접속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PS5 관련 최신 소식을 받아볼 수 있는 뉴스레터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 이메일 주소와 생년월일만 입력하면, 앞으로 소니가 발송할 PS5 뉴스를 볼 수 있는데, 이는 E3 등 대형 게임쇼에서 미디어 발표회를 열고 자사 기기를 발표하던 시절과 확연히 대비된다.
PS4 또한 2013년 E3 소니 컨퍼런스에서 최초로 공개됐다.
실제로 과거의 경험을 유추해 E3 대신 세계 최대 규모의 전자기기 박람회 CES 2020에서 PS5 실물과 가격을 볼 수 있을 거라는 기대도 있었다. 그러나 당시 공개된 PS5 관련 정보는 기존의 것과 크게 다르지 않은 로고와 일부 사양이 전부였다. 정작 CEO 요시다 겐이치로가 힘주어 발표했던 것은 전기차 '비전-S'였다.
종합해보면 소니는 대규모 공식행사에서 미디어를 통해 소식을 발표하는 것보다 소비자 개개인에게 직접 소식을 전달하기로 방향을 바꾼 셈이다. 이는 비용 절감의 효과가 있을 뿐 아니라, 소비자와 친밀도를 높일 수도 있다.
소니의 오랜 경쟁자 마이크로소프트(MS)는 대규모 게임 행사마다 한 단계씩 새 소식을 알리는 전통적 방법을 충실하게 따르고 있다. MS는 작년 6월 E3 2019 브리핑에서 차세대기 '스칼렛' 소식을 알린 데 이어 연말 게임어워즈에서는 'Xbox 시리즈 X'의 외형과 컨트롤러를 공개했다.
▲ Xbox, Xbox 360 출시작 전부 호환 ▲ X클라우드 지원 ▲ 론칭작 <헤일로 인피니트>, <마인크래프트 던전스> 등의 정보는 모두 게임 관련 행사에서 공개됐다.
시장 조사기관 니코파트너스의 2019년 발표에 따르면, PS4의 출하량은 약 9,160만 대, Xbox One의 출하량은 약 4,100만 대로 PS4가 Xbox One을 2배 가까이 앞섰다. 판매량을 기준으로 놓고 보면, 8세대 게임기 대전은 소니의 판정승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9세대 게임기 출시를 앞둔 소니와 MS의 홍보 전략은 분명 비교된다. 전통적인 미디어를 통한 정보 독점을 선택한 MS는 거의 모든 플랫폼의 미디어의 지면을 독점할 가능성이 높다.
반면 소니는 유저들에게 직접 정보를 전달하기로 한만큼 더 광범위하고 빠르게 정보를 제공할 것이다. 이것이 인플루언서가 기존 미디어보다 정보 전달력과 영향력이 더 강하다는 반증이라는 시각도 있다.
소니와 MS의 방식 중 누가 최적의 선택을 했는지는 아직 알 수 없다. 하지만 E3에서 MS가 미디어 컨퍼런스를 여는 시간에 소니가 유저들에게 직접 주요 정보를 담은 뉴스레터를 발송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2019년 PS4의 누적 판매량은 1억 600만 대를 돌파했다. PS4 구매자 중 10%만 뉴스레터를 신청해도 1천만 명의 유저가 거의 동시에 새로운 소식을 보게 된다. 브랜드에 대한 충성도가 높은 편인 게임 유저의 특성상 PS4 구매자 중 약 40% 정도(약 4천만 명)가 뉴스레터를 신청할 것으로 예상된다.
참고로 가장 크고 효과적인 광고 시장으로 평가받는 미국 슈퍼볼 광고에서 올해 평가 2위를 기록한 현대자동차 소나타 CF는 현재 유튜브에서 4천 1백만 뷰를 기록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