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에서 데스크탑 PC가 가장 많이 팔리는 시즌. 바로 신학기 시즌이 돌아왔다. 어째 올해 신학기 시즌은 온나라가 여러 가지 이유로 들썩이고 있는 탓에 신학기 기분을 내기 힘들지만, 어찌되었든 게이머 입장에서 이와 같은 황금 지름 찬스를 놓칠 수는 없는 법. 만약 자신의 데스크탑 PC가 최신 고사양 게임을 돌리기 버겁다면, 이번 기회에 데스크탑 PC를 고사양 게이밍 PC로 교체하는 것은 어떠할까?
디스이즈게임은 2020 신학기를 맞아 ‘최고사양 급 게이밍 PC 구매 가이드’를 특집으로 준비했다. 사실 ‘최고사양’이라고 테마를 정한 만큼 마음 같아선 300만원짜리 그래픽 카드, 150만원짜리 CPU, 50만원이 넘어가는 수냉쿨러 장착 RAM 등을 아낌없이 골라서 소개하고 싶었지만, 그래도 ‘신학기’ 특집인 만큼 현실적인 범위 내에서 구매할 수 있는 최고 사양의 PC 본체 부품을 선별해봤다.
/디스이즈게임 현남일 기자
☞ 본 기사에 나온 각 부품의 가격은 모두 인터넷 최저가 기준으로 작성되었습니다.
# CPU: 인텔 9세대 코어 i7 CPU
CPU는 선택지가 정말 다양한 부품이기에 어떠한 제품을 선택할지 고민이 많지만 2020년 2월 기준, 현실적으로 ‘게이머’ 입장에서 최고 사양의 CPU를 고르자면 역시나 인텔 9세대 i7 CPU다.
물론 가성비만 따지자면 동급의 AMD 제품이 좋다는 이미지가 강하며, 물리코어의 숫자도 AMD 쪽이 많기에 특정 작업을 주로 사용하는 '작업용 PC'에서는 인텔보다는 AMD CPU가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하지만 범위를 ‘게이밍’으로 한정하자면 아직까지는 인텔 CPU 쪽이 우세를 보이는 것이 사실이다. 인텔 CPU는 여러 객관적인 지표 면에서 코어 1개당 성능이 우수한 데다가, ‘게임’ 자체가 멀티코어를 제대로 지원하는 경우가 드물기 때문이다.
[예시] 인텔 코어 i7-9세대 9700KF (커피레이크-R): 43만원
인텔의 9세대 CPU i7-9700KF는 인텔의 게이밍용 최상위급 CPU로, 9세대 i7-9700K의 파생형 제품이다. KF란 오버클럭이 가능하고(K), 내장 그래픽 카드가 없다는(F) 뜻으로, 내장 그래픽 카드 기능을 제거함으로써 소비 전력과 발열을 낮추었기에 오히려 게이밍 용으로는 더 뛰어난 성능을 보여준다. 비록 발매된 지 1년 가까이 되는 제품이지만 현 시점에서 봐도 최고사양의 CPU이며, 무엇보다 오버클록과 같은 잠재력도 우수한 제품으로 손꼽힌다.
실제로 최근에는 CPU를 많이 사용하는 게임, 특히 모바일 게임을 PC에서 구동하기 위한 ‘앱 플레이어’의 비중이 높아지면서 CPU의 중요성도 주목받는 만큼 i7-9700KF는 좋은 선택이 될 수 있다.
사실 여유가 된다면 i7이 아닌 9세대 i9이나 최신 인텔 코어X시리즈(케스케이드레이크)라는 선택지도 있다. 하지만 현 시점에서 i9이나 케스케이드레이크는 발열이나 전압 관리, 오버클록 등에 있어서 ‘제대로 다루기 까다로운’ 제품으로 손꼽힌다. 그렇기에 i7 이상의 CPU를 선택할 여력이 있다면, 차라리 그 여력을 그래픽 카드 등 다른 분야에 투자할 것이 권장된다.
# 메인보드: 인텔 Z390 칩셋 보드
CPU로 인텔 i7을 선택했다면, 이 성능을 최대한 끌어 올릴 수 있는 메인보드를 선택해야 한다. ‘인텔 Z390 칩셋’을 채택한 메인보드는 i7 및 i9의 성능을 최대한 이끌어낼 수 있도록 설계된 하이엔드 플랫폼으로, 현재 시장에서 10만원 대 후반~20만원대 중반의 가격을 형성하고 있다.
기본적으로 메인보드는 칩셋을 선택하면, 여러 부가기능을 살펴보고 자신에게 필요한 기능을 갖춘 제품을 선택하면 된다. 안정적인 고급 게이밍 환경을 위해서 m-ATX 보다는 ATX 폼텍터를 고르는 것이 좋으며, SSD 장착을 위한 ‘M.2 슬롯’의 지원 여부 및 USB 등 후면 지원 단자의 개수와 버전 등도 자신의 필요에 따라서 사전에 체크해야 한다. 그리고 추가적으로 만약 ‘반짝이는 RGB LED PC’ 환경을 꾸미고 싶다면, 이에 대한 기능 지원 여부도 체크할 것이 권장된다.
[예시] MSI MPG Z390 게이밍 엣지 AC: 21만 5천원
예시 상품으로 고른 “MSI MPG Z390 게이밍 엣지 AC”는 ATX 폼텍터의 ‘게이밍 메인보드’를 내세우는 MSI의 주력 Z390 칩셋 메인보드 중 하나다.
총 2개의 M.2 슬롯을 지원하며, 4개의 후면 USB(이 중 2개는 USB 3.1 Gen1)를 포함해 충분한 숫자의 단자를 지원한다. MSI 바이오스 기능을 통한 간편 오버클록 기능을 지원하고, 메인보드 자체에 블루투스를 비롯해 무선 와이파이 기능까지 지원하는 등. 부가 기능을 풍부하게 제공하는 것이 가장 큰 특징.
메인보드 하단에 LED가 배치되어 있고, MSI 미스틱라이트(MYSTIC LIGHT)를 통해 메인보드에 위치하는 RAM, 그래픽카드 등 서드파티 부품의 LED를 제어할 수 있어서 ‘나만의 반짝이는 RGB LED PC’ 환경을 꾸미는 데도 제격이다.
최근에는 고사양 게임을 구동하는데 좋은 성능을 발휘하는 ‘게이밍 메모리’ 제품들도 다수 발매되어 게이머들의 선택을 기다리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오버클록을 시도하기가 상당히 쉬워졌고, RAM의 영향을 많이 받는 프로그램도 다수 게이머들에게 사용되기 때문에(대표적으로 앱플레이어) 기왕 PC를 마련할 때 좋은 성능의 RAM을 함께 맞추는 것이 권장된다.
[예시] ADATA XPG DDR4 16G PC4-25600 CL16 SPECTRIX D60G RGB(8Gx2), 총 32GB : 26만원
‘ADATA XPG DDR4 16G PC4-25600 CL16 SPECTRIX D60G RGB (8Gx2)’은 고성능 DDR4 메모리로, 오버클록을 포함한 고사양 RAM에 필요한 모든 기능을 갖추면서도 RGB LED 센서를 통해 게이머의 ‘시각’ 또한 사로잡는 제품이다.
8GB RAM 2개가 하나의 세트로 구성된 제품이지만, 기왕이면 4개를 맞춰서 32GB에 ‘풀뱅크’를 맞추는 것이 성능과 시각을 모두 잡는 선택이 될 수 있을 것이다. MSI, ASUS, Asrock 등 메인보드 제작사가 선보이는 RGB 컨트롤에 모두 대응하기 때문에 메인보드와의 조화도 꾀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 그래픽 카드: 지포스 RTX 2080 Ti
두 번 말하기 입 아프지만, ‘게이밍’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부품은 뭐니뭐니 해도 그래픽 카드다. 그렇기에 당장 더 나은 게이밍 환경을 구축하고 싶다면, 자신의 예산을 살펴보고 가능하면 그래픽 카드에 많은 비중을 투자하는 것이 좋다.
그래픽 카드는 가격대 별로 정말 선택지가 다양하지만, 일단 ‘하이엔드’ 제품군으로는 엔비디아 지포스 RTX 2080 시리즈가 확고하게 자리를 잡고 있다. 사실 RTX 2080 위에 TITAN RTX가 있기는 하지만, TITAN RTX는 게임보다는 엄밀히 따지자면 연구/산업용 그래픽 카드이고 장장 300만원이 넘기 때문에, 개인사용자 입장에서는 사실상 지포스 RTX 2080이 구매할 수 있는 그래픽 카드의 한계점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예시] ZOTAC GAMING 지포스 RTX 2080 Ti AMP EXTREME CORE D6 11GB : 151만원
현재 RTX 2080 제품군은 ‘RTX 2080 Ti’, ‘RTX 2080 SUPER’, ‘RTX 2080’로 분류할 수 있으며, 간단하게 설명하자면 성능(과 가격) 순서대로 RTX 2080 Ti > RTX 2080 SUPER > RTX 2080 이라고 보면 된다.
RTX 2080 Ti는 약 150만원대 가격에 4K 해상도에서도 <배틀필드 5> 같은 게임을 그래픽 옵션 ‘최고’에서도 고주사율을 뽑는 그래픽 카드이기에 ‘살 수만 있다면’ 최고의 선택이 될 수 있다. 하지만 RTX 2080 SUPER나 일반 RTX 2080 OC(오버클록) 제품만 되도 대부분의 게임을 최고사양의 그래픽 옵션으로 즐길 수 있는 만큼 자신의 지갑 상황에 따라 선택을 하도록 하자.
# SSD: NVMe 1.3 지원 내장형 SSD
얼마 전까지만 해도 SSD라고 하면 SATA 3 인터페이스의 SSD가 대세를 이루었지만, 최근 M.2 슬롯을 지원하는 메인보드가 다수 출시되면서 이 슬롯에 장착할 수 있는 ‘NVMe 규격’의 SSD가 빠르게 보급되고 있다.
이런 NVMe 규격의 SSD는 무엇보다 기존 SATA 3 SSD보다 속도가 2배 이상 빠르다는 장점이 있다. 로딩이 많은 게임들을 사용하는 데 있어서 여러 가지면에서 굉장히 탁월한 성능을 보여준다는 뜻으로, 실제 <삼국지 토탈 워> 같이 로딩이 잦은 게임들을 즐기면 그 속도가 체감이 된다.
[예시] 삼성전자 970 EVO M.2 2280 (1TB): 약 22만 3천원
현재 NVMe SSD는 삼성전자와 WD(웨스턴디지털) 제품이 시장을 양분하고 있다고 봐도 좋을 정도로 두 메이커의 제품들이 잘 판매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500GB 이하의 낮은 용량의 SSD는 WD 제품이 가격 경쟁력이 있으며, 반대로 1TB 이상 제품에서는 삼성전자의 제품이 경쟁력을 보여주고 있다. 그렇기에 자신이 원하는 용량에 맞춘 제품을 선택하면 될 것이다.
# 케이스와 파워: 자신의 취향에 맞는 디자인의 ‘빅타워’ 제품과 700W 이상의 파워 서플라이
케이스는 사실 어떻게 보면 정말 순수하게 구매자의 '디자인 취향'이 반영되는 부품이기에 정확하게 어떠한 제품을 사라고 권장하기 힘든 분야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 것은 미들타워 제품이 권장되는 일반적인 사무용 PC와 다르게 '게이밍 PC' 분야에서는 메인보드의 원활한 설치와 쿨러 장착의 용이성, 기타 저장장치의 확보 등을 위해 ‘가급적 큰’ 빅타워 제품을 구매하는 것이 유리하다는 점이다. 그리고 최근 발매되는 케이스들은 디자인이나 공간 등의 기능 외에 RGB LED 기능에도 굉장히 많은 신경을 써서 발매하는 만큼, 이러한 부분 또한 사전에 체크하는 것이 권장된다.
파워 서플라이의 경우 700W 정도면 기본적인 게임의 구동에는 큰 문제가 없지만, 혹시라도 오버클록을 시도하거나 여러 다양한 방법으로 PC를 혹사시킬 예정에 있다면 안정적으로 800W 이상의 제품을 구매하는 것도 나쁘지 않다.
[예시] ABKO SUITMASTER 830G 시리우스 강화유리 DOUBLING: 14만 5천원
[예시] 마이크로닉스 Classic II 800W 80PLUS 230V EU : 7만 5천원
# CPU 쿨러: 케이스에 장착이 가능한 ‘수랭식’ 쿨러
마지막으로 신경써야 할 부품은 바로 CPU 쿨러다. 아무래도 게이머 입장에서는 CPU를 혹사시킬일이 많기 때문에, 아무래도 기본 공랭식 쿨러만 가지고는 한계가 명확하며, 최근에는 수랭식 쿨러의 가격도 굉장히 많이 저렴해졌기 때문에 고급 게이밍 PC를 꾸밀 계획이라면 가급적 수랭식 쿨러를 별도로 마련하는 것이 좋다.
다만 수랭식 쿨러는 아무래도 아무 생각없이 구매했다간 '설치할 공간이 없어서' 낭패를 볼 수 있다. 그렇기에 수랭식 쿨러를 구매할 것이라면 사전에 이것이 자신의 케이스에 설치할 수 있는지, 조립 등에 문제가 없을지 알아보는 것이 좋다. 만약 조립에 자신이 없다면 구매처 등을 통해 조립을 의뢰하는 것도 초보자 입장에서는 나쁘지 않을 것이다.
[예시] Enermax AQUAFUSION 360 ARGB: 14만 5천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