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14일 <에오스 레드>가 서비스 200일을 맞이했다. 작년 8월 28일 서비스를 시작한 게임은 구글 플레이스토어 최고 순위 2위에 올랐고, 오랫동안 10위 권 내에 이름을 올렸습니다. 게임은 최근까지도 매출 30위 권을 유지 중입니다.
이러한 장기 흥행은 상당히 이례적입니다. 작년 하반기 '모바일 MMORPG 대전'에서 주로 언급되던 타이틀은 <리니지2M>, <V4>, <달빛조각사> 등이었습니다. 모두 쟁쟁한 회사에서 적지 않은 규모로 만든 게임이었는데요. 블루포션게임즈의 <에오스 레드>가 여기서 나름 경쟁력을 확보하며 선방했던 것입니다. 그것도 자고 일어나면 새로운 게임이 나오고, 옛 게임은 빛을 발하는 모바일 게임 시장에서 200일 넘도록 말이죠.
먼저 <에오스 레드>는 옛 IP를 잘 다듬어 모바일로 재탄생킨 사례입니다. 게임은 PC MMORPG <에오스>와 세계관을 공유하고 있습니다. <에오스 레드>는 원작으로부터 50년 뒤 대륙의 패권을 놓고 쳘져지는 갈등을 그리고 있습니다. <에오스>는 같은 세대 PC MMORPG에 비하면 엄청난 성공을 거두지는 못했습니다만, MMORPG의 주요 소비자층에겐 '들어본 게임' 내지는 '해본 게임'의 위치를 점하고 있습니다. 익숙한 IP를 잘 가공한 것이죠.
하지만 그것만으로 게임이 유저들의 선택을 받았다고 보기엔 어렵습니다. <에오스 레드>는 범용성을 갖춘 게임입니다. 게임의 타겟은 확고합니다. 바로 (1) 정통 MMORPG에 좋은 경험이 있지만 (2) 요즘은 바빠서 게임에 손을 잘 못 대고 있고 (3) 모바일 고사양 MMORPG를 위해 새 폰을 지르기도 부담이 가는 성인으로 분석됩니다.
<에오스 레드>의 사냥터 전역에서는 PK가 가능하며, 플레이어가 죽으면 아이템을 떨굽니다. 그리고 각종 아이템은 플레이어끼리 거래할 수 있습니다. 자동 요소가 당연히 들어가있지만, 다른 유저들과 파티를 맺어 사냥할 때 파티의 리더가 파티원들의 움직임을 일정 부분 조작할 수 있는 파티 리더 시스템으로 특허까지 받았습니다.
마켓에 출시된 하이엔드 모바일 MMORPG와 비교했을 때 <에오스 레드>의 그래픽은 그리 인상적이지 않습니다. <에오스 레드>는 유니티 3D 엔진의 18버전으로 만들었지만, <에오스>과 마찬가지로 하이 퀄리티 폴리곤을 쓰지 않았습니다. 원작의 어셋을 쉽게 차용하기 위함이었고, 그 결과 게임도 가볍게 뽑혔다고 합니다. <에오스 레드> 게임의 용량은 1GB 안팎입니다. 그 결과 게임은 6년 전에 출시한 갤럭시 S5로도 안정적으로 구동할 수 있습니다.
<에오스 레드>의 사냥터 전역에서는 PK가 가능하며, 플레이어가 죽으면 아이템을 떨굽니다. 그리고 각종 아이템은 플레이어끼리 거래할 수 있습니다. 현재 등급 분류 기준에 따르면, 이렇게 되면 18세 미만 청소년의 게임 플레이는 불가능한데요. 블루포션게임즈는 확실하게 18세 미만 버전은 포기했습니다. 선택과 집중을 한 것이죠.
이렇게 확실한 타겟팅을 한 <에오스 레드>는 <리니지M>의 낙수 효과(trickle-down)도 봤습니다. 에오스 레드는 7월 17일 서비스를 시작했습니다. 아직 <리니지2M>, <V4>, <달빛조각사>가 나오기 이전이며, 모바일 MMORPG 시장에서는 <리니지M>의 독주 아래 <리니지2 레볼루션>, <블레이드&소울 레볼루션>, <로한M>, <라플라스M> 등이 경쟁하던 시기입니다.
실제로 론칭 초기 <에오스 레드>에 대한 평가를 보면 "<리니지M>에서 넘어왔다"라는 이야기가 많았습니다. <리니지M> 과금 유도에 대한 스트레스가 높아진 상태에서 새 판이 열렸고, 비슷한 재미를 더 낮은 가격으로 즐길 수 있게 된 유저들은 <에오스 레드>를 '찍어 먹어 본' 뒤, 남아서 플레이를 이어간 것입니다.
200일이 넘는 서비스 기간 동안 블루포션게임즈는 유저들을 붙잡기 위해 노력했습니다. 작년 9월에는 업데이트 후 게임을 플레이할 수 없는 문제가 발생한 유저가 있자 게임사에서 직접 방문해 문제를 해결해준 적 있죠.
이런 미담 말고도 <에오스 레드> 카페에서는 서비스 현황이나 게임 내 주요 이슈에 대한 처리 결과를 PPT와 함께 전달하는 'PD 브리핑'도 주기적으로 발표됩니다. 서비스 200일 동안 총 7번의 브리핑이 있었으니 한 달에 한 번 꼴로 게임의 현재와 방향성에 대한 계획을 볼 수 있었던 것이죠.
이는 블루포션게임즈가 유저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다는 인상을 줍니다. 자신이 플레이하는 게임에 어떤 요소가 추가되는 지도 알기 쉽습니다. 이는 라이브게임에서 아주 중요한 요소입니다.
블루포션게임즈는 지난 달 2020년 주요 개발 마일스톤을 공개한 바 있습니다. <에오스 레드>에는 2분기 중으로 ▲ '공성전' 콘텐츠▲ 신대륙 '폴리체' ▲ 신규 클래스 '로그'가 추가되는 '에피소드 2'를 추가할 계획입니다.
공성전 콘텐츠는 지난 3월 15일까지 베타 테스트를 진행했는데요. 살펴보면 공성전은 영지를 놓고 대규모 전투를 벌이는 것을 기본으로 합니다. 특정 길드가 영지에 대한 권한을 가져가면 세금 징수 권한과 프라이빗 던전, 전용 아지트와 상점을 이용할 수 있죠.
영지전을 통해 세력을 키워온 길드들이 에피소드 2에서 진검승부를 펼치는 것입니다. 공성전을 앞두고 길드장들이 길드 자금으로 공성전 권리를 걸고 '입찰'을 벌이는 시스템이 특이합니다. 성을 차지한 길드가 세금 징수에 대한 권한을 가지는 것은 <에오스>에도 있던 기능입니다.
<에오스 레드>의 2번째 대륙으로 추가될 예정인 폴리체는 룩스 동쪽 항구를 통해 이동할 수 있는 새로운 대륙으로 대도시 로사와 4개의 신규 사냥터, 2개의 던전으로 구성되어있습니다. 폴리체와 함께 추가될 새로운 클래스 로그는 단검을 이용해 상대방의 급소를 노리며 빠른 근접전에 능합니다. 클래스에 따른 스킬, 장비, 랭킹, 도감도 추가될 예정입니다. 로그는 <에오스>에도 존재했던 클래스입니다.
3분기에는 '크로스월드 시스템'이 준비되어있습니다. 이름으로 예측컨대 모바일에서만 플레이할 수 있던 <에오스 레드>를 PC에서도 플레이할 수 있게 할 것으로 보입니다. 그렇다면 기존의 <에오스>와도 어떤 관계 설정을 할지 기대되네요. 카카오게임즈가 서비스하던 <에오스>는 올해부터 블루포션게임즈가 직접 서비스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