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이하 삼성)과 마이크로소프트(이하 MS)의 긴밀한 협업이 드러났다. 한국 시각으로 5일 오후 11시 열린 갤럭시 언팩(이하 언팩) 행사에서, 삼성은 MS와 플래그십 모델 '갤럭시 노트20'를 위한 여러 기능을 소개했다. 이중, MS의 핵심 게임 서비스인 'X클라우드'가 다뤄졌다.
MS는 같은 날 오전,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 'X클라우드'가 오는 9월 15일부터 구독 서비스 'Xbox 게임 패스 얼티밋'에 포함된다는 얘기를 밝힌 바 있다. 이후 열린 언팩 행사에서 Xbox 게임 패스 얼티밋이 소개되며 X클라우드의 서비스 인지도는 더욱 확산될 것으로 보인다.
비교적 간단한 내용으로 보일 수 있으나 삼성과 MS는 '게이밍 기능'이라는 키워드를 통해 협업 이상의 강력한 시너지를 발휘하게 됐다. 관련 내용을 짚어봤다.
# 강력한 시너지 발휘하는 삼성-MS의 협업
양사의 게이밍 관련 협업에 대한 관측은 언팩 행사가 열리기 몇 주 전부터 나오기 시작했다. 삼성도 자사의 소셜 채널을 통해 유추할 수 있는 힌트를 내놓기도 했다.
언팩 행사 전에 알려진 점은 갤럭시 노트20이 Xbox 게임 패스를 지원한다는 것과 기기 구매 시 Xbox 게임 패스 3개월 이용권을 프로모션으로 지급한다는 것이다. 행사 전에 밝혀진 여러 루머가 과거에도 대부분 들어맞았듯, 위 내용 역시 사실로 확인됐다.
※ 참고로 Xbox 게임 패스는 갤럭시 노트20를 내놓으며 새롭게 공개한 서비스가 아니라, 2017년 6월 1일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MS의 구독형 게임 서비스다. 월마다 일정 요금을 지불하면 게임 패스 목록의 게임을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다. 게임이나 DLC 구매 시 할인을 받을 수도 있다.
'Xbox 게임 패스 얼티밋'은 이 서비스의 상위 개념으로 X클라우드가 오는 9월 15일부터 서비스에 포함된다. 온라인 서비스인 Xbox 라이브 골드도 지원한다.
삼성이 갤럭시 노트20을 공개하면서 MS와 협업한 게이밍 기능이 대부분 위 내용만 다뤄지는 분위기지만 생각보다 매력적인 요소들이 있다. 언급한 것 외의 것으로는 아래 두 가지가 있다.
1) 삼성 갤럭시 스토어에 Xbox 게임 패스 스페셜 버전이 등록
2) 갤럭시 노트20 구매 시 PowerA사의 MOGA XP5-X Plus 를 번들로 제공
먼저, 'Xbox 게임 패스 스페셜 버전'은 갤럭시 노트20 이용자 또는 삼성의 모바일 기기를 이용하는 유저의 삼성 갤럭시 스토어 유입이 대거 예상된다.
유저는 갤럭시 스토어에서 앱을 받은 뒤 코드를 리딤하고 Xbox 스토어의 DLC를 인앱으로 구매할 수 있다. 기존 구글 플레이에서도 Xbox 게임 패스 앱은 제공되고 있지만, 인앱 구매는 지원하지 않는 상황이다.
인앱 구매 기능은 접근성 면에서 강력한 메리트를 지닌다. 외신들은 이를 두고 삼성이 MS에게 구글보다 낮은 수수료(30%)를 체결해 계약이 성사됐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설득력 있는 얘기다.
최근 MS가 X클라우드의 터치 컨트롤 지원을 밝히기도 했지만 X클라우드를 제대로 경험하기 위해서는 컨트롤이 필수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두 엄지손가락으로 게임을 조작하는 데 한계가 있고 화면을 일부 가려버리기 때문이다. MS도 이 부분에 대해 신중히 접근하기도 했다.
이에 삼성은 갤럭시 노트20를 구매하는 유저에게 PowerA사의 MOGA XP5-X Plus를 번들로 제공한다. 이는 컨트롤러, 그리고 모바일 기기를 연결해 주는 지지대가 함께 포함된 모델이다.
일반적인 컨트롤러로 보여질 수 있지만, 이 기기는 클라우드 게임 서비스를 염두에 두고 제작됐다. 모바일 기기와 컨트롤러를 연결해 모바일 기기를 충전할 수 있으며 컨트롤러 단독으로 PC나 모바일 등 여러 기기와 연결해 사용할 수도 있다.
더불어, 일반 모바일 기기에서도 Xbox 게임 패스와 X클라우드를 지원하기는 하나 갤럭시 노트20 울트라의 경우 게이밍 경험에 맞게 하드웨어 성능과 함께 120Hz의 주사율이 지원한다(갤럭시 노트20은 60Hz 지원).
# Xbox 게임 패스의 확산 더욱 가속화, 차세대 콘솔 경쟁 우위 점하나
삼성과 MS의 협업은 작년 파트너십을 맺으며 가속화됐다. 당시 삼성은 갤럭시 노트10을 공개하며 기기와 소프트웨어, 서비스까지 협업하는 결정을 발표했다.
MS의 사티아 나델라 대표를 통해 소개된 내용은 갤럭시 노트10을 시작으로 갤럭시 스마트폰에 MS의 윈도우를 연결시킨다는 것이었다. 올해 초, 양사는 파트너십을 통해 X클라우드 부문에서도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언팩 행사에서 발표한 게이밍 서비스는 이러한 협업의 결과물이다.
앞서 다룬 기사를 통해, MS는 Xbox 게임 패스 얼티밋으로 전 세계 게이머에게 X클라우드를 서비스한다는 목표를 곧 실행한다. 향후 Xbox와 Xbox 360, 그리고 차세대 기기 Xbox 시리즈X 게임까지 지원하는 만큼 라인업 역시 탁월하다. 차세대 콘솔 경쟁을 한발 앞서 준비하는 셈이다.
관련기사: 오는 9월 15일, MS가 차세대 콘솔 경쟁에 먼저 돌입한다
이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은 '접근성' 해결이다. 디바이스 중 가장 보급률이 높은 것이 모바일인 만큼, MS는 삼성과 파트너십을 맺고 다양한 기능을 제공하며 모바일 유저 유입을 위한 기본 틀을 마련했다.
기기의 보급률도 눈여겨 볼 만한 부분이다. 올해 초까지 화웨이에게 선두 자리를 내주던 삼성은 2분기 IDC 보고서 기준으로 전 세계 2위(19.5%)의 점유율을 보이고 있다. 1위는 화웨이로 20%다. 이어 애플이 13.5%로 3위, 샤오미가 11.8%를 나타냈다.
언팩 이후 공개된 플래그십 기기로 삼성의 점유율은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9월 좀 더 상세한 정보가 공개될 갤럭시Z 폴드2도 대기 중이어서 양사 시너지도 더욱 상승할 것으로 보인다. 또 이러한 상승은 Xbox 게임 패스의 추가 유입으로 이어질 수 있다. 삼성 디바이스의 점유율 상승도 마찬가지.
9월 15일부터는 전 세계 유저가 X클라우드를 이용할 수 있게 되며 삼성과 협업은 이를 한 층 강화해주는 요소다. 물론 타 모바일 디바이스에서도 X클라우드는 이용할 수 있기는 하나 갤럭시 노트20 사례와 같이 삼성에서 좀 더 많은 기능을 제공한다.
이와 별개로, MS가 모바일 외 PC, 콘솔, 기타 다양한 기기에 Xbox 게임을 제공하겠다는 목표를 가지고 있는 만큼 모바일 외 TV와 같은 좀 더 대중적인 기기에서도 삼성과 협업을 강화할 가능성도 커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