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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10주년 맞은 롤 89번째 챔피언 '아리'의 아리따운 지난날을 돌아보다

아리야, 생일 축하해!

에 유통된 기사입니다.
서준호(index) 2021-12-21 10:16:15

<리그 오브 레전드>의 아리는 명실상부 한국을 대표하는 챔피언으로 꼽힙니다. 한국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기념으로 출시된 챔피언이라는 상징적 의미는 물론 한국 설화를 기반으로 한 배경, 한복 스킨 등 한국과 밀접한 요소를 다수 갖고 있기 때문이죠. 아리라는 이름이 순우리말 '아리땁다'(아름답다)에서 유래됐다는 점도 빼놓을 수 없고요.

 

아리는 게임 강국 한국을 대표하는 챔피언답게 등장과 동시에 솔로 랭크와 공식 대회를 휩쓸며 엄청난 사랑을 받았습니다. '류' 류상욱, '페이커' 이상혁 등 한국 미드라이너들이 아리와 함께 게임을 캐리하는 장면이 수도 없이 등장하곤 했으니까요. 이후 아리는 너프와 버프를 반복하며 부침을 겪었지만, 지금도 많은 유저의 사랑을 받는 챔피언 중 하나로 꼽힙니다. 10년간 꾸준히 우리 곁을 지켜준 셈이죠.

 

2021년 열 살 생일을 맞이한 아리를 기념, 아리의 탄생부터 LCK에서의 활약상, 그리고 리워크를 앞둔 최근 행보 등 아리의 지난 10년을 되돌아봤습니다. 아리따운 아리야, 생일 축하해! / Index(서준호) 필자, 편집= 디스이즈게임 이형철 기자

  

본 콘텐츠는 디스이즈게임과 오피지지의 협업으로 제작됐습니다.

  

(출처: 라이엇 게임즈)

 

 

# 출시 배경, 스토리, 스킨... 아리의 모든 것이 한국과 연결돼있다

  

아리는 2011년 <리그 오브 레전드> 한국 서버 오픈을 기념, 그해 12월 추가된 챔피언입니다. 처음 공개됐을 때는 '구미호'로 소개됐지만, 이후 한국 유저들의 투표를 통해 '아리'라는 이름을 갖게 됐죠. 

 

<리그 오브 레전드> 공식 아트북에서도 아리는 한국의 구미호 전설을 배경으로 만들어졌다는 걸 알 수 있습니다. 사람이 되고 싶었던 여우가 완전한 인간이 되기 위해 자신의 아름다움으로 사람을 유혹한 뒤 정기를 빨아들인다는 설정은 우리나라의 구미호 설화와 굉장히 유사합니다. 

 

지금은 룬테라 세계관에 수인 종족 바스타야라는 설정이 추가되면서 아리의 배경도 다소 희미해졌지만, 아리가 한국적 요소에서 출발한 챔피언이라는 건 결코 부정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아리는 구미호 전설에서 출발한 캐릭터다 (출처: 라이엇 게임즈)

 

아리의 스킨 역시 한국적 요소가 가득 담겨있습니다. 대표적인 예가 '한복 아리'입니다. 이 스킨을 착용하면 한복을 입은 아리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는데요, 전통 무용을 춘다는 점도 포인트로 꼽힙니다. 최근 비주얼 업데이트를 통해 스킬에 꽃잎이 날리는 효과가 추가된 데다 아리의 생일 미션을 수행하면 무료로 지급된다는 사실로 인해 큰 관심을 끌고 있는 스킨이기도 합니다.

 

반면, 팝스타 아리는 21세기 한국을 떠올리게 하는 스킨입니다. 팝스타 아리는 얼핏 보기엔 한국과 큰 관련이 없어 보이지만, 실제론 한 커뮤니티 유저가 한국 서버 1주년을 기념해 만든 팬아트에서 모티브를 받아 제작된 스킨입니다. '소원을 말해봐'로 활동하던 소녀시대의 의상이 떠오르는 스킨이기도 합니다. 또한, 수익금 일부가 한국 문화유산을 위해 쓰이기도 했고요.

 

K/DA 아리도 빼놓을 수 없겠죠. K/DA 스킨은 2018년 한국에서 열린 롤드컵을 기념해 만들어진 스킨으로, 아리가 가상의 아이돌 그룹 K/DA를 결성했다는 설정을 갖고 있습니다. 아리가 전통적인 한국은 물론 21세기의 한국과도 밀접하게 연결돼있음을 알 수 있는 요소인 셈입니다.

  

한국의 과거와 현재를 모두 담아낸 챔피언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출처: 라이엇 게임즈)

 

 

# 지금은 저티어 챔피언이지만... '페이커'도 아리를 애용한 시절이 있었다

  

지금은 비선호 챔피언이지만, 아리에게도 '프로대회 주류픽'으로 꼽히던 찬란한 시절이 있었습니다. 아리는 2012년 LCK에서 25승 16패, 162번의 밴 횟수를 기록했고 이듬해에는 17승 12패라는 성적을 거뒀습니다. 아주 높은 밴픽률이라고 보긴 어렵지만, 승률 자체는 나쁘지 않은 챔피언이었다고 볼 수 있죠. 

 

당시 아리의 입지를 올려준 건 '죽음불꽃 손아귀'라는 아이템이었습니다.

 

죽음불꽃 손아귀는 대상의 최대 체력의 15%만큼 피해를 입히고 4초간 대상이 받는 마법 피해를 20%나 증가시키는 아이템이었는데요, 매혹을 맞춘 뒤 폭딜을 쏟아붓는 아리에겐 필수 아이템으로 꼽혔습니다. 어지간한 챔피언들은 매혹-점화-죽음불꽃 손아귀-현혹의 구슬-여우불 콤보를 버티지 못할 정도였죠. 결국 죽음불꽃 손아귀는 대응이 불가능하다는 명분 아래 2015시즌 삭제되고 말았습니다.

  

속칭 '데파'로 불렸던 죽음불꽃 손아귀 (출처: 라이엇 게임즈)

 

이후 아리는 LCK에서 조금씩 입지를 잃어갔습니다. 2019 LCK 스프링 진에어 그린윙스의 '그레이스' 이찬주(현 야하롱) 선수가 사용한 게 마지막이었으니까요. 다만, 챌린저스 코리아(이하 CL)로 범위를 넓히면 상황은 조금 달라집니다. 아프리카 프릭스의 '불독' 이태영 선수가 2021 CL 서머에서 한화생명e스포츠를 상대로 아리를 활용한 적이 있었기 때문입니다.

 

당시 불독 선수는 감전 룬을 들고 부패의 물약으로 라인전을 시작한 뒤, 만년 서리 ▶ 벤시의 장막 ​ 메자이 ​ 라바돈의 죽음모자 템트리로 게임을 풀어갔습니다. 상대에 슬로우를 묻힐 수 있는 만년 서리로 유틸성을 살리면서도 메자이와 라바돈의 죽음모자를 통해 부족한 후반 대미지를 보충하겠다는 의중이 담긴 선택이었죠. 

 

비록 아프리카 프릭스는 아쉬운 판단으로 인해 다잡은 경기를 내줘야 했지만, 해당 경기에서 불독 선수가 선보인 아리 플레이는 많은 팬의 눈길을 사로잡았습니다. 2022 시즌 아리가 LCK에 돌아올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준 매치로 꼽는 분도 적지 않을 정도니까요.

  

불독의 아리는 꽤 인상적이었다 (출처: 라이엇 게임즈)

 

아리로 좋은 성적을 올린 선수들에 대해서도 살펴보죠. 

 

아리를 가장 잘 다룬 선수는 KT 롤스터의 '류' 류상욱이었는데요, 류는 아리를 플레이한 26경기에서 승률 88.5%, KDA 6.8이라는 어마어마한 수치를 남겼습니다. '페이커' 이상혁 역시 화려한 아리 전적을 자랑합니다. 페이커는 아리를 활용해 17경기에서 64.7%의 승률과 KDA 3.7을 기록했죠. 특히 2013 롤드컵에서는 아리로 4승 2패를 기록하며 LCK와 T1의 첫 번째 롤드컵 우승을 이끌기도 했습니다.

  

류와 페이커는 아리를 잘 다뤘던 LCK 선수로 꼽힌다 (출처: 라이엇 게임즈)

 

 

# 다시 한 번 '아리'랑 협곡을 누빌 수 있는 날이 오길

 

아리의 출시 초 컨셉은 '유틸성 좋은 AP 암살자'였습니다. 

 

사실 암살자라 함은 라인전이 약하거나 한타에서 영향력을 발휘하기 힘들며, 갱킹에도 취약한 대신 1 대 1 대결에서 엄청난 강점을 지니는 역할군으로 꼽힙니다. 반면, 전성기 아리는 빠른 기동력과 긴 사정거리 등으로 인해 암살자임에도 이러한 약점이 가려지곤 했죠. 이에 아리는 지속적으로 유틸성과 대미지 관련 너프를 받았고, 결국 저티어 챔피언으로 떨어지고 말았습니다.

 

아리는 좀처럼 주류 챔피언으로 올라오지 못하고 있다 (출처: 오피지지)

 

하지만 아리에게도 실낱같은 희망이 생겼습니다. 최근 라이엇 게임즈가 공식 발표를 통해 아리의 리워크를 진행하겠다고 선언했기 때문이죠. 특히 "큰 변화를 줬던 탐 켄치 업데이트보다는 작은 규모로 진행하려 한다. 루시안 업데이트와 비슷할 것"이라는 직접적인 표현이 등장한 만큼, 새로운 아리는 스킬 셋은 그대로 유지하되 대미지 메커니즘이나 활용 방법에서 변화가 생길 가능성이 높아 보이네요.

 

아리는 어떤 변화를 맞이하게 될까요? 과연 새로운 아리는 다시 한번 협곡과 LCK를 뜨겁게 달굴 수 있을까요? 그 어떤 챔피언보다 한국과 가까운 아리의 선전을 기대해보겠습니다.

  

(출처: 라이엇 게임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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