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의 박싱데이라면 익숙하지만, 11월을 축구의 계절로 맞이할 줄 누가 알았을까? 2022 FIFA 카타르 월드컵이 지난 21일 개막했다.
개최국 카타르는 개막전에서 홈 어드밴티지를 활용하지 못하고 에콰도르에 0-2로 패배하며 '월드컵 개최국 개막전 첫 패배'의 오명을 안았다. 지난 밤 잉글랜드와 이란은 선수 부상으로 인한 추가시간 24분 속에서 최종 스코어 6-2의 골잔치를 펼쳤다. 부상을 딛고 '타이거 마스크'를 착용한 손흥민과 세리에A 최정상급 수비수로 거듭난 김민재를 필두로 한 한국 국가대표팀의 16강 진출 여부에도 관심과 기대가 커지고 있다.
한국의 조별리그를 앞두고 넥슨이 <FIFA 온라인 4> 빅데이터를 분석한 결과를 공개했다. 분석은 넥슨 연구조직 인텔리전스랩스의 피파 분석 부서에서 맡았으며, 올 1월부터 9월까지 <FIFA 온라인 4>에서 진행된 총 11만 건의 한국 대 우루과이, 한국 대 가나, 한국 대 포르투갈 감독모드 플레이 데이터를 토대로 했다.
감독모드 플레이 빅데이터 분석 결과, 한국은 우루과이와 포르투갈에 열세였으나 가나에겐 이길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망됐다. 가나전의 승리를 전제로 열세에 놓인 우루과이와 포르투갈전에서 무승부로 선전한다면 16강 진출에 청신호가 켜진다. 만약 가나에게 패할 경우에는 16강 진출은 사실상 불가능한 것으로 나타났다.
감독모드 플레이 빅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첫 경기 우루과이전의 경우 한국이 패할 가능성이 53%, 비길 가능성은 30%, 이길 가능성은 17%로 나타났다. 단, 좌우측 풀백 수비수인 홍철과 김태환 선수를 기용했을 시 승률이 상승해 이 두 선수의 중요도가 높을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축구에서 벤투 감독은 오른쪽 풀백 자리를 놓고 막판까지 여러 선수를 기용하며 실험했다.
특히, 한국의 주요 공격 루트는 우측에서 중앙으로 전개로 나타나는데, 탑클래스 미드필더들을 보유한 우루과이의 중앙을 피해 오른쪽 풀백을 필두로 한 공격 전개와 중앙 공격수의 결정력이 매우 중요할 것으로 예상된다. 한국 팀에서 주요하게 활약할 선수로는 단연 손흥민 선수가 꼽힌다. 손흥민은 부상에서 아직 회복되지 않았지만, 전문가들은 손흥민의 첫 번째 경기 출장이 유력하다고 보고 있다.
우루과이는 소속팀에서 절정의 기량을 펼치고 있는 미드필더 페데리코 발베르데, 로드리고 벤탕쿠르를 기용했을 때 승률이 더욱 높아졌다. 이들이 적재적소에 뿌려주는 정확한 패스 능력과 중앙 장악력에 의한 '중앙에서 좌측으로 전개'가 주요 공격 루트로 나타나며, 이 패스를 받아 우루과이 좌측 공격을 이끌 다윈 누녜스 선수를 경계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분석된다.
가나전은 71%의 가능성으로 한국이 승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비길 가능성은 19%, 질 가능성은 10%였다.
감독모드 플레이 빅데이터 분석에 따르면 앞선 우루과이전에서 열세가 예상되기 때문에 가나전은 무조건 이겨야 하며, 패할 경우 16강전 진출이 어려워진다. 활약할 주요 선수는 김민재 선수로 예상됐다. 가나전은 소속팀 나폴리에서 최고의 활약과 존재감을 보여주고 있는 김민재 선수가 월드컵 출전 국가 중 평균 연령이 낮은(24.7세) 가나의 젊고 빠른 공격수들을 얼마나 잘 방어하는지가 핵심적인 승리 포인트로 파악된다.
또 넥슨 AI 분석 결과에 따르면, 권창훈 선수를 기용했을 때 한국이 승률이 올라갈 것으로 나타났다.
한편, 가나는 A매치 107경기를 소화해 가나에서 최다 경기 출전 기록을 보유한 안드레 아이유가 주요 선수로 분석됐다. 주로 왼쪽 측면에서 플레이하는 안드레 아이유를 기용할 경우 가나의 승률이 소폭 상승하는 경향이 있었으며, 이는 공간을 파고드는 움직임과 위치선정이 뛰어난 안드레 아이유의 역할이 충분히 발휘될 경우 가나에 소폭 유리할 거라고 해석된다.
뒤늦게 가나 국가대표팀에 승선한 선수들의 데이터 포함 여부는 알려지지 않았다. 대표적인 예가 아스날에서 활약 중인 토마스 파티. 게임상 파티의 국적은 가나로 되어있지만,국가대표팀 승선은 늦어졌다. <피파 온라인 4> 게임 안에서 이냐키 윌리암스와 라틱 람프티는 각각 스페인, 잉글랜드 국적자로 나타나지만, 실제로는 가나 이중국적을 가지고 있다. 이 둘은 이번에 가나 국가대표팀에 이름을 올렸다.
마지막 경기 포르투갈전은 50%의 가능성으로 포르투갈의 승리가 예상됐다. 비길 가능성은 36%, 패할 가능성은 14%다. 한국의 주요 공격 전개는 '중앙 침투와 중거리'며, 손흥민 선수를 기용할 경우 승률이 높아지는 점이 확인된다.
이는 손흥민 선수의 주력을 토대로 순간적인 중앙 침투를 통해 골문을 노리거나 벼락 같은 중거리 슛을 시도하는 전략이 효과가 있을 것으로 분석되며, 페페, 후벵 디아스, 주앙 칸셀루 등 포르투갈의 두터운 수비를 어떻게 뚫어낼 수 있을지가 관건으로 꼽힌다.
포르투갈은 '왼쪽 침투와 롱패스'가 주요 공격 루트로 분석되며, 크리스티아누 호날두, 후벵 디아스, 주앙 칸셀루 선수를 기용할 시 승리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이는 맨체스터 시티 수비수 듀오 후벵 디아스와 주앙 칸셀루 선수의 정확한 후방 롱패스를 기점으로, 최전방 호날두 선수의 침투가 위협적일 것으로 보인다.
현실의 축구에서 호날두는 부진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지만, 월드컵에서의 존재감은 남다를 것으로 보인다. 그밖에 포르투갈의 공격진에는 페르난데스, 실바, 하파엘 레앙 같은 쟁쟁한 자원이 버티고 있다.
이번 자료를 분석, 공개한 넥슨 인텔리전스랩스는 AI와 데이터 사이언스를 연구하고 관련 시스템을 개발하는 조직이다. 2017년 설립돼 현재 관련 인력만 500명을 넘어섰으며, 하루 처리 데이터 양만 100TB에 달한다.
<FIFA 온라인 4> 감독모드는 AI에 기반한 대전 모드로, 이용자는 감독의 입장에서 팀 전술과 개인 전술을 실시간으로 바꿔가며 마치 체스를 두듯 상대방과 치열한 수싸움을 진행하는 콘텐츠다. 주요 공격 루트, 효과적인 전술, 맹활약한 선수 등 수많은 플레이 데이터가 집계된다.
넥슨 박정무 그룹장은 “이번 월드컵 승패 예측의 경우 기존과 달리 이용자분들이 직접 플레이한 빅데이터를 분석한 자료여서 더욱 흥미롭고 색다르게 접근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16강 이후 빅 매치들도 이러한 분석을 할 예정이니 많은 관심 부탁드리고, 월드컵에서 대한민국 선수들이 최고의 활약을 펼칠 수 있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한국은 오는 24일 오후 10시 남미 강호 우루과이와의 첫 경기를 시작으로, 28일 오후 10시 아프리카 가나, 그리고 12월 3일 유럽 포르투갈과 예선 마지막 경기를 치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