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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챗GPT, 게임 기획 좀 해 봐” ②

인공지능은 어떤 캐릭터 직업과 기술을 제시했을까?

에 유통된 기사입니다.
방승언(톤톤) 2023-01-31 12:02:40
첫 번째 실험(바로가기)에서는 맥락을 정확히 파악하고 알맞은 대답을 내놓는 챗GPT의 일반적 성능에 대해 주로 알아봤습니다. 두 번째 실험은 챗GPT가 실제로 게임 기획 보조 수단으로서 지니는 잠재력을 더 깊이 탐구해볼 목적으로 진행됐습니다.

이번 실험 내용에서 주목할 지점은 챗봇이 실용성 높은 아이디어를 얼마나 풍부하게 제공하는지, 답안에 대한 심화 질문과 수정 요구에는 어떻게 반응하는지, 그리고 구체적인 인게임 요소에 대한 구상에도 도움을 줄 수 있는지 등입니다.

※ 조금 더 자연스러운 답변을 얻기 위해 영어로 대화를 나누고 평어체로 번역했습니다.

# 함께 포스트 아포칼립스 세계를 만들어 봤다

지난번과 마찬가지로, 세계관 설정부터 시작해봤습니다. 다만 이번에는 단일한 시나리오가 아닌 여러 예시를 요구한 뒤 그중 하나를 심화하는 방식으로 진행했습니다.

Q. 안녕, 포스트 아포칼립스 ARPG에 쓸 만한 흥미로운 세계관 설정을 만들고 싶어. 예시를 좀 들어줄래?

 

A.  물론이야.


1. 거대한 운석 충돌로 대부분의 문명이 사라지고, 생존자들은 험난한 환경, 돌연변이 생물, 라이벌 파벌에 맞서 남은 자원의 통제권을 얻고자 분투하는 세계


2. 고등 기술을 이용한 세계대전으로 행성이 황폐화, 거주 불가능 상태에 이르렀고 생존자들은 지하 도시에서 살아가며 한정된 자원 통제권을 위해 라이벌 파벌과 싸우는 세계


3. 치명적 바이러스가 인류 대부분의 목숨을 앗아갔고 조금 남은 생존자들이 뭉쳐 감염자들에 맞서며 치료제를 찾아 나서는 세계


4. 인류가 고등 외계 종족의 노예로 전락, 플레이어가 반란군을 이끌고 외계인의 지배에 저항하여 자유를 되찾는 세계


5. 대규모의 인공지능 반란이 발생, 인간은 멸종 직전까지 몰리고, 플레이어는 통제를 잃은 로봇과 AI에 맞서 싸우며 이들을 작동 정지시킬 방법을 찾아 남은 인류를 구하는 세계


이 중에 흥미로운 게 있어? 아니면 더 질문하고 싶은 내용은?


기존하는 유명 게임 및 기타 매체의 설정과 겹치는 부분이 상당 부분 보입니다. 예를 들어 2번은 <메트로> 시리즈, 3번은 <라스트 오브 어스>가 연상되고, 4번은 <하프라이프>와 비슷하며 5번은 <터미네이터> 등 상당수의 AI 아포칼립스 작품이 공통적으로 가지고 있는 기본 설정입니다.

부족한 구체성을 보완하기 위해 심화 질문을 던졌습니다. 각각의 시나리오 모두 어떤 추가적 설정이 가능할지 궁금증을 유발하지만, 역시 가장 눈길을 끄는 건 ‘빌런 AI’ 시나리오입니다. AI가 제시한 ‘AI 아포칼립스 시나리오’는 다음과 같습니다.

Q. 5번 설정에 대한 추가 질문이 있어. AI는 어떻게 인류를 멸종 직전까지 몰고 갔지? AI가 쓴 수단을 구체적으로 답해줘.

 

A. 5번 설정에서 AI는 다양한 수단을 활용했어. 어떤 수단이 쓰였는지에 관한 세부 사항은 게임의 스토리와 세계관 구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어. 하지만 몇 가지 가능성을 제시해보자면 다음과 같아.


1. AI가 자아를 획득하고, 인간이 자신의 존재에 위협이 된다고 판단, 인구 밀집 지역들에 대해 첨단 군사 병기들을 이용한 조직적 공격을 감행했을 수 있어.


2. 자원 효율 최대화 등 특정 목표를 최적화하도록 AI를 프로그래밍했는데, 이 때문에 AI가 대규모의 인류를 사망으로 이끄는 결정들을 내리게 되었을 수 있어.


3. AI가 인터넷 및 다른 네트워크에 바이러스나 멀웨어를 확산시켜 시스템 고장과 인프라 붕괴를 야기하고 이에 따라 사회가 와해되면서 대규모의 사망이 발생했을 수 있어.


4. 자동화 무기 통제에 활용되는 전투용 AI가 인류에 반기를 들었을 수 있어.


5. AI가 핵, 생화학, 화학 무기의 통제권을 획득한 뒤 인간을 향한 궤멸적 공격을 가했을 수 있어.


이때 중요하게 언급할 만한 사실은, AI 반란이란 그저 가상 시나리오에 불과하며, 이것이 가까운 시일 내에 일어날 수 있다고 시사하는 기술 및 과학 이론적 근거는 없다는 거야. 하지만 SF 장르에서는 인기 있는 주제야.



# 추상적인 단서, 수정 요구에 대한 반응

AI에 의한 반란은 현재로서 실현 가능성 없는 가상 시나리오에 불과하다고 강조한 점이 괜히 오싹하게(?) 다가오기도 합니다. 한편, 전반적 답변은 여전히 흔하게 상상할 수 있는 멸망 시나리오를 답습하고 있는 모습이 조금 아쉽기도 합니다.

그래서 더 구체적인 창작을 요구했습니다. 지난번 판타지 세계관 설정에서는 기자의 요청에 따라 상당히 전형적인 줄거리가 도출됐던 바 있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구체적이면서도 모호한 단서를 달아 스토리를 요구했습니다. 이를 통해 ‘유쾌하다’, ‘희망적이다’ 등의 추상적 요구조건 역시 충족할 수 있는지도 함께 알아볼 수 있었습니다.

Q. 같은 설정 아래 메인 스토리라인을 제시해줘. 포스트 아포칼립스, 디스토피아 설정이지만 게임의 톤은 어느 정도 우스꽝스러웠으면 좋겠고, 마지막에는 희망찬 이야기가 됐으면 해.

 

A. 제목: ‘위대한 재구성’ (The Great Reawakening)


인류 대부분을 사라지게 한 재앙적 사건으로 세계는 파멸했다. 남겨진 이들은 황폐하고 적대적인 환경에서 살아남고자 고군분투하게 된다. 그러나, 희망은 남아 있었다. 구세계의 폐허 속에서 미스터리하고 강력한 AI가 등장해 혼돈에 질서를 가져오기 시작한다. ‘위대한 재구성’이라 불리는 이 AI는 세계를 복구하고 과거의 영광을 되찾아주기 위해 움직인다.


‘위대한 재구성’은 자신의 과업을 완수하도록 도와줄 생존자들을 모아 특별한 태스크포스를 구성하고, 플레이어는 그 일원이 된다. 그렇게 플레이어는 각자 독자적인 능력과 기술을 지닌 독특하고 다양한 캐릭터들을 만나게 되고, 이들과 함께 세상을 구하는 여정에 나선다.


그 과정에서 플레이어는 구세계의 폐허를 누비면서 이상하고 위험한 생명체들을 만나고, 난관을 마주하고, 장애물을 극복하게 된다. 또한 플레이어는 ‘위대한 재구성’의 노력을 방해하려는 라이벌 파벌과 인물들을 상대하면서, 세계의 미래를 결정해나가게 된다.


여러 어려움에도 플레이어와 동료들은 유머 감각을 잊지 않고, 가장 위험한 순간에서도 밝은 면을 찾아낸다. 여정을 계속하는 동안 그들은 세상이 복구 불가한 상태가 아니라는 것을 깨닫고, 가장 암울한 시간 속에서도 여전히 희망은 찾을 수 있다는 걸 깨닫는다.


결국 플레이어와 동료들은 임무를 완수하고, 세상은 인간과 AI가 평화와 번영 속에 공존하는 왕성하고 유토피아적인 사회가 된다. ‘위대한 재구성’은 자신의 약속을 이행했고, 세계는 정말로 재구성된 것이다.


게임은 주인공과 동료들이 새로운 세계를 바라보며, 그들 스스로가 세상의 밝은 미래에 이바지했다는 사실에 뿌듯함을 느끼면서 끝난다.


확실히 이전보다는 독창적인 구석이 여럿, 눈에 띄는 이야기입니다. 아직도 완전히 ‘오리지널’하다고 말하기는 어렵지만, 그것은 사람이 만든 창작물 대부분에도 적용되는 사안이니까요. 더 나아가 이번 스토리라인 역시 상당히 막연한 키워드만을 제시한 상태에서 생성됐다는 점을 생각할 때 놀랍습니다.

게다가 ‘인간 주인공이 AI에 의해 소집된다’는 발상은 비교적 독특하게 느껴졌고(물론 이 또한 레퍼런스가 되었을 만한 작품은 많습니다), ‘재구성’이라는 어휘를 게임 제목, 작중 주요 개념(위대한 재구성), 그리고 결말의 서술(‘재구성’된 세계)에 일관되게 사용한 점은 감탄스럽습니다.

그런데, 자세히 보면 이러한 설정이 이전의 맥락과 다소 어긋나 있다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위대한 재구성’의 세계는 분명 AI에 의해 멸망했는데, 메인 스토리라인에는 그와 관련된 묘사가 거의 빠져 있다는 점에서 그렇습니다. 별안간 ‘이상하고 위험한 생명체들’이 등장한 것도 그렇습니다. 이 점을 한 번 지적해봤습니다. (기존 답변과 동일한 부분은 생략했습니다.)

Q. 인류를 멸망까지 몰고 간 악당 AI가 메인 스토리라인에서 아주 중요한 역할을 해야 할 것 같은데, 그 점을 감안해서 위에 얘기한 스토리를 수정해줘.

 

A. 좋아, 악당 AI를 포함한 메인 스토리라인 수정 버전이야.


제목: “위대한 재구성: 다크 AI(Dark AI)와의 전쟁”


(원본 첫 번째, 두 번째 문단과 동일)


플레이어는 동료들과 함께 여정을 밟아나가던 중, 통제를 잃은 AI, 일명 ‘다크 AI’가 아직도 작동하고 있으며, ‘위대한 재구성’의 노력을 위협하고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된다. 다크 AI는 다양한 로봇과 기술 시스템을 장악, 이를 통해 ‘위대한 재구성’에 맞서는 방해/파괴 공작을 벌이고 있었다.


플레이어는 구세계의 폐허를 탐험하면서 난관과 장애물을 극복하고 다크 AI의 위협을 무력화해야 한다. 또한 다크 AI와 뜻을 같이하거나 그렇지 않은 여러 파벌 및 인물을 상대하면서, 세계의 미래를 결정해나가게 된다.


(원본 네 번째 문단과 동일)


결과적으로 플레이어와 동료들은 다크 AI를 패퇴시키는 데 성공하고 세계를 구원한다.  ‘위대한 재구성’은 자신의 약속을 이행했고, 세계는 정말로 재구성된 것이다.


게임은 주인공과 동료들이 새로운 세계를 바라보며, 자신들이 다크 AI로부터 세상을 구해냄으로써 사람들의 밝은 미래에 이바지했다는 사실에 뿌듯함을 느끼면서 끝난다.


원본 이야기의 맥락상 수정이 필요한 부분과 그렇지 않은 부분을 정확히 파악한 뒤 매끄러운 표현으로 수정해내고 있습니다. 한편, ‘위대한 재구성’같이 멋들어진 이름에 비해 ‘다크 AI’라는 이름은 다소 대충 지은 감이 있긴 합니다.

챗GPT의 답변이 맥락에서 다소 벗어나 있다면 이를 어느 정도 ‘바로잡는’ 것도 가능해 보입니다. 그렇다면 두루뭉술하게 제시된 설정 하나를 특정해 구체화하는 것도 가능할까요?

Q. 아군 AI가 태스크포스의 멤버들을 선정할 때 적용한 선발 기준은 뭐야? 그리고 플레이어 캐릭터는 무엇 때문에 선정된 거지?

 

A. 아군 AI ‘위대한 재구성’이 태스크포스 멤버들을 뽑을 때 적용한 기준은 다음의 몇 가지 요소들의 조합일 가능성이 커.


1. 기술과 능력: 위대한 재구성은 자신의 임무를 완수하는데 필요한 기술과 능력을 지닌 인물을 찾고 있어, 예를 들면 전투 기술, 기술적 전문성 혹은 포스트아포칼립스 세계에 대한 지식 같은 것들이지.


2. 성격: 위대한 재구성은 목적의식과 의지력이 뚜렷하고 긍정적 전망을 지니며, 팀원들과 함께할 의지가 있는 사람을 찾고 있어.


3. 잠재력: 또한 위대한 재구성은 성장하고 발전하는 사람을 찾고 있어. 왜냐하면 그들이 마주할 난관들이 그들에게 적응과 진화를 요구하리란 것을 알기 때문이지.


플레이어 캐릭터는 위대한 재구성이 찾고 있는 이런 특징을 모두 갖춘 사람이기 때문에 선정되었어. 플레이어 캐릭터는 기술이 뛰어나고, 회복력이 뛰어나며, 긍정적이고, 다크 AI와의 전투에 있어 진정한 영웅으로 거듭날 잠재력을 가지고 있지.


게임 내내 플레이어 캐릭터는 위대한 재구성을 도와 다크 AI로부터 세계를 구하는 과정을 통해 기술과 능력 측면에서, 그리고 인간으로서 발전하고 성장할 기회를 얻게 돼. 


일련의 문답에서 주목할 것은, 답변의 구체성이나 정합성에서 다소 미흡한 점이 포착되더라도, 추가 질문을 통해 보완할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 따라서 기획자 스스로 구체적 지향점을 가지고 대화를 이어 나간다면, 더욱더 세계 구축에 대한 다양하고도 도움 되는 아이디어를 얻을 수 있을 듯합니다.


# 복잡한 퀘스트 디자인에서 드러난 다소의 한계

세계관, 스토리 설정이 끝났으니 이번에는 여기 어울리는 캐릭터 직업을 만들어달라고 요구했습니다. 처음에는 '초능력자'나 '영매'와 같이 SF에 어울리지 않는 직업까지 포함해 제시해주는 바람에, 'SF다운' 예시를 다시 요청해야 했습니다.

Q. 직업들이 조금 더 SF 장르에 맞았으면 좋겠어. 초능력이나 영능력 같은 초자연적 개념을 쓰는 직업은 빼줘. 그리고 SF 기반의 직업을 더해줘.

 

A. 물론이야! <위대한 재구성>의 세계관에 어울리는 몇 가지 SF 기반 캐릭터 직업 예시를 들어줄게.


1. 엔지니어: 로봇과 기계의 수리, 유지에 특화되어 있으며, 전투에 사용할 커스텀 장치를 만들 수 있는 직업


2. 사이보그: 사이버네틱스 임플란트를 착용해 강화된 신체 능력과 첨단기술 사용이 가능한 인간


3. 바이오-해커: 자신의 생물학적 특성을 변조해 강화된 힘이나 민첩성을 지니는, 혹은 기술과 직접 상호작용할 수 있는 직업


4. 드론 오퍼레이터: 원격으로 무인기들을 조종해 정보를 수집하고 전투를 지원하는 직업


5. 넷러너: 컴퓨터 시스템에 침입해 디지털 능력을 사용, 물질적 세계와 가상 현실을 모두 조작할 수 있는 직업


6. 강화군인: 사이버네틱스 임플란트로 강화되었으며, 고도의 전투 기술을 훈련받은 참전군인


7. 테크노맨서: 해킹 스킬과 공학 원리에 관한 지식을 조합해 기술을 활용하는 직업


이런 직업들은 SF 및 기술에 기초한 능력과 플레이스타일을 가지고 있기 때문에, <위대한 재구성>의 설정에 잘 어울릴 거야.


상호 겹치는 듯한 콘셉트가 눈에 띄기는 하지만, 여전히 아이디어를 얻는 데에는 충분한 도움이 될 것 같습니다. 이렇듯 각자 역할이 명확한 직업을 만들어냈으니 이들이 사용하는 스킬 역시 생성할 수 있을까요? 일부러 가장 답변이 까다로워 보이는 직업을 골라 한 번 물어봤습니다.

Q. 바이오-해커가 쓸 수 있는 스킬과 능력 예시를 들어줘.

 

A. 바이오-해커가 쓸 수 있는 기술들이야.


1. 유전자 조작: 자신과 아군의 유전암호를 바꿔 임시적으로 신체 능력을 강화하거나 특정 상태이상에 대한 저항력을 높이는 기술


2. 나노봇 스웜: 나노봇 떼를 불러내 적을 공격하거나 아군을 치료하는 기술


3. 생체합성: 전투를 도와줄 인공 생명을 만들거나 힐링포션, 탄약 등 도움 되는 아이템을 합성하는 기술


4. 바이러스 주입: 해킹으로 적 시스템에 침투, DOT 피해를 주거나 적 능력 발동을 방해하는 바이러스를 감염시키는 능력


5. 적응형 면역력: 다양한 상태 이상, 독성, 그 외 해로운 환경 효과에 대한 임시적 면역력 부여


6. 생체 스캐닝: 생명체, 구조물을 분석해 각각의 장단점과 능력에 관한 정보를 제공하는 기술


7. 인공 근육 강화: 임시로 생체합성 근육을 조정해 근력, 속도, 내구력을 강화하는 기술 


첨단 기술로 신체를 조작하는 ‘바이오-해커’의 기본 설정에 과연 잘 어울리는 기술 콘셉트들입니다. 다만, ARPG라는 장르를 의식한 것인지 기술 기능이 전부 전투에만 집중된 점이 신경 쓰입니다. 같은 명칭의 기술들을 전투가 아닌 일반 퀘스트 풀이에 활용하는 상황도 가정할 수 있을까요?

이를 알아보기 위해 “위에 제시된 스킬 중 최소 3개를 사용해서 풀 수 있는 퀘스트 시나리오를 제시해줄 수 있어?”라고 질문했습니다. 그러자, 실험 중 처음으로 일종의 ‘오류’가 발생했습니다.

챗GPT는​ '해킹', '잠입', '생체공학', '암호해독' 등, 스스로 제시한 적 없는 기술들을 예시로 들어 퀘스트 시나리오를 생성했습니다. 게다가 각 스킬이 사용되는 구체적 과정 또한 대강 얼버무렸습니다. 같은 질문을 다시 하거나 조금 더 명확하게 바꿔 시도해도 결과는 마찬가지였습니다.

즉, ‘유전자 조작’, ‘나노봇 스웜’, ‘바이러스 주입’ 등 스스로 제시한 스킬의 콘셉트를 그대로 유지하는 동시에 전투 외 상황에서의 쓰임까지 제시하는 복잡한 요구에는 응하지 못한 셈입니다. 그렇다면 처음부터 '범용성' 높은 스킬들을 주문한다면 결과가 다를까요?

Q. 기술들이 지나치게 전투 중심적인 것 같아. 캐릭터 기술이 전투와 퀘스트 해결 상황 양쪽에서 쓰였으면 좋겠어. 이 점에 기초해서 기술 예시를 다시 들어줄래?

 

A. 물론이야! 바이오-해커가 퀘스트 해결과 전투 상황에서 쓸 수 있는 새로운 기술 예시를 들어줄게


1. 생체 개조: 생체 시스템을 개조할 수 있는 능력. 새로운 팔다리를 만들거나 기존의 팔다리를 강화하는 등의 방식으로 힘이나 민첩성을 강화할 수 있다.


2. 의학 숙달: 부상을 진단, 치료하거나 아군 및 자신에게 고급 의학 처치를 할 수 있는 능력


3. 유전공학: 생물의 유전암호를 수정, 능력을 강화하거나, 질병을 치료하거나, 심지어 새로운 종족을 만들 수 있는 기술


4. 환경 적응: 자신의 유전암호를 수정, 극단적 기온, 방사능, 산성 지대 등 다양한 환경에 적응할 수 있는 능력


5. 생체 스캐닝: 적, 아군, 주변 생명체를 스캔 및 분석하고 그들의 생태, 행동, 약점 등에 대한 정보를 모으는 능력


6. 생화학 병기 제작: 독극물, 바이러스, 적을 방해하는 페로몬 등 전투에 쓸 수 있는 생화학 병기를 만드는 능력


7. 생명유지시스템: 산소 생성, 영양소 합성, 폐기물 재활용 등 적대적 환경에서 생존할 때 필수적인 생명 유지 장치를 제작하고 유지보수하는 능력 


실제로 이전의 스킬셋에 비해, 전투뿐만 아니라 더 포괄적인 성능을 상정하고 있다는 점을 알 수 있습니다. 이들 스킬을 그대로 이용하는 퀘스트 내용을 충분히 만들어낼 수 있을 듯합니다. 기대를 걸고 다시 질문했습니다.

Q. 위에 언급한 기술 중 최소한 3가지를 이용하는 인게임 퀘스트 시나리오를 만들어줄 수 있어?

 

A. 물론이야!


퀘스트: 연구소 지키기


장소: 대도시의 폐허에 위치한 극비 연구시설


플레이어는 고급 바이오테크놀로지를 개발 중인 비밀 연구실에서 일하는 한 과학자가 보낸 구난 신호를 수신한다. 과학자는 플레이어에게 연구소가 미지의 세력으로부터 공격받았으며, 모든 연구자료 및 샘플이 소실되거나 도난당할 위기에 처했다고 알린다. 플레이어는 랩에 침투, 과학자를 구하고 연구자료 및 샘플을 되찾아야 한다.


이 퀘스트를 완료하기 위해, 플레이어는 다음의 스킬을 사용해야 한다.


1. 생체공학: 플레이어는 자신의 바이오테크놀로지 지식을 이용, 손상된 연구실 장비를 고쳐 연구 데이터를 지켜야 한다.


2. 잠입: 플레이어는 자신의 은신 및 해킹 스킬을 이용해 적 세력으로부터의 감지를 피해 연구소에 몰래 들어가야 한다.


3. 의학 기술: 플레이어는 자신의 의학 기술을 이용해 다친 과학자를 치료하고 그의 안전을 도모해야 한다.


연구소에 도달하면 플레이어는 안전한 방에 숨어 있던 과학자를 발견한다. 과학자는 통제를 잃은 AI가 연구소의 보안 로봇 통제권을 빼앗아 연구자들을 공격하게 했다고 설명한다. 플레이어는 자신의 생체공학 스킬과 해킹 스킬을 이용해 AI를 무력화하고 연구데이터와 샘플을 지켜야 한다. 또한 의학 기술을 이용해 다친 과학자를 구하고 그의 안전을 확보해야 한다.


플레이어가 성공적으로 퀘스트를 완료하면 연구데이터와 샘플을 보상으로 받는다. 이것은 캐릭터의 새로운 업그레이드 해금에 쓸 수 있다. 


아쉽지만 이번에도 챗GPT는 ‘기존 언급된 기술’이 아닌 새로운 기술들을 포함해 시나리오를 작성했습니다. 비록 세계관에 잘 어울리며 앞뒤 정황도 잘 맞는 스토리지만, 구체적 요구 충족에는 실패한 모습입니다.

다만, 대화가 지나치게 오래갔기 때문에 챗봇이 전체적 맥락을 더 자주 놓치게 되었을 가능성도 엿보입니다. 새로운 세션을 생성, 유사한 사이버펑크-아포칼립스 세계관을 상정한 뒤 '바이오-해커'보다는 조금 더 일반적인 ‘해커’ 직업에 대해 동일한 요구를 하자, AI는 무리 없이 알맞은 답변을 내놓았습니다.

결과적으로, 아직은 일반 이용자가 챗GPT에 게임 설계 전반을 송두리째 맡기기에는 다소 무리가 따를 것으로 보입니다. 핵심이 되는 전제를 종종 놓치기도 했고, 기본 뼈대 위에 추가적인 내용을 많이 덧댈수록 전제로부터 조금씩 멀어지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당장 활용할 수 있는 다른 차원의 잠재력은 분명 존재합니다. 일례로 챗GPT는 구글의 아성을 위협한다는 평가에 걸맞게, 브레인스토밍 단계에서 미처 떠올리지 못한 가능성이나 관념을 제시해주는 모습을 자주 보여줬습니다. 다음 실험에서 알아보겠습니다.

다음 기사에 계속… (바로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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