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의 <V4>가 '비교적' 조용합니다. TVCF도 나오고, 공식 카페도 열렸지만 예전과는 살짝 다릅니다. <히트>, <오버히트>의 넷게임즈가 개발했으며 <리니지 2>와 <테라>를 만든 박용현 대표가 직접 감독 중인 모바일 MMORPG로 많은 기대를 모으는 게임인데 말이죠.
다음 달 7일 출시되는 <V4>, 사전 예약을 받고 있는데 얼마나 모였는지는 공개하지 않고 있습니다. 흔하디흔한 연예인 광고도 찾아볼 수 없고요. 대신에 넥슨은 다른 방향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1. <V4>엔 사전 예약자 마케팅이 없다
우선 얼마나 많은 이들이 넥슨의 <V4>에 관심을 가지고 있을까요? 현재 넥슨은 <V4>의 사전 예약자 수치를 공개하지 않고 있습니다. 그간 넥슨은 모바일 MMORPG를 정식 출시하기 전 100만 명(<액스>), 120만 명(<카이저>), 그리고 420만 명(<트라하>)의 사전예약자를 모았다고 홍보해왔습니다. 그렇지만 <V4>에 얼마나 많은 사전 예약자가 모였는지는 알려지지 않았습니다.
확인 결과, 넥슨은 <V4>의 사전 예약자가 유의미한 지표를 달성하더라도 밝히지 않을 계획입니다. 그간의 전략과는 달리, 예약자 수를 활용한 기존 숫자 마케팅 기법에 편승하기보다 인게임 콘텐츠 공개를 통해서 실제 출시 후 유입 가능한 이용자에게 집중하겠다는 것이죠. 실제로 <V4> 유튜브 채널엔 인게임 콘텐츠 소개 중심의 영상이 올라와 있습니다.
모바일 게임의 '사전 예약자 n만 명' 마케팅은 숫자가 주는 스케일 효과를 가지고 있으면서도 오픈을 앞둔 게임에 대한 관심도를 보여주는 지표로 사용되어왔습니다. 그렇지만 사전 예약자가 많이 모인다고 해서 반드시 그 게임이 성공하지는 않죠. 각종 이벤트를 벌여 많은 사전 예약자를 모았다고 홍보했는데, 막상 그 게임이 흥행에 실패하면 그것도 나름대로 뼈아픈 사건일 것입니다. 그렇지만 <V4>의 최종 사전 예약자가 몇 명이나 될지는 궁금하긴 하네요.
<V4> 오픈 전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게임에 관심을 보이는지 참고할 만한 수치는 공식 카페 가입자 수입니다. 현재 <V4> 네이버 카페 가입자 수는 18만 명을 넘어섰습니다. 현재 카페를 통해 유저 대상의 '가입인사 이벤트'와 '친구초대 이벤트'를 카페를 통해 진행 중이긴 합니다만, 다양한 채널을 통해 각종 이벤트를 대대적으로 진행하던 <트라하>보다는 조용한 편입니다.
2. <V4>엔 연예인 광고가 없다
넥슨 모바일 MMORPG는 연예인 홍보 모델을 기용해 마케팅을 펼쳐왔습니다. <액스>는 김희선, <카이저>는 유지태, <트라하>는 무려 MCU에서 '토르'를 연기한 크리스 헴스워스였죠. 반면 <V4>는 연예인 마케팅을 하지 않고 있습니다. 넥슨은 <V4>의 출시 전까지 연예인 홍보모델을 기용하지 않을 계획입니다. 넥슨은 오히려 인게임 요소를 강조한 CF를 중점적으로 내고 있죠.
그중 'V4[브이포] 원테이크 인게임 플레이 영상'은 1,600만 뷰를 돌파하기도 했습니다. 일각에서는 넥슨 게임 홈페이지나 인게임 공지사항에 해당 영상이 상영되면서 일종의 '어뷰징'을 한 게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죠. 그렇지만 넥슨이 팝업으로 영상을 띄우기 시작한 건 10월 1일이었고, 영상이 1,000만 뷰를 넘긴 것은 지난달 9일의 일입니다.
넥슨은 "<V4>뿐만 아니라 자사 모바일 신작는 전부 넥슨 홈페이지에 팝업을 띄워준다"고 설명했습니다. 자사 플랫폼을 통해 인게임 플레이 영상을 홍보하기는 했지만, 오로지 그것 때문에 1,600만 뷰를 기록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주장입니다.
3. 대신 <V4>는 범용성을 강조하고 있다
대신에 <V4>는 범용성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V4>는 언리얼 엔진으로 구현한 화려한 그래픽을 강조하면서도 아이폰7과 갤럭시S7에서도 원활하게 플레이할 수 있습니다. 넷게임즈의 손면석 PD는 "실제로는 더 낮은 사양에서도 게임이 구동될 수 있다"고 설명했죠. 많은 유저들이 즐길 수 있게끔 최적화에 신경 썼다는 것이죠.
이런 지점은 7일 공개된 홍보 영상 '반전에 반전'에서도 잘 볼 수 있습니다. 알고 보니 <V4>를 하는 사람들이 주인공의 실제 아버지, 어머니, 여자친구라는 짧은 내용을 담고 있는데요. <V4>가 선택된 소수만 즐길 수 있는 '하이엔드' MMORPG가 아니라 인터서버를 통합 공간에서 '모두가 즐길 수 있는' MMORPG라는 것을 알리고 싶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정리하자면 <V4>의 홍보 전략은 '힘을 빼고 게임으로 승부를 보겠다'입니다. 힘을 뺀다고 말씀을 드렸습니다만, 넥슨 입장에서 이 '승부'는 사활을 건 총력전입니다.
기대를 모았던 <트라하>는 40위권에 머물러 있고, 다음달 출시를 앞둔 <V4>는 쟁쟁한 모바일 게임들과 경쟁해야 합니다. 게임을 개발한 넷게임즈는 현재 '부분 잠식상태'에 빠져있고, 모회사 넥슨은 '가지치기'를 하고 있습니다. 따라서<V4>의 성패에 따라 앞으로 넥슨의 향배가 결정될지도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