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투스가 31일 자사 신작 야구 게임 <컴투스프로야구V22> 기자 간담회를 진행했다. 온라인으로 진행된 이번 간담회는 컴투스 홍지웅 본부장과 고희찬 사업부장이 참가해 게임의 새로운 엔진과 특장점을 소개하고 기자들의 질문에 답하는 형태로 진행됐다.
<컴투스프로야구V22>가 출시됨에 따라 컴투스는 <컴투스프로야구>, <컴투스프로야구매니저>, <MLB 9이닝스>, <OOTP> 등 다양한 야구 게임을 보유하게 됐다. 과연 컴투스는 새로운 야구 게임을 통해 무엇을 보여주고자 했을까. 홍지웅 본부장, 고희찬 사업부장이 전한 <컴투스프로야구V22>에 대한 내용을 정리했다. / 디스이즈게임 이형철 기자
Q. 기존 야구 게임이 존재함에도 <컴투스프로야구V22>(이하 컴프야V22)를 개발한 이유는?
A. 홍지웅 본부장: 2015년 4월 <컴투스프로야구>(이하 컴프야)를 론칭한 뒤 7년 간 라이브 서비스를 해왔는데... 스포츠 게임이기에 매년 지속적인 라이브를 할 수 있었지만, 그 과정에서 일정 부분 한계도 느꼈다. 따라서 스튜디오 내부적으로 조금 더 욕심을 냈고, 2019년 초에 팀을 세팅해 신작을 준비하게 됐다.
스포츠 게임은 기술적 관점이나 개발 방법에 관한 변화가 제법 빠른 장르다. 따라서 라이브를 10~20년간 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본부장으로서 새 술은 새 부대에 담는 게 중요한 미션이라고 보고 신작 개발을 결심했다. 유저층을 나눠서 잠식하기보다 최대한 길게 서비스하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
Q. <컴프야> 시리즈가 건재한 만큼, 카니발라이제이션(Cannibalization)에 대한 우려도 적지 않은데.
A. 홍지웅 본부장: 시스템이나 플레이 방식을 최대한 다르게 가져갈 생각이다. 기존에 <컴프야>를 떠났던 유저들이 <컴프야V22>를 통해 복귀할 수도 있다고 본다. <컴프야V22>는 비교적 가볍게 플레이할 수 있는 요소가 많은 만큼, 기존작과 같이 즐길 수 있을 거로 판단하고 준비했다.
Q. <컴프야V22>에 새로운 엔진이 사용됐는데, 이에 대한 설명도 부탁한다.
A. 홍지웅 본부장: <컴프야V22>는 기존 엔진을 전혀 사용하지 않았다. 유니티 베이스긴 하지만, 물리 엔진만큼은 자체적으로 준비했다. 볼의 구질, 회전방향, 타격 결에 따라 같은 방향으로 타구를 보내도 날아가는 궤적이나 패턴, 속도까지 다르게 구현됐다. 정해진 궤적을 그리는 일관적인 형태의 타구는 나오지 않는다. 실제 물리 논문을 다수 참고한 끝에 엔진 고도화를 해냈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컴프야> 시리즈는 투수가 공을 던지고, 타자가 공을 칠 때 이펙트를 크게 터뜨려서 배트와 공의 위치가 딱 들어맞지 않는 걸 가리는... 약간의 눈속임이 있었다. 반면 <컴프야V22>는 모든 과정이 매끄럽기에 이런 요소가 필요 없다. 공이 맞고, 날아갈 때 휘어지는 타구를 통해 즐거운 타격감을 느낄 수 있을 거다.
Q. 자동 플레이는 어디까지 지원되나.
A. 홍지웅 본부장: 기본적으로는 한 경기를 완전히 시뮬레이트할 수 있으며, 인게임 엔진을 통해 전 구장 성적을 시뮬레이트하며 자동으로 돌아간다. 단순히 승패만 기록하는 것과는 거리가 멀다.
메인이 되는 하이라이트 모드는 중요하지 않은 상황은 자동으로 처리하고, 점수를 내거나 막아야 할 때는 유저가 개입하는 형태로 진행된다. 당연히 풀 플레이도 가능하다. 풀 플레이 중 우상단의 오토버튼을 눌러 자동으로 전환할 수도 있다. 꽤 많은 범위에서 자동 플레이가 지원된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Q. 세로 모드를 지원하는 게임은 대부분 캐주얼한 반면, <컴프야V22>는 리얼함을 지향한다. 세로, 가로 모드에 있어 플레이나 게임성 차이가 있나.
A. 홍지웅 본부장: <컴프야V22>는 기본적으로 세로 게임이다. 한 손으로 할 수 있는 걸 원칙으로 삼았기에 플레이 자체는 캐주얼하다고 볼 수 있다. 다만, 그 안에서 돌아가는 엔진이나 깊이는 리얼함을 갖고 있다고 설명해 드리고 싶다. 인게임에서 폰을 가로로 돌리면 가로모드가 되는데, 게임성의 차이는 없다. 물론 야구 게임이다 보니 가로 모드를 통해 필드에서 타구가 날아가는 걸 넓게 보는 건 가능하다.
Q. 다음 타석을 예측하는 해설이 등장한다는 점도 흥미롭게 느껴진다.
A. 홍지웅 본부장: 정우영 캐스터와 이순철 해설을 모셔서 녹음을 진행했고, 수천 종의 조합 멘트를 따뒀다. <컴프야V22>는 다음 타석에 어떤 결과가 나올지 계산하고 킵해두는 만큼, 펼쳐질 상황에 대한 수를 예측하게끔 설계돼있다. 해설 역시 모든 상황과 조건 안에서 멘트를 친다. 기존의 설계와는 다른 로직이라고 보시면 된다. 직접 플레이해보시면 어떤 느낌인지 알 수 있을 거다.
Q. 선수들의 표정과 눈 깜빡임까지 구현한 걸 강조했는데, 과거 선수들도 리얼하게 구현된 건가?
A. 홍지웅 본부장: 프로야구선수협회 소속 379명의 선수들은 모두 3D 스캔을 진행했다. 닮게 할 필요없이 그 선수의 얼굴이 그대로 들어갔다. 다만, 과거 선수들은 스캔을 할 수 없고 한다 해도 나이를 먹은 상태라 쉽지 않더라. 따라서 옛 사진을 참고해 모델링하는 기존 방법을 채택했다.
선수협 선수들을 3D 스캔하는 과정에서 피부 질감과 톤 등 여러 데이터가 확보된 만큼, 과거 선수들을 조금 더 닮게 만들 수 있는 자료도 마련됐다. 더 리얼한 과거 선수 표현을 위해 모델러들이 더 고생할 것 같다. 참고로 최동원 선수는 선수 시절 얼굴이 게임 내에 들어간 상태다.
Q. 은퇴 선수 구현 규모는 어느 정도인가. 몇 년도까지 구현됐는지도 궁금한데.
A. 홍지웅 본부장: 은퇴 선수가 들어가는 건 확정이지만, 아직은 초기 단계다. 계약에 따라 순차적으로 천천히 들어갈 예정이다. 연도는 원년까지 다 포함된다. 다만, <컴프야>와 달리 <컴프야V22>는 시그니쳐 카드만 연도를 갖는 형태인 만큼, 조금 다른 느낌으로 구현된다.
Q. 스탯 산정의 기준이 궁금하다.
A. 홍지웅 본부장: 전작과 동일하게 스탯티즈 데이터를 받아서 쓰고 있다. 오랜 시간 야구 게임을 라이브 서비스해온 만큼, 선수 스탯을 확정하는 로직도 고도화됐다고 말씀드리고 싶다. 전작보다 훨씬 자연스러운 스탯이라고 자신한다.
Q. 유저들은 과금모델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컴프야V22>의 과금모델은 어떤가. 선수 스카우트 확정 획득 조건이 어떤지도 알려달라.
A. 홍지웅 본부장: 원하는 선수를 쉽게 얻을 수 있게끔 구성하는 대신 성장의 다변화를 꾀하는 형태로 변경됐다. 라이브 선수의 중요도가 올라갔으며 강화, 훈련, 계승 등으로 성장시키는 모델을 준비했다고 강조하고 싶다.
A. 고희찬 사업부장: 시리즈에 '천장' 개념을 도입해서 10회 뽑았을 때 선호 구단이 하나쯤은 나오게 구성했다. 특별한 스카우트도 유사한 기준으로 측정해둔 상황이다.
Q. 클럽 관련 콘텐츠도 존재하는지?
A. 홍지웅 본부장: 클럽은 매우 중요한 요소다. <컴프야>에도 클럽전, 대항전 등 클럽원들이 함께할 수 있는 콘텐츠가 마련돼있고 별도의 상점도 활용할 수 있었다. 전작의 노하우를 <컴프야V22>에도 가져오는 걸 목표로 하고 있다. 다만, 론칭 시점에는 클럽 메뉴가 닫혀있을 거다. 오픈 후 1주일 뒤에 버전 업데이트를 통해 클럽 콘텐츠를 오픈하고자 한다. 클럽 대전 등은 천천히 업데이트될 예정이다.
Q. 새로운 요소가 대거 포함된 만큼, <컴프야V22>에 대한 기대도 상당할 듯하다.
A. 홍지웅 본부장: 재수 없다고 느끼실 수도 있는데... (웃음) 개인적으로는 정말 잘 만든 게임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컴프야V22>가 <컴프야>와 같이 시장을 많이 가져가길 바란다. 구체적인 수치를 말씀드리긴 어렵지만, 많은 분이 좋아해 주시리라 생각한다.
Q. 경쟁작에 대해서는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 궁금하다. 올해 유독 새로운 야구 게임이 다수 출시되는 느낌인데.
A. 홍지웅 본부장: <컴프야>는 2019년 전략 보고를 진행하고, 2년 정도 기술 R&D를 통해 가능성을 확인한 뒤 1년간 콘텐츠를 넣은 끝에 출시된 게임이다. 따라서 타사 게임과 겹치는 걸 의도한 건 아니다. 타이밍상 올 시즌 개막에 맞춰 론칭해야 한다는 이슈도 있었고. 개인적으로는 올해 5월이 입사 20주년이라서 의미가 크다. 따라서 이때 신작을 내서 잘해냈으면 하는... 목표도 있었다.
Q. 별도의 PC 버전을 선보일 계획도 있나.
A. 홍지웅 본부장: 앱플레이어 사용에 문제가 없게끔 정책을 취하고 있다. 다만, 매크로와 같은 좋지 않은 사례가 나올 수 있기에 이를 보완하는 데도 신경을 쓸 생각이다. <컴프야>나 <MLB 9이닝스>는 애플 M1 기기에서 플레이 가능한데 <컴프야V22> 역시 애플 데스크탑에서 플레이 가능할 예정이다. 구글은 '구글플레이 게임즈'를 통해 PC에서 안드로이드 게임을 플레이할 수 있는데, 이를 통해 <컴프야V22>를 론칭하지 않을까 싶다. 별도의 PC 버전은 아직 고려하지 않고 있다.
Q. 향후 블록체인이나 NFT를 도입할 예정인지 궁금하다. 아시안게임 관련 콘텐츠나 별도 시스템 도입 여부도 알려달라.
A. 홍지웅 본부장: 아직 결정된 건 없다. 아시안게임도 마찬가지다. 일단 지금은 KBO 정규 시즌에 집중할 생각이다.
Q. 그렇다면 e스포츠는 염두하고 있나?
A. 고희찬 사업부장: 예전부터 갖고 있던 열망이다. 사업부의 희망 사항이기도 해서 이를 위한 실시간 PVP를 개발하고 있다. e스포츠가 되려면 게임 자체가 보는 재미도 있어야 하고, 상황을 설명할 스토리라인도 뒷받침돼야 한다. 이런 부분을 잘 고려해서 천천히 도전해보고자 한다.
A. 홍지웅 본부장: <컴프야V22>에는 '라이브 플레이 이력'이라는 시스템이 있다. 단순한 기록이 아니라 유저가 플레이하는 모든 패턴을 UI로 표현해주는 거다. 타격 타이밍이나 투구 위치 등을 쌓아두고 그 패턴을 기록해서 보여주는 건데... 아마 실력을 갈고닦을 수 있는 툴로 사용되지 않을까 싶다.
Q. 나만의 선수 모드 구현을 바라는 목소리도 적지 않더라.
A. 홍지웅 본부장: 절대 없다고 말하긴 어렵지만, 저는 부정적인 입장이다. 실제 선수들을 모아서 라인업을 꾸리는 게임에 가상 선수가 들어오는 순간 룰이 깨진다고 생각한다. 따라서 나만의 선수를 만드는 개념은 우리 게임과는 약간 맞지 않다고 본다.
Q. 사회적 물의를 일으켜 임의 탈퇴되는 선수도 종종 발생한다. 이러한 현실의 이슈나 상황은 어떻게 반영할 생각인가.
A. 홍지웅 본부장: 징역을 받은 선수는 게임 내에서 아예 삭제한다. 얼마전 징역을 선고받은 A 선수도 동일하게 적용될 거다. B 선수는 물의를 일으켰음에도 팀 입단을 추진 중인데... 결과가 어떻게 될진 모르지만 선수로 등록되면 쓸 생각이다. 선수협에 등록돼서 경기에도 나오는 데 굳이 쓰지 않을 이유는 없다. 상황에 따라 움직이지 않을까 싶다.
Q. 마지막으로 유저들에게 한마디 부탁한다.
A. 고희찬 사업부장: 야구와 게임을 좋아하는 입장에서 <컴프야V22>의 특징은 연도덱 시스템을 탈피했다는 점이다. 더이상 99 한화나 90 롯데를 모을 필요도 없고, 게임도 이를 강요하지 않는다. 대신 이번에는 올해 야구를 이끄는 선수들, 즉 라이브 선수 중심의 덱을 구성하게 하는 시스템을 도입했다.
연도덱 대신 새로운 세트덱을 가져왔기에 호불호가 있을 수 있지만... 조금 더 발전했으면 하는 바람으로 시도한 부분이다. 어떤 반응이 나올지 알 수 없지만, 부디 많은 기대 부탁드린다.
A. 홍지웅 본부장: 야구 게임을 만든지 16년이 넘었다. 덕분에 저도 20대와 30대를 지나 40대를 맞이했고, 유저분들 역시 나이를 먹어가고 계신다. 이러한 상황이 썩 나쁘지 않다는 생각도 하게 되더라. "중학생 때 했는데 아직도 있네" 같은 댓글을 보며 즐거운 생각도 하곤 한다. 새로운 IP를 통해 또 다른 7년, 10년을 볼 수 있도록 서비스할 예정이다.
코로나19로 인해 야구장에 갈 수 없는 상황에서 야구의 인기도 영향을 받았다. 단, <컴프야V22>는 게임인 만큼 야구장에 가지 않아도 이를 통해 선수를 만날 수 있는 쉬운 채널이 될 수 있으리라 본다. 저희 게임을 통해 야구장에 많이 찾아주시길 바란다. 감사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