밸브 인터뷰 두 번째 세션에서는 밸브의 그렉 쿠머(Greg Coomer), 에릭 피터슨(Erik Peterson)과 함께 기업 밸브의 철학과 문화에 대해 이야기 나눌 기회를 가졌다.
쿠머는 밸브 초창기부터 게임, 스팀, 하드웨어 등 많은 제품을 만들어 온 제품 디자이너다. 스팀덱 프로젝트 역시 초기 단계부터 함께했다. 피터슨은 현재 스팀 비즈니스팀에서 일하면서 스팀 플랫폼 관련 업무를 수행한다. 스팀덱 팀과 함께 일하면서 기기 출시를 도왔고, 외부 퍼블리셔 및 개발사와 협력해 이들의 게임이 스팀덱에서 원활히 구동될 수 있게 도와 온 인물이다.
세션 앞단에서 두 사람은 짧은 기업 소개 프레젠테이션을 진행했다. 한국 게이머라면 익히 잘 알고 있는 여러 내용 사이로 귀를 사로잡은 것은 여타 기업에서 좀처럼 찾아보기 힘든 밸브만의 수평적이고 자율적인 -그리고 다소 기이한- 의사결정 방식이다. /밸뷰(미국)=디스이즈게임 정우철 편집장, 방승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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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밸브의 에릭 피터슨, 그렉 쿠머
1996년 설립된 밸브는 게임 개발사로 시작해 지금도 계속 게임을 만들고 있다. 그리고 게임과 게임개발은 항상 밸브 기업활동과 의사결정의 핵심이다. 스팀 앱, 스팀 스토어, 하드웨어 등 모든 사업 영역에 있어 게임 개발자 경험이 결정의 토대가 된다는 의미다. 스팀에 파트너 개발사들을 위한 신규 기능을 추가할 때도, 스팀덱과 같은 게이머들을 위한 새 하드웨어를 만들 때도 개발자로의 경험은 언제나 유용하고 중요하게 작용한다.
한편 밸브의 계속적이고 궁극적인 목표는 고객 행복이다. 다른 모든 요소는 부차적 고려 대상에 불과하다. 심지어는 신규 고객 모집이나 수익창출과 같은 지극히 사업적인 결정에서도 우선시되는 것은 여전히 고객의 행복이다. ‘고객 행복을 생각하는 것’은 밸브가 지난 25년의 경험을 통해 도출해낸 ‘성공 공식’(recipe for success)이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고객 행복을 ‘어떻게’ 추구할까? 밸브는 고객의 목소리를 듣는다. 고객의 희망 사항을 듣고, 기업이 가진 모든 것을 총동원해 이들의 행복에 기여할 수 있는 방향으로 나아간다.
밸브에는 ‘상사’가 없다. 다른 회사들과 같은 ‘상하구조’도 없다. 따라서 의사결정 방식도 매우 다르다. 밸브에서는 개인 혹은 팀 단위로 직접 자기 일의 중요도와 우선순위를 결정한다. 여기에 다른 직원들이 동조하고 합류한다면 해당 프로젝트가 본격적으로 추진되고, 최종적으로는 대외 발표되는 제품이나 서비스가 된다.
밸브는 이런 형태의 의사결정이야 말로 고객에 온전히 집중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믿는다. 밸브 사람들은 스스로도 한 사람의 게이머이기 때문이다. 게이머로서 '내가 고객이라면' 어디서 행복을 느낄지 생각하며 의사 결정을 내린다. 그 외에는 신경 쓰지 않는다.
이런 의사결정 방식이 외부 시선에서는 기묘해 보일 수도 있다. 그렇지만 이 방식은 ‘무엇이 고객에게 최선인가’라는 고민을 계속할 수 있게 하는 수단이다. 이 고민을 계속 염두에 두고 상호 협력하는 것이 밸브의 궁극적 목표, '고객 행복'을 추구할 수 있는 최고의 방법이다.
Q. 디스이즈게임: 앞서 발표에서 밸브가 다른 기업과 달리 수평적 구조를 취하는 이유는 고객 행복이라는 목적 달성에 적합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 말을 뒤집으면 수직 구조는 그러한 목표에 적합하지 않다는 의미가 된다. 왜 그렇게 여기나?
A. 쿠머: 수직구조는 방해 요소(friction)를 만들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수직구조 하에서는 의사 결정에 사내 정치와 같은 부차적 요소가 개입되기 마련이다. 직원들은 각자의 승진을 위해 고객이 아닌 조직 내 다른 누군가를 만족시키려 노력하게 된다. 상사나 기타를 위해 내리는 결정은, 고객을 위해 내리는 결정과는 다를 수 있다.
조직 체계를 최소화해 이러한 ‘방해 요소’를 줄인다면, 직원 개개인 또한 고객 만족과 참여를 강화하는 최적의 방향으로 결정을 내릴 수 있다.
그간의 경험상 이 방식이 밸브에게 가장 잘 맞았다. 그리고 우리가 그간 만들어 온 게임, 서비스, 플랫폼, 하드웨어들은 ‘고객 행복 외에 다른 요소를 신경 쓸 필요가 없다’는 사실을 증명해 왔다고 본다. 밸브는 개인 회사이기 때문에 주주들을 만족시킬 필요가 없다. 만족시켜야 할 유통사 또한 없다.
이 또한 고객에게 집중할 수 있도록 돕는 요소라고 생각한다.
피터슨: 궁극적으로 말하면, 우리의 상사는 고객이다(Ultimately, we answer to customers). 조직 내 누군가의 과제나 기타의 무언가를 추종하는 것보다, 고객에게 집중하는 것이 우리의 본성을 따르는 데 도움이 됐다.
밸브의 직원 중 대다수가 스스로 밸브의 고객(게이머)이기도 하다. 게임도 하고, 게임 하드웨어를 가지고 놀기도 하는 한 사람의 게이머로서 과연 무엇이 옳은 방향처럼 느껴지는지, 무엇에 즐거움을 느끼는지 등을 떠올리고 이를 회사에서 따르고자 한다.
물론 실제 고객에게도 귀를 기울인다. 고객이 중요하게 여기는 것, 신경 쓰는 것을 가이드 삼아 다음 할 일을 결정한다.
쿠머: 한 가지 덧붙이고 싶다. 지금 설명하는 업무수행 방식은 밸브가 처음 생기던 시점부터 지켜져 온 것이다. 그리고 처음부터 이런 방식이 통할 수 있었던 건 창립자 게이브 뉴웰 덕분이다. 그는 처음부터 혼자서 회사의 모든 일을 주도하다가는 너무 많은 실수가 벌어질 것이라고 여겼다.
뉴웰의 태도는 이런 것이었다. “나는 모든 의사결정에 참여하고 싶지는 않다. 우리 모두의 머리를 합친 것에 비하면 나 한 명의 머리는 아무것도 아니다.” 그래서 뉴웰은 매일 직원들에게 자기 생각대로 일을 처리할 것을 요구했다.
실수는 해도 좋다. 모두가 이러한 자세로만 임한다면 고객들에게 더 많은 가치를 제공하고 고객을 행복하게 만들 수 있다는 게 중요하다. 뉴웰의 역할은 직원 모두가 매일 이런 자세로 일할 수 있게끔 돕는 일이다. 밸브는 시작부터 지금까지 이런 방식으로 일하고 있다.
Q. 밸브가 내리는 모든 결정은 여러분의 게이머 DNA를 반영하고 있다는 얘기로도 이해된다. 그러면 아시아 시장으로 스팀덱 사업을 확장하겠다는 결정 역시 게이머적 사고와 어떤 연관이 있나?
A. 피터슨: 우리는 PC가 가진 게임 플랫폼으로서의 가치에 신념을 가지고 있다. 우리의 결정 대부분이 여기와 연관되어 있다. PC는 많은 혁신이 가능한 개방 플랫폼이며 다른 여러 플랫폼의 콘텐츠가 모이는 종합 플랫폼이기도 하다. 그렇기에 개발자와 게이머 양자의 혁신적 활동이 집약되는 장소이기도 하다.
아시아 지역을 포함해 세상에는 아직 PC 플랫폼 및 스팀이 대세를 이루지 못한 지역이 많다. 물론 한국은 PC 플랫폼이 아주 강력하지만 말이다. 반면 일본 등지는 그러지 못하다. 반면 우리는 모든 지역에서 PC가 최대한 강한 입지를 차지하길 바란다.
그런 면에서 스팀덱이라는 ‘휴대용 PC’는 PC가 가진 모든 힘을 새로운 폼팩터로 확장하는 수단이다. 심지어 한국이라 할지라도 이러한 기기는 유의미한 규모로 존재한 적 없다.
우리는 PC의 개방성과 힘, 그리고 여기에 항상 수반하는 혁신성이 더 많이 확산하길 바란다. 그럴 경우 물론 우리의 사업이 더 번창하기도 하겠지만, 그보다도 게이머들이 더 행복해질 것이다. 따라서 최대한 세계의 여러 장소에서 이런 확산이 이뤄질 수 있도록 돕는 것 역시 어느 정도 게이머 DNA에 기반한 것으로 볼 수 있겠다.
쿠머: 이전에 했던 답변으로 잠시 돌아가자면, 우리는 항상 사람들의 반응을 살펴보고 있는데, 예를 들어 처음 스팀덱 개발자 키트를 배포했을 때도 유통사, 개발사들로부터 건설적이고 전문적인 피드백도 받았지만 ‘스팀덱으로 게임을 해보니 정말 즐겁다’는 반응도 들을 수 있었다.
이렇듯 매우 긍정적인 반응을 들었기 때문에 스팀덱을 이용한 게임플레이가 사람들이 일반적으로 좋아할 만한 것이라는 자신감을 가질 수 있었다. 스팀 라이브러리 안의 게임을 집 밖에서, 혹은 자신의 소파에서 플레이하는 것 말이다. 다른 시장의 플레이어도 이를 사랑할 것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더 나아가 세계의 다른 지역의 게이머들이 직접 ‘스팀덱을 사고 싶지만 우리 지역에서 팔지 않는다’고 말하는 반응도 확인할 수 있었고. 이런 측면들을 고려할 때 이제 기기 판매를 확대할 시점이 되었다고 생각하게 됐다.
Q. 앞서 잘 설명해줬지만, 밸브의 수평적 구조는 매우 특이하다. 그 수평적인 구조가 실제 업무에서 어떻게 작동하는지, 그리고 그 장점은 무엇인지, 보다 자세히 말해줄 수 있나?
A. 피터슨: 그렉이 스팀덱 프로젝트의 초기 진행 과정을 통해 설명해주면 좋을 것 같다. 밸브의 신규 프로젝트가 어떤 방식으로 ‘아무것도 없는 상태’에서 시작되고 발전하는지 보여주는 예시다.
쿠머: 맞다. 처음엔 고작 몇 사람, 심지어는 단 한 사람이 고객 만족을 위한 새로운 방안, 혹은 스팀 플랫폼을 유의미하게 확장할 방안 등에 관련해 좋은 아이디어를 떠올린다. 그 다음에는 해당 아이디어가 괜찮은 지 동료들의 의견을 구한다.
스팀덱 프로젝트의 경우, 해당 유형의 휴대용 기기가 스팀 플랫폼의 확장에 큰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은 처음부터 자명했다. 다만 아이디어 구상 시점에는 아직 이를 실현할 기술이 없었을 뿐이다.
당시 우리는 스팀 컨트롤러를 생산, 판매 중이었고, 그로부터 몇 년 더 전에는 스팀 컨트롤러에 스크린을 장착시킨 프로토타입 기기도 만든 적 있었다. 이들 기기를 보며 미래에는 고퀄리티 입력장치와 디스플레이를 갖춘 게임 기기를 만들 수 있을지 살펴보기 시작했던 것이다.
(출처: 밸브)
그러나 실제 AAA 게임을 구동할 수 있는 휴대용 기기 프로토타입을 만들기까지는 이후로도 수년이 걸렸다. AMD와 함께 CPU를 개발하면서 비로소 아이디어를 현실로 만들 수 있었다.
이렇게 프로젝트가 진행되는 동안, 점점 더 많은 직원이 동참하기 시작했다. 스팀덱과 같은 기기를 전 세계에 판매하는 일에 내포된 가치에 다들 공감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모두 원래 하던 일까지 멈춰버린 채 프로젝트에 뛰어들었다.
밸브의 모든 프로젝트는 항상 이런 식으로 진행된다. 예를 들어 <레프트 포 데드> 후속작을 만든 것은 사람들이 그게 좋은 생각이라고 여겼기 때문이다. 스팀 스토어 브라우징 방식을 개선한 것도 그게 좋은 생각이라는 공감대가 있었기 때문이다. 이렇듯 밸브에서의 프로젝트는 유기적(organic)으로 진행된다.
물론 아이디어가 있어도 동료들을 설득하지 못하는 일도 아주 많이 생긴다. 이 또한 자연스럽고 정상적인 일이다. 어쩌면 그 아이디어가 여러 고객에게 행복을 주기에는 충분치 못하다는 신호일 수 있다.
피터슨: 이런 방식은 스팀덱과 같이 큰 프로젝트에도 적용되지만, 그렉이 말한 것과 같은 작은 프로젝트, 이를테면 스팀 스토어 브라우징 개선이나 개발자들을 위한 특정한 기능 추가의 경우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작은 프로젝트와 큰 프로젝트 사이에 참여 인원 상 규모 차이는 있을 수 있다. 하지만 어떤 아이디어를 가진 사람이 점심을 먹으며, 혹은 커피를 마시며 함께할 동료를 찾아 다니고, 다른 사람들은 흥미로운 프로젝트에 참여하는 식의 과정 자체는 규모에 상관없이 항상 똑같다.
Q. 그렇다면 이런 협업 구조의 단점도 설명해줄 수 있나?
A. 쿠머: 사실 단점도 많다. 밸브에서 일할 때 어려운 점 중 하나는 모든 직원 간에 끊임없는 대화가 필요하다는 점이다. ‘우리가 할 수 있는 가치 있는 일이 무엇일까?’, ‘이 프로젝트에서 일해야 할까?’, ‘네가 와서 도와줘야 할까?’, ‘이 프로젝트는 그만하고 다른 프로젝트를 도와야 할까?’ 등의 대화를 계속 나눠야 하는 것이다.
모든 직원에게 있어 일과의 일정 비중은 모두 이렇게 스스로 맡을 프로젝트의 우선순위를 결정하는 데 사용된다. 여러 프로젝트 간의 경중을 재는 일에 정말 많은 시간과 노력이 들어간다. 밸브에 새로 합류하는 사람은 이걸 낯설어 한다.
다른 회사에서라면 ‘어디에 가서 무엇을 해라, 다른 지시를 하기 전까지는 그것만 하라’고 지시하는 게 보통이다. 그러다 보니 밸브에는 새로 사람이 들어오면 보통 자기가 할 일을 스스로 결정하는 방법부터 배워야 한다.
A라는 고객 집단을 만족시키는 일, B라는 고객집단을 만족시키는 일, 수익성을 강화해줄 일, 특정 문제를 해결해 줄 일 등등이 있다고 가정하자. 이렇게 4가지 일이 있으면, 이 중 각각에 시간을 얼만큼 씩 쓸지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동료들과 함께 각각을 끊임없이 비교해 보아야만 한다. 다른 회사에서는 이럴 필요가 없다. 다른 사람이 결정해 주니까.
여기서 일종의 간접비용이 발생한다. 효율성이 떨어진다는 얘기다. 작은 그룹 단위로 간단한 일을 정하는 경우에는 이 방식으로도 빠르고 효율적으로 완수할 수 있다. 하지만 전반적으로는 우선순위 체크가 계속 필요하다. 분명 단점이라고 할 수 있다.
우리가 내리는 결정의 ‘퀄리티’를 올려 주는 방식이기는 하다. 발생하는 비용이 만만치 않을 뿐이다. 또한 직원 전부가 이런 의사결정에 통달한 것이 아니며, 실제로 어떤 사람들은 어려움을 겪는다. 그런 경우 회사를 떠나야 할 수도 있다.
(출처: 밸브)
A. 피터슨: 자기가 할 일의 중요도와 우선순위를 결정하는 데에서 발생하는 비용 외에도, 자기 프로젝트에 다른 동료를 끌어들이는 데에서도 비용이 발생한다.
식당이나 복도를 돌아다니며 사람을 구하는데, 여기에 대해 “좋은 프로젝트 같지만 다른 프로젝트 하느라 바쁘다. 그리고 내 프로젝트가 제안해준 내용보다 더 가치 있을 것 같다”는 라는 대답이 얼마든지 돌아올 수 있는 거다.
이렇게 되면 처음 제안한 사람도 잠시 멈춰서 다시 한번 자기 프로젝트를 재평가한다. 방금 들은 의견이 맞는지, 아니면 그냥 이 사람이 내 방향성에 맞지 않는 건지, 아니면 동료들을 더 많이 모아 놓고 함께 생각해볼 일인지 등등을 따져보게 된다.
Q. 설명을 듣고 보니, 코로나19가 밸브의 업무수행 방식에는 가장 큰 위협 중 하나였겠다는 생각이 든다.
A. 쿠머: 개인적으로는 매우 그렇게 생각한다. 어쩌면 다른 밸브 직원들은 동의하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현재 우리 회사 안에서 오가는 흥미로운 화두 중 하나다. 이를테면 지금 게임을 만드는 사람들도 있는데, 이들은 코로나19 상황 속에서도 협조하기가 상대적으로 수월하다.
모두 원격으로 일해도 큰 문제가 없다. 왜냐하면 어떤 게임을 만들고 있는지에 대한 비전이 공유되어 있고, 따라서 업무 분장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의사결정에 있어 각각 우선순위를 서로 끊임없이 체크해야 할 필요가 없다.
하지만 회사 전반적인 의사결정, 그러니까 밸브가 앞으로 무엇을 해 나가야 하는지를 결정하는 데 있어서는 얘기가 다르다. 원래 우리는 이것을 같은 건물에서 지속해서 서로 이야기하면서, 그리고 다른 사람들을 대화에 계속 끌어들이면서 유기적으로 결정해왔다. 재택근무 상황에서는 이런 과정을 대체할 수단이 없다.
다른 회사라면 비교적 더 쉽게 해낼 것 같다. 왜냐하면 다른 회사에는 보통 수직구조가 있고, 누군가 다른 사람들을 대신해 결정을 내려줄 수 있으니까.
(출처: 밸브)
Q. 밸브가 이번과 같은 미디어 행사를 진행하는 것은 드문 일이다. 미디어 노출을 최소화하는 이유가 따로 있나? 아니면 그저 다른 업무에 바쁜 것뿐인가?
A. 쿠머: 우리도 쓸모 있는 얘깃거리가 있으면(웃음) 그때는 미디어 행사를 연다. 이를테면 <알릭스> 출시 당시에도 미디어를 초청했었다. 북미와 유럽 지역에 처음 스팀덱을 출시할 때도 그랬다.
의도적으로 언론 노출을 줄이는 것은 아니다. 그보다는 소통에 대한 우리의 기본적 자세 때문에 그렇게 되는 것 같다. 우리는 보통 (언론 노출 보다는) 고객을 행복하게 할 만한 실제 제품이나 서비스 개발에 최대한 노력하는 편이다.
더 나아가, 우리는 스팀에 있는 우리의 게임들, 그리고 스팀의 여러 기능을 모종의 소통수단으로 여긴다. 우리의 에너지를 여기에 투자하면, 이들 요소가 우리를 대신해 고객과 소통해 주길 바라는 것 같다.
물론 우리는 항상 고객의 말에 귀 기울인다. 다만 그에 대한 우리의 답변이 언제나 실제 말이나 언론을 통하지는 않을 수 있다는 얘기다. 우리가 내놓는 답변(output)은 주로 고객의 삶을 더 낫게 만들 만한 실제 제품과 서비스이다.
피터슨: 언론 노출을 최소화하려는 목적이 전혀 없다는 말에 동의한다. 우리는 고객의 목소리를 듣는 쪽에 훨씬 더 많은 시간을 쓴다. 우리는 지금처럼 (언론을 통해) 직접 이야기하는 대신 고객을 지속해서 관찰하고, 우리가 들은 고객의 목소리에 대해 내부적으로 끊임없이 논의하는 데 시간을 들인다.
쿠머: 마지막으로, 우리 중 대다수는 디자이너, 엔지니어다 보니 주로 소통보다는 제품 자체에 대해 골몰하는 경향이 있다. 그래서 여기 배석한 케이시(마케팅 담당자)와 같은 전문가를 밸브가 기용하는 이유가 있다. 우리도 가끔은 세상과 대화를 나눠야 한다는 사실을 케이시가 일깨워 주길 바라고 있다(웃음).
이렇듯 우리도 나름의 균형을 맞추고자 한다. 하지만 전문 분야가 아무래도 무언가 만드는 쪽이다 보니 이렇게 되는 모양이다.
Q. 서비스와 제품에 집중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말에 동의한다. 그런데 지금 당장 여러분이 무얼 하고 있는지, 게임은 만들고 있는지 궁금해하는 사람이 많은 것도 사실이다.
A. 쿠머: 우리도 인식하고 있다. 그런데 우리가 현재 하는 일을 계속 드러내면, 고객들이 실망할 가능성도 함께 커진다고 느낀다.
그래서 조심스러워지고 진행 중인 프로젝트에 대해 되도록 말을 아끼게 된다. 하지만 밸브 안에서 대체 무슨 일이 벌어지고 있는지 궁금해하는 고객, 그리고 팬들에게 이것이 때로 좌절스러운 일이라는 점은 이해하고 있다.
Q. 밸브는 아직도 직원 수가 400명 미만이다. 해야 하는 일의 양을 생각하면 매우 적은 숫자다.
A. 쿠머: 맞다(웃음).
Q. 그렇다면 빡빡한 업무량에도 불구하고 계속 적은 숫자를 유지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어떤 철학이 있나?
A. 쿠머: 사실 회사를 작게 유지하는 것 또한 우리가 따로 목표하는 부분은 아니다. 만약 우리가 생각하기에 고객 행복 추구라는 우리 목표를 도와줄 수 있는 사람이기만 하다면 그것이 400명이든 1,000명이든 해도 전부 고용할 의향이 있다.
그저 우리가 꽤 까다로운(selective) 편이기 때문에 고용이 어려울 뿐이다. 하지만 밸브의 목표에 동참할 수 있는 사람을 최대한 많이 찾고자 한다.
피터슨: 그렇다. 사실 우리는 인재 채용에 매우 많은 시간과 에너지를 쏟는다. 우리 중 많은 사람이 매주 이력서와 지원자들을 검토하면서 시간을 보낸다.
하지만 우리가 채용에서 까다로워지는 이유 중 하나가 바로 우리의 업무수행 방식이다. 우리는 수평적 구조 안에서 모두 서로 긴밀히 협력하면서 집단(collective)으로 일한다. 또한 이야기했듯 각자 해야 할 일이 정말 많다. 그렇기 때문에 밸브에서 일하려면 효율성과 협업 능력이 매우 뛰어난 사람이어야 한다.
또한 수평적이고 상호 협력적인 환경에서 알아서 능률을 챙겨야 한다는 점도 있다. 밸브에는 할 일을 지시해주는 상사가 없다. 각자 자신이 도움이 될 수 있는 최적의 방법을 찾고, 이를 가장 효율적으로 이뤄내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 그리고 궁극적으로 그런 방법들을 통해 고객 행복을 추구할 수 있어야 한다.
다시 말하지만 우리도 채용에 많은 시간을 쏟고 있다. 더 효율적인 인재 채용 방안을 알 수만 있다면 기꺼이 시도할 거다.
(출처: 밸브)
Q: 의사결정 방식에 대해서 좀 더 얘길 해보자. 지금까지 한 이야기는 회사 내부적 결정에 대한 것 같다. 그런데 스팀은 거대한 플랫폼이고 밸브가 내린 결정은 업계 전체에 영향을 준다. 일례로 몇 달 전 스팀에 NFT 게임을 허용하지 않는다는 발표를 했는데, 여기에 관련 업자들은 불만이 많았다. 이렇게 ‘외부’에 영향을 주는 결정들에 있어서는 어떻게 의견을 모으고 토의하는지?
A. 피터슨: 그러한 종류의 결정을 내리는 과정도 다른 의사 결정 상황과 크게 다르지 않다. 큰 방에 함께 모여 회의를 통해 결정한다. 회의가 여러 번에 걸쳐 열릴 수도 있다. 게임 제작자, 엔지니어 등 회사 전 분야 사람이 모여든다.
이때도 궁극적으로는 결국 무엇이 고객에게 옳은 일이고, 어떻게 해야 고객이 행복할 것인지를 기준으로 결정을 내린다. 이 태도야 말로 좋은 선택을 내리기 위한 우리만의 전략이라고 느끼며, 앞으로도 변함없을 것이다. 한 사람이 아닌 집단으로서 결정을 내리지만 ‘고객에게 옳은 결정이어야 한다’는 원칙이 우리를 하나로 이끄는 지침이 되어준다.
또한, 스팀 플랫폼 및 개발사들에 관련된 중요한 결정을 내릴 때는 외부의 목소리도 듣는다. 개발사, 퍼블리셔와 대화를 나누고 커뮤니티의 의견을 경청하며 그들의 니즈와 우려가 무엇인지도 파악해 나간다.
쿠머: 예시로 든 NFT 관련 정책의 경우, 사실 우리에게 어려운 결정은 아니었다. 회사 내부에서 NFT 기술에 대해 이해하고 있는 사람들, NFT가 게임 디자인에 미칠 수 있는 영향에 대해 알고 있는 사람들, 그리고 NFT가 고객들에게 전달할 수 있는 잠재적 가치에 대해 이해하고 있는 사람들이 모두 모여서 토론했다.
그 결과 누구도 NFT 허용이 스팀 플랫폼에 좋은 일이라는 확신을 갖지 못했다. 왜냐하면 일부 개발사들을 포함해 스팀 상 NFT 도입을 원하는 사람들을 살펴보면, 아직 일반 게이머들이 원할 만한 것, 혹은 다른 개발자들이 개방형 기술 측면에서 진짜로 원하고 있는 가치를 제안하지 못하는 상태라고 느꼈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이 만약 반전된다면, 밸브 역시 NFT를 플랫폼에 허용하는 결정을 내리기 훨씬 수월해질 거다. 그러나 아직 일어나지 않은 일이다. 그렇기 때문에 NFT 불허 결정은 어렵지 않았다.
Q. 아까 ‘우리의 상사는 고객’이라고 말한 것이 기억난다. 아주 멋진 표현이라고 생각한다. 다만 밸브의 고객은 정말 많고, 그런 고객들도 얼마든지 의견이 상충할 수 있다. 이럴 때 밸브는 더 옳은 결정을 내리기 위해 어떻게 하는지?
A. 쿠머: 일반론을 제시하기는 어려울 것 같다. 이런 경우에 통용되는 가이드라인이나 원칙이 있지는 않다. 다만 모든 사례별로 팀과 사람을 최대한 모아 결정을 내린다.
예를 들어 어떤 고객들은 A, 다른 고객들은 B를 원한다고 가정하면 해당 문제를 원래 다루고 있던 사람들이 모여서 결정을 내린다. 어느 쪽 선택지에 더 시간을 투자할 가치가 있는지 따지게 된다. 이런 결정에는 정말 많은 사안이 고려되어야 하며, 매번 결정 과정이 이전과 다르다.
보통은 각각의 선택지가 지니는 가치의 경중을 잘 따질 수 있는 사람들이 모여 결정을 내리는데, 결국엔 각자 전문성을 발휘해 고객들에게 좋은 결정이 되도록 최선을 다할 뿐이다. 따라서 다시 한번 말하지만, 일반론은 없다고 볼 수 있다.
피터슨: 다만 이런 사례에서는, 기존에 내렸던 결정을 주기적으로 재검토한다는 사실도 언급하고 넘어가면 좋을 것 같다. 예를 들어 1년 전 내렸던 결정을 두고 그때의 사람들이 다시 모여서, 그게 과연 옳은 결정이었는지 다시 논의해보는 식이다.
그동안 세상에는 어떤 변화가 있었는지, 관련된 개발자와 게이머들의 현재 생각은 어떠한 지, 그때는 옳은 결정이었는지, 그리고 지금은 어떤 지를 검토한다. 우리가 항상 올바른 결정만 내릴 수 있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이렇게 재검토를 거친다.
Q: 개발사들의 경우 밸브의 파트너지만 동시에 고객이기도 하다. 개발사들을 위한 별도의 노력도 들이고 있을 것 같은데, 설명을 부탁한다.
A. 피터슨: 정확히 다음 주에 내가 일본에 가서 할 일이 그 질문에 대한 대답이 될 것 같다. 밸브는 개발자들을 만나고 이야기를 듣는 데 많은 시간과 노력을 들인다. 그들의 우려와 니즈는 무엇인지, 현재 어떤 게임을 만들고 어떤 작업을 하는 중인지, 스팀에 누락된 기능은 없는지, 게임 제작을 가로막는 장애물은 없는지, 기타 더 원하는 사항은 없는지 등을 묻는다.
이런 만남은 중요하다. 중요한 피드백을 얻는 기회다. 개발자들이 느끼기에 좋은 부분과 그렇지 않은 부분을 파악할 수 있다. 국가별 니즈 차이도 알게 된다. 각국의 고객과 개발사가 원하는 바를 깨달을 수 있다.
이를 위해서 출장을 많이 다니고, 미팅을 갖고, 개발자들과 함께 시간을 보낸다. 콘퍼런스를 열거나 라운드테이블 회의를 하면서 개발자들의 고민과 요구사항을 두고 깊은 대화를 나눈다. 그런 뒤에 그 대화 내용을 밸브로 가져와서 동료들과 공유한다. 그러면 우리 개발자, 디자이너, 사업 담당자들이 힘을 합쳐 그들의 요구를 충족하거나 우려를 해결해 줄 새로운 요소, 기능을 생각해낸다.
쿠머: 스팀덱 프로젝트에서도 개발자들을 고객으로 여기고 대우하는 차원에서 ‘개발자들에게 따로 수고를 끼치지 말자’는 접근을 고수했다.
무슨 이야기냐 하면, 개발사 측의 별도 노력 없이도 그들의 게임을 즉시 스팀덱에서 구동 시킬 수 있는 상태가 될 때까지 기기를 공개하지 않았다는 얘기다. 그 이후에 개발자들을 만나 스팀덱의 가치제안을 설명했다. 스팀 플랫폼을 더 여러 장소, 시간, 사람들에게 확장함으로써 게임에 가치를 더해줄 수 있게 됐다고 개발사들에 전했다.
피터슨: 만약 포팅 작업이 필요한 기기였다면 개발사들과 대화가 훨씬 어려웠을 것이다. ‘몇 명이 쓰게 될지도 모르는 새 기기지만 어쨌든 포팅 작업을 하세요’라고 말하는 꼴이 됐을 테니까. 이러면 보통 ‘죄송하지만 바빠서 그럴 시간이 없어요’ 같은 답변이 돌아오게 된다.
하지만 파트너사 게임이 우리 기기에서 이미 잘 돌아가는 상황이면 이야기가 다르다. ‘개발자 키트를 보내 주겠다. 직접 해봐라’라고 할 수 있는 거다. 이러면 훨씬 수월하게 대화할 수 있다.
Q: 다음은 다소 무거운 질문이다. 코로나19가 다시 확산하고, 이상기후가 사상 최고 수준으로 악화하고 있으며, 인플레이션이 찾아오고 불경기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다. 이에 게임 산업 역시 큰 타격을 피하지 못할 것으로 예측된다. 밸브는 충격에 대비하고 있나? 원래라면 별로 걱정이 되지 않겠지만 하필 이 시기에 하드웨어 사업을 확장하는 상황이다.
A. 쿠머: 글쎄, 내 생각에 코로나19와 관련해서 밸브가 가장 문제를 겪는 지점이라면 아까 잠시 얘기 나눴던 협업 부분이다. 직원들이 각자 흩어져 있는 상황에서 기업이 제 기능을 하기 힘들다는 지점 이야기다. 물론 세계적 공급사슬 붕괴로 기기 생산이 어려워진 점도 문제이기는 하다.
하지만 우리 플랫폼의 특성을 생각해보자. 대다수 사람이 집 안에 머무는 동안에 게임을 플레이하고 싶어 한다. 이런 측면에서 스팀은 판데믹 시기에 여러 사람에게 행복을 가져다줄 수 있었고 이를 감사하게 생각한다. 내 생각에는 업무적 지장을 제외하면 특별히 시급히 대처할 사안은 없는 듯하다.
피터슨: 그렇다. 방금 이야기처럼 업무 지장이나 공급사슬 이슈는 분명 발생하고 있다. 하지만 우리는 지정학적 문제에 대해서는 크게 이야기를 나누지 않는 편이다. 미래에 (세계적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 것이며, 이 충격에 어떻게 대비할 것인지 등 말이다.
우리는 이런(지정학적, 세계 경제적) 문제를 동기 삼아 움직이지는 않는 것 같다. 그보다는 아까 말했듯 고객, 개발사, 퍼블리셔의 니즈에 부응하여 결정을 내린다. 고객들에게 최선이 무엇인지를 주로 고민하고 노력한다.
솔직한 말로, 이게 우리에게 오랜 세월 성공을 안겨준 방법이다. 앞으로도 계속하여 고객들에게 최선의 것, 최선의 경험을 가져다주려고 노력하면 계속 성공을 거둘 수 있다고 믿는다. 따라서 방금의 질문 같은 문제는 기본적으로 많이 고민하지는 않는다.
Q: 슬슬 끝나가는 것 같다. 다음 질문을 들으면 어쩌면 괴롭힘 당하는 기분일지도 모르겠다. 밸브에게 가장 중요한 건 고객이라고 계속 이야기했다. 그런데, 고객들이 밸브에게 가장 원하는 것은 ‘새 게임’이라는 사실을 잘 알고 있지 않나? 아까 일부 팀이 신작 작업 중이라고는 했지만, 과거에 프로젝트가 취소된 사례도 많은 것으로 안다. 그래서 솔직히 묻겠는데, 좋은 소식을 기대해도 되나?
A. 쿠머: 우리도 허락된 것보다 더 많은 정보를 줄 수 있다면 좋겠다. 하지만 당장 발표할 수 있는 내용은 없다.
다만 밸브는 게임을 항상 만들고 콘텐츠를 배포해왔다. 그리고 현재 개발 진행 중인 게임도 많다. 대외 발표된 적 없는 게임도 있고, 진행된 지 오래인 게임도 있다. 이들 프로젝트에 대해 더 이야기하기도 어렵고, 향후 계획에 대해서도 말하기는 힘들다. 말해버리면 재미있을 것 같기는 한데, 아무튼 그럴 수 없다. (웃음)
밸브 사옥 내부에서 무슨 일이 벌어지는지 알고 있는 사람으로서, 우리가 (밸브의 신작 관련 현황을) 바라보는 마음이 외부와 조금 다른 것 같기는 하다. 어쨌든 많은 사람이 밸브 신작을 원한다는 것은 안다. 그리고 나도 밸브 신작을 원한다. 결국 ‘새 게임을 기대해도 되냐?’는 질문에 대한 근본적인 대답은 ‘그렇다’가 되겠다.
Q: 마지막으로, 한국 고객들에게 하고 싶은 이야기가 있다면
A. 쿠머: 한국 고객의 피드백을 받고 싶다. 한국 분들에게 필요한(적합한) 기능들을 제공하고 싶다. 이미 시작한 부분도 있다. 예를 들어 마침내 한국어 입력이 가능한 온스크린 키보드 기능을 추가했다. 그러나 이것은 아주 사소하고 기본적인 기능이다.
그리고 우리는 한국 고객들을 위한 올바른 결정을 내리고 싶다. 따라서 이 자리에서 어떤 선언(statement)을 하기보다는 오히려 요청을 드리고 싶은 마음이다. 밸브가 무엇을 놓치고 있는지, 잘하고 있는지, 새로 만들거나 추가할 기능은 없는지, 플레이하고 싶은 게임은 무엇인지 등등을 직접 이야기해주시길 바란다. 이것이 우리가 드리고픈 요청이다.
피터슨: 추가할 말이 있다면, 많이 기대하고 있다는 점이다. 그간 우리가 열심히 만들어온 경험을 제공해드릴 수 있다는 사실에 기대가 크고 기쁘다.
쿠머: 특히 한국에 더욱 그러한 부분이 있다. 왜냐하면 다른 일부 지역들과 달리 한국에서는 스팀의 존재감이 이미 강력하다. 그 뿐만 아니라 한국에는 PC 플랫폼의 가치를 이해하고 있는 사람이 매우 매우 많다. 그런 면에서 한국 고객들이 스팀덱이라는 새로운 유형의 PC에 어떻게 반응할지에 대한 기대가 크다.
피터슨: 맞다. 한국은 PC의 영혼적 고향 같은 곳이니까. 기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