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시아지역만을 무대로 삼은 전편을 뛰어 넘어 전 세계를 종횡무진하는 거대한 규모로 제작 중인 <거상 2>. 그 오랜 기다림의 주인공이 1차 클로즈베타테스트(이하 CBT)를 통해 처음으로 세상에 모습을 드러냈다.
<씰>과 <나르실리온>, <천랑열전>으로 대표되는 녹록치 않은 경력의 김무광 팀장이 이끄는 첫 번째 대규모 프로젝트로서, 또 MMORPG의 부분유료화 열풍을 이끈 장본의 후속작으로서 기대를 모으고 있는 <거상 2>. 과연 어떤 모습으로 태어났을까?
16일 1차 클로즈베타테스트가 시작된 <거상 2>. 게임 내내 잔잔히 흐르는 음악이 정말 인상적이다.
[[#movie/gers.wmv#]]
1차 CBT 중인 <거상 2>의 플레이영상 (▶버튼을 누르면 재생됩니다)
온라인게임 경제시스템의 달인 김태곤 이사가 만든 <거상>은 게임 내 대부분의 아이템을 자급자족하고 게이머끼리 거래하는 거대한 가상세계를 구축, 진정한 의미의 온라인게임(구체적으로 말하자면 진정한 의미의 부분유료화 모델;;)을 만들어냈다는 평을 남겼다.
새로운 형태의 MMORPG를 창조해낸 <거상>. 인기도 건재하다.
이후 김태곤 이사는 엔도어즈(구 인티즌)로 자리를 옮겨 또 다른 형태의 <거상>이라고 할 수 있는 <군주>로 새로운 시작을 알렸지만 <거상>이 남긴 발자취 만큼은 상당한 의미를 가진 셈이고보니 후속작에 대한 관심도 클 수밖에 없을 터.
대부분의 개발진도 교체된 상황인지라 전편과의 연결고리가 희미하는 등 이런저런 말들도 많지만 어쨌든 빅이슈라고 불리울만한 타이틀이 부족한 상황에서 <거상 2>가 차지하는 비중이 큰 것만은 사실이다.
일단 16일을 기해 1차 CBT가 시작된 <거상 2>는 해상시스템을 제외하고는 대부분의 골격이 완성된 상태였다. 물론 첫 번째 테스트인 만큼 불안정한 면도 많고 깔끔하게 다듬어지지 않은 부분도 꽤 눈에 띄지만 개발팀이 내세우고자 하는 대표적인 컨셉 만큼은 이번 테스트를 통해 확인할 수 있었다.
캐릭터 선택창. 현재는 두 종류의 캐릭터만 선택할 수 있는데, 애니메이션이 조금은 썡뚱맞다.
시작 장소인 로마 앞 필드. 역시나 '도로시'가 판을 친다. -_-;
일단 게임에 접속하면 조금은 투박한 형태의 캐릭터 선택창이 나타난다. 현재 선택할 수 있는 캐릭터는 남성캐릭터인 '조르제알바레스'와 여성캐릭터인 '도로시페피즈'까지 두 종류. 언제나 그렇듯 여성캐릭터를 선택해 게임에 들어갔고 언제나 그렇듯 게임 안엔 여성캐릭터만 득실득실한데... -_-;
한 가지 흥미로운 점은 플레이어들 주위에 노니는 용병이다. 전편에서 게이머의 분신역할을 했던 용병은 <거상 2>에서 좀 더 확장된 개념으로 등장한다. 한 캐릭터당 두 명의 용병을 데리고 다니는 시스템을 보여주는 <거상 2>는 장부(?)에 넣고 다니는 카드로 용병을 소환한다.
빨간색 테두리 안에 보이는 것이 장부. 이를 통해 용병의 소환이 가능하다.
소환한 용병들과 함께 한 컷!
직접 컨트롤했던 전작과는 달리 이 용병은 인공지능(AI)을 통해 플레이어를 따라다니며 전투를 돕는데, 1차 CBT에서는 인공지능의 제어가 불가능해 쓸 떼 없이 적을 몰고 다니는 부작용도 종종 눈에 띄었다. 물론 개발초기에 밝혔던대로 자신의 성격이라든가 충성도에 따라 돌발행동을 보이는 형태로 용병이 업데이트된다면 좀 더 흥미로운 경험이 가능할 것으로 보이지만.
게임이 시작된 곳은 유럽의 로마 근방에 있는 일반 필드다. <거상 2>는 과거의 일본RPG처럼 게이머들이 이동하는 '일반필드'와 교역 및 정비를 할 수 있는 '도시' 그리고 전투를 치르는 '전투장소'까지 세 가지 종류로 구역이 나뉘어진다. 차후 테스트를 통해 '해양'이 업데이트 되면 총 네 종류의 구역이 등장하는 셈이다.
<거상 2>의 필드는 이런 형태로 이뤄져 있다.
즉 게이머는 교역이나 용병고용, 훈련 등을 위해 도시를 방문하고 교역품을 팔기 위해 일반필드로 나가 다른 도시로 이동하게 된다.
일반필드나 해양에서도 전투가 치러치게 될 것인지는 아직 알 수 없지만 전투지역이 따로 나뉘어진 <거상 2>의 시스템에 적응치 못하고 "대체 전투는 어디서 하는거냐"며 투덜거리는 테스터들을 보면 향후 테스트시점에선 좀 더 친절한 가이드가 필요할 것으로 여겨진다.
필드에서 '밀라노'를 향해 달려가고 있는 러프. 왠지 모를 '황량'한 이 느낌을 어떻게 해결할꼬...
조작은 [W], [A], [S], [D]로도 키보드이동이 가능하고 마우스 조작도 가능하지만 일반 필드에선 시점이 제약돼 조금 답답한 느낌을 준다. 오른쪽 상단엔 전체 지도가 등장, 밀라노 라든가 로마의 콜로세움 경기장, 스톤헨지 등의 지역을 손쉽게 찾아갈 수 있었다. 각 도시와 전투지역은 플레이어가 근접한 상태에서 입장할 수 있다.
도시는 다양한 목적의 건물들로 플레이어의 교역과 정비를 돕고 있다. 훈련소에서는 스킬포인트를 이용, 자신만의 스킬을 다양한 형태로 키워나갈 수 있고 대장간에선 '무기' 구입을, 술집에선 '용병'의 고용이 가능하다는 식이다. 성장의 개념을 가지고 있는 이러한 도시들은 발전도에 따라 도박장이라든가 거주지가 따로 존재하기도 한다.
<거상 2>의 도시는 모두 이런 형태로 이뤄져 있다.
이 중 전작의 연결고리이자 제목에서도 강조된 대표적인 특징은 <거상> 스타일의 교역시스템은 어떨까?
전편보다 손쉬운 인터페이스로 변경된 <거상 2>의 교역은 거래용 인벤토리가 따로 존재하고 시세의 등락을 한 눈에 확인해볼 수 있는 형태로 업그레이드돼 초보자들도 큰 어려움 없이 물건을 사고 팔 수 있다.
교역시스템. 시세변화와 차익을 한 눈에 확인할 수 있다.
즉 게이머들의 구매형태에 따라 시세폭이 달라지는 모습을 확인할 수 있다는 것인데, 달리 해석하자면 더 치열한 눈치작전을 펼쳐야 시세차익을 얻을 수 있는 형태로 바뀌었다고 볼 수도 있다.
콜로세움 등 전투지역에서 치러지는 전투는 일반적인 MMORPG와 크게 다를 것 없는, 비슷한 형태를 취하고 있다. 용병과 함께 전투를 치르는 것 자체는 흥미를 돋구기도 하지만 현재 테스트버전에선 제어가 불가능한데다 캐릭터의 움직임 자체도 느려 전체적으로 지루한 느낌을 준다.
<거상 2>의 전투. 아직은 느껴지는 바가 없지만...
플레이어는 용병 사고처리반. -_-
물론 이것은 현재 도입돼 있지 않은 액티브 스킬이 구현되면 좀 더 보완될 수 있는 부분이겠지만 스타일리쉬한 액션을 추구해나가는 최근의 MMORPG 추세를 보면 <거상 2>만의 특징으로 내세우긴 어렵다는 판단이 든다.
1차 CBT를 통해 경험해본 <거상 2>의 전반적인 느낌은 이상과 현실의 갭을 적절히 절충한 게임이라는 것이다. 전세계를 아우른다는 개념이지만 일반필드와 도시, 전투지역을 나눠 업데이트의 편의성을 추구했고 전편의 핵심적인 포인트이기도 했던 교역의 묘미도 적절히 살려내고 있었다.
하지만 이는 전작의 대표적인 특징인 '교역'을 제외하면 다른 MMORPG와 큰 차이점 없는 온라인게임으로 전락할 가능성도 크다는 풀이가 가능하다. 전작이 가진 매력으로 풀이할 수도 있는 전투방식 역시 MMORPG 방식을 추구함으로서 오히려 개성을 옅게 만든건 아닐까하는 우려도 앞선다.
물론 판단은 이르다. 해양시스템과 소유와 발전개념을 갖고 있는 도시시스템이 구체화된 시점이 되어야 개발팀이 강조한 <거상 2>만의 특징이 드러날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