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은 넓고 게임은 많습니다. 정보가 넘쳐나는 시대, 15년 역사의 게임 전문지 디스이즈게임에서 어떤 게임이 맛있는지, 맛없는지 대신 찍어먹어드립니다. 밥먹고 게임만 하는 TIG 기자들이 짧고 굵고 쉽게 여러분께 전해드립니다. TIG 퍼스트룩!
어린 시절 상상에는 제한이 없지만, ‘하늘 날기’처럼 단골로 등장하는 소재가 몇 개 있는데요. ‘내가 작아진다면?’ 하는 상상 역시 마찬가지일 것입니다.
어른이 됐다고 이런 상상이 완전히 멈추지는 않습니다. 고전 SF 소설 <놀랍도록 줄어든 사나이>, 영화 <애들이 줄었어요>, 만화 <앤트맨>까지, 비슷한 상상을 다룬 작품은 많습니다. 그만큼 매력적이고 보편적인 테마라는 뜻이겠죠.
디스이즈게임이 이번에 리뷰할 게임은 같은 주제를 오픈월드 생존 장르로 풀어낸 <그라운디드>입니다. MS 산하 옵시디언의 작품으로, 주로 RPG를 만들던 개발사의 첫 멀티플레이 생존 게임이어서 더욱 화제를 모았습니다.
아직 '앞서 해보기' 단계지만, 적지 않은 분량과 꾸준한 업데이트, 완성도를 갖춰나가는 시스템 등으로 좋은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어떤 게임일지, 간단히 살펴보겠습니다.
<그라운디드>는 알 수 없는 이유로 몸이 줄어든 채 어느 가정집 앞마당에서 눈을 뜬 4명의 아이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웁니다. 최대 4인 코옵이 가능합니다. 아이들 중 한 명을 골라 혼자 플레이할 수도 있습니다.
익숙한 생명체들을 다양하고 특색있는 ‘크리쳐’로 등장시키기에도 좋은 구조입니다. 유저들 역시 특별한 인게임 설명이 없어도 각각의 특징을 이해하기 좋습니다. 예를 들어 거미나 모기 같은 곤충들은 물론 매우 위험합니다. 파리는 성가시지만 무해합니다. 개미는 무조건 호전적이지는 않지만 쌓아둔 음식을 감지하고 찾아와 훔쳐 가는 식입니다. 물론 힘으로 저지하면 떼로 몰려와 공격합니다.
기본 설정은 단순하지만, 군데군데 끼워진 미스터리는 범상치 않습니다. 게임을 시작하면 주인공들 몸에 꼭 맞는 홈이 파인 금속제 가방이 눈에 들어옵니다. 정황상 누군가 주인공들의 몸을 강제로 줄여, 가방에 넣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짐작건대 게임의 최종 목표는 아이들에게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아내는 것으로 보입니다. 마당 곳곳에 숨겨진 소형 연구실, 기계장치 등은 하나하나 탐사 퀘스트의 대상이자 미스터리의 원천인 동시에 다음 ‘떡밥’을 푸는 스토리적 기점 역할을 합니다.
앞서 언급했듯 옵시디언은 ‘RPG 개발사’로 잔뼈가 굵고, 이 점은 <그라운디드>에서도 드러납니다. 유저의 취향에 따라 장점이 될 수도, 단점이 될 수도 있겠습니다.
생존에서는 허기와 목마름을 관리해야 합니다. 처음에는 각종 음식물을 날것으로 섭취하다가 점차 조리법, 물 저장 수단, 작물 재배 수단 등이 추가되는 전형적 구조를 따르고 있습니다. 난이도에 따라 다르지만 대체로 게이지 소모 속도가 느려 적응이 어렵지 않습니다. 한편으로는 이렇듯 단순하기 때문에 전투보다 생존 요소를 선호하는 유저는 아쉽게 느낄 수 있습니다.
하지만 건축 시스템에는 약간의 보완이 필요해 보입니다. 스냅 기능이 정확하지 않아, 원하는 위치에 구조물을 배치하기 곤란한 상황이 자주 펼쳐집니다. 그렇지만 구조물의 종류와 형태는 얼리억세스 치고는 다양한 편이어서 원하는 형태로 집을 짓는 재미가 충분합니다.
<그라운디드>는 아직 ‘앞서 해보기’ 단계의 게임이지만, 독립된 게임으로 즐기기에 충분할 정도의 콘텐츠와 UI 완성도를 갖추고 있습니다. 더 나아가 출시 1주년이 다가오는 현시점에서, 초기에 있었던 플레이를 방해할 정도의 치명적 버그나 기타 퍼포먼스적 불안정 요소들도 상당 부분 해결됐습니다. MS 산하 스튜디오의 작품이기 때문에 앞으로의 지속적 개선도 기대를 걸어볼 부분입니다.
다만 RPG적 설계를 많이 차용한 게임 디자인은 순수한 ‘크래프팅 생존’ 장르 팬 사이에서는 호불호가 갈릴 만합니다. 더불어, 스토리 콘텐츠는 아직 ‘감질난다’는 평가가 이어집니다. 결정적으로, 일부 곤충의 사실적이고 두려운 디자인은 많은 게이머가 이 게임을 자유롭게 접하지 못하는 이유가 되고 있습니다.
▶ 추천 포인트
▶ 한 줄 평
누구나 해본 상상을 생존 게임으로.RPG 팬이라면 더욱 즐겁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