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랫폼에 맞춘 게임 최적화는 이제 업계에서 선택이 아닌 필수 사항이 됐다. 어떤 플랫폼에 진출하든 경쟁작이 넘쳐나는 상황에서 사용환경에 맞는 조작감, 비주얼, 음향 등을 구현해내지 못하면 시장의 외면을 받기 쉬워서다.
이런 현황 때문일까, ‘모바일 최적화’를 주요한 ‘장점’으로 내세운 모아이게임즈의 <트라하 인피니티>는 다소 궁금증을 불러일으킨다. 다른 모바일 MMORPG와 비교했을 때 더욱더 두드러지는 <트라하 인피니티>만의 최적화 요소가 있는 것일까?
직접 알아보고자 9일 출시한 게임을 체험했다. 단순한 기술적 최적화를 넘어 모바일 게이머들의 니즈를 충족하려는 시도를 엿볼 수 있었다. 더 나아가 무한한 성장 콘텐츠를 제공하고 각자의 페이스에 맞춰 편안하게 즐길 수 있도록 안배했다는 첫인상이다. 함께 살펴보자.
모아이게임즈는 이번 타이틀 이전에 같은 세계관의 전작인 <트라하>를 개발한 경력이 있다. 온라인 MMORPG를 자체 개발했던 이러한 노하우가 <트라하 인피니티>에도 계승됐으며, 안정적인 비주얼에서도 이 점을 확인할 수 있다.
먼저 눈에 띄는 것은 완성도 높은 캐릭터와 몬스터 디자인과 전투 애니메이션이다. 디자인에서는 일반적 MMORPG 스타일을 따르고 있어 다소 전형적이라는 점이 아쉽지만 높은 퀄리티로 단점을 보완한다.
전투 애니메이션에서 표현되는 다양한 피격 효과와 시전동작은 직접 조작하지 않는 상태에서도 ‘타격감’을 전해준다. 퀘스트에서 퀘스트로 이동하는 구간에서도 미려하게 표현된 배경 그래픽이 지루함을 덜어준다. 일반적인 이동 모션과 탈것 탑승 모션도 자연스럽다. 이러한 ‘보는 즐거움’은 패시브한 플레이를 추구하는 <트라하 인피니티>의 게임성과 궁합이 좋다.
그러나 이렇듯 ‘익숙한 편안함’만을 추구하고 있지는 않다. 귀여움을 살린 ‘펫’과 고풍스러운 느낌을 추구한 ‘카드’ 콘텐츠에서는 아트의 독창적 매력도 두드러진다. 펫과 카드는 또한 성장과 연계된 수집 콘텐츠이기도 하다. 이때 매력 있는 아트는 단순한 스펙업을 넘어서 또 다른 수집의 즐거움을 선사할 것으로 보인다.
출시 전 쇼케이스 등에서 모아이게임즈 개발진은 <트라하 인피니티>의 ‘모바일 최적화’에 대해 설명하면서, “게임에 항상 집중하기 힘든 모바일 환경을 고려해 게임 각 요소를 설계했다”고 전했다.
이 말처럼 <트라하 인피니티>는 여타 모바일 MMORPG들에서 볼 수 있는 여러 편의성 요소를 두루 갖추고 있다. 퀘스트 이동에서부터 전투, 완료까지 자동으로 진행되는 자동 퀘스트 시스템이나 게임에 접속하지 못하는 동안 보너스를 축적하는 명상 시스템 등은 플레이에 꾸준히 신경 쓰기 힘든 유저들에게 알맞은 경험을 제공할 듯하다.
한편 전투 및 퀘스트 등 액티브한 콘텐츠뿐만이 아니라 육성 시스템 등 수동적 영역에서도 유저 고민을 최대한 줄였다는 점이 독특하게 다가온다. 플레이 초반 유저가 가장 많이 접근하게 되는 성장 시스템은 ‘코어’, ‘장비’, ‘카드’ 콘텐츠다. 모두 재화 축적으로 강화가 가능해지는 시점에 알림이 출력되며, 각자 메뉴에서 자동 강화를 실행하면 시스템에 의해 강화가 진행되기 때문에, 효율적인 성장 방향을 찾는 고민이 상대적으로 적다.
이렇듯 유저가 직접 플레이에 개입할 여지를 줄이면 자칫 게임을 향한 몰입감이나 성취감이 줄어드는 문제가 발생하기 쉽다. <트라하 인피니티>는 그 대신 성장을 돕거나 성장을 체감할 수 있는 콘텐츠를 다양하게 준비함으로써 이런 문제를 완화한다.
주기적으로 도전 가능한 솔로/소울메이트 던전, 500층까지 스테이지가 제공되는 무한의 탑, 그리고 투기장 등의 일일 콘텐츠는 가벼운 마음으로 보상을 얻고 캐릭터 육성 상태를 체감하기에 좋다. 나아가 인벤토리에 쌓이는 재화를 주기적으로 소모해 카드·코어·아이템을 강화하면서 사냥 효율을 올려 더 빠른 성장을 도모하는 재미도 느낄 수 있다.
제작진이 주요 시스템으로 내세우는 ‘소울메이트 시스템’도 전투 효율을 직접 관리할 수 있는 콘텐츠다. 타 유저의 캐릭터 데이터를 AI 동료로 불러낼 수 있으며, 여기에 매일 지급되는 ‘소울 포인트’가 소모된다. 기본 지급량 이상을 들여 동료를 여러 명 소환할 경우 사냥 효율은 올라가지만 과금 필요성이 생기므로 유저 성향에 따라 투자 여부를 결정하면 된다.
이외에도 탈것·펫·아이템 도감 완성, 아이템 제작, 각인 시스템 등 추가적인 성장 요소가 다양하게 제공된다. 여기에 미션 패스와 업적 시스템 등으로 제공되는 여러 성장 아이템은 무과금 유저들에게도 초반 게임플레이 탄력을 부여해 흥미를 붙일 수 있도록 효과적으로 이끌고 있다.
‘무한한 성장’에 초점을 맞췄다는 제작진의 말처럼, <트라하 인피니티>는 전투력을 향상할 수 있는 각종 성장 콘텐츠를 풍부하게 준비해둔 게임이다. 유저가 이런 다양한 콘텐츠에 질리지 않고 성장의 쾌감만을 느낄 수 있도록, 치열한 고민 없이 무던한 캐릭터 육성이 가능하게 유도한 편의 시스템이 특징적으로 다가온다.
아직 플레이 초반이기에 본격적으로 체험하지 못한 사냥터 점령 등 주요 경쟁 콘텐츠와의 시너지도 기대되는 부분이다. 경쟁은 캐릭터 성장에 추가적 동기와 만족감을 부여하는 효과적 요소다.
제작진 또한 향후 군단 간 경쟁, 그리고 더 나아가서는 서버 간 경쟁 요소까지 고려 중이라고 밝힌 바 있다. <트라하 인피니티> 특유의 꾸준한 성장 시스템이 마음에 든 유저라면 차후 콘텐츠 업데이트에 기대를 걸어볼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