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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리뷰

풀코트는 성공? 프리스타일 2006 체험기

희극실행 2006-05-24 16:05:32

사실상 <프리스타일>은 슬슬 하향세를 그리고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겁니다. 2004년부터 정식 서비스를 시작한 이 게임은 그간 크고 작은 업데이트가 있기는 했지만, 그 정도로 떠나가는 유저를 잡기에는 너무 오래된 게임이었죠.

 

꾸준히 <프리스타일>을 즐겨온 유저라면 알고 있겠지만, 지난해 12월부터 업데이트 된 버전을 보면 0.99A부터 0.99O까지 넘버링이 되어왔습니다. ‘이러다가 0.99Z까지 보겠구나’ 싶을 때쯤 드디어 1.0버전에 대한 이야기가 흐르기 시작합니다.

 

1.0 버전(=프리스타일 2006)의 핵심은 서버통합과 5:5 풀코트 모드의 도입이었습니다. 말 그대로 ‘획기적인’ 업데이트죠. 3:3 위주의 게임에서 완전히 탈피해 새로운 분야로 도전하는 것이었으니까요. 또 서버통합으로 사람들도 늘어날 테니까요.

 

그리고 드디어 5월 9일 <프리스타일 2006>이 공개됐습니다. /디스이즈게임 필진 '희극실행'


 

(1) 쾌적해진 팀 매칭 시스템

 

서버 통합과 더불어 <프리스타일 2006>의 변화는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 있습니다. 바로 5:5 풀코트의 구현과 대폭 개선된 팀 매칭 시스템입니다. 5:5에 대한 얘기는 잠시 미뤄두고 매칭 시스템부터 먼저 살펴보죠. 개선된 팀 매칭 시스템의 요점은 간단합니다.

 

팀을 만들 때 팀원의 포지션을 정해서 해당 포지션만 받을 수 있도록 하는 것이죠. 때문에 빠르게 원하는 포지션을 갖춘 팀을 만들 수 있고, 당연히 강퇴로 인해서 괜한 시간이 흘러가는 것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또 기존에는 ‘바로 시작’을 누르면 무조건 방 번호가 빠른 방으로 입장했었죠. 때문에 원활한 게임진행을 위해서 빠른 번호를 선점하기 위해 노력해야 했고, 하루에도 수십 번씩 강퇴를 당하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개선된 팀 매칭 시스템에는 뭔가 특별한 조치를 해놓았는지 방 번호에 관계없이 빠른 입장이 가능합니다. 이 두 가지 변화로 인해 매치업이 굉장히 빠르게 진행됩니다. <프리스타일 2006>에서 가장 마음에 드는 부분이네요.

 

 이거 확실히 편한데, 3:3에서도 됩니다!!!

 

 

(2) 5:5 풀코트를 위한 선결조건

 

그러면 이제 미뤄뒀던 5:5 풀코트 시스템을 살펴볼까요? 지금까지 5:5 구현의 문제점으로 거론되던 부분은 시점, 대책 없이 정확한 롱패스, 그리고 포지션별 스피드 차이로 인한 백코트 속도 등입니다. 다행히도 이번 <프리스타일 2006>에서는 이 문제들에 적절한 대처방법을 내놨더군요. 하나씩 살펴볼까요.

 

먼저 여태까지 대부분의 게이머들이 사용하고 있는 골대를 바라본 시점에서 어떤 기준으로 5:5를 가능하게 하냐는 것이 문제였습니다. 어떤 기준을 따르는가가 핵심이겠죠? 이 문제는 카메라를 180° 회전시키는 것으로 해결됐습니다. 카메라가 제멋대로 돌아간다고 아우성인 유저도 있는데 옵션에서 카메라 옵션을 수동으로 놓으면 <Ctrl>키로 필요할 때 카메라 시점을 돌릴 수 있어 제법 안정적입니다. 익숙해지니 할만 하더군요.

 

두 번째로 롱패스에 실패 확률이 생겨, 속공이 매번 성공할 수는 없도록 했습니다. 하프라인의 가드를 거치지 않은 롱패스는 높은 확률로 손에서 놓치게 되더군요. 꽤 합리적이긴 하지만 3:3(반코트)에서도 이 롱패스 미스가 발생하는 것은 좀 의아했습니다.

 

그래도 골을 먹고 뒤 하필 파포가 원 패스를 주게 되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봅니다.

 

 

마지막 백코트 속도는 골을 먹고 난 후 약 3초간의 딜레이 타임을 두고 ‘센터를 제외한’ 나머지 포지션이 원 패스를 하도록 했습니다. 덕분에 센터도 공격에 가담할 수 있는 여유가 생긴거죠.

 

더불어 <스페이스바>키로 발동하는 풀코트 전용 ‘대쉬’가 생겼고, 대쉬에 영향을 미치는 능력치는 센터가 가장 높게 설정되어 있습니다. 약간 억지스럽기는 하지만 어떻게든 센터도 버림받지 않고 적극적으로 공격에 참여할 수 있네요.

 

이 밖에도 8초 바이얼레이션과 백코트 바이얼레이션 등 새로운 룰도 적용됐지만, 게임에서 그다지 중요한 사항은 아닙니다.

 

반칙 후에는 사이드에서 스타트!

 

 

(3) 5:5의 묘미는 전술구현에 있다

 

이제 5:5 풀코트 시스템의 실질적인 이야기를 해보도록 합시다. 기본적으로 체감할 수 있는 것은 역시 10명이 한번에 뛴다는 점이겠죠. 단순히 ‘10명이 코트 위에 있구나’하는 느낌보다는 정말로 실제 농구의 느낌을 받습니다.

 

이제 가드와 포워드들은 드리블로 상대의 다리를 묶어 버렸더라도 완벽한 슛 찬스를 잡기 어렵습니다. 근처의 다른 상대가 바로 백업을 오기 때문이죠. 3:3 만큼의 거리와 시간이 없습니다.

 

이것은 리바운드에서도 마찬가지입니다. 3:3에서는 골대 밑 황금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빅맨 센터'가 리바운드 싸움에서 압도적으로 유리했죠. 하지만 이제 골밑에서는 1:1의 싸움이 아니라 최소 2:2 이상의 자리 싸움이 벌어지게 되고, 그에 따라 전략도 다양해졌습니다.

 

기존처럼 한 명의 빅맨이 황금자리를 차지하고 주변에 다른 빅맨이 미들존까지 수비를 맡는 방법(배치로 보자면 二자 모양)이 있는가 하면, 두 명의 빅맨이 골밑을 八자 모양으로 사이 좋게 나눠가지는 형태도 등장하게 된 것이지요.

 

5명이 뜁니다. 마구잡이로는 이길 수 없죠.

 

 

사실 위의 두 배치는 딱히 어느 쪽이 정석이랄 게 없습니다. 공이 튀는 두 구역을 독점하는 형태인 八자 배치는 리바운드에는 강하지만 속공에는 약합니다. 수비 리바운드를 잡고 공격에 들어갈 때 상대 빅맨의 페이스 업에 막힌다면 공격에 가담하기도 어렵고, 자칫하다간 패스 미스(롱패스 미스)로 이어지기도 합니다.

 

사실 좀 짜증이 납니다만, 바로 이런 다양한 ‘상황’들을 마주한다는 것 자체가 기존의 <프리스타일>이 갖고 있던 한계를 깼다고 볼 수 있습니다. 가드의 3점슛과 빅맨의 리바 싸움이 게임의 90%를 차지했던 3:3 보다 훨씬 다채로운 상황과 전술을 만날 수 있거든요.

 

 

(4) 일반 유저와는 더 멀어지는 것이 아닌가?

 

그렇지만 5:5가 3:3에 비해 절대적으로 재미있는 것만은 아닙니다. 따지고 보면 5:5는 3:3보다 제약이 심한 편이지요. 게임이 전술적으로 변하면서 더 바쁘고 어려워졌습니다. 가드들은 <Q>와 <E>키로만 사용할 수 있었던 직접패스에 <Z>와 <C> 키까지 동원해야 합니다. 손도 슬슬 바빠지고 어느정도 시간이 지나면 머리에 쥐가 납니다. (-_-);;

 

가뜩이나 느려서 리바운드 자리를 파고들 때조차 '생고생'을 해야했던 센터들은 이제 대쉬로 코트를 횡단해야 합니다. 잠시라도 쉬면 팀원에게 무슨 소리를 들을지 모릅니다. 전반 3분, 후반 3분 사이 잠깐의 작전타임을 제외하면 쉴 틈도 없습니다. 그나마 이 시간도 건너뛰기(스킵) 일쑤라서, 레벨이 꽤 높은 저도 5:5 풀코트를 세 판쯤 달리면 눈이 아릴 정도로 피곤해집니다.

 

그나마 강제종료가 적은 것은 후한 포인트 덕이 아닌가 싶군요. 

 

 

고레벨들도 이런 지경인데 초보유저들은 더욱 어렵겠죠. 5:5를 재미있게 즐기려면 각 팀원들이 게임에 익숙해야 하는 것은 물론이고, 농구 자체에 대해 어느 정도 개념(?)이 잡혀있어야 하거든요.(30레벨이 넘어도 패스 개념이 없는 유저가 널렸습니다).

 

더군다나 16레벨 이전에는 팀의 '브레인'이라 할 수 있는 포인트 가드도 없고, 달리기 속도도 무척 느립니다. 코트만 오가다 끝나거나, 할 맘이 사라진 한 명의 강종(강제종료)으로 인해 게임이 끝나는 경우가 대부분이더군요. 사실 5:5 모드는 최소한 16레벨 이상부터 도입하는 게 어떨까 생각해봅니다.

 

 

(5) 천리 업데이트도 '한 랙'부터

 

하지만 <프리스타일 2006>이 돼도 변하지 않은게 있으니! 바로 잦은 튕김 현상과 전혀 개선되지 않은 랙 현상입니다. 5:5에서는 인원수가 늘어난 만큼, 한 사람의 열악한 회선 상태 때문에 다른 9명이 렉에 떨어야 하는 일이 빈번해졌습니다.

 

주고 받아야 할 데이터가 많기 때문인지 서버랙으로 의심되는 상황도 굉장히 많고요. 대충 10게임 중 6게임은 랙으로 인해 정상적인 게임진행이 어려웠습니다.

 

또, 대대적으로 선전했던 ‘서버 통합’이 제대로 된 통합이 아니었다는 점은 유저의 분노를 사기 충분했습니다. 기존 조이시티와 파란 서버는 각기 청룡∙백호 올스타즈로 이름만 바꾼 채 따로 운영됐기 때문입니다.

 

그야말로 통합은 빛 좋은 개살구라 할까요? 아마 앞으로도 이런 상태는 계속 이어질 것 같습니다. 앞으로 등장할 업데이트 중 ‘e포츠 시스템’이란 것은 여태까지처럼 두 서버를 대결시켜야만 가능한 것이니까요. 유저들이 바라던 완벽한 하나의 서버란 아마도 불가능할 것 같네요.

 

그냥 조이 올스타, 파란 올스타 해도 이상할 거 없는데?

 

 

마지막으로 그 놈의 핵! 3:3에서도 굉장히 심각했지만, 5:5에서는 더 합니다. 단순히 인원이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얘기하기에는 너무나 웃긴 상황들이 많아요. 핵은 점점 더 퍼지고 있는데 마땅한 대비책은 없습니다. 심지어 개발팀에 핵에 손을 든 것 아닌가 하는 착각조차 들 정도군요.

 

기본에 충실하라는 말이 있습니다. 물론 이번 <프리스타일 2006>은 많은 변화점과 가능성을 보여주면서 앞으로 이 게임의 앞날을 밝게 해줄 중요한 업데이트죠. 하지만 먼저 랙이나 핵 같은 아주 기본적인 문제점들부터 해결해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게 선결되지 않으면 아무리 좋은 콘텐츠가 나와도 빛을 잃을 테니까요. 이번의 경우처럼 말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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