많은 기대를 모으고 있는 풋살 온라인게임 <레드카드>가 지난 6월 1일부터 오픈베타테스트를 시작했습니다. 지금까지 TIG에서는 <레드카드>에 대한 체험기가 없어서 의아해하는 독자분들이 많았으리라 생각합니다. 사실은 1차 클베에서는 제 사양 때문인지 제대로 접속이 되질 않았고, 그 이후의 테스트에서는 언론매체에 계정을 주지 않더군요. (-_-) 프리오픈에서야 플레이를 할 수 있었고 어느 정도 생각이 정리된 지금에야 이렇게 체험기를 올리게 되네요. 많이 늦어진 점 우선 사과드리겠습니다.
이번 체험기는 우선 오픈베타에서의 <레드카드>가 어떤 게임인지에 대해 살펴보고, 아쉬운 점을 적어봤습니다. 새로운 업데이트가 나오면 체험기로, 또 새소식은 취재와 인터뷰로 계속해서 상황을 전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기대해 주세요. /디스이즈게임
접속부터 방까지
먼저 말해둘 것은 이 게임은 유난히 사양을 탄다는 것입니다. 이유 없는 랙을 겪는 경우가 많고, 특히 지포스 MX 계열의 그래픽카드에서는 버텍스쉐이드 문제로 게임이 아예 실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맘 상하지 말고 미리 공지사항과 최소사양, 게시판을 살펴본 후에 인스톨하세요. (^^)
게임에 들어가면 우선 자신이 플레이할 캐릭터와 포지션을 정하게 됩니다. 현재 캐릭터는 홀쭉이 남녀(준과 제나), 빡빡이 꼬마(샤오), 뚱땡이 거인(가토) 등 4가지가 준비되어 있습니다. 캐릭터 별로 능력치가 조금씩 다른데, 아직 게임에서 뚜렷하게 느낄 수 있는 수준은 아닙니다. 또 캐릭터의 모션도 한 가지를 빼고는 모두 같아서 특징을 느낄 수 없습니다. 포지션도 마찬가지입니다. 이전 인터뷰에서 언급된 것처럼 초보시절에는 포지션이나 캐릭터별 특징이 거의 없는 것 같습니다.
위 그림은 캐릭터를 고르면 보여지는 화면입니다. ‘레카몰’에서는 머리모양이나 신발 같은 꾸미기 아이템을 구입할 수 있고, ‘내옷장’에서 구입한 옷을 입을 수 있습니다. 익살스러운 캐릭터의 모습이 재미있네요. 아직 스킬샵은 열리지 않았으니까, 바로 로비로 넘어가 봅시다.
로비에서는 방을 만들거나 이미 만들어진 게임에 입장할 수 있습니다. <카트라이더>나 <프리스타일> 같은 캐주얼 게임들의 방식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1:1에서 3:3까지 지원되고, 골키퍼는 AI가 전담합니다. 나중엔 골키퍼까지 유저가 고를 수 있다고 하는데, 아직은 지원되지 않고 있습니다.
수비와 공격
조작은 매우 간단한 편입니다. <W> 키로 대쉬(빠르게 달리기), <A>로 로빙패스와 차지, <S> 키로 땅볼패스와 슬라이딩 태클, <D>는 슈팅, <F>는 스페셜 슛 등입니다. 이외에 사포와 마르세유 룰렛 등 3개의 개인기 키가 기본으로 지원됩니다.
게임 시스템 역시 단순 명료합니다. 우선 인터셉트가 없으니 패스가 중간에 끊길 염려는 없습니다. 대신 패스를 받을 선수에게 태클(쓰러짐)이나 차징(행동불능)을 성공하면, 연결되지 못한 공이 그냥 흘러가죠. 상대 공격수가 공을 가지고 있는 경우에도 마찬가지 입니다. 이 태클과 차징이 기본적인 수비 방식이 되겠네요.
슈팅은 좀 독특합니다. <D> 키를 누르고 있으면 슛게이지가 높아지면서 슈팅의 세기가 결정되기 시작합니다. 이때 방향키를 누르면 슈팅의 방향을 정할 수 있죠. 게임화면 아래쪽에 보면 마치 골대와 같은 표시가 보이는데, 이것이 슈팅의 방향을 나타냅니다. 방향을 고려하지 않고 그냥 슈팅을 날리면 99% 골키퍼가 막아내거나 골대 밖으로 빗나갑니다. 적절하게 골대와 골키퍼 사이를 노려야 해요. 이걸 모르는 초보들이 많이들 좌절하곤 하죠.
공격 방식은 크게 3가지로 나눠집니다. 우선 센터링을 올리고 이를 헤딩슛이나 시저스킥으로 연결하는 방식이 있습니다. 가장 일반적인 공격방식이고 매우 효과적입니다. 골키퍼에 다가갈수록 성공확률이 줄어드니, 조금 떨어진 곳에서 각도를 30~40도로 유지하면서 시도하면 80~90% 성공할 수 있습니다. 때문에 수비수들은 공격수가 이런 자리를 차지하지 못하도록 방해하고, 자리를 빼앗기면 태클로 미리 넘어뜨립니다. 아예 헤딩을 못 하게 하는 거죠.
두 번째 방식은 ‘각슛’ 혹은 ‘중슛’이라고 부르는데 일반 슈팅을 이용한 것입니다. 앞에서 얘기한 슈팅방식처럼 골키퍼와 골대 사이를 정확히 노려서 중거리 슈팅을 날리는 것이죠. 굉장히 성공률도 높고 예측하기도 힘들기 때문에 고수들은 대부분 이 슈팅을 사용합니다. 이상하게도 골키퍼가 잡아내지 못하는 각도와 방향이 있거든요. 사실 AI의 허점을 이용하는 일종의 ‘꼼수’라고 할 수 있죠.
세 번째 방식을 설명하려면 우선 스태미너 게이지부터 언급해야겠군요. 스태미너 게이지는 평소엔 조금씩 차오르다가 대쉬를 사용하면 급격하게 줄어듭니다. 스태미너 게이지가 다 차면 스페셜 슛을 사용할 수 있는데, 일반 슛보다 훨씬 높은 성공률을 자랑합니다. 하지만 스태미너 게이지는 매우 느리게 차오르므로 최대한 상대 수비수를 피해 다니면서 게이지를 쌓는 과정이 필요합니다. 3:3 같은 경우에는 수비수만 대쉬를 이용해서 뛰어다니면서 상대를 저지하거나 후방 공격을 담당하고, 공격수는 아예 중앙성 근처에서만 왔다갔다 하면서 게이지를 아꼈다가 스페셜 슛을 날립니다. 이상 3가지 전략이 <레드카드>의 주요 공격 방법입니다.
물론 그 외에도 공중볼이 올라올 때 바로 패스키를 누르면 논스톱 패스가 되고(이때는 태클을 당하지 않습니다), 벽에 공을 튕겨서 패스하면 상대 수비를 혼란시킬 수 있는 등 자잘한 시스템도 많습니다.
평가 시스템
게임 중에는 1분마다 플레이어의 플레이 성향을 AI가 파악해 ‘칭찬 시스템’이 발동됩니다. 골을 많이 넣으면 ‘골게터’라는 식이죠. 하지만 워낙 정신없이 게임이 진행되는 데다가, 칭찬 시스템이 너무 작게 표시되서 잘 보이지는 않습니다. 아쉬운 부분이죠.
게임이 끝나면 득점, 도움, 태클, 비매너 등 플레이어의 성적을 보여주고 득점왕과 MVP를 선정합니다. 득점왕은 당연히 많은 득점을 올린 사람에게 돌아가고, MVP는 도움과 태클까지 모두 합쳐서 가장 훌륭한 플레이를 보인 사람이 선정됩니다. 다행스럽게도 MVP가 득점왕보다 높은 보상을 받으므로 수비수나 미드필더들도 자신의 포지션에 맞는 플레이를 펼치게 됩니다.
오픈베타테스트, 너무 이르지 않았나?
<레드카드>는 여태까지 세 번의 큰 테스트를 가졌습니다. 2월 말에 시작된 1차 클베테스트는 접속에 관한 문제 때문에 별 화제가 되지 못한 채 넘어갔습니다. 그 이후에는 클베테스트 없이 ‘레드데빌’이라는 서포터만 참가하는 소규모 테스트만 진행됐습니다. 그러더니 5월 18일에는 갑자기 프리오픈테스트, 6월 1일부터는 오픈베타테스트가 시작됐지요. 뭔가 이상한 일정 아닙니까?
1차 클베에서는 접속문제 때문에 제대로 테스트가 진행되지 않았고, ‘레드데빌’과 함께했던 테스트들에 매체 기자(저를 포함해) 등 외부인이 전혀 참가하지 못했죠. 사실상 <레드카드>는 제대로 된 클베 한번도 없이 오픈베타테스트에 들어간 셈입니다. 도대체 왜 그랬을까요?
이유가 어쨌건 그 후유증은 프리오픈테스트에서 심각하게 드러났습니다. 이 테스트에서 <레드카드>는 1차 클베 수준밖에 안 되는 어이없는 모습을 보여줬습니다. 방을 만들 때 2:2로 만들었으면 방을 없애지 않는 이상 1:1이나 3:3으로 바꿀 수가 없었습니다. 맵이나 공의 종류는 당연히 못 바꾸죠. 강퇴가 없어서 비매너, 접속불량 유저(레디를 하지 않는 등)가 있으면 그 방의 나머지 인원 전체가 나가는 수밖에 없었습니다. 1차 클베에서의 접속 문제는 프리오픈 둘째날까지 계속 이어져 접속이 안 되거나, 유저간의 싱크가 맞지 않는 경우가 태반이었습니다. 10경기 중 6~7 경기는 노게임으로 무산됐죠. 말 그대로 1차 클베 수준이었습니다.
그래도 1일부터 시작된 오픈베타테스트에서는 많은 문제들이 해결됐습니다. 랙도 거의 잡혔고, 강퇴나 인원에 대한 조정도 가능했습니다. 하지만 이제야 게임의 기본적인 틀이 잡혔을 뿐입니다. 게임 시스템은 아직 엉성하고, 스킬 시스템도 아직 안 나왔고, 게임 아이템은 가짓수가 너무 적습니다. 20~30레벨이면 세미 리그와 1차 승급이 이뤄진다고 했는데, 아직 게임 속에서는 그럴 기미가 보이지 않습니다. 한 마디로 일정에 비해 개발이 한참 뒤쳐져있는 것이죠.
몇 가지 예를 들어볼까요? 이 게임에서는 캐릭터끼리 부딪히면 서로 반대방향으로 움직일 때까지 행동불능 상태가 됩니다. 캐릭터 간의 충돌 계산이 제대로 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겠죠. 또 태클 등으로 공이 캐릭터에게서 떠난 경우, 그 공을 잡기는 굉장히 어렵습니다. 공이 흐르는 주위를 뱅뱅 돌아야 해요. 공과 캐릭터의 싱크가 맞지 않는 이유일 것입니다. 현재 고수 유저와 초보를 가르는 것은 ‘중슛’의 사용여부로 가늠됩니다. 꼼수가 초보와 고수를 가르는 기준이 된 거죠. 테스트로 밸런스를 맞춰주지 않았기 때문일 겁니다.
무슨 이유로 일정을 그렇게 서둘렀는지는 알 수 없습니다. 월드컵 관련 마케팅 때문이거나 개발팀의 문제일거라고 추측할 뿐이죠. 하지만 분명히 얘기할 수 있는 것은 지금 <레드카드>가 안고 있는 문제점은 대부분 이미 개선됐어야 했다는 것입니다. 훨씬 많은 가능성을 가지고 있었음에도 너무 서두른 것이 게임의 생명을 깎아먹고 있다는 느낌입니다. 공휴일 밤에도 50개 남짓밖에 열리지 않은 방의 개수가 그 증거가 아닐까요? 제대로 게임에 적응할 새도 없이 떠나가는 신규유저들을 보면서 제 마음이 다 아프더군요.
빠른 정상화를 바라며
<레드카드>는 훌륭한 게임이 될 가능성을 충분히 갖춘 게임입니다. 무엇보다 게임의 배경을 이루는 그래픽아트가 훌륭했고, 인터뷰에서 밝힌 것처럼 깜짝 놀랄만한 참신한 시스템들이 준비되어 있었습니다. 특히 레드데빌 등 서포터의 충성도가 매우 높고 ‘금방 좋아지겠지’라는 기대감을 가진 유저들이 아직도 많다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겠죠.
어떤 이유에서 지금과 같은 상황이 벌어졌는지도 모르겠습니다(모르는 것투성이군요 ^^). 월드컵 개최 시기를 맞추기 위해서인지, 마케팅적인 이유인지, 개발팀의 이유인지 모릅니다. 하지만 게임 프로젝트의 기본은 당연히 게임의 완성도겠죠. 지금도 게시판 곳곳에서 개발팀을 옹호하고 응원하는 레드데빌 서포터들을 생각해서라도 하루 빨리 원래 기획대로의 모습으로 돌아와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