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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리뷰/리뷰

[TIG 퍼스트룩] 귀여운 외계생물과 함께하는 구조활동 ‘피크민 4’

송영준(비홀더) 2023-09-04 09:34:06
세상은 넓고 게임은 많습니다. 정보가 넘쳐나는 시대, 18년 역사의 게임 전문지 디스이즈게임에서 어떤 게임이 맛있는지, 맛없는지 대신 찍어먹어드립니다. 밥먹고 게임만 하는 TIG 기자들이 짧고 굵고 쉽게 여러분께 전해드립니다. TIG 퍼스트룩!  

 

"차기 마리오는 피크민이다."

 

무려 미야모토 시게루 본인이 '피크민' 시리즈를 보며 직접 한 말이다. 정말로 피크민이 차기 마리오가 될 수 있을지는 아무도 알 수 없지만, 그만큼 '피크민' 시리즈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것만큼은 알 수 있는 발언이었다.

 

닌텐도가 피크민을 중시하는 기류는 6월 21일, 닌텐도 다이렉트에서도 보였다. 다른 게임들이 평균 1~2분 정도 소개하는 동안 혼자서 4분에 가까운 시간 동안 게임을 소개했다. 이번 닌텐도 다이렉트에서 가장 오랜 시간 소개했던 게임이었다. 그만큼 남다른 비중을 차지했던 게임이라고 말할 수 있겠다. 닌텐도가 이 정도로 밀어준다면, 어떤 게임인지 궁금한 사람이 제법 있지 않을까.

 

7월 21일, 드디어 신작이 나왔다. 외전도 아닌 정식 넘버링이다. 기자가 체험판부터 시작하여 본편까지 빠르게 ‘찍먹’ 해봤다.

 



 

# 조난당한 대원을 구하러 온 주인공

 

게임은 <피크민 1> 주인공, ‘캡틴 올리마’가 모종의 이유로 PNF-404 행성에 조난당한 시점에서 시작한다. 행성의 생물로부터 잃어버린 무전기를 회수한 올리마는 자신의 조난 신호를 전 우주에 보낸다. 이후 올리마를 구출하기 위해 구조대원들이 행성으로 떠나지만, 대원들마저 같이 조난당한다.

 

다른 구조대원들이 전부 조난당한 와중 홀로 본부에 남아있던 신입 대원이 주인공이다. 캡틴 올리마를 비롯하여 조난당한 대원을 모두 구하는 게 게임의 목표다.

 

행성에 도착하면 게이머는 우주견 와치와 지면에 꽂혀있는 수상한 생물을 만난다. 풀잎인데 뿌리가 심상찮다. 풀잎을 잡고 뽑아보니 웬걸, 아담한 체구를 가진 수수께끼의 생물이 나타난다. 이 신기한 생물은 뽑히자마자 주인공을 ‘주인’처럼 대한다. 이 생물이 바로 피크민이다.

 

캡틴 올리마(우)와 모스(좌)

 

# 게임에서 피크민은 어떤 역할을 맡을까?

 

게임에서 피크민은 일종의 유닛이다. 게임 무대 곳곳에 퍼져 있으며 대부분 바닥에 박혀있다. 이들을 바닥에서 뽑아내면 아군으로 활용한다. 한 번에 데리고 다닐 수 있는 피크민의 수는 한정되어 있다. 나머지는 피크민 전용 둥지인 오니용에 보관한다.

 

이들은 무리 지어 주인공의 적인 원주생물을 물리치거나, 무거운 물건을 옮긴다. 끊어진 다리를 이어 거점으로 향하는 지름길을 만들기도 한다.

 

피크민은 각기 다른 색깔로 나뉜다. 색깔별로 장단점도 다르다. 처음 주어지는 빨강 피크민은 불에 강하며, 공격력이 다른 피크민에 비해 다소 강한 편이다(가장 강한 건 아니다). 대신 물에서 헤엄을 치지 못한다. 전기에도 약하다. 반면 얼음 피크민은 불에 약한 대신 물이나 원주생물을 얼린다.

 

피크민의 특성은 게임의 레벨 디자인과 결부되어 시너지를 낸다. 게임의 무대는 크게 지상과 지하로 나뉜다. 특히 지하는 컨베이어벨트, 용암, 높은 절벽 등 각기 다른 기믹의 퍼즐로 구성된 일종의 던전이다. 퍼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피크민이 필요하다. 수로에 있는 물로 인해 일반적으로 지나갈 수 없는 경로가 있다고 치면, 얼음 피크민을 통해 물을 얼려 점프할 수 있는 발판으로 만든 다음 지나가는 식이다.

 

수로에 얼음 피크민을 던지면
물이 얼어서 점프할 수 있는 발판이 된다.

# 접근성은 OK, 아이템 수집하는 재미도 OK

 

<피크민 4>를 리뷰한 매체가 공통으로 꼽는 장점이 접근성이다. 전작에 비해 초보자가 입문하기 쉬워졌다는 평이다. 기자 역시 ‘찍먹’만 해봤지만, 마찬가지 생각이다. 새로운 능력, 아이템을 얻거나 지역에 들어갈때마다 나오는 설명은 게임 속 태블릿에 기록되어 언제든 찾아서 읽을 수 있다. 설명도 간결하며 이해하기 쉽다.

 

난도도 쉬워서 초보자가 입문하기 좋다. 적어도 초반에 나오는 원주생물들은 약하기에 수십 마리씩 달라붙는 피크민의 파도를 당해낼 수 없다. 보스급 원주생물도 마찬가지다. 끊어진 다리나 주인공 및 와치 업그레이드에 쓰이는 자재도, 초반에 탐색을 진행하며 많이 모아둔다면 크게 부족하지 않다. 공급되는 자원의 양에 비해 사용할 난관이 많지 않으니, 자연스럽게 게임은 쉽게 느껴진다.

 

굳이 흠을 찾자면 조작 버튼을 게이머가 따로 설정할 수 없다는 점이다. 가령 일부 벽이나 장애물은 우주견 ‘와치’의 돌진 능력으로 부숴야 하는데, 항상 방향키를 아래로 향한 상태에서 X키를 눌러야 한다. 어려운 조작은 아니나 다소 ‘불편’하다.

 

탐색의 재미도 있다. 지상과 지하 곳곳에는 수많은 자재와 보물이 있다. 주인공의 능력을 업그레이드하거나 새로운 지역을 개방하는 데 쓰인다. 귀여운 피크민들이 힘을 합쳐 보물을 옮기는 모습을 보다 보면 이 게임 장르가 힐링 게임이라는 생각도 든다. 보는 재미도 있고 탐색의 보상도 확실하니 게이머가 지속적으로 게임을 플레이해 나갈 동기가 된다.

 

던전에서 쓰이는 새로운 기믹 설명. 힌트 부분에 노란색으로 강조 표시를 해둔다.

 

피크민이 보물을 옮기는 장면.

 

# 양날의 검일지도? 게임 초반 전략성은 글쎄...

 

단점이라고 보기는 애매하지만, 개인적으로 아쉬웠던 점은 게임 초반의 전략성이다. 원주생물도 약하고 퍼즐도 단순했다. 게임을 어느 정도 진행하다 보면 수백 마리 이상의 피크민이 오니용에 쌓인다. 초중반에 데리고 다닐 수 있는 피크민은 고작해야 100마리도 채 되지 않는다. 게임 내에 시간을 돌리는 기능도 있어서 피크민을 다수 잃더라도 ‘도르마무’해버리면 그만이다. 이 게임의 전략성은 자원관리에서 나오는데, 주어지는 자원이 너무 많으니 게임 초반에는 전략성이라는 게 느껴지지 않았다.

 

다만 이는 이해할 수 있는 디자인이다. 구작과 달리 접근성을 높이기 위한 전략일 수도 있기 때문이다. 가령 초기작에는 30일 시간제한이 있었다. 30일 만에 최소 25개의 우주선 부품을 수복해야 행성에서 무사히 탈출 가능하다. 제한 시간 내에 중요 부품을 수복하기 위해 게이머는 최대한 효율적으로 동선을 짜고, 적재적소에 피크민을 활용해야만 했다. 그래야 배드엔딩을 보지 않을 수 있었으니까.

 

이런 디자인은 자원관리 측면에서 게임의 전략성을 높였지만, 그만큼 난이도도 어려웠다. 게임을 클리어하기 위해서는 빡빡한 계산이 필요했다. 초보자가 접근하기에는 마이너스다.

 

<피크민 4>에서는 적어도 초반에 그럴 일은 없다. 구작에 있었던 시간제한이나 음식 제한 같은 요소는 없다. 어려운 영역은 후반부에만 나온다. 요즘 트렌드라 할 수 있는 이지 투 스타트, 하드 투 마스터에 부합하는 게임이니, 게임 초반의 전략성 부족은 사람에 따라서 장점이 될지도 모른다.

 

처음에 데리고 갈 수 있는 피크민은 고작 30마리다.

피크민 군단.

 

줄곧 이 시리즈에 관심이 있었던 게이머라면, 이번 기회에 한 번 입문해 보는 것도 재밌지 않을까?

 

 

▶ 추천 포인트

 

1. 초반 쉬운 난이도, 친절한 설명으로 인해 접근하기 좋음

2. 귀여운 캐릭터와 친근감 있는 게임 분위기

3. 탐색에 대한 보상도 확실

 

▶ 비추 포인트

 

1. 전략게임이라더니 후반부 가기 전까지 전략성은 글쎄...

2. 아이템 수집 과정이 조금 지루하게 느껴질지도

 

▶ 정보

 

장르: 실시간 전략 퍼즐 어드벤처

가격: 64,800원(닌텐도 e샵 기준)

한국어 지원: O

플랫폼: 닌텐도 스위치

 

▶ 한 줄 평

귀여운 피크민과 함께 탐험하는 과정이 돋보였던 게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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