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비온 온라인>은 샌드박스 MMORPG로, '자유도'(샌드박스)가 특징인 게임이다. 튜토리얼을 마치고 나면 명확한 퀘스트 라인이 없다. 플레이어는 농사, 채집, 사냥, PvP 등 방대한 콘텐츠 중 원하는 것을 정해 '롤 플레잉'을 즐기며 <알비온 온라인>의 세계에 빠져들 수 있다.
경제부터 전쟁에 이르기까지 <알비온 온라인>은 플레이어가 다양한 콘텐츠를 즐기며 주고받는 상호작용의 결과로 이루어졌다. '사망하면 모든 아이템을 잃는다.'는 원칙을 바탕으로, 모든 게임 내 재화는 유저가 획득하거나 생산한 결과이다. 일견 <울티마 온라인>이나 <이브 온라인>이 떠오르는 대목이기도 하다.
<알비온 온라인>은 신규 업데이트 <와일드 블러드>에서 또 어떤 '재미'를 내세웠을까? 출시 6년 차를 맞은 <알비온 온라인>에 어떤 변화가 있는지, 테스트 서버에서 직접 플레이해 봤다. /디스이즈게임 안규현 기자
추적은 몬스터의 흔적을 쫓아 사냥하는 콘텐츠다.
추적은 특정 몬스터를 사냥하기 위해 오픈월드 필드를 탐색하는 새로운 콘텐츠다. 추적 대상 몬스터를 사냥하게 되면 <와일드 블러드> 업데이트에서 새로 추가되는 장비 및 물약의 재료를 드랍한다.
추적 콘텐츠를 즐기기 위해서는 우선 도구 제작자에게서 추적 키트를 제작해야 한다. 추적 키트는 PvP 가능 지역인 레드 존과 블랙 존에서 사용할 수 있으며, 사용하게 되면 주변에 추적 대상 몬스터의 흔적을 표시해 준다. 더 높은 티어의 추적 키트를 사용하면 탐색 범위가 늘어난다.
가장 높은 티어인 8티어 추적 키트의 탐색 범위
흔적을 확인하면 추적이 시작된다.
추적 가능한 몬스터는 ▲그림자 표범 ▲실비안 ▲정령 곰 ▲늑대인간 ▲지옥불 임프 ▲룬스톤 골렘 ▲던버드 7가지로, 흔적을 탐색하면 해당 몬스터를 추적하는 과정이 시작된다. 흔적에 커서를 올리면 파티 요구 인원(그룹 크기)을 확인할 수 있으며, 추적하는 플레이어가 많을수록 진행 속도가 빨라진다. 요구 인원을 충족하지 못하면 아무리 강해도 해당 추적 콘텐츠는 진행할 수 없다. 물론 혼자서 진행할 수 있는 추적도 있다.
흔적을 찾게 되면 다음 목적지가 주어지고, (플레이어에 추적 숙련도에 따라 정해지는) 일정 확률로 대상 목표를 마주하거나 다시 한번 흔적을 탐색하는 과정을 거치게 된다. 대상을 마주칠 확률은 플레이어의 추적 숙련도가 높아질수록 올라간다.
추적 콘텐츠 자체는 PvE로 이뤄지지만 이와 관련하여 PvP도 활발히 벌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추적 콘텐츠는 여러 지역에 걸쳐 진행해야 하는 경우가 많았다. 추적 콘텐츠가 진행되는 레드 존과 블랙 존은 PvP 구역으로 다른 플레이어의 공격을 받고 사망할 경우 보유한 모든 아이템을 잃어버릴 수 있으니 소속 길드원들과 힘을 합칠 필요도 있을 듯하다. 콘텐츠 진행이 빠른 편이 아니기에 갱킹(약탈)의 위험이 커 더욱 그러하다.
전투가 길어지면 목표 대상이 도망치는 경우도 발생하는데,
허망한 마음을 품고 다시 쫓아가야 한다.
<와일드 블러드>에서 새로 추가된 여행 모드(지도 오버레이) 기능도 도움이 됐다.
<알비온 온라인>은 전통적으로 '내가 입는 것이 나를 결정하는' 장비 시스템을 추구하고 있다. 일반적인 강함의 척도인 레벨이 아니라, 장비를 착용하고 활동함에 따라 오르는 숙련도와 그에 따라 해제되는 상위 티어 장비의 아이템 위력이 <알비온 온라인>에 있어 강함의 척도다.
이번 <와일드 블러드> 업데이트에서 새로 추가되는 '셰이프시프터 스태프' 무기군은 <알비온 온라인>의 장비 시스템을 확장하려는 흥미로운 시도로 보인다.
셰이프시프터 스태프는 ▲그림자 표범 ▲실비안 ▲정령 곰 ▲늑대인간 ▲지옥불 임프 ▲룬스톤 골렘 ▲던버드 총 7개 형상으로 변신할 수 있는 스태프가 각각 존재한다. 이 형상 목록은 추적 콘텐츠의 목표 몬스터들이기도 한데, 추적해서 잡은 몬스터가 드랍하는 재료를 모아 해당 몬스터로 변신할 수 있는 장비를 만들 수 있는 것. 각 형상들은 탱커, 딜러, 힐러 등의 역할을 수행할 수 있도록 능력치와 스킬이 구성되어 있다.
셰이프시프터 스태프는 속도감 있는 조작이 특징이다. 일단 변신 상태에서 2개의 스킬이 추가되는 만큼 기본적인 스킬 개수가 많다. 더욱이, 셰이프시프터 스태프는 변신하지 않은 상태에서 적에게 스킬을 적중시켜 '변화 스택'을 모으고, 변신 상태에서 모아뒀던 변화 스택을 소모해 강력한 스킬을 사용할 수 있는 구조이다. 따라서 자연스레 인간 형태와 변신 형태를 넘나들며 스킬을 계속해서 사용하게 된다. PvE와 PvP를 모두 즐겨봤는데, 대부분이 논타겟 스킬인 덕에 '손맛'은 확실했다.
각 형상에는 변신 시 능력치가 정해져 있어 본체의 장비 세팅은 비교적 자유로운 편이다. 레벨이 아니라 장비(와 숙련도)를 기준으로 강함이 결정되는 <알비온 온라인>의 시스템상, 변신 형상을 통해 딜러, 힐러, 탱커를 모두 오갈 수 있는 셰이프시프터 스태프는 초심자 입장에서도 분명한 유인이 있다.
셰이프시프터 스태프 무기군을 사용함에 따라 오른 숙련도를 바탕으로 다양한 역할군을 쉬이 수행할 수 있기 때문이다. 테스트 서버 기준, PvE와 PvP 모두 굉장히 강력한 성능을 보여 커뮤니티에선 밸런스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나왔을 정도다.
오그리마... 아니, 브릿지워치 앞마당에서 열심히 PvP를 해본 결과 강력한 성능을 보여줬다.
<알비온 온라인>을 즐기다 보면 채팅 서버에서 "게임에서도 일을 해야 한다니" 등의 우스개소리를 종종 볼 수 있다. 그만큼 <알비온 온라인>의 생활 콘텐츠는 중요하다. 개발진에 따르면 아예 전투는 하지 않고 생활 콘텐츠와 교역 만으로 게임을 즐기는 유저들도 있을 정도다.
플레이어 입장에서 농사, 목축 등의 생활 콘텐츠는 기반을 다져두면 적은 품을 들여 고정적인 수입을 거둘 수 있는 좋은 돈벌이 수단이다. 소모품, 사망 시 망실되는 장비 등 자원에 대한 실제 수요를 꾸준히 만드는 게임의 경제 시스템이 시세를 유지시키기 때문이다.
필드에서 이뤄지는 채집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생활 콘텐츠는 개인 섬에서 이루어진다. 개인 섬에는 집을 지어 리스폰 장소로 지정할 수 있고, 노동자를 고용해 사냥 등의 활동을 하는 것도 가능하다.
<와일드 블러드> 업데이트에선 각 섬이 위치한 도시의 지역적 특색을 느낄 수 있도록 하는 그래픽 변화와 더불어 생태계를 반영하도록 업그레이드된다. 가령 사막 지역인 브리지워치(Bridgewatch) 지역의 섬은 더위를 피할 수 있는 울창한 오아시스와 같은 모습으로 변경됐다. 또한, 옥수수가 다른 지역에 비해 잘 자라며 염소를 도축할 시 추가 부산물을 얻을 수 있다. <알비온 온라인>에서는 대도시 간 시장이 별도로 운영되기 때문에, 지역 간 재화 생산량에 차이가 발생하며 교역이 더욱 활성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테스트 서버가 아닌 본 서버(알비온 동부)에는 어느 시간에도 유저가 정말 많다.
'롤 플레잉'이라는 RPG의 본분에 충실한 <알비온 온라인>, '찍먹'하기엔 지금이 적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