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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IGDC2023] 출근길 신도림역의 인파가 3D 물리 게임이 되기까지

'플로우 오브 사운드' 개발한 모닝 버드 스튜디오의 '진의수' 개발 총괄

신동하(그리던) 2023-09-28 11:58:56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올해의 인디게임은 무엇이 있을까요?​

매년 독창적인 게임 콘텐츠를 소개하는 '글로벌 인디 게임제작 경진대회(이하 GIGDC)가 올해에도 진행되었습니다.

GIGDC는 한국콘텐츠협회와 게임개발자협회가 직접 주관하는 게임 공모전입니다. 수상자에는 '대상'의 수상자에게는 500 만원의 상금과 함께 '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이 수여됩니다. 그렇기에 이 공모전에서 입상한 게임은 '국가대표 인디게임'이라고 불리기도 합니다. TIG에서는 올해 GIGDC에서 수상한 스무 곳의 개발팀의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이번 기사에서 소개할 팀은 모닝버드 스튜디오입니다. 팀은 '진의수 개발 총괄'이 모든 것을 관리하는 1인 개발사로 물리 퍼즐 게임인 <플로우 오브 사운드>를 개발하여 GIGDC에서 기획 부문 대학부 대상을 수상했습니다.

<플로우 오브 사운드>는 돋보이는 아트와 사운드로 올해 부산 인디 커넥트 페스티벌에서도 노미네이트되기도 했는데요. 지하철 환승역의 풍경에서 영감을 받은 사연부터 새로운 기술을 도입하며 겪은 어려움까지 인디 게임 개발의 면면을 살필 수 있었습니다.







◎ 게임명:​ <플로우 오브 사운드>​​

◎ 개발사:​ 모닝버드 스튜디오​

◎ 장르:​ 3D 물리 퍼즐

◎ 플랫폼:​ PC


◎ 게임소개게임은 아름답게 반짝이는 공을 목표를 향해 움직이도록 하면 됩니다. 이때, 공은 무한대로 뿜어져 나오며, 직선으로만 움직일 수 있습니다. 플레이어는 여러 장치를 활용하여 세 가지 색깔의 공들을 그에 맞는 상자로 향할 수 있도록 거대한 흐름을 만들어야 합니다. 이때, 스테이지의 진행도에 따라서 풍성해지는 게임 음악이 참 매력적입니다. 진행도가 100%에 가까워질수록 베이스, 코러스, 멜로디 순으로 레이어가 하나씩 추가되어 멋진 음악을 연출합니다.


◎ 수상 경력

- 2022 버닝비버 어워드 대상인 '올해의 버닝비버' 수상

- 2023 플레이엑스포 전시 부스 참가

- 2023 유니티 인디 클리닉 프로그램 참여

- 2023 BIC 어워드 루키 부문 '엑설런스 인 오디오' 노미네이트

- 2023 GIGDC 어워드 기획부문 대학부 대상 수상





Q. 한국게임개발자협회 : 자기소개 및 수상작 소개 부탁드립니다.


A. 진의수 개발 총괄 : 안녕하세요 모닝버드 스튜디오의 진의수 입니다. <플로우 오브 사운드>는 퍼즐 게임으로 올해 11월에 스팀과 모바일로 출시할 예정입니다. 공이 목적지에 들어가도록 길을 만드는 퍼즐게임으로, 작년 12월에 스마일게이트 버닝비버 게임쇼에서 올해의 버닝비버에 선정되어 상을 받기도 했습니다.



Q. GIGDC 수상 이후 근황에 대해서 말씀해주세요.


A. 진의수 개발 총괄 : 올해 8월 부산 인디 커넥트 페스티벌에서 부스 전시를 하였습니다. 많은 분들이 부스에 오셔서 즐겁게 플레이 해주시고 피드백도 주셨습니다. '작년 버닝비버에서 봤어요!'라고 말하며 기억해 주시는 분들이 많아서 정말 감사했습니다! 또 BIC 시상식에서 오디오 부문 파이널리스트에 오르기도 했습니다. 수상은 못했지만 그래도 엄청난 게임들과 나란히 최종 후보에 올라 기쁩니다.


<플로우 오브 사운드>를 개발한 '모닝 버드 스튜디오'의 '진의수 총괄' (사진 제공: 모닝 버드 스튜디오)



Q. ‘플로우 오브 사운드’ 개발 스토리를 듣고 싶습니다. 게임 개발의 계기가 있으셨나요?


A. ​진의수 개발 총괄 : 아침 출근길 지하철에서 환승할 때, 출근하시는 어르신분들께서 환승을 위해 뛰어가는 모습에서 착안하여 게임을 기획하게 되었습니다. 음악을 들으며 길을 걷고 있었는데, 이 음악대로 사람들을 정리하면 아름답겠다고 생각 했습니다. 그래서 지하철 속 한 사람 한 사람은 게임 속의 공이 되었어요. 이후에 게임적 요소들을 삽입하면서 하얀색 바, 속도 증가 등을 넣었습니다.



Q. 개발 중 특별히 어려웠던 일이 있을까요?

A. 진의수 개발 총괄 : '유니티 DOTS' 기술을 활용해여 개발한 게임입니다. 이때, 'DOTS'가 최신 기술이라 아직 이 기술에 대한 자료를 찾는게 어려웠습니다. 


제가 몇 달 전에 유니티 인디클리닉 프로그램에 선정되어 유니티 코리아에 가서 개발 팀장님께 직접 여쭈어 봤을 때도 실제 인디에서 사용 중인 모습을 처음 본다고 하셨습니다. 


인터넷에 한국어로 된 자료는 거의 없다고 보면 되고, 짧은 영어로 하나씩 물어가며 개발 해야 했 습니다. 개발 도중에 유니티 DOTS가 버젼업 되어, 버젼업 후 질문과 버젼업 전 질문이 함께 검색 되기도 했습니다. 결국 게임의 개발 도중에 버젼업을 결정하고, 엄청난 수의 버그를 잡아야 했습니다.


DOTS로 개발해서 수천 개의 공이 실시간으로 움직일 수 있게 구현이 되어 있습니다. 저사양 스마트폰에서도 30프레임 이상 나오게 최적화 되어 있습니다. 기존의 퍼즐들과 차별화된 새롭고 아름다운 매운맛 고난이도 퍼즐을 플레이 하실 수 있습니다.


어려움을 딛고 이제 몇 달 후에 출시되니까 많은 기대 부탁드립니다. 



Q. <플로우 오브 사운드>에는 텍스트가 정말 적은데, 텍스트를 줄여서 개발하게 된 이유가 있을까요?


A. 진의수 개발 총괄 : 최대한 텍스트를 없애고 간소화 하여, 퍼즐을 풀 때 필요한 정보만 남기려고 했습니다. 대신에 색 구분으로 시각적 정보를 명확하게 구분하였습니다. 이렇게 만들었던 가장 큰 이유가 글로벌 시장에 출시할 때 일일이 언어로 설명하기 어렵다고 생각했기 때문입니다. 직관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퍼즐을 만들고 싶었어요.


그래서 동그라미, 네모, 세모 등 기본적인 도형을 사용하였고, 이러한 단순함 덕에 저사양 스마트폰에서도 원활한 플레이가 가능했습니다. 애초에 모바일, 콘솔 등 다른 플랫폼 출시를 염두에 두고, 플랫폼간 이식을 쉽게 하려고 단순하면서도 명쾌한 그래픽으로 구현하였습니다.





Q. 무질서와 질서 두 가지를 퍼즐로 표현한 특별한 이유가 있나요?


A. 진의수 개발 총괄 : 퍼즐과 아름다움을 서로 융합하는 과정에서 어떤 재미를 추구 할 지에 대한 결과물 입니다. 아름다움은 개인만의 독특함과 뛰어난 무언가가 합쳐져 정의된다고 생각합니다.


누군가는 아주 예쁜 여성을 아름답다고 표현하고, 누군가는 자연을 아름답다고 표현하고, 누군가는 자신이 열심히 사는 걸 아름답다고 표현합니다. 이러면 아름다움이 각자가 정의하면 되는 것처럼 들리겠지만, 아름다움의 공통점은 기존의 것보다 작은 부분이라도 뛰어난 부분이 있어야 합니다. 결국 사람이 아름다움을 보려면 스스로가 정한 맥락 속에서 자신이 생각하는 뛰어난 어떤 부분이 있어야 아름다움을 느끼게 됩니다.


<플로우 오브 사운드>는 그 부분에서 무질서와 질서의 아름다움을 표현하고자 했습니다. <플로우 오브 사운드>에서 퍼즐을 푼다는 재미를 느끼려면, 정확한 목표도 있어야 하지만 이게 목표로 받아들여질 수 있어야 합니다. 그러려면, 목표가 아닌 부분이 필요합니다. 그게 바로 무질서 입니다. 


플레이어는 무질서를 풀어나가는 과정을 느끼며 질서를 세우고, 스스로 자신만의 과정을 거칩니다. 이 과정을 지나야 목표에 도달하고, 그러면 스스로만의 질서를 게임속에서 표현하게 됩니다. 저는 이 과정을 무질서에서 질서로 이어지는 아름다움이고, 이게 <플로우 오브 사운드>의 재미입니다. 


그런데 또 재미있는 건 서로 뒤엉켜 움직이지 못하는 공들을 마구 풀어 헤집을 때도 마찬가지입니다. 질서가 있는 상태에서 무질서를 의도적으로 일으킬 때 말입니다. 그래서 이 무질서의 과정이 재밌기 위해 여러 로직들을 의도적으로 넣었습니다. 어떤 구간은 온전한 질서가 필요하지만, 어떤 구간은 무질서를 다루는 것으로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일부 레벨을 디자인 하였습니다



Q. 최근에 좋은 소식이 있으셨던 것 같아요. BIC 게임쇼에서 오디오부문 파이널리스트에 노미네이트 되셨다고 들었습니다. 어떤 부분이 선정에 중요한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생각하시나요?


A. 진의수 개발 총괄 : 목표가 채워진 진행율에 따라 악기가 추가되어 풍성해진 음악이 재생 됩니다. 


빨간색은 베이스, 노란색은 코러스, 초록색은 멜로디로 연출했습니다. 이때, 게임 음악에 사용된 악기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 베이스 악기 (리듬 악기) : 드럼, 하이햇, 북, 트라이앵글, 탬버린, 심벌즈 

▲ 코러스 악기 : 저음역, 중음역, 고음역, 화음1, 화음2, 화음3 

▲ 멜로디 악기 : 피아노, 신디사이저, 기타, 바이올린, 비올라, 오르간 


이런 식으로 총 18가지의 악기로 구성하여 각 악기별로 레이어가 분리된 음원을 재생했고 퍼즐이 진행됨에 따라 음악도 고조되도록 설계 하였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Q. GIGDC 수상 소식을 들었을 때 어떤 기분이셨는지 여쭤보고 싶네요. 향후 또 지원할 계획이 있으실까요?


A. 진의수 개발 총괄 :​ 우선, GIGDC 대상의 훈격이 문화체육관광부장관상이란 사실을 듣고 정말 깜짝 놀랐습니다. 큰 행사인 것은 알았지만, 막연히 열심히 해야지라고 생각했을 뿐, 선정되고 이렇게 멋진 상을 받게 될 것이라고 생각 못했거든요. 많은 상금과 높은 상을 받게 되어 정말 기쁩니다. 저를 선정해주신 심사위원 개발자 선배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제 게임이 운좋게 상을 받게 되었습니다. 더 좋은 게임으로 글로벌 마켓에 한국 게임이 이렇게 대단하다는걸 보여줄 수 있는, 멋진 게임으로 또 참가할 예정입니다. 그때 서로간의 멋진 게임을 보여주며 같이 이야기도 나누고, 생각도 공유할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그때는 제작 부문으로 도전하고 싶습니다.



Q. 앞으로의 계획은 어떻게 되시나요?


A. 진의수 개발 총괄 : 우선은 현재 출시하는 플로우 오브 사운드에 집중하고, 추후의 계획은 출시 후에 세울 것 같습니다. 음악을 들으며 지하철에서 환승했던 경험이 플로우 오브 사운드가 되었듯, 불현듯 멋진 게임이 떠오르면 제작할 계획입니다. 하지만 한 가지 확실한건, 내년 GIGDC에도 꼭 참가할 계획입니다!


올해 BIC에 설치된 <플로우 오브 사운드> 부스.
<플로우 오브 사운드>를 시연하는 관람객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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