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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첫 '이터널 리턴' 프로에 도전하는 '미래엔세종'

"항상 응원할 수 있는 팀이 되도록 노력"

에 유통된 기사입니다.
김승주(사랑해요4) 2023-12-18 17:12:07

그들이 <이터널 리턴>에 도전한 이유는?

11월, 국산 게임 <이터널 리턴>에 최초의 프로팀이 생겨났다. 세종시 연고 구단 '미래엔세종'이 바로 그 주인공이다. 미래엔세종은 지금까지 진행된 <이터널 리턴> 대회에서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준 '낼름' 팀의 '한동그라미' 한동규와 '다나나' 박민우를 영입한 후, 선발 절차를 통해 '로마틱' 한준희와 '카드모스' 김준호를 팀원으로 선발했다. 

<미래엔세종>은 결성 후 '마스터즈 시즌 2 페이즈 1 파이널'에서 2등이라는 성적을 거둔 후, 12월 진행된 <이터널 리턴>의 국제 교류전에서 우승했다. 이들이 <이터널 리턴>에 도전한 이유는 무엇일까? 군소 종목의 프로 팀에게는 어떤 이야기가 있을까? 이야기를 듣고자 세종시 숙소 근처 도서관에서 <이터널 리턴> 미래엔세종팀을 만났다.

(왼쪽부터) 정민석 수석코치, '로마틱' 한준희, '다나나' 박민우, '한동그라미' 한동규, '카드모스' 김준호


본 인터뷰는 '<이터널 리턴> 마스터즈 시즌 2 페이즈 2 결승' 이전에 진행됐습니다.


# 그들이 <이터널 리턴>에 도전하게 된 이유


Q. <이터널 리턴>은 어떻게 시작하게 되셨나요?

A. 다나나: 지인 추천으로 시작했네요. <이터널 리턴>이 초창기에는 <영원회귀: 블랙 서바이벌>이라는 이름으로 불렸잖아요? 그 때부터 했는데 장르도 그렇고 게임도 굉장히 신선하다고 느껴서 지금까지 플레이하게 됐습니다.

A. 로마틱: 원래 <리그 오브 레전드>를 했었습니다. <이터널 리턴>은 얼리 액세스 시즌 1 시작하기 전에 같이 게임을 하던 지인들이 추천해 주더라고요. 해 보니 재미있어서 지금까지 오게 됐네요.

A. 카드모스: 저는 좀 시작이 늦었는데, 스트리머 사이에서 한창 <이터널 리턴>이 유행할 때 자주 봤었습니다. 그러다 게임이 유명해지고 나서 친한 형들이 하자고 권유하더라고요. 게임 장르가 생소하다 보니 강한 흥미를 느껴서 지금까지 오게 됐습니다.

A. 한동그라미: 군대를 전역하면 시간이 굉장히 많이 남잖아요? 당시 할 게임을 찾다가 우연히 접하고 지금까지 하게 됐습니다.


Q. <이터널 리턴> 프로 e스포츠 팀에 도전한다는 것은 쉽지 않았을 결정인 것 같습니다. 프로팀 합류를 결심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A. 다나나: 팀에서 주는 여러 제안이 좋았습니다. <이터널 리턴>의 첫 프로 팀이긴 하지만, 프로 게임에 도전한다는 것 자체가 사람으로서 한 번은 꿈꿀 만한 로망이라고 생각합니다. 한 번쯤은 도전해 보는 것도 좋을 것 같아서 제의에 응하게 됐습니다.

A. 로마틱: 초등학교 시절부터 프로 게임을 해 보고 싶었네요. 고등학교 당시에는 <리그 오브 레전드>와 관련한 준비도 하고 있었습니다.


Q. <이터널 리턴> 대회에 도전하게 된 히스토리도 궁금합니다. 어떤 부분에서 재미와 매력, 가능성을 느꼈나요?

A. 다나나: 제가 대회를 오래 하긴 했습니다. 처음 열린 스쿼드 대회부터 참여해 왔네요. 당시도 그렇고 지금도 그렇고 게임을 제가 잘 한다고 생각하지 않지만, 장르적으로 플레이 스타일이 잘 맞는 것 같아 점수가 높았습니다. 점수가 높으니 주변 사람들이 많이 권유해 주더라고요. 처음에는 단순히 재미와 상금을 위해서 참가했습니다.

그러다 보니까 우승도 많이 경험하게 되고, 게임 내에서 인지도도 약간 쌓이다 보니까 재미가 커졌습니다. 사람들이 저를 알아봐 주시고 좋아해 주시는 것들이 굉장히 감사하고 좋더라고요. 이 감정이 쌓여 지금까지 오게 된 것 같습니다.

A. 한동그라미: 저는 수준 높은 게임에서 경쟁하는 것 자체를 목표로 즐깁니다. 대회에 처음 나갈 때도 게임 수준이 높으니 재밌겠다는 생각으로 나섰네요.

수준 높은 게임에서 경쟁하는 것 자체를 즐긴다고 말한 '한동그라미'


Q. 첫 <이터널 리턴> 프로팀 결성이다 보니 화제가 됐습니다. 많은 랭커가 멤버에 지원한 것으로 아는데, 카드모스와 로마틱을 선정하게 된 이유가 궁금합니다.

A. 정민석 수석코치: 정말 많은 랭커들이 지원했었습니다. 다만, <이터널 리턴>이 아직 프로 대회가 아니다 보니, 대회 간 기간이 짧아 2주 만에 팀원을 준비해야 하는 상황이었네요.

로마틱 선수는 보자마자 느낌이 왔습니다. 이전부터 대회에서 눈여겨본 선수입니다. 제가 다른 게임에서 선수 및 코치, 수석코치까지 해 본 경험이 있는데, 플레이를 볼 때마다 느낌이 와서 선발했습니다. 이야기하긴 어렵지만 '보법'을 눈여겨봤다고 할 수 있겠네요. 너무 치켜세워주면 너무 공격적으로 하다 넘어지는 느낌이 있어서 칭찬만 하기는 그렇긴 합니다(웃음).

카드모스는 당시 '밥말사'라는 후보와 경쟁하는 구도였습니다. 정말로 둘 다 실력이 뛰어나서 결정하기 매우 힘들었습니다. 선수의 의견도 구했고, 개인적으로도 많이 생각했지만 저는 '교전 피지컬'을 조금 더 중점적으로 봤습니다. 

밥말사 선수는 운영이나 캐릭터 폭이 넓었고, 카드모스는 교전 플레이에서 우위가 있었습니다. 제가 타 게임 프로 무대를 경험하며 느낀 것은 '피지컬'이 최우선이란 것입니다. 운영과 지능은 추후에 코칭으로 장착할 수 있어요. 두 분 다 뛰어났지만, 그 동안의 경험을 바탕으로 카드모스 선수를 선발햇습니다.


Q. (정민석 수석코치에게) '롤 더 넥스트'라는 프로그램에서 뵈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어떻게 <이터널 리턴> 코치까지 합류하게 됐는지 궁금합니다.

A. 정민석 수석코치: 5년 전 이야기부터 해야 하기에 정말 길긴 한데, 당시 프로 무대를 준비하면서 T1의 '오너' 문현준이나 '제우스' 최우제 선수와 듀오 게임을 하며 친하게 지낸 기억이 있네요. 지금 두 선수 모두 롤드컵을 우승할 만큼 정말 잘 하고 대단하다고 생각이 드는데, 이런 것들을 보며 동기부여가 많이 됐습니다. 조금 이야기가 엇나갔는데 공개적인 장소에서 한 번 쯤은 두 선수를 칭찬하고 싶었고, 동기부여가 된다고 말하고 싶었습니다.

<이터널 리턴>에 오게 된 이유는 이전에 스트리머의 방송을 보다가, 정식 출시 후 기억이 나서 흥미를 가지고 플레이하게 됐습니다. 해 보니 게임의 발전 가능성이 상당히 높다고 느꼈습니다. 지금도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지만 고점은 굉장하다고 생각합니다. 리그부터 동시 접속자에 준하는 시청자가 꾸준히 나옵니다. 그만큼 고정 시청자층이 있는 느낌이었어요.

게임이 잘 된다면 성공할 수 있다고 생각해서 제가 구단에 팀 창단을 건의했습니다. <이터널 리턴>이 전례가 없는 게임입니다. 잘만 된다면 <이터널 리턴> 자체가 장르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게임이 성장하고 커질 수만 있다면, <이터널 리턴>에 자리잡은 최초의 프로팀이자 전통 강호가 될 수 있다고 생각했네요.

정민석 수석코치은 유망주를 선발하기 위해 진행된 '롤 더 넥스트 2020' 우승자 출신이다. (출처: LCK)


Q. 합숙 생활을 하는 것으로 아는데, 주요 일과는 어떻게 되나요? 

A. 정민석 수석코치: 아마추어와 프로의 차이를 설명하면 이렇습니다. 아마추어라면 서로의 생활 패턴이 다를 수밖에 없어요. 자는 시간이나 주로 게임을 하는 시간이 다를 수 있습니다. 

하지만, 프로는 정해진 규칙적인 일과가 있습니다. 반드시 아침 10시에 기상해 게임을 하며 손을 풀고, 밥을 먹고, 1시 이후부터 본격적으로 연습을 합니다. 저녁 경에는 스크림 위주로 연습합니다. 스크림이 끝나면 피드백이나 조합 관련해 거의 세 시간 가까이 토론을 하네요. 밤 11시 이후에는 자율적으로 취침하도록 하지만, 선수들이 의욕이 많다 보니 새벽까지 할 때가 많습니다.


Q. 전략 연구는 어떻게 하고 있나요? 아직 <이터널 리턴>에는 정형화된 운영이나 조합이 있다고는 말하기 어렵습니다.

A. 정민석 수석코치: 그래서 토론을 정말 많이 합니다. 저희가 여기서는 강호라고 할 수 있다 보니, 메타를 저희 팀이 만들어 나갈 수 있도록 굉장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다른 게임이라면 타 팀의 전략을 벤치마킹하는 경우도 있지만, 결국 '압도적인 1등'이 되려면 저희가 스스로 메타를 창조하고 선도해 나가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의견 교환을 굉장히 많이 합니다. 솔로 랭크에서 특정 실험체가 좋다 싶으면 연습해서 스크림에서 꺼내기도 합니다. 휴일에도 스크림은 쉬지 않고 있습니다.


Q. (정민석 수석코치에게) 미래엔세종 팀에서 정확히 어떤 역할을 맡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타 게임의 솔로 랭크에서 정상급에 섰던 기억을 바탕으로 프로 경기에 대한 노하우를 전수해 주는 것인가요?

A. 정민석 수석코치: 다른 게임의 수석코치님을 보면 대부분 골드 티어에서 최대 마스터 티어 정도입니다. 그렇다고 이 분들이 게임을 모르는 것도 아니며, 수석코치 역할도 잘 수행하십니다. 모두 '명장'이라고 부를 수 있는 분들입니다. 수석코치이나 코치의 역할은 자신이 게임을 잘 하는 것이 아니고, 재능을 가진 선수의 능력을 최대한으로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제가 여러 나라에서 프로 리그를 경험했는데 아마추어나 아카데미 시스템이 잘된 곳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아직 <이터널 리턴>은 초창기다 보니 정립된 방식이 없다고 느꼈습니다. 아직은 프로 선수와 아마추어의 구분이 모호하고, 실력 역시 비슷합니다. 여기서 제가 배우고 경험한 시스템을 접목시켜 프로팀으로써의 차이를 내고자 합니다.


본인의 게임관에 대해 깊은 이야기를 한 정민석 수석코치



# 선수가 말하는 <이터널 리턴> 잘 하는 방법


Q. 여기 있는 분들 모두 게임 정상급 플레이어인데 본인이 생각하는 "<이터널 리턴> 잘 하는 방법"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인터뷰를 보시는 분들이 이 점을 궁금해할 것 같기도 하네요.

A. 한동그라미: 많이 하는 것이 정답입니다. 저도 사실 슬럼프가 올 때가 있어요. 랭크에서 20판 동안 1등을 못 한 적이 있는데, 흔치는 않지만 저에게도 이런 상황이 올 때가 있습니다. 결국, 헤쳐나가는 방법은 하루 종일 게임을 하는 것입니다. 그렇게 하다 보면 어느 순간 폼이 오르더라고요. 항상 이런 식으로 헤쳐나온 것 같습니다.

A. 카드모스: 가장 먼저 자신에게 맞는 캐릭터를 찾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 캐릭터가 숙련되면 다음 캐릭터로 넘어가는 등 천천히 알아가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Q. (다나나에게) 특히 <이터널 리턴>은 적을 만나는 순간마다 '교전해야 하는가, 피해야 하는가'를 빠르게 판단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이런 부분에 있어 뛰어난 느낌인데 비결이 있나요? 

A. 다나나: 생각을 조금 해 봤었는데, 결국 모든 게임이 그렇듯이 '경험'인 것 같아요. 왜냐하면 상대 조합이나 교전 구도에 관해 수많은 데이터가 머리 속에 쌓이면, 어떻게 싸워나가야 하는지 무의식적인 판단이 생깁니다. 이걸 위해서는 게임을 많이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제가 지금까지 <이터널 리턴>을 약 5,000시간 한 것 같은데, 대부분의 시간을 탱커와 이니시에이팅으로 하다 보니 쌓인 데이터가 많아서 그런 평가를 해 주시는 것 같습니다. 아직 많이 부족하다고 생각합니다. 어려운 상황이 오면 저도 실수를 합니다. 그래서 팀원에게 실수하는 것 처럼 보이면 잡아달라고 이야기하고 있습니다. 팀원들이 반대하면 잠시 멈추고 다음 기회를 노리기도 합니다.


Q. (한동그라미에게) 항상 솔로 랭크에서 압도적인 1위를 유지하고 계십니다. 본인의 노하우가 있는지 궁금하네요.

A. 한동그라미: 제가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 두 가지가 있습니다. 하나는 좋은 성능을 가진 캐릭터를 선택해야 하는데, 여기서 궁극기 의존도가 높으면 안 된다고 생각합니다. 바바라를 보면 궁극기가 빠진 타이밍에는 많이 무력하잖아요? 지속 교전이 가능하면서, 메타에 맞는 캐릭터를 하시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그리고 아무리 게임이 잘 안 풀리더라도 스스로 무너지지 않는 멘탈도 중요한 것 같네요.

한동그라미는 솔로 랭크에서 보여준 퍼포먼스로 유명하다 (출처: dak.gg)


Q. 로마틱 선수는 원거리 딜러를 상당히 잘 다루는데 비결이 궁금합니다. <이터널 리턴>은 카이팅이 조금 어려운 느낌인데 본인만의 비결이 있나요?

A. 로마틱: 결국 상대 팀의 심리를 예측해서 미리 움직이는 것이 중요한 것 같습니다. 상대 실험체의 스킬이나 들어오는 타이밍을 머리 속에 생각하고 있다가 올 것 같은 타이밍에 움직이는 것이 중요해요. 스킬을 숙지해서 어느 타이밍에 사용하는지 파악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터널 리턴>에선 여러모로 이동기가 강력하다 보니 원래 잡던 포지션보다 조금 더 뒤로 잡을 필요도 있습니다.



# 미래엔세종이 추구하는 프로 대회에서의 전략


Q. <이터널 리턴> 대회의 특징은 각 팀마다 선호하는 조합과 전술이 완전히 다르다는 것입니다. 개인적으로는 이 점이 매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어기서 미래엔세종이 추구하는 전략은 무엇이고, 어떤 강점이 있다고 생각하는지 궁금합니다.

A. 정민석: 저희는 게임을 길게 봅니다. 라운드 한 판 한 판도 중요하지만, 결국 모든 라운드를 합친 것이 게임 한 판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점수가 필요하면 킬 위주로 풀어나갈 수 있는 조합을 준비하고, 체크포인트에 도달하면 여기서 안정적으로 우승할 수 있는 조합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많은 조합을 연습해서 어떤 대회 룰이 오더라도, 어떤 팀을 만나더라도 이길 수 있는 최적의 답안을 내낼 수 있는 능력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있습니다.


Q. 미래엔세종의 전략 방향성에 대해서도 궁금합니다. 이전 팀인 '낼름'에서는 한 명을 점사해 먼저 잘라내는 공격적인 운영에 집중했는데, 미래엔세종 결성 이후에는 안정적인 운영 위주로 하는 느낌입니다.

후반 고점이 높은 알론소와 2원딜을 필두로 후방을 항상 안전하게 비우고, ABC를 당하지 않는 선에서 교전을 풀어나가 궁극적으로 높은 순위를 추구하는 모양새입니다. 이런 경우에는 킬 점수를 높이기 어렵다는 일장일단이 있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A. 정민석 수석코치: 최근 진행된 국제 교류전은 6라운드를 고정적으로 진행하고, 점수가 가장 높은 팀이 우승하기에 킬과 순위를 준수하게 확보하는 것이 중요했습니다. 그래서 처음에는 리오-칼라-알론소의 안정적인 조합을 했는데 외국 팀 분들이 저희를 피하고, 서로가 싸우며 점수를 올리는 구도가 나왔습니다. 당시 알론소의 e스킬 사거리가 너프되어 적을 따라가기도 쉽지 않았네요.

1라운드에서는 그래도 괜찮았다고 생각했고, 2라운드에서는 "한 번 더 해보자"라고 판단했습니다. 그러나 3라운드까지 오니 이런 조합으로는 우승하기 어렵다는 판단에 모두가 동의했습니다. 니키-하트-셀린의 공격적인 조합으로 바꾸어 따라가야겠다고 판단했습니다. 

전날에 스크림에서 딱 세 번 연습한 조합이었기에 도박수에 가까웠습니다. 그러나 여기서 도전하지 않으면 우승할 자격이 없고, 실제로도 못 할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이전에 '낼름'이라는 팀에서는 아델라-타지아-일레븐을 기용해 킬을 계속 얻어가면서 점수를 빠르게 올리는 방식에 집중했었습니다. 그러나 지금의 룰 하에서는 체크포인트 점수에 도달할 수 있는 조합과, 이후에 1등을 할 수 있는 조합 두 가지를 준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또 중요한 것이 하나 있습니다. 알론소와 원거리 딜러 두 명을 기용하는 이유는 질문과 조금 다릅니다. 여러 경험을 통해 이 조합이 다른 팀의 조합에 대응하기 가장 유리하다고 판단했기에 선택한 것입니다. 저희가 1탱커+2원딜을 좋아하고, 이 전략이 우월하다고 생각해서가 절대 아닙니다. 상대 팀의 조합에 대응하기 위해서입니다. 선수들이 맡은 각 포지션이 있는데, 포지션마다 여러 가지 준비하는 것들이 많고 대처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지려 항상 노력하고 있습니다.

미래엔세종이 자주 선택했던 알론소+칼라+원거리 딜러 조합 (출처: 님블뉴런)


대회를 보고 2원딜이 강하다는 이야기를 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저희가 좋은 모습을 보여줬기에 그렇지 않나 싶어요. 가령 페이즈 1에서 우승한 팀 '샤크'는 저희와 조합과 전략 면에서 아예 다르지 않나요? 샤크는 평타 공격 위주의 원거리 딜러를 사용하지 않습니다. 그럼에도 저희를 꺾고 우승했습니다. 저희는 정답에 가깝고, 현 상황에 가장 잘 맞는 조합을 찾으려 노력하는 것이지, <이터널 리턴>은 하나의 정답이 있는 게임이 아닙니다.

이런 것들은 상황과 조합에 따라 항상 달라집니다. 가령 킬 수가 가장 중요한 대회 룰이 만들어진다면, '애셔'라는 팀이 제일 강해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여기서 저희가 목표로 하는 것은 어떤 메타가 와도 적응해 1등을 할 수 있는 팀을 구축하는 것입니다. 메타가 바뀌었다고 순위가 급락하면 프로라고 하기 어렵다고 생각합니다. 늘 우승권에 있는 팀이 되고자 합니다. 이를 통해 팬 분들이 지속적으로 응원할 수 있는 팀이 되는 것이 저희의 목표라고 할 수 있겠네요.


숙소에서 연습 중인 미래엔세종 프로팀


# 선수 개별 질문... "츠바메는 금지"


Q. (다나나에게) 여러모로 <이터널 리턴> 마니아들에게 인기가 많기도 한데, 부담은 없나요?

A. 다나나: 없지는 않지만... 저는 누군가 저를 좋아해 주는 것이 좋습니다.


Q. 부산 교류전에서 니키로 3:1 드리블에 성공하는 명장면을 보여주기도 했는데, 당시 어떤 느낌이었나요? 키보드를 손에서 뗄 정도로 기뻤다고 들었습니다.

A. 다나나: 듀오 모드로 대회를 할 때 1vs2 상황은 여러 번 나온 것으로 알고 있어요. 그런데 스쿼드 중심의 대회로 바뀌고, 금지 구역에서 혼자서 세 명을 잡았다 보니 아마 대회 수준에선 처음 나온 장면인 것 같습니다. 그렇다 보니 당시 엄청나게 기뻤네요. 프로라면 키보드를 놓으면 안 되긴 하지만, 절대로 살아나갈 수 없는 상황이다 보니 불태웠다는 마음으로 죽음을 맞이했던 것 같습니다(웃음).

국제교류전에서 금지구역 카운트로 홀로 3명을 잡아냈던 다나나 (출처: 님블뉴런)


Q. 알론소가 출시되자마자 많이 연구했고, 대회에서도 다나나 선수가 가장 잘 쓰는 모양새입니다. 기자도 알론소로 랭크에서 점수를 올리고 있는데, 출시 시점부터 스킬셋을 보고 가능성을 느꼈던 것인지 궁금합니다.

A. 다나나: 첫 캐릭터 미리보기가 나왔을 때부터 탱커로써 값어치가 엄청나게 높다고 생각했습니다. 제가 당시 '루미아 스터디'라는 신규 실험체에 대한 공식 교육 방송도 해야 했다 보니 일반 게임에서 알론소를 미친 듯이 연습했네요. 

처음 나왔을 때는 지금보다 평가가 안 좋았는데, 저는 스킬셋만 보면 절대 안 좋을 수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알론소를 사용할 수 있는 시즌 2 대회가 시작하고 칼라가 같이 버프받은 것을 보며 조합이 맞는 것 같아 많이 플레이했습니다.


Q. (한동그라미에게) '한동그라미' 닉네임의 어원이 궁금합니다.

A. 한동그라미: 제 이름이 한동규다 보니까, 이름이랑 연결되는 단어가 ‘동그라미'라고 생각이 들어 그런 닉네임을 지었습니다.


Q. (한동그라미에게) 처음 게임을 시작할 때 비주류 캐릭터인 나타폰만 천 판을 하셨습니다. 당시 왜 나타폰에 빠졌는지 궁금합니다. 

A. 한동그라미: ​천 판이 아니라 이천 판 정도를 했습니다(웃음). 이유라면... 그냥 재미있었습니다. 다른 게임에선 찾아보기 힘든 스킬이다 보니 되게 많이 하게 됐던 것 같네요. 이동기가 없어 불합리한 상황도 많지만, 그 만큼 스킬이 독특한 실험체이라 제가 반대로 상대에게 불합리를 줄 수 있는 상황이 많은 실험체였습니다. 남을 괴롭히기 좋기도 합니다.

한동그라미는 게임을 시작한 첫 시즌부터 
성능이 나쁜 실험체로 취급되던 '나타폰'으로 랭크를 휩쓸면서 유명세를 탔다. (출처: dak.gg)


Q. (한동그라미에게) 셀린, 칼라, 타지아와 같은 지속형 스킬 딜러를 굉장히 선호하는데 이유가 궁금합니다.

A. 한동그라미: 제가 컴퓨터 게임을 5살 때부터 했는데 항상 마법사를 좋아했습니다. 스킬 위주의 캐릭터를 사용하는 것이 취향이었네요. 그리고 위에서 언급했듯이 성능이 좋고 교전을 연속적으로 할 수 있는 실험체가 좋다고 생각하다 보니 그렇게 됐습니다.


Q. (한동그라미에게) 요즘 솔로 랭크에서 혈푸어 헤이즈를 즐겨 하는 것 같던데, 성능은 어떤가요?

(혈푸어 - 가장 비싼 재료 아이템인 'VF 혈액 샘플' 아이템을 구매할 때까지 크레딧을 아끼는 것)

A. 한동그라미: 사실... 저는 혈푸어를 안 좋게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이터널 리턴>은 처음부터 스노우볼링을 계속해서 굴려야 하는 게임입니다. 혈푸어를 하면 게임 중반까지 전설 아이템을 만들 수 없어 굴리기가 어려워져요. 

그런데... 제가 랭크 게임을 10판 하면 6~7판은 팀원 분들이 아이템을 사 주시더라고요. 그렇다 보니 아낀 돈으로 혈액팩을 사용하는 무기를 만드는 상황이 자주 나온 것 같습니다.

A. 다나나: 나도 다 사 주는데... 그러고 보니 스크림에서 이런 기억이 있습니다. 로마틱과 한동그라미가 5전설 아이템을 맞추고, 성수와 셀레네의 눈물, 대환단까지 만들어 먹었던 기억이 있습니다. <이터널 리턴>에서 강해질 수 있는 아이템은 모두 사용한 셈이죠. 그리고 그 때까지 저는 아무런 전설 아이템을 만들지 못했는데요. 스크림 끝나고 방에 가서 울었습니다(웃음).


Q. (한동그라미에게) 혹시 비앙카에 관심은 없나요?

A. 한동그라미 : 성능적으로나 외형적으로나 관심이 없습니다.

A. 다나나: 한동그라미의 플레이 스타일 상 비앙카를 꼭 기용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제가 쓰게 될 것 같습니다. 이전에 대회에서 몇 번 사용한 적이 있네요.

여러모로 인기 캐릭터인 비앙카
 비앙카의 대회 활약상에 대해서도 "비앙카를 자주 쓰는 '아기망나니' 선수가 그냥 잘해서 그런 것 같다"고 답했다(출처: 님블뉴런)


Q, (카드모스에게) 미세종 합류 때 이외라는 반응이 많았습니다. 어떻게 팀에 지원하고, 합류하게 됐는지 궁금합니다. 어린 나이에서 오는 메카닉을 높게 평가받은 것인가요?

A. 카드모스: 제가 이전에는 클러스터라는 팀에 있었습니다. 시즌 1 파이널이 끝났을 때 성적이 애매했어요. 저희 팀이 3근딜 조합을 선호하기도 했었는데, 이 조합으로는 어렵다는 생각이 있어 고민이 많았네요. 그러다가 관심이 있던 팀이 멤버를 구한다고 해서, 꼭 들어가보자는 마인드로 신청해서 정말로 열심히 했습니다. 

A. 다나나: 그러고 보니 스크림 도중에 묘지 지역에서 마지막 교전을 하는데, 카드모스 혼자 큰 거리를 빙글 돌아 상대 딜러를 묶어 이긴 기억이 있네요.


Q. (로마틱에게) 츠바메 성능에 관해 이야기가 많은데, 원거리 딜러 장인으로써 어떻게 평가하고 있는지 궁금합니다.

A. 로마틱: 당장은 애매하지만 숙련도와 버프가 쌓이면 나올 수 있는 실험체라고 생각합니다. 지금 당장은 하트가 더 좋습니다. 그래도 해 보면서 사용할 가치는 있는 것 같아 연습을 하고 있네요.

A. 다나나: 저희가 조합에 대한 토론을 자주 합니다. 검토는 항상 제가 먼저 하는데, 맨날 로마틱이 츠바메 좋다고, 츠바메 넣은 조합을 짜자고 합니다. 말리느라 정말 어렵습니다(웃음). 오늘도 인터뷰에 오는 길부터 츠바메를 계속 하자고 해서...

A. 로마틱: 아니 정말 한 번은 해 볼 만한데.

A. 다나나: 츠바메는 자체 밴입니다. 랭크 게임 30판 해서 승률 50%, 평균 딜링 3만을 찍어 오면 제가 맞춰주도록 하겠습니다.

여담으로 국제교류전 예선전에서 로마틱이 하고 싶다는 아비게일을 연습 겸 시켜 준 적이 있는데, 마지막 교전에서 딜을 하나도 못 넣었네요. 그래서 브루저는 절대 안 시키겠다고 다짐하고 있습니다(웃음).


인터뷰에서도 "츠바메 쓰고 싶다"를 외치던 로마틱
아직은 시기상조로 보이네요



# "지속적으로 응원할 수 있는 팀이 되도록 하겠다"


Q. 혹시 오랜 기간 <이터널 리턴> 대회를 진행해 오며 원하는 개선점이 있는지 궁금합니다. 체크포인트 룰에 대한 의견이 많기도 합니다.


A. 다나나: 기존 점수제 룰의 문제점은 하위권 팀이 쫓아오기 어렵다는 것이고, 후반 라운드에 가면 1등이 사실상 정해져 있다는 것이었습니다. 그래서 보는 맛이 떨어져 체크포인트 룰을 도입한 것으로 아는데, 저희는 여기서 천장을 넣으면 어떻겠냐는 의견을 드렸지만 도입되지는 못했습니다.


아직 선수들 사이에서는 '수련회 메타' 같다는 이야기가 많아요. 수련회에선 조교가 주는 점수를 벌려고 열심히 노력하는데, 꼭 마지막에 '맞추면 500점!'같은 문제가 나오잖아요? 특정 팀이 정말 잘 해서 점수를 빠르게 가져가 먼저 체크포인트에 진입하더라도, 조합만 봐도 팀을 알 수 있기에 작정하고 견제하면 막기가 어렵습니다. 티밍이 강제된다고 싶을 때도 있네요.


A. 정민석 수석코치: 체크포인트 룰이 도입된 이유와 재미 및 시청자 확보 면에서는 좋다는 것은 인정합니다. 하지만 이 룰 때문에 게임이 엄청나게 길어질 때도 있어요. 새벽 2시에 끝난 대회도 있는 것으로 기억합니다. 대회만 8시간을 넘게 하는 상황이 나올 수 있는데... 그러면 정말로 힘듭니다. 결승전이라면 중요하기에 그럴 수 있지만, 결승전이 아닌 대회에서는 체크포인트 룰을 안 쓸 수 있지 않나 하는 생각도 있습니다. 룰 도입 배경에 대해서는 동의하지만 변화나 보완책은 반드시 필요해 보이네요.


그리고 조작감 개선 작업이 계속되면 좋겠습니다. Q 스킬을 이동하면서 사용할 수 있게 된 시셀라와 같은 사례들이 늘어나면 좋겠습니다. <이터널 리턴>을 주변 사람이 재미있게 하다가도 조작감이 아쉽다는 이야기를 하면 안타까울 때가 있습니다. 


마지막으로, 맵이 너무 어두워 게임을 오래 하면 눈이 조금 아픈 느낌입니다. 다른 게임에서도 있었던 문제라서 개선하면 좋겠습니다. 특정한 색깔이 너무 많으면 눈에 피로감을 주는 식인데, 타 게임에서도 맵에 초록색이 많아서 덜어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현재 <이터널 리턴> 대회는 체크포인트 룰을 사용하고 있다.
킬과 순위 점수를 모아 일정 점수 이상을 달성한 팀이 '한 게임에서 승리'해야 최종 승자가 될 수 있는 식이다. (출처: 님블뉴런)



Q. 첫 프로 팀이다 보니 대회에서 항상 1등을 차지해야 한다는 부담감도 있을 법 한데, 이 부분은 어떻게 생각하는지 궁금합니다.


A. 다나나: 저희 팀이 저를 제외하면 모두 멘탈이 좋습니다. 저는 가끔 말에 상처받을 때도 있다 보니... 저만 잘 한다면 괜찮다고 생각하고 있습니다. 부담감이 없다면 거짓말이겠지만, 프로라면 당연히 계속해서 좋은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처럼 계속해서 상위권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도록 열심히 연습해야 한다고 마음가짐을 두고 있습니다.



Q. 다음 마스터즈에는 혹시 준비하고 있는 색다른 전략이 있나요? 다음 대회에서 팬들이 기대감을 가질 만한 부분이 있다면?


A. 정민석 수석코치: 언급하긴 어렵지만 준비하고 있는 실험체가 정말 많습니다. 보기와 다르게 스크림에서는 각 팀들이 정말 색다른 조합들을 많이 연습합니다. 힌트를 드리자면 저희는 데스에더 에키온도 사용해 본 적이 있어요.



Q. 마지막으로 팬 분들, 그리고 <이터널 리턴> 플레이어들에게 한 마디 부탁드립니다.


A. 한동그라미: 항상 대회에서 1등을 하는 미래엔세종 팀이 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출처: 님블뉴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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