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젠지 '아놀드 허' 대표를 만나다. GGA가 '게임'을 교육하는 이유란?

e스포츠 교육은 단순히 프로게이머를 키우는 것이 아니다

에 유통된 기사입니다.
김승주(사랑해요4) 2024-08-14 12:15:27

"저희의 역할은 현실을 알려주고 학생에게 선택지를 제공하는 것입니다."

'게임'을 가르치는 학원이 더 이상 이상하지 않은 시대, 국내 프로 e스포츠 팀 '젠지' 또한 아카데미를 운영하고 있다. 젠지가 운영하고 있는 젠지 글로벌 아카데미(이하 GGA)는 최근 늘어난 학생 수로 인해 장소를 강남 선릉으로 이전했다.

GGA는 출범 때부터 독특한 방식의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했다. 단순히 원생들에게 프로게이머가 되기 위한 교육을 진행하는 것이 아니라, 해외의 대학교와 협약을 맺어 유학을 보내거나, e스포츠 산업에 대한 교육을 통해 전문 인력을 키워내는 등, 학생의 요청과 목표에 따라 개인화된 교육 프로그램을 제공하고 있다.

12일에는 '글로벌 트라이아웃'을 통해 글로벌 e스포츠 구단 관계자들에게 <발로란트> 종목 학생들이 실력을 알릴 수 있는 행사가 진행되기도 했다. GGA가 추구하는 목표는 무엇일까? 글로벌 트라이아웃을 맞아 현장에서 젠지 '아놀드 허' 대표 및 박시훈 감독에게 이야기를 들었다.


젠지 '아놀드 허' 대표(좌) / GGA <발로란트> 장학생프로그램 박시훈 감독



# "프로게이머 꿈을 말려 달라"는 요청에서 출발한 GGA

Q. 이번 <발로란트> 글로벌 트라이아웃을 기획한 이유는 무엇인가요?

A. 아놀드 허 대표: 이번 트라이아웃은 젠지에서 독립적으로 진행하는 프로젝트입니다. 저희의 목표는 세계 최고의 트라이아웃을 만드는 것입니다. 이번 <발로란트> 챔피언스가 한국에서 진행되다 보니, 글로벌 팀이 한국에 찾아온 김에 진행하면 좋을 것 같아 기획했습니다. 직접 오지 못한 팀이나 해외의 대학도 원격으로 이번 트라이아웃에 참가했습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젠지가 가르치고 있는 학생들이 얼마나 잠재력을 가질 수 있는지 선보일 수 있는 계기라는 점 같네요.

A. 박시훈 감독: 학생이 프로씬에 진출할 수 있는 기회는 많지 않습니다. 이번 트라이아웃을 시작으로 1년에 4번 정도 글로벌 및 국내 구단과 연계한 트라이아웃을 진행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A. 아놀드 허: 학생들이 자신의 실력이 프로 레벨인지 가늠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도 생각합니다. 프로 레벨이 아니면 학업에 집중하는 등, 자신의 진로를 위한 선택지를 만들어 나가는 데에도 트라이아웃이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꼭 젠지 챌린저스가 아니더라도, 해외의 대학교에 장학금을 받고 진학할 수도 있습니다.


Q. GGA는 첫 출범할 때부터, 영어를 가르치거나 해외의 대학교에 유학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는 등 '학업'에 집중하고 있다는 느낌이었습니다. 이유가 있을까요?

A. 아놀드 허: 일화가 하나 있습니다. 몇년 전 저와 이지훈 단장님에게 학부모님이 연락해 "저희 아들이 프로게이머를 하고 싶어하는데 말려 달라"는 이야기를 했습니다. 그 때 꼭 학생이 프로게이머가 되지는 않더라도, 게임을 통해 열정을 가지고 공부하며 인생의 선택지를 만들어 나갈 수 있는 기회가 생긴다면 좋겠다고 생각했습니다.

저도 고등학교때 다양한 게임을 했었는데, 홀로 집에서 게임만 하다 보면 더 발전할 수 없다고 느꼈습니다. 혼자서 솔로 랭크만 하다 보면 '톡식'해 질 수밖에 없기도 하죠. 

학부모님들에게 하나의 솔루션을 제안하고 싶었습니다. 단순히 게임을 하기만 한다면 얻어갈 수 있는 것이 없지만, GGA와 함께 게임에 대해서 열정을 가지고 공부하면 인생의 커리어를 만드는 데 있어 여러 가지를 성취해 낼 수 있다는 방향성을 제시하고 싶었습니다.

그리고 단순히 학생에게만 기회를 주는 것이 아닙니다. 저희는 프로 씬에서 은퇴한 선수나 코치분들에게도 새로운 진로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조금 강한 이야기일 수 있지만, 이번 트라이아웃을 진행하며 가장 많이 문의를 받았던 것은 '이적료'였습니다. 저희는 아카데미 선수 이적으로 이적료를 받지 않습니다. GGA가 단순히 돈이 아닌, 학생이 성장할 수 있는 시스템을 구축하는 데 전력을 다 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었습니다. 이를 통해 e스포츠 산업에 새로운 변화를 주고자 합니다.


Q. 본래 아카데미에서 선수를 보낼 때 이적료가 발생하나요?

A. 아놀드 허: 연습생 이적에도 비용이 발생한다고 들었는데, 그렇다면 건강한 시스템이 아니라고 생각합니다. GGA는 이적료를 받지 않고 있고, 좋은 선수를 만들 수 있는 시스템 구축에 초점을 두고 있습니다. 

단순히 도덕성에 대한 이야기가 아닙니다. 사업적인 측면에서도 좋은 시스템을 구축하는 것이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기에 그랬습니다. 학생의 성장이 곧 GGA의 성장을 이끌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젠지 아놀드 허 대표

글로벌 트라이아웃 경기를 진행하는 GGA 학생들


# GGA의 목적은 개인별 교육을 통해, 진로를 만들어 주는 것

Q. 해외에 학생들을 보내고 있는데, 자세한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A. 아놀드 허: 먼저, 저희가 한국에서 해외로만 학생을 보내는 것은 아닙니다. 해외에서 한국으로 들어오는 경우도 있습니다. 미국 대학생들이 젠지에 와서 인턴십을 하기도 하죠. 양방향입니다. 그리고 단순히 대학과 관계를 맺어 학생들을 보내는 것이 아니라, 진학했을 때 해외에 정착하기 쉽도록 서포트를 제공하고 있기도 합니다.

이렇게 하는 이유는 게임을 통해 학생이 다른 진로를 모색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여러 프로그램을 통해 영어를 자연스럽게 배울 수 있기도 한데, 회화를 할 줄 알면 살아가는 데 있어서 도움이 많이 되기 때문입니다.


Q. 시스템 이야기를 많이 하셨는데, 커리큘럼 등을 짜는 것이 쉽지는 않으셨을 것 같습니다.

A. 박시훈: 프로 게임 교육에 관해서는 답이 명확했다고 생각합니다. 저희 강사님이 선수나 코치 생활 등을 통해 다양한 경험을 가지고 있기에, 프로 게임으로 나아가는 길은 이미 만들어진 답과 길을 바탕으로 설계를 하고 있습니다.

저희의 교육 과정은 길지 않습니다. 6개월 정도면 학생이 가진 잠재력을 충분히 파악할 수 있습니다. 그 기간 정도가 되면 학생이 가진 잠재력이 발휘되는 경우가 많은데요. 월마다 성적표를 만들어 보내드리고 있기도 합니다. 학생이 본인의 잠재력이 어느 정도인지 스스로 느낄 수 있는 시간이기도 한데, 여기서 강사님들이 상담을 통해 길라잡이가 됩니다.

A. 아놀드 허: 교육 측면에서 말씀드리면, 학생마다 성향이나 목표하는 대학 등이 모두 다르기에 한 명 한 명의 꿈에 맞춰 개인화된 교육 프로그램과 도움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특정한 커리큘럼에 학생을 맞춰 교육시키지 않습니다.

한 예로 이번에 텍사스 오스틴 대학교에 진학한 학생이 있습니다. 저희와 함께 여러 활동을 설계해 남들과 차별화된 경험을 가진 포트폴리오를 만들어 냈습니다. 논문을 작성할 수 있도록 서포트를 하기도 했었죠. 이런 방식으로 개인에 맞춰 커리큘럼을 진행하는 것이 GGA의 강점이라고 생각합니다. 

GGA는 학생의 성장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학생이 잘 되어야, 궁극적으로 저희도 성장할 수 있기 때문이죠. 학업에 흥미가 없던 학생도, GGA를 통해 흥미를 가지게 돼 선순환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본인들에게 맞지 않는 커리큘럼으로 방황하고 있었다면, 본인이 자발적으로 게임을 통해 흥미를 가지고 진로를 찾아나갈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었다고 보시면 됩니다. 실제로 GGA는 출석률이 매우 높습니다.

A. 박시훈: 게임 쪽에서도 반드시 '프로게이머로 육성시킨다'를 목표로 삼고 있지 않습니다. 이번에 저희가 가르치는 학생들이 전원 2군에 승급한 일도 있지만, 다른 학생은 강사로 진로를 잡아 채용되기도 했죠. 교육을 통해 자신이 원하는 것을 찾고, e스포츠 씬에서 활동할 수 있도록 진로를 설계할 수 있습니다.

(출처: 젠지글로벌아카데미)

Q. 아무래도 e스포츠를 취재하다 보면, 게임 뿐만이 아닌 외적인 직업의 교육도 중요하다고 생각됩니다.

A. 아놀드 허: 저희는 학생에게 무조건 프로만을 생각하지 말라고 이야기합니다. 트라이아웃과 같은 것들을 통해 학생들이 프로가 될 수 있는 잠재 능력을 가지고 있는지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왜냐하면 게임이란 것은 "내가 조금만 하면 더 잘할 수 있겠는데?"라는 생각을 끝없이 느끼도록 설계되어 있거든요.

저희의 역할은 현실을 알려 주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학생이 현실적으로 프로가 될 가능성이 없다면, 알려 주는 것도 저희의 역할입니다. 이런 과정에서 단순히 게임만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게임에서의 소통을 통해 다른 사람들과 어떻게 커뮤니케이션을 하는지 배워나가는 등의 활동도 중요하게 여기고 있습니다.

게임을 하는 것 말고도, 게임과 관련한 다른 진로를 찾을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것입니다. "프로게이머가 되고 싶어!"하는 학생들에게 "그러면 이건 어때? 다른 선택지도 있어"라고 제안하는 것이죠. 퍼블리셔나 파트너십 회사의 직원분을 초청해 게임 직무와 관련한 특강을 학생들에게 제공하기도 합니다.


Q. 앞으로의 목표가 궁금합니다.

A. 아놀드 허: 저희는 한국 뿐만 아니라 전 세계로 나아가고자 합니다. 이를 위해 세 가지 다짐을 지키려 합니다. 첫째로는 학생이 최우선이라는 것, 둘째로는 더욱 많은 진로 기회를 제공하며 글로벌로 나아가는 것, 셋째는 해외에서 한국으로도 올 수 있는 양방향적인 성장을 하는 것입니다. 학생의 성장이 곧 GGA의 성장이라는 마음으로 임하려 합니다.

(출처: 젠지글로벌아카데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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