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어마스터즈>의 영상을 처음 공개했을 때 유저의 반응은 “또 AOS가 하나 나왔네” 였다. 탑뷰 방식에 캐릭터 하나를 움직여 QWER로 스킬을 사용하는 등 모습은 전반적으로 AOS와 비슷하기 때문이다.
소프트빅뱅의 최진 PD는 <코어마스터즈>는 AOS가 아니라고 말한다. 타워와 미니언과 함께 라인전을 없애고 순수하게 전투만을 강조하고 있다. 두팀으로 나눠 싸우는 팀전이 아닌 8명이 서로 적으로 싸우는 개인전에 집중하는 방식이다.
그 뿐만이 아니다. 상대방이 떨어뜨린 아이템을 주워먹거나 다른 유저가 싸우고 있을 때 뒤치기를 하는 등 비매너로 불릴 수 있는 행동도 모두 용납된다.
영상으로 보기엔 AOS인데 실제 룰은 그렇지 않다는 <코어마스터즈>의 실제 모습은 무엇일까? 디스이즈게임은 소프트빅뱅의 최진 PD와 김들판 기획팀장을 만나 이야기를 나눴다. /디스이즈게임 남혁우 기자.
■ (영상) 코어마스터즈, PVE와 랭크전 공개 {more}
소프트빅뱅 최진 PD(왼쪽), 김들판 기획팀장(오른쪽).
■ 개인전을 강조한 전략게임
TIG> <코어마스터즈>는 영상으로 봤을 때 AOS처럼 보인다. 그런데 AOS가 아니라고 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최진 PD> <코어마스터즈>는 조작체계와 시점만 비슷할 뿐 플레이 방식은 기존 AOS와 다르다. 일부는 <LOL>의 도미니언과 비슷하다고 하기도 하는데 양 진영이 있고 적진으로 돌진하는 미니언이 있다. 이들 사이에서 상대 타워를 부수기 위해 전장을 누비는 것이 AOS의 룰이라고 봤을 때 도미니언도 이 범주를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코어마스터즈>는 진영도 타워도 적진으로 돌진하는 몬스터도 없다. 심지어 팀원도 없는 개인전이 주력 모드다. 장르는 우리도 단정짓기가 어려운데, 액션 전략시물레이션 정도가 맞지 않을까 생각한다.
TIG> 그렇다면 <코어마스터즈>의 승리조건은 무엇인가?
김들판 기획팀장> <코어마스터즈>의 목표는 단순하다. 코어를 많이 모으는 사람이 승리한다. 코어는 일종의 승점 같은 존재로 게임을 시작하면 자신의 앞에 있는 중립 건물인 ‘게이트’를 부수고 코어를 하나씩 얻을 수 있다. 이후 게이트는 맵에 무작위로 리스폰된다.
코어는 게이트를 부수는 것 외에도 코어를 가진 유저를 쓰러트려도 얻을 수 있다. 다만 자신이 쓰러트린 유저가 아무리 코어를 많이 가지고 있어도 코어는 하나만 떨어진다. 물론 코어가 없는 캐릭터는 쓰러져도 코어를 떨어뜨리지 않는다.
최진 PD> 모드에 따라 개인전은 10개를 먼저 모으면 승리하고 4:4 팀전은 코어 20개를 먼저 모아야 한다. 랭크전은 방식이 좀 다르다. 상대진영의 건물을 먼저 부수는 팀이 승리하는데 이 때 코어는 상대진영에 강력하게 공격할 수 있는 코어 블레스터라는 기술에 사용된다.
TIG> 그렇다면 <코어마스터즈>만의 특징은 무엇인가?
김들판 기획팀장> 기본적으로 자신을 제외한 모든 유저가 적이고 리스폰 되는 게이트나 플레이어의 위치도 랜덤인 등 우연적인 요소와 변수가 굉장히 다양하다. 이로 인해 같은 맵이나 캐릭터라고 해도 매번 다른 결과가 나타나게 된다.
또한 상대를 쓰러트리면 코어가 쓰러뜨린 유저에게 바로 가는 것이 아니라 바닥에 떨어진다. 이 때 다른 유저가 코어나 골드를 낚아채는 것이 가능하다.
최진 PD> 이를 활용해 누군가 싸우고 있을 때 몰래 숨어 있다가 아이템만 먹고 도망치거나 아니면 남아있는 적의 체력이 낮다면 그를 공격해서 일거양득을 얻을 수도 있다. 눈치만 좋으면 컨트롤이 부족해도 이길 수 있다.
또한 1등부터 4등까지가 승자이기 때문에 1등은 노리기 어렵고 자신이 순위권 밖으로 밀려날 것 같다면 차라리 1등에게 죽어주고 빨리 게임을 끝내면서 승자 자리를 지키는 것도 가능하다. 이 밖에도 자신의 상황에 따라 최적의 선택을 하고 의도치 못한 변수로 승패가 갈리는 등 인생이 녹아있다고도 말할 수 있겠다.(웃음)
TIG> 게임 중 뒤치기하거나 코어를 빼앗아 먹으면 오히려 유저간의 감정싸움을 유발하는 것 아닌가?
최진 PD> 적을 상대로 최적의 수단을 쓰는 것은 문제없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분쟁이 심해질 것 같으면 채팅을 끄면 된다. 어차피 적이기 때문에 굳이 상대와 커뮤니케이션을 할 필요도 없는 것이다.
TIG> 플레이 방식이 다른 만큼, 초반 적응이 어려울 것 같다.
김들판 기획팀장> 그래서 PvP외에도 PvE 모드인 도전 모드를 준비했다. 4명이 함께 보스 몬스터를 잡는 방식이다. 난이도는 제법 높은 편이라 초반에는 어려울 수도 있다.
또 게임을 시작하면 유저에게 코어를 하나씩 지급하는 것이 아니라, 바로 앞에 나타나는 게이트를 부수고 얻어야 한다. 이런 구조를 만든 이유는 몬스터를 쓰러뜨리고 게이트를 부숴 코어를 얻는 과정에서 캐릭터의 스킬을 써보고 게임의 룰을 다시 한번 익힐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 능력치보다 플레이 스타일로 개성을 살린 캐릭터
TIG> 유저가 플레이하는 캐릭터인 마스터가 중요할 텐데 비공개 테스트에서는 몇 종의 캐릭터를 공개할 계획인가?
최진 PD> 비공개 테스트에서 28명의 마스터를 공개하고, 오픈 베타테스트 때는 40명의 마스터를 선보일 예정이다. <코어마스터즈>의 캐릭터는 매일 같이 한시간 동안 테스트를 하고 다듬으며 완성도를 높이고 있다.
기존 액션게임이나 전략게임에서 볼 수 있었던 게임에서 캐릭터와 기존에 볼 수 없었던 새로운 캐릭터도 선보일 예정이다.
예를 들어, 바닥에 폭탄을 설치하고 그쪽으로 상대를 밀어내 피해를 준다거나 벽에 자신의 공격을 반사시키는 등 기존 전략게임에서는 보기 힘든 플레이도 할 수 있을 것이다.
TIG> 팀플레이가 아닌 개인전이므로 캐릭터간 밸런스가 무척 중요할 것 같다.
최진 PD> 협력 기반의 게임은 어떤 조합이냐에 따라 승패가 갈리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자신이 하고 싶지 않더라도 팀을 위해 선택해야 하는 것이 있다. 또한 어떤 조합이 특별히 강하다고 한다면 어떤 캐릭터가 문제인지 파악하기 어렵다. 주로 이러한 방식의 게임은 카운터 캐릭터를 등장시켜서 밸런스를 맞추는 방식을 주로 사용한다.
반면 개인전 방식인 <코어마스터즈>는 그냥 자신이 원하는 캐릭터를 선택하면 되기 때문에 오히려 선택의 폭이 넓다. 또한 밸런스도 조합이 아닌 캐릭터 하나의 문제이기 때문에 파악이 상대적으로 쉽고 밸런스 수정도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
TIG> <코어마스터즈>는 어떻게 캐릭터의 개성을 살리고 있는가?
최진 PD> 조합이 사라지면서 탱커, 딜러, 힐러 개념도 없어졌다. 그래서 기존 AOS 게임처럼 어떤 캐릭터는 체력이 높고 어떤 캐릭터는 공격력이 강한 것이 아니라 기본적인 능력치는 비슷하다.
대신 공격 방식이 원거리인지 근거리인지 공격 속도는 어떤지 운용방법이 어떻게 다른지에 따라 캐릭터가 나눠진다.
김들판 기획팀장> 예를 들어, 정글에서 몬스터를 잡을 때 모든 캐릭터의 속도는 비슷하다. 다만 어떤 캐릭터는 평타를 치고 스킬로 후 딜레이를 없애는 플레이를 하고 다른 캐릭터는 함정을 만들어놓고 그쪽으로 끌어오는 식으로 플레이 방식이 달라지는 것이다.
유저는 성능에 따라 캐릭터를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플레이 스타일에 맞춰서 캐릭터를 고르면 된다.
TIG> 캐릭터 간에 성능이 비슷하다면 다양성 면에서 떨어질 것 같기도 하다.
김들판 기획팀장> 개인전이 가진 장점 중 하나가 우연이 발생하는 것이다. 잘하는 사람 뒤로 돌아가서 뒤치기를 하거나 누군가 싸우고 있을 때 한 명이 쓰러지길 기다려 코어만 먹고 도망가는 등 다양한 상황이 자연스럽게 벌어진다.
같은 캐릭터와 맵이라고 해도 매번 다른 상황이 나오는 만큼 다양성 면에서 떨어진다고 생각하진 않는다.
■ 초보도 부담 없이 참가할 수 있는 팀전
TIG> <코어마스터즈>의 팀전은 어떤 모습인가?
최진 PD> 팀전 역시 개인전을 바탕으로 만들어진 모드로 코어 20개를 먼저 얻는 팀이 승리한다. 사실 개인전은 눈치가 중요하기 때문에 처음 하는 유저들은 당할 여지가 많다. 4:4로 승부하는 팀전은 초보도 부담 없이 몰려 다니며 싸울 수 있는 모드다.
초보인 유저는 내가 어디로 움직여야 할지 고민할 필요 없이 친구들과 따라다니며 싸우기만 하면 된다. 만약 내가 너무 잘 죽는 것 같다 싶으면 코어는 친구에게 양보하고 상대진영으로 돌진해 스킬을 모두 소모하게 하거나 코어를 가지고 있는 적에게 피해를 주는 것 만으로도 팀에게 도움을 준다.
또한 마스터는 코어를 가지고 있지 않으면 사망했을 때 부활 속도가 빠르기 때문에 사망 후에 10초 내외면 부활해서 싸울 수 있다.
김들판 기획팀장> 한타를 하면 몇 명씩 죽어나가면서 코어가 떨어지기 시작하는데 이때 빨리 이것을 챙기는 것도 중요하다.
예를 들어 유저는 같은 편이 사망하며 떨어트린 코어도 먹을 수 있고 자신이 죽을 때 하나만 떨어트린다. 이를 활용해 자신의 편이 한타에서 질 것 같으면 동료가 떨어트린 코어를 모두 먹고 자신이 사망해 4개의 코어를 떨어트려야 하는 상황에서 1개의 코어로 피해를 최소화할 수도 있다.
랭크전은 방식이 조금 다르다. 다른 모드와 달리 진영이 존재하며 상대 진영의 중심에 있는 건물을 먼저 부수는 팀이 승리한다. 이 때 코어는 상대진영에 강력한 공격을 할 수 있는 코어 블레스터라는 기술에 사용된다.
무작위로 싸우는 것이 아니라 목표가 정해져 있고 이를 위한 전략이 필요하기 때문에 다른 모드에 비해 변수보다 실력이 더 요구되는 모드다.
TIG> <코어마스터즈>의 팀전의 장점이라면?
한판이 15분이~ 25분이면 끝날 정도로 가볍고 시작하자마자 싸우기 때문에 지루한 구간도 거의 없다. 게다가 역전의 가능성이 커서 게임이 일방적으로 기운 상태에서 오래 끌 일도 없다.
TIG> 마스터가 코어를 얻으면 공격력이 강화되는가?
최진 PD> 코어를 얻은 유저가 강해지면 실력뿐만 아니라 마스터의 성능적인 측면에서도 역전이 어려워질 것 같아 그런 선택은 피하고 있다.
오히려 반대로 코어를 많이 보유한 유저일수록 사망했을 때 부활하는 시간이 오래 걸린다. 만약 팀전에서 혼자서 19개를 갖고 있는 유저가 사망하면 그 마스터는 한동안 전장에서 볼 수 없다. 그래서 코어를 많이 가지고 있는 만큼 부담감도 커지게 된다.
마치 <마리오카트>처럼 뒤처진 유저가 1등을 잘 쫓아갈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이로 인해 역전이 더 자주 일어나고 치열하게 전투가 벌어지도록 유도하고 있다. 특히 팀전은 한번에 8개의 코어가 오고 가기 때문에 역전이 더 자주 일어난다.
TIG> 게임 내에서 아이템 강화는 어떻게 이뤄지는가?
최진 PD> <사이퍼즈>의 강화방식을 생각하면 된다. 유저는 게임을 플레이하기 전에 마스터 창고에서 자신의 마스터 슬롯에 미리 아이템을 장착할 수 있다. 아이템을 장착하고 게임을 시작하면 게임상에서 얻은 돈으로 자신의 장비를 업그레이드 하며 아이템을 강화할 수 있다. 물론 게임이 끝나면 초기화 된다.
이 아이템이 게임상에 엄청나게 큰 성능은 아니지만 플레이 과정에서 미미하게 영향을 미치게 된다. <리그오브레전드>의 룬 정도 성능이라고 보면 된다.
TIG> <코어마스터즈>를 추천하고 싶은 유저는 누구인가?
최진 PD> 기존 AOS는 팀 단위로 겨루기 때문에 필연적으로 팀 스트레스가 발생할 수 밖에 없었다. 내가 아무리 잘해도 팀원이 못해 진다고 피해의식을 느끼기도 하고 내가 너무 못해서 팀원에 미안함을 느끼기도 한다. 그러다 보면 성질이 급한 사람은 무심코 욕이 나오기도 한다.
욕을 하거나 듣기 싫다고 아예 채팅을 끄자니 내가 지시를 내리거나 받아야 하기 때문에 그러기도 여의치 않다.
게임은 매우 잘 만들어져서 하고 싶은데 팀으로부터 스트레스를 받는 것을 원하지 않은 유저들이 있었다. 그래서 그런 유저들을 위해 기존의 스타일은 유지하면서 혼자서 플레이할 수 있는 게임을 만들고 싶었다.
<코어마스터즈>는 언제든지 역전이 가능한 변수가 있기 때문에 “나 이 게임 안 해”라고 말할 수 있는 상황이 거의 일어나지 않는다. 그리고 그 정도로 기울면 이미 게임이 끝난다. 부담 없고 빠른 액션 전략을 원한다면 한번 해보시라고 권하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