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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양의 한(恨)이 담긴 귀신 이야기, 백귀야행

엔브릭스 이상렬 개발이사

정우철(음마교주) 2013-03-25 22:42:09

얼마전 공개된 몇 장의 콘셉트 아트. 호러라는 장르를 MMORPG로 선보이면서 많은 이들의 눈길을 끌었다. 호러를 내세운 만큼 대부분 귀신의 모습을 보여주는 그림들이었지만, 임팩트 있게 다가왔다. 특히 최근 코어한 MMORPG가 드문 만큼 장르에 대한 관심도 상당했다.

 

귀신과 퇴마사의 전쟁, 전 세계 공포물에 기반한 판타지를 그린 MMORPG. 대부분의 나라, 그리고 지역마다 귀신 이야기 하나쯤은 있기 마련이다. 그리고 이들 귀신은 검증된 캐릭터와 시나리오를 갖고 있다. 이를 공포감 있게 전달하고자 하는 것이 <백귀야행>이 추구하는 개발 방향이다. 엔브릭스 이상렬 개발이사의 이야기를 들어 보자. /디스이즈게임 정우철 기자


 

엔브릭스 이상렬 개발이사, 현재 백귀야행의 프로듀싱을 담당하고 있다.

 

 

■ 호러로 가자고 결정한 이유? “승부수였다

 

장르가 호러, 즉 공포물이다. MMORPG에서 이런 장르를 선택한 이유가 있나?

 

이상렬: 처음에 어떤 게임을 만들까 고민하다가 승부수를 던진 것이 바로 ‘심플한 게 좋다것이었다. 전 세계 거의 모든 게임 포스터를 모아 보고 유심히 살펴보니 동양적인 귀신에 대한 이야기는 하나도 없었다. 왜 지금까지 안 나왔을까? 나왔어도 북미나 중국 풍의 호러물이 대부분이었다.

 

그렇다면 동양적인 감성으로 호러를 전달하면 어떨까 생각했고, 지금에 이르렀다. 다만 <백귀야행>MMORPG, 최근 게임을 접하는 유저들의 입장에서 호러라는 장르를 어떻게 풀어 가야 할지 고민했다. 귀신을 잡으러 가는데 체험적으로 어떻게 몰입할 수 있을까? 사운드로 공포스러운 느낌은 더 줄 수 있지만, 색다른 체험을 제공해야 한다고 생각했다.

 

 

호러라는 것이 공포를 콘텐츠로 한다. 어느 정도의 수위를 선보일 생각인가?

 

자극은 계속되면 둔감해진다. 그래서 텐션을 조절하고 있다. 평정심을 유지하다가 스산해지고, 그리고 보여준다. 우리 내부 기준은 개그성이 아닌, 진지함을 유지하는 선이다. 갑자기 놀라게 하거나 괴기함을 주는 것이 아닌 공감되는 스토리 안에 공포를 넣는 것이다.

 

동양적 공포의 배경은 ‘지옥’이라는 개념에서 시작한다.

 

 

게임에서 공포 체험을 만끽하게 해주는 방식은 결국 플레이 외에는 없었을 텐데?

 

스토리를 다양하게 끌고 갈 수 있는 요소가 최대 장점이다. 전 세계의 모든 괴담을 게임의 스토리로 엮을 수 있기 때문이다. 동요나 민담처럼, 예를 들어 여우야 여우야 뭐하니~’라는 동요 같은 경우 구미호의 이야기를 다룬다. 기본적으로는 호러라는 장르를 위해서 배경과 사운드에도 많은 신경을 쓰고 있다.

 

플레이에서 체험할 수 있도록 <백귀야행>에서는 필드에서 전투가 벌어지다가 자연스럽게 인스턴스로 처리되는 구간을 만들었다. 시간의 변화에 따라서 스토리를 이어 가는 등의 부분도 많다. 혼자 밤에 하기에는 무서운 게임이 될 수 있다.

 

실제로 개발하면서 밤 늦게 사운드를 켜 놓고 테스트하다가 음산한 기분이 들어서 슬쩍 퇴근하는 직원들도 있을 정도다.(웃음)

 

 

공개된 원화 중에 일본풍이 많다는 의견이 있다. 특별히 일본 시장을 노리고 있는 것인가?

 

그렇지 않다. 정보를 순차적으로 공개하다 보니 먼저 공개된 이미지일 뿐이다. <백귀야행>은 전 세계적인 귀신의 이야기를 동양적 정서로 풀어 나가는 것이 콘셉트다. 중국, 유럽 등의 귀신 이야기도 다루고 있고, 최근 연락을 주고받는 해외 퍼블리셔들도 게임의 시작 지점에 자기 나라의 이야기를 넣어 달라고 이야기한다.

 

게임의 배경이 동양적인 것도 있지만 서양도 있다. 이번에 공개된 것이 동양적인 이미지다 보니… 나라별로 특화된, 익히 알려진, 공통 문화권에서 전승되던 귀신의 이야기는 모두 나온다고 보면 된다. 역사나 설화, 신화 등에서 언급된 것들을 묶어 옴니버스 식으로 시나리오가 전개된다.

 

처음 공개된 원화 중에는 일본을 배경으로한 지역이 눈에 띈다.

 

하지만 미공개 원화에서 볼 수 있듯 한국을 비롯해 서양권도 다루고 있다.

이들 주요 지역은 광한국, 브릭제국, 아제스탄 대륙 연합 등이다.

 

 

괴기스러움이 아닌 스토리를 통한 공포의 전달

 

동양적인 정서로 풀어 나간다고 했는데 어떤 의미인가?

 

대표적인 것인 ‘한()’의 정서다. 일단 주요 귀신들, 구미호 같은 경우 하나의 퀘스트를 진행하는 시나리오의 요소로 사용된다. 이어지는 연속 퀘스트를 진행하면 구미호에 재물로 바쳐진 어린 소녀의 이야기가 나온다. 그 소녀가 가진 한()이라는 동양적 정서를 스토리로 전달하는 것이다.

 

고유성을 살리는 부분도 있지만, 우리만의 개성을 살려서 각색하는 부분은 유저들의 기호를 반영하고자 한다. 엔브릭스 특유의 느낌으로 살려 나갈 것이다.

 

구미호 이야기는 제물로 바쳐진 소녀의 이야기와 함께 진행된다.

 

 

귀신 이야기만을 수집하는 개발자도 있나?

 

물론 있다. 가장 고생하는 사람 중에 한 명일 텐데, 유럽 지역의 이야기는 문헌이나 이야기 등으로 잘 정리된 부분이 많지만, 아시아 지역에서는 제대로 정리된 것이 거의 없다. 그래서 이들 정보를 수집해 우리만의 오리지널리티를 살려서 정리하면 또 다른 이야기를 만들어 낼 수 있다고 본다.

 

이렇게 발굴된 귀신 이야기는 게임의 퀘스트로 만들어진다. 이 과정에서 레벨을 디자인하면서 난관이 생겼다. 하나의 귀신은 그 자체로 몬스터로 특화된 고유성을 가진다. MMO라는 환경에 이를 자연스럽게 접목하는 것이 우리의 숙제였다.

 

 

 

그럼 유저가 게임을 시작하는 지역은 동양권이 배경인가?

 

아니다. 동양과 서양이라는 두 개의 스타팅 포인트가 있다. 지금도 두 개의 지역을 같이 만들고 있다. 스토리텔링에 따라서 각 지역을 오가게 된다. 동서양의 콘텐츠가 동시에 진행되는데, 향후 2차 콘셉트 아트를 공개할 때 서양권을 보여줄 것이다. 마녀가 살던 마을, 부서진 성당 등 서양권 문화에 맞는 배경도 당연히 존재한다.

 

 

이런 배경은 가상의 지역인가?

 

실제 지역으로 ‘귀문’이 열리고 나서 바뀌었다는 설정이다. 귀신 이야기는 대부분 특정한 지역을 기반으로 하는 경우가 많다. 따라서 실제 지역 명칭을 그대로 사용하면서 스토리를 풀어 나가게 된다. 그렇다고 너무 자세하게 보여주지는 않는다. 처음에는 디테일하게 명소를 소개한다는 느낌으로 풀어가려고 했지만 전체적인 흐름을 고려해 특정 국가의 지역 정도를 언급해주는 선이 될 듯하다.

 

 

 

귀신이 주인공일 수도 있지만 정작 이들과 싸우는 것은 플레이어 캐릭터다. 어떻게 만들고 있나?

 

기본적으로 <백귀야행>은 퇴마사들의 이야기다. 스토리를 진행하면서 인스턴스 공간에 진입하게 되고, 여기서 동료들과 함께 플레이해 나간다. 동료들과 힘을 합쳐야 하기 때문에 당연히 탱커, 딜러, 힐러, 하이브리드 등으로 역할이 구분된다.

 

전 세계 귀신 이야기이다 보니 캐릭터도 전 세계의 퇴마사고, 자연스럽게 캐릭터의 종류도 다양해진다. 동양권에서의 무당 등이 있다면, 서양권에서는 엑소시스트 등이 나오는 식이다. 그래서 캐릭터 밸런스를 잡는 것도 힘들다.(웃음)

 

버려진 사원의 이미지. <백귀야행>은 귀신과 인간, 동양과 서양, 신앙과 과학의 이야기다.

 

 

■ 게임 내 시스템, MMORPG 장르 그대로

 

조작이 타겟팅 방식이다. 특별한 이유가 있나?

 

최근 MMORPG의 조작은 논타겟팅과 타겟팅으로 구분하는데, 이는 기호 측면에서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자료조사를 하면서 우리는 전략적으로 호러라는 장르를 채택했다. 그렇다면 접근 방식에서 유저들이 저 사양에서도 안정적으로 플레이할 수 있는, 다시 말해 기술적 요소로 인한 사양과 조작의 부담을 덜어줘야 했다.

 

호러의 특징상 스토리텔링에 집중하도록 만들기 위해서는 타겟팅 방식이 최적이다. 실제로도 유저들이 조작에 집중하기보다는 이야기를 더욱 깊게 파고들게 만들 것이다.

 

 

솔직히 귀신을 콘셉트로 하다 보니 선과 악의 개념이 없는 이야기가 나올 듯하다.

 

아직 밝혀서는 안 되는 정보인데선악의 개념은 없다. 유저의 캐릭터도 플레이하는 과정에서 귀신으로 바뀌게 된다. 즉 두 가지 캐릭터를 성장시켜야 한다. 산 자의 세상과 죽은 자의 세상에서 ‘산 게 산 것이 아니고, 죽은 게 죽은 것이 아니다’는 또 하나의 특징이 있다. 앞으로 있을 포커스 그룹 테스트(FGT)에서도 공개될 대표 콘텐츠다.

 

장군이라는 콘셉트의 원화. 적으로 등장하는 귀신? 아니면 유저의 또다른 모습일 수도….

 

 

그 외에 핵심 시스템이라고 내세울 만한 것이 있나?

 

우리도 초반에 고민한 부분이다. 기본적으로 RPG라는 것에 집중했다. 퇴마사라는 역할 수행에서 어떤 것들이 그 느낌을 강하게 전달해 줄 것인가? 그래서 제사와 제물, 기원, 기도, 신탁 등을 토대로 MMORPG에서 할 수 있는 것들을 준비했다. 제작, 강화 등은 기본적으로 할 수 있고 퇴마라는 부분을 강조했다.

 

이외에 PvE와 길드 시스템으로 랭킹전과 소유권 다툼을 하게 된다. 귀문이 열리는 날이라는 것으로 그 날에는 모든 마을이 귀신에게 공격을 받는다. 이때 마을을 방어하지 못하면 귀신들에게 점령당하게 되고, 이후 마을을 탈환하게 된다.

 

귀문이 열리는 날, 산 자와 죽은 자의 대립이 극에 치닫게 되는 날이다.

 

 

엔드 콘텐츠를 PvE에 집중한다고 봐야 하나?

 

MMORPG이다 보니 PvP를 안 할 수는 없다.(웃음) 유저들에게 접근하게 되길 바라는 방식은 새로운 콘텐츠를 만들 테니, 그 사이에 계속 다른 재미를 즐겨주길 바라는 것이다. 말한 것처럼 퇴마와 귀신 이야기가 많기 때문에 전 세계의 귀신 스토리를 담은 온라인게임으로 오래 서비스하고자 한다.

 

 

스마트폰과 처음부터 연계한다는 말을 했다. 어떤 방식인가?

 

프로토타입으로 만들어 봤는데, 초기에는 채팅을 리얼타임으로 진행하는 식이였다. 지금은 외부 연동을 생각한다. 많은 부분을 연동하기보다 게임의 주요 시스템인 채집, 경매장, 제작 등이다. 모바일과의 연계는 별도의 게임을 만드는 것이 아닌 특정 기능을 모바일에서 수행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모바일 연동은 오픈 베타테스트(OBT)와 동시에 진행하는 것이 계획이다.

 

 

마지막으로 일정은 어떻게 준비되고 있는지 궁금하다.

 

일단 여름에는 FGT를 통해 일반 유저들에게 첫선을 보일 예정이다. 이후 하반기에는 CBT를 진행하고 내년 상반기에 OBT를 진행하는 것이 최종 목표다. 그때까지 유저들이 실망하지 않는 <백귀야행>을 보여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해 개발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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