총 상금 100만 달러, 한화로 약 11억 원 규모의 <콜 오브 듀티: 블랙옵스 2>(이하 블랙옵스 2) 챔피언십 대회가 미국 LA, 할리우드에서 열린다.
<블랙옵스 2> 최강자를 가리는 이번 대회를 위해 전 세계에서 선발된 32개 팀(4인 1팀)이 한자리에 모인다. 기존 <블랙옵스 2> 시즌 토너먼트 상위 8개팀, MLG 윈터 챔피언십 상위 8개팀과 아시아, 호주, 브라질에서 선발된 8개팀, 기존 토너먼트 상위 8개팀 등 실력만으로는 자웅을 겨루기 힘들다.
특히 아시아 지역에서는 한국, 싱가포르, 홍콩 지역 유저들이 참가한 선발전에서 배정된 시드 2개를 모두 한국이 가져가는 강함을 보여 눈길을 끌었다. 이를 통해 선발된 한국 팀은 ‘레이븐’(Raven)과 ‘인피드림’(Infidream)이다.
오는 4일 챔피언십 출전을 위해 미국으로 출국하는 이들을 만나 아시아 대표이자 한국을 대표하는 팀으로서의 각오를 들어 봤다. /디스이즈게임 정우철 기자
미국 LA 할리우드에서 <콜 오브 듀티: 블랙옵스 2> 챔피언십 최종 라운드가 개최된다.
아시아 지역에서는 최강의 실력을 보였다. 이제 미국과 유럽 팀을 상대해야 하는데 최종 라운드에 진출한 소감을 말해 달라. 우승한다면 상금은 어떻게 할지도 궁금하다.
인피드림: 일단 대회 소식을 듣고 갑작스럽게 팀을 꾸렸는데 아시아 지역 결승전에서 2위를 차지했다. 운이 좋았고 할리우드로 떠나게 되어 영광이다. 지금까지 만난 가장 어려운 상대는 옆에 있는 레이븐이다. 우승하면 상금을 어떻게 할지는 아직 생각도 못했다.
레이븐: 우리도 마찬가지다. 연습을 많이 하지 못한 상태에서 지역 결승전에 임했는데 운이 좋았다. 우리도 가장 고전했던 상대가 인피드림이다. 우승 상금은 일단 각각 1/4로 나누는 것 외에는 생각해보지 못했다. 우승할 수 있을지도 알 수 없다.
대회 우승 상금은 40만 달러. 약 4억4,600만 원이다.
인피드림: 솔직히 말해서 대회 참가접수 마감 3일 전에 대회의 존재를 알았다. 지금 모인 클랜은 서로 다른 2개 클랜의 인원을 모아서 급조한 것이다. 원래 있던 클랜 소속으로 출전하려고 했지만 사정이 안 돼서 평소에 같이 게임을 즐기던 다른 클랜 유저들의 승락을 얻어 팀을 구성했다. 지금의 클랜 명은 각자 소속된 2개 클랜의 이름을 합친 것이다.
레이븐: 우리는 한 달 전부터 대회 존재를 알았고 그때부터 참가를 확정했다. 그런데 대회 개최를 알기 하루 전에 Xbox360을 팔아서 난감했다. 특히 클랜원 중 한 명이 참가자격 중 나이(만 18세 이상)에 미달돼 고수 한 명을 초빙해 팀을 꾸렸다.
아시아 예선을 1위와 2위로 통과했다. 다른 아시아 국가의 팀과 비교할 때 실력 차이는? 또 세계 대회에서 어떤 팀이 어렵다고 생각하나?
레이븐: 아시아 지역에서는 솔직히 일본 외에 그렇게 잘하는 팀이 있다는 생각은 안 든다. 아시아에는 <블랙옵스 2> 유저도 적은 편이다. 게임 자체는 인지도가 높지만 즐기는(Xbox LIVE에서) 유저는 많지 않다. 그래서 리그전도 활성화되어 있지 않다. 그래서 아시아 지역 팀의 수준이 낮은 편이다.
해외 팀은 우리가 직접 상대하거나 연습할 환경이 안 되어 VOD를 통해 많이 접해 봤다. 기본적으로는 옵틱게임, 유나이티드 등이 뛰어난 실력을 갖춘 것으로 보고 있다. 우리도 이들의 경기를 통해 많은 전술을 배웠다.
인피드림: 우리도 평소에 게임을 하다 보면 일본 이외의 유저들은 그다지 어렵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유독 한국 팀이 어렵다. 앞서 운이 좋았다고 말했는데, 다행이 일본이 이번에 안 나와서 나름 운이 따른 듯하다. 우리는 대회도 늦게 알았고 각자 생활이 바쁘다 보니 연습할 시간이 없다. 해외 팀을 접할 시간도 없고 방법도 모른다. 우리는 팀 레이븐에게 많이 배우고 있다.
결승전 앞두고 연습은 얼마나 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인피드림: 대회 자체가 개인전이 아닌 팀전이다. 그렇다 보니 각자 생활이 있어서 모두 모여야 연습할 수 있는데 시간을 맞추기 어렵다. 한 명이라도 없으면 연습이 무의미하다. 지금까지는 3~4시간 정도 시간을 짜내서 준비하고 있다. 오히려 레이븐과 같은 한국 클랜과 플레이하는 경우가 많다.
레이븐: 우리도 다 학생이다 보니 비슷한 상황이다. 리그 플레이를 중심으로 연습하고 있는데 대략 3~4시간 정도 연습한다. 해외 팀과는 사실상 연습할 수가 없다. 핑(ping)도 불리해서 실제 플레이보다는 VOD를 통해 상대 팀의 대응을 고민하고 있다. 게임을 하든 공부를 하든 기본기가 있어야 한다. 기본에 맞춰 각자 센스에 맡기고 있다.
서로 팀 연습에 도움을 준 것 같은데 배운 점이 있다면?
인피드림: 예전부터 한국 <콜 오브 듀티> 유저들 중에서는 레이븐이 가장 잘한다는 인식이 있었다. 워낙 나이도 어리다 보니 손발이 빠르다. 실제로 플레이하는 센스 등에서 강한 면모를 보인다. 더불어 평소에도 잘 뭉치다 보니 팀워크가 상당히 좋다. 우리도 이런 점을 보고 배우고 있다.
레이븐: 인피드림은 전투에서 각 인원이 어떤 위치를 어떻게 점유하고 있는지에 대한 이해도가 상당히 높다. 이런 플레이는 말 그대로 기본기가 탄탄하다는 것을 뜻한다. 우리도 이런 위치 선점이나 기본적인 플레이의 이해도를 높이는 부분에서 많은 것을 배웠다.
앞서 아시아 지역의 <블랙옵스 2> 유저가 적다고 했는데 현재 국내에서 활동하고 있는 클랜은 얼마나 되나?
레이븐: 대략 8~10개 클랜이 활동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이상하게도 시리즈가 거듭될수록 클랜이 사라지고 있다. 결과적으로 마니아만 남다 보니 일반 유저들이 진입하기 힘든 상황이 되어 가고 있다. 또한 국내에서는 온라인게임이 주된 플랫폼이라서 콘솔게임을 잘 안 한다. 특히 패키지게임처럼 타이틀을 구입하는 경우 왜 돈 주고 게임을 하는지 모르겠다는 반응을 보인다.
마지막으로 이번 챔피언십 출전에 대해 목표와 각오를 밝혀 달라.
레이븐: 기본적으로는 대회에 나가서 입상하면 좋겠지만 전 세계에서 강한 팀만 모이다 보니 어려울 수도 있다. 하지만 우리가 ‘팀 레이븐’이라는 클랜 이름을 걸고 나가는 만큼 인상 깊은 경기를 하고 싶다. 한국에도 이런 강팀이 있구나 하는 인식을 해외 고수들의 기억에 남기고 싶다.
인피드림: 우리도 비슷하다. ‘한국’하면 게임에서 강하기로 유명하다. <스타크래프트> 대회에서 보면 대부분 한국 선수들이 최강을 차지하고, 일반 리그나 멀티플레이에서도 한국 유저들은 최고의 실력을 가진 것으로 유명하다. <블랙옵스 2>에서도 역시 한국 팀이라는 소리를 듣고 싶다. 최선을 다해서 경기에 임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