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은 WCG(월드사이버게임즈) 대표(위 사진)가 다음 시즌 개최지를 고심 중이라고 밝혔다.
이수은 대표는 중국 쿤산 국제 컨벤션센터에서 진행 중인 ‘WCG 2013 그랜드 파이널’ 3일차 경기가 시작되기 전 한국 기자들과 만나 질의응답 시간을 가졌다.
“여전히 어수선하지만 작년에 비해 많이 좋아진 것 같다”며 쿤산의 지원에 감사의 마음을 밝힌 이 대표는 2014년 호스트 시티(개최 도시)에 대해 “아직 미정이지만 말레이시아와 캐나다, 칠레 등을 포함한 5~6개 정도의 도시를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대표는 <워크래프트 3>가 내년부터 정식 종목에서 빠지게 된 것에 대해 “많이 아쉽지만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게임이 차기 WCG에서 정식 종목으로 채택될 것이다”고 밝혔다. /쿤산(중국)=디스이즈게임 오경택 기자
내년 개최 도시 후보로는 몇 곳이나 생각하고 있나?
이수은 대표: 쿤산까지 포함해서 5~6개 정도의 지역을 염두에 두고 있다. 말레이시아, 캐나다, 칠레 등이 후보군이다. 다른 후보 도시들에도 준비를 잘 해달라고 말하고 있다. 앞으로 e스포츠에 대한 방향성을 가지고 있는 도시들이기 때문에 어느 때보다 더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2014 개최 도시는 언제쯤 결정되나?
2014년 2월 말이나 3월 초쯤에 발표할 생각이다. 각 도시들을 살펴보는 데 적어도 3개월 정도가 걸리기 때문에 더 미룰 수는 없다.
지난해에 비해서 관람 문화가 발달된 것 같다.
지난해에는 어수선한 분위기였기 때문에 미리 말해 뒀다. 쿤산시에도 이야기해서 질서 유지를 강조했다. 다들 보기에는 여전히 어수선할 것으로 보이겠지만, 앞으로 더 나아지지 않을까 생각한다.
WCG 2013 그랜드 파이널 3일차(30일) 입장을 기다리는 사람들.
쿤산에서 2년 연속 열렸는데, 다른 도시들도 개최를 바라는 것 같다.
그런 부분도 있는 것 같다. 1년씩 개최하다 보면 어떻게 해야 하는지 잘 모르는 부분이 많았는데, 2년 동안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주면서 외부에서 그런 부분들에 대해 긍정적으로 본 것 같다.
올림픽과 같이 작은 도시끼리 모여서 컨소시엄 형태로 개최하는 방식도 생각하고 있나?
아직 그 정도 단계는 아닌 것 같다. 한 도시에서 하는 것이 집중효과가 좋은 것 같다. 나중에는 규모가 더 커지면 도시를 분산해 운영하는 것도 생각하고 있다.
쿤산에서 계속 WCG를 진행하게 될 가능성은 얼마나 되나?
기본적으로 2년을 생각하고 있다. 그게 아니면 4년까지도 할 수 있다. 2년 주기로 할 생각이기 때문에 쿤산에서 계속 하게 된다면 총 4년을 하게 될 것 같다.
WCG 2013 그랜드 파이널이 열리고 있는 쿤산 국제 컨벤션 센터.
쿤산에서는 연속 개최에 대한 욕심이 없나?
굉장히 많은 요청이 들어오고 있다. 쿤산 시장과 미팅을 가졌는데, 지난해보다 더 적극적으로 하고 싶다는 의사를 밝혔다. 공산당 서기 역시 내년에도 한 번 고려해달라고 요청이 왔다. 쿤산시의 분위기에는 적어도 2년 정도는 더 해야 한다는 반응이다.
지난해와 올해 연속으로 WCG를 개최하면서 산업도시에서 문화도시로 이미지를 잡아 가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기 때문에 도시 차원의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뿐만 아니라 WCG 기념 건물도 짓고 있다고 들었다. 내년에는 어떻게 될지 모르겠지만 조금 부담이 돼서 피해 다니고 있다.(웃음) 물론 지원을 많이 해주고 있지만 그런 것들과는 별개로 공정하게 선정해야 하기 때문에 고려 중에 있을 뿐이다.
올해 현장의 경기 환경이 좋지 못하다는 이야기가 많다.
우리도 조금 당황스럽다. 전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리그 오브 레전드> 종목에서 그런 문제가 있다고 들어서 아쉽다. 회선 같은 문제에 신경을 많이 썼는데, 더 증설해야 할 것 같다. 쿤산시에서도 지난해에 비해 더 많이 지원을 해줬고, 이런 부분에 있어서 더 지원이 가능한지 문의했다. 어제도 밤늦게까지 그 부분을 살폈는데, 잘될지 걱정스럽다. 최대한 그런 문제가 발생하지 않도록 신경 쓰겠다.
인터넷 접속 문제가 있었던 토너먼즈 존의 모습.
온게임넷에서는 편성 시간이 줄었다.
이전에는 온게임넷에서 전 경기를 중계해줬는데, 지난해부터 줄어들었다. 우리 입장에서는 비용과 연결될 수 있는 부분인데, 다시 생각해 보면 효율성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온게임넷도 모든 부분을 다 커버할 수 없다고 본다. 오히려 스트리밍이나 네이버에서도 중계되기 때문에 e스포츠를 확산하는 것에 있어서는 더 기여를 할 수 있다고 보기 때문에 이러한 방법을 유지할 것 같다. 내년에는 지금보다 더 많은 채널과 언어로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
WCG 2014의 종목은 선정됐나?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저변이 넓은 게임을 위주로 선택하는 것이 우선이고 가장 중요하다. 내년에도 몇 가지 종목은 유지될 것 같다. <워크래프트 3>가 빠지면서 어떤 종목을 채택할지 고민해야 하는데, 전 세계적으로 관심을 받는 종목을 고려하고 있다.
WCG 2013 우승 트로피.
확정 종목과 개최 시기는 언제쯤 결정되나?
늦어도 내년 4월쯤에 발표할 것이다. 크게 변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기본적으로는 올해 종목이 그대로 유지된다고 보면 될 것이다. 이와 함께 전 세계 게임사 파트너들에게 게임을 추천받고 있으니 새로운 게임이 나오길 기대한다.
콘솔게임 종목도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나?
게임 플랫폼에 있어서는 우리는 항상 준비돼 있다. 하지만 콘솔게임의 경우는 업체들과 이야기를 자세히 해야 한다. <스트리트 파이터>처럼 많이는 아니지만 콘솔게임 한두 가지 정도는 함께하고 싶다. 아직은 콘솔 업체에서 크게 바라고 있는 것 같지 않다. 그들이 구축한 영역이 있기 때문에 우리가 무리해서 종목으로 채택하기에는 힘들다. 올해 <슈퍼 스트리트 파이터 4>도 순탄치는 않았지만 전 세계적인 인기가 많았기 때문에 가능했다. (콘솔게임 업체들은) 아직 이러한 토너먼트보다 게임쇼를 선호하는 것 같다.
지난 28일 개막식 무대에 올라 WCG의 성과를 소개한 이수은 대표.
올해 일본이 다양한 종목에 참가했는데 일본의 반응은 어떤가?
WCG 입장에서는 일본은 대하기 어려운 국가다. 일본은 콘솔게임의 인기가 절대적이기 때문에 다른 종목들이 아직 괄목할 만한 성장을 보이지 못했다. 일본이 다른 나라에 뒤처지지 않길 바란다고 파트너들에게 전했지만 아직 일본은 받아들이지 않고 있는 것 같다. 좋은 반응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적어도 4년 내지 5년 이상은 걸릴 것 같다.
중국에서는 ‘반일’ 감정이 심해서 개막전 때도 이야기가 많았다.
중국과 일본이 정치적으로 계속 문제가 있기 때문에 그런 문제들이 일어나는 것 같다. 지난해에도 그러한 일이 있어서 일본 선수단을 어떻게 케어할지 고민했다. 그래도 올해는 그러한 반응이 덜한 것 같다. 쿤산 자체가 큰 도시가 아니기 때문에 반일 감정이 미미했다. 올해도 큰 사고 없이 지나갈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지난 28일 열린 개막식에서 세계 각국의 선수단 대표가 국기를 흔들고 있다.